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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동(伏地不動)은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아니한다는 뜻으로, 주어진 일이나 업무를 처리하는 데 몸을 사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한자 그대로는 ‘땅에 엎드려 꼼짝하지 않는다’는 묘사이지만,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거의 언제나 공직 사회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하는 말로 쓴다. 책임질 일을 피하려고 새로운 일을 벌이지 않고, 윗선의 눈치만 보며 시키는 일도 미루는 모습을 가리킨다. 1993년 무렵 공무원 사회를 비꼬는 말로 퍼진 비교적 새로운 쓰임이며, ‘무사안일’, ‘적당주의’ 같은 말과 함께 자주 쓰인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伏 복 엎드리다, 숨다 엎드리다
地 지 땅 땅
不 부(불) 아니다 ~하지 않다
動 동 움직이다 움직이다

伏地不動은 고전 한문에서도 짐승이나 사람이 땅에 엎드려 꼼짝하지 않는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는 말로 쓰였다. 이른 예로 유송(劉宋)의 구나발타라(求那跋陀羅)가 옮긴 《잡아함경(雜阿含經)》 권33에서, 부처는 다른 수행자들에게 잘못을 지적받으면 계를 버리고 떠나 버리는 비구를 나쁜 말에 비유하여 “저 나쁜 말이 네 발을 모으고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는 것과 같다(如彼惡馬叢聚四足,伏地不動)”고 했다.[2] 주인이 부리려 해도 엎드려 버티는 말의 모습이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다는 오늘날의 비유와도 통하는 데가 있다. 북송 왕득신(王得臣)의 《주사(麈史)》에는 성약충(成若沖)이라는 사람이 강을 따라 가다가 강가에 두꺼비 새끼가 수없이 있기에 하인을 시켜 닭을 안고 와 쪼아 먹게 했더니 하나도 보이지 않다가, 사람이 떠나자 다시 물로 뛰어들었다는 이야기가 있다. 저자는 이를 “닭 울음소리를 듣고 모두 땅에 엎드려 움직이지 않아 사람이 보지 못한 것(蓋聞雞聲,悉伏地不動,人莫見也)”이라고 풀었다. 사고전서본에는 ‘悉’이 ‘率’로 되어 있다.[3]

다만 이것은 글자 그대로의 묘사일 뿐 성어로 굳은 말은 아니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에도 표제어가 없다.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도 伏地不動은 검색되지 않는다(원문 기준 0건).

공직 사회 비판어로서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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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의 뜻은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뒤에 생겼다. 새 정부의 사정(司正)과 개혁 바람이 거세지자 공무원들이 몸을 사리며 일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고, 이를 꼬집는 말로 복지부동이 유행했다. 《한국일보》 1994년 5월 18일 자 기사는 이 표현이 “현정부 출범 후 사정과 개혁바람이 거세지면서 유행한 것”이라고 하면서, 이를 공식화한 것은 정부 기관지 《국정신문》이라고 전했다. 《국정신문》은 1993년 10월 21일 자 1면 머리기사 〈국민에 책임지는 공직자 되자〉에서 “공직사회에서 상하 간에 개혁 마인드가 달라 복지부동이란 속어가 생겼다”고 썼다.[4] 같은 해 11월에는 《한국일보》가 사설 〈복지부동 일으켜 세우기〉에서 “일선 공무원들이 눈치 보기와 보신주의에 빠져 복지부동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언론에서 널리 쓰였다.[5]

말이 퍼지자 ‘복지안동’, ‘복지뇌동’, ‘복지수동’ 같은 말장난도 생겼다. 1994년 5월 정부 부처 감사관 회의는 공무원 스스로 이 말을 쓰는 것은 제 얼굴에 침 뱉기라며 사용을 자제하고, 대신 ‘소수 공직자’라는 한정 표현과 ‘무사안일’, ‘적당주의’ 같은 말을 쓰기로 결의했다.[4] 그러나 이 말은 그 뒤로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직 사회를 비판하는 말로 되풀이되었다. 행정학계에서도 김영삼 정부에서 처음 나타난 ‘복지부동 담론’이 여러 정부를 거치며 계속 재생산되었다는 연구가 있다.[6]

군대 용어 기원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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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이 원래 군대에서 쓰던 말이라는 설명도 널리 알려져 있다. 야간 전투에서 조명탄이 터졌을 때 움직이거나 빛을 반사하는 물체는 적의 표적이 되므로 땅에 엎드려 꼼짝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존 요령에서 나왔다는 것이다.[7][8] 군사 교범에서 이 말을 처음 썼다는 기록은 확인되지 않는다.

  • 규정에 없는 일이라며 아무도 결재하지 않는 복지부동 때문에 클라우드 전환 사업이 1년째 제자리이다.
  • 감사에서 지적받을까 두려워 적극 행정을 피하는 복지부동을 막으려고 면책 제도를 도입했다.
  • 개혁 구호가 요란할수록 일선의 복지부동은 더 심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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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사안일(無事安逸): 큰 탈이 없이 편안하고 한가로움. 또는 그런 상태만을 유지하려는 태도.
  • 요지부동(搖之不動): 흔들어도 꼼짝하지 아니함.
  • 보신주의(保身主義): 개인의 지위나 명예, 무사안일과 행복만을 추구하여 어떤 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려 하지 않는 태도.
  • 적당주의(適當主義): 일을 어물어물 요령만 피워 두루뭉술하게 해치우려는 태도.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복지부동”,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3%B5%EC%A7%80%EB%B6%80%EB%8F%99, 확인날짜=2026-10-03.
  2. ↑ 구나발타라 역, 《잡아함경(雜阿含經)》 권33.
  3. ↑ 왕득신(王得臣), 《주사(麈史)》 권3.
  4. ↑ 4.0 4.1 이동국, “「복지부동」 용어 거부감(앞과 뒤)”, 《한국일보》, 1994-05-18,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199405180036436098, 확인날짜=2026-10-03.
  5. ↑ “복지부동 일으켜 세우기(사설)”, 《한국일보》, 1993-11-16,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199311160087189567, 확인날짜=2026-10-03.
  6. ↑ 정병걸, 〈공직행동으로서 복지부동: 담론의 재생, 확장과 역설〉, 《한국행정학보》 52권 4호, 한국행정학회, 2018, 441~465쪽, https://www.kci.go.kr/kciportal/ci/sereArticleSearch/ciSereArtiView.kci?sereArticleSearchBean.artiId=ART002428728, 확인날짜=2026-10-03.
  7. ↑ 참고: 강윤경, “[밀물썰물] 복지부동 30년”, 《부산일보》, 2023-07-03,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23070318185764448, 확인날짜=2026-10-03.
  8. ↑ 참고: 민송기, “[민송기의 우리말 이야기] 복지부동”, 《매일신문》, 2014-05-19, https://www.imaeil.com/page/view/2014051907355823645,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