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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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주의(寫實主義, 영어: Realism)는 인간과 사회의 구체적인 현실을 이상화하거나 미화하지 않고 충실하게 재현하려는 문학·예술 사조이자, 철학에서는 인간의 인식이나 관념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실재 또는 객관적 사실을 인정하는 여러 입장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사실주의는 크게 문학·예술 사조로서의 사실주의와 철학적 입장으로서의 사실주의로 구분된다.
문학과 예술에서 사실주의는 주로 19세기 중반 유럽에서 발전한 사조로,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사회적 관계, 경제적 조건, 인간의 심리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려는 경향을 가리킨다.
특히 낭만주의의 이상화된 표현과 비범한 인물에 대한 관심에서 벗어나 당대 사회의 실제적인 모습을 문학과 예술의 주요 대상으로 삼았다.
철학에서 사실주의는 일반적으로 실재론(Realism)이라고도 하며, 인간의 정신이나 인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세계 또는 특정한 대상의 실재성을 인정하는 입장을 가리킨다.
그러나 철학적 실재론은 하나의 통일된 학파가 아니라 존재론과 인식론, 윤리학, 과학철학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입장을 포괄한다.
문학적 사실주의와 철학적 실재론은 모두 현실이나 실재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지만, 역사적으로 동일한 운동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다.
문학적 사실주의가 현실을 어떻게 표현하고 재현할 것인가라는 문제에 중점을 둔다면, 철학적 실재론은 무엇이 실제로 존재하며 인간이 그것을 어떻게 알 수 있는가라는 문제를 다룬다.[1][2]
| 구분 | 문학·예술의 사실주의 | 철학적 실재론 |
|---|---|---|
| 영어 | Realism | Realism |
| 주요 형성 시기 | 19세기 중반 유럽 | 고대부터 논의되었으며 근현대 철학에서 다양한 형태로 발전 |
| 주요 관심 | 현실의 재현과 표현 | 실재의 존재와 독립성 |
| 핵심 질문 | 현실을 어떻게 충실하게 표현할 것인가? | 인간의 인식과 독립된 실재가 존재하는가? |
| 주요 대상 | 일상생활, 사회관계, 계급, 경제적 조건, 인간 심리 | 물리적 세계, 보편자, 과학적 대상, 도덕적 사실 등 |
| 주요 대립·비교 개념 | 낭만주의, 자연주의, 모더니즘 | 관념론, 반실재론, 도구주의 등 |
| 대표적인 인물 | 오노레 드 발자크, 귀스타브 플로베르, 레프 톨스토이 | G. E. 무어, 버트런드 러셀 및 여러 현대 실재론 철학자 |
사실주의는 영어 Realism의 번역어이다.
Realism은 실재나 실제의 사물을 의미하는 라틴어 res와 관련된 어휘에서 발전한 명칭이다.
한국어에서는 문학과 예술의 맥락에서 주로 '사실주의' 또는 '현실주의'라고 번역하며, 철학에서는 '실재론'이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사실주의와 현실주의, 실재론은 모든 맥락에서 완전히 동일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 사실주의: 문학과 예술에서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하려는 사조를 가리킬 때 주로 사용한다.
- 현실주의: 사실주의와 유사하게 사용되지만, 현실적인 판단이나 실천적 태도를 의미하는 일반적인 용법도 있다.
- 실재론: 철학에서 대상이나 사실의 존재 및 인식으로부터의 독립성을 논의할 때 주로 사용한다.
- 리얼리즘: 영어 Realism의 음역어로, 문학과 예술, 철학 등 여러 분야에서 사용한다.
문학사에서 사실주의는 특정한 역사적 사조를 가리키지만, 일반적인 표현 방법으로서의 사실적인 묘사는 특정 시대에 한정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고대 문학이나 18세기 소설에서도 사실적인 인물과 사건의 묘사가 나타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특징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작품을 모두 19세기 사실주의 문학 운동에 속하는 작품으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1]
19세기 유럽에서는 산업혁명과 도시화, 자본주의의 발전에 따라 사회구조가 빠르게 변화했다.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하는 인구가 증가했고, 공장과 도시 노동자가 확대되었으며, 부르주아 계층의 경제적·사회적 영향력이 커졌다.
이러한 변화는 새로운 부와 기술적 발전을 가져왔지만, 동시에 빈곤과 노동문제, 계급적 갈등, 도시의 열악한 생활환경 등을 발생시켰다.
사실주의 작가들은 이러한 현실을 문학과 예술의 중요한 대상으로 삼았다.
기존의 문학과 예술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노동자와 농민, 도시의 빈민, 평범한 시민들이 작품의 중심인물로 등장했다.
또한 개인의 운명을 사회적 관계와 경제적 조건 속에서 이해하려는 경향이 발전했다.
이러한 변화는 문학에서 사회소설과 사실주의 소설의 발전으로 이어졌다.[3]
18세기 말부터 발전한 낭만주의는 개인의 감정과 상상력, 자유, 자연과 이상에 대한 동경을 중시했다.
낭만주의 문학에서는 비범한 인물과 극적인 사건, 강렬한 감정, 역사적·환상적 소재 등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사실주의는 이러한 낭만주의의 일부 경향에 대한 반발 속에서 발전했다.
사실주의 작가들은 비범한 영웅이나 이상화된 세계보다 평범한 인간의 일상적인 삶과 구체적인 사회적 현실에 주목했다.
또한 감정적인 과장과 이상화된 표현을 경계하고 인물의 행동과 사건이 실제 사회에서 일어날 법한 개연성을 갖추도록 했다.
그러나 사실주의가 낭만주의의 모든 특징을 부정하거나 완전히 대체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일부 사실주의 작가들은 낭만주의 문학의 영향을 받았으며, 하나의 작품에서 낭만주의적 요소와 사실주의적 요소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3]
19세기에는 자연과학의 발전과 함께 관찰과 경험, 실증적인 지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확대되었다.
특히 실증주의(Positivism)는 경험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실과 과학적 방법을 지식의 중요한 기반으로 삼았다.
이러한 지적 환경은 문학과 예술에서도 현실을 관찰하고 분석하려는 태도를 강화했다.
사실주의 작가들은 인간의 행동과 사회적 관계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인물이 처한 환경과 조건을 작품 속에 반영하려 했다.
그러나 사실주의 문학이 반드시 실증주의 철학을 직접적으로 수용한 것은 아니다.
사실주의는 철학적 실증주의보다 폭넓은 문학적 경향이며, 개별 작가들의 사상적 입장도 서로 달랐다.
19세기 후반에는 과학적 관찰과 인과관계, 유전과 환경의 영향을 더욱 강조하는 자연주의가 사실주의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발전했다.[1]
문학적 사실주의(Literary Realism)는 19세기 중반 유럽을 중심으로 발전한 문예사조이다.
사실주의 문학은 현실을 이상화하거나 환상적으로 변형하기보다 인간의 삶과 사회적 관계를 구체적이고 개연성 있게 표현하려 한다.
특히 소설은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장르로 발전했다.
소설은 다양한 인물과 사건, 사회적 환경을 장기간에 걸쳐 묘사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사회구조와 인간의 심리를 표현하는 데 적합했다.
사실주의 문학의 주요 특징은 다음과 같다.
- 현실의 구체적 묘사: 일상생활과 사회적 환경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 평범한 인물의 등장: 영웅이나 귀족뿐 아니라 노동자와 농민, 중산층 등 다양한 계층의 삶을 다룬다.
- 사회적 관계의 중시: 인간의 행동을 계급과 경제적 조건, 가족과 제도 등과 연결하여 설명한다.
- 개연성 있는 사건: 실제 사회에서 발생할 법한 사건과 인물의 행동을 중시한다.
- 심리적 사실성: 인물의 감정과 사고, 동기를 복합적으로 묘사한다.
- 세부 묘사: 공간과 사물, 복장과 직업, 생활습관 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 사회비판: 빈곤과 불평등, 부패와 위선 등 사회적 문제를 드러낸다.
- 서술의 객관성 지향: 작가의 감정적 개입을 절제하고 현실을 관찰하는 듯한 효과를 추구한다.
다만 사실주의 문학의 객관성은 작가의 관점이나 가치판단이 완전히 제거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다.
작가는 어떤 인물과 사건을 선택하고 어떤 관점에서 서술할 것인지 결정한다.
따라서 사실주의 문학은 현실을 기계적으로 복사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관한 특정한 해석을 문학적으로 구성하는 활동이다.[4]
프랑스는 19세기 사실주의 문학이 본격적으로 발전한 중요한 지역이다.
특히 1848년 혁명 이후의 정치적·사회적 변화와 산업사회 및 부르주아 계층의 성장은 사실주의 문학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스탕달, 오노레 드 발자크, 귀스타브 플로베르 등이 있다.
스탕달
스탕달(Stendhal, 1783~1842)은 사실주의 소설의 중요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대표작 《적과 흑》(Le Rouge et le Noir, 1830)은 나폴레옹 시대 이후 프랑스 사회에서 신분 상승을 추구하는 청년 쥘리앵 소렐의 삶을 다룬다.
이 작품은 개인의 야망과 감정, 계급적 제약과 사회적 위선 등을 복합적으로 묘사한다.
오노레 드 발자크
오노레 드 발자크(Honoré de Balzac, 1799~1850)는 프랑스 사실주의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인간 희극》(La Comédie humaine)이라는 방대한 작품군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여러 계층과 직업, 경제적 관계를 묘사했다.
특히 《고리오 영감》(Le Père Goriot, 1835)은 파리 사회의 계급과 부, 가족관계와 개인의 야망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발자크는 인물의 행동을 개인의 성격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경제적 조건에 연결하여 설명했다.
귀스타브 플로베르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 1821~1880)는 사실주의 소설의 문체와 서술 방법을 발전시킨 중요한 작가이다.
대표작 《보바리 부인》(Madame Bovary, 1857)은 지방의 중산층 생활에 만족하지 못하고 낭만적인 사랑과 이상적인 삶을 추구하는 에마 보바리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작품은 인물의 환상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또한 자유간접화법을 활용하여 인물의 의식과 서술자의 목소리가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서술 효과를 만들어 냈다.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은 이후 기 드 모파상과 에밀 졸라 등에게 영향을 미쳤으며, 특히 졸라는 사실주의를 과학적 관찰과 결정론의 방향으로 발전시킨 자연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된다.[3]
영국에서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를 중심으로 사실주의적인 소설이 발전했다.
영국 사실주의 문학은 산업화와 도시화, 빈곤과 계급, 가족과 결혼, 도덕적 갈등 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찰스 디킨스, 조지 엘리엇, 앤서니 트롤럽 등이 있다.
찰스 디킨스
찰스 디킨스(Charles Dickens, 1812~1870)는 산업사회와 도시 빈민의 삶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가이다.
《올리버 트위스트》(Oliver Twist, 1837~1839)는 고아와 빈민의 삶을 통해 19세기 영국 사회의 빈곤과 범죄, 제도적 문제를 드러낸다.
《어려운 시절》(Hard Times, 1854)은 산업도시를 배경으로 공리주의적 교육관과 산업사회의 비인간적인 측면을 비판한다.
다만 디킨스의 작품에는 과장된 인물과 우연한 사건, 감상적인 장면 등 사실주의와 구별되는 요소도 나타난다.[5]
조지 엘리엇
조지 엘리엇(George Eliot, 1819~1880)은 인간의 도덕적 선택과 심리, 사회적 관계를 정교하게 묘사한 작가이다.
대표작 《미들마치》(Middlemarch, 1871~1872)는 영국 지방사회의 여러 인물과 가족, 결혼과 직업, 사회적 변화 등을 복합적으로 다룬다.
조지 엘리엇의 소설은 개인의 선택을 사회적 환경과 도덕적 책임 속에서 이해하려는 특징을 가진다.
제인 오스틴과 사실주의의 선행 형태
제인 오스틴(Jane Austen, 1775~1817)은 19세기 중반 사실주의 운동보다 앞선 시대에 활동했지만, 일상생활과 사회적 관계를 개연성 있게 묘사했다는 점에서 사실주의 소설의 중요한 선구자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은 결혼과 재산, 가족관계와 사회적 지위 등을 구체적으로 다루었다.
다만 오스틴을 19세기 중반 사실주의 운동의 직접적인 구성원으로 분류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정확하지 않다.[6]
러시아에서는 19세기 중반 이후 사실주의 문학이 크게 발전했다.
러시아 사실주의는 농노제와 사회개혁, 계급적 불평등, 인간의 도덕적 갈등과 심리 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이반 투르게네프,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레프 톨스토이, 안톤 체호프 등이 있다.
이반 투르게네프
이반 투르게네프(Ivan Turgenev, 1818~1883)는 러시아의 사회적 변화와 세대 갈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었다.
대표작 《아버지와 아들》(1862)은 전통적인 귀족 세대와 새로운 지식인 세대 사이의 갈등을 묘사한다.
특히 니힐리즘을 표방하는 바자로프라는 인물을 통해 당시 러시아 사회의 사상적 변화를 표현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Fyodor Dostoevsky, 1821~1881)는 인간의 심리와 도덕적 갈등, 죄의식과 신앙 등을 깊이 있게 탐구했다.
대표작 《죄와 벌》(1866)은 살인을 저지른 라스콜니코프의 심리와 죄의식, 도덕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도스토옙스키의 작품은 사회적 현실과 인간 심리의 구체적인 묘사를 특징으로 하지만, 종교적·철학적 문제의식과 극단적인 상황의 설정 등으로 인해 일반적인 사실주의의 범주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레프 톨스토이
레프 톨스토이(Leo Tolstoy, 1828~1910)는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전쟁과 평화》(1865~1869)는 나폴레옹 전쟁을 배경으로 러시아 사회의 여러 계층과 가족, 역사적 사건과 개인의 삶을 복합적으로 묘사한다.
《안나 카레니나》(1875~1877)는 결혼과 사랑, 가족과 사회적 관습, 도덕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톨스토이는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를 세밀하게 묘사하면서도 역사와 도덕, 삶의 의미에 관한 철학적 문제를 함께 탐구했다.
안톤 체호프
안톤 체호프(Anton Chekhov, 1860~1904)는 일상적인 사건과 평범한 인물의 심리, 인간관계의 미묘한 변화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그의 단편소설과 희곡은 극적인 사건보다 일상적인 삶의 흐름과 인물 사이의 갈등을 통해 현실을 표현하는 특징을 가진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 이후 산업화와 도시화, 사회적 변화 속에서 사실주의 문학이 발전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윌리엄 딘 하월스, 마크 트웨인, 헨리 제임스 등이 있다.
윌리엄 딘 하월스
윌리엄 딘 하월스(William Dean Howells, 1837~1920)는 미국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비평가이다.
그는 일상적인 미국인의 삶과 사회적 관계를 문학의 중요한 대상으로 삼았다.
대표작 《사일러스 래펌의 출세》(The Rise of Silas Lapham, 1885)는 경제적 성공과 사회적 지위, 도덕적 선택의 문제를 다룬다.
마크 트웨인
마크 트웨인(Mark Twain, 1835~1910)은 미국 사회의 지역적 특성과 인종, 계급과 도덕적 모순을 풍자적으로 묘사했다.
대표작 《허클베리 핀의 모험》(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1884~1885)은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인종차별과 사회적 관습, 개인의 도덕적 판단을 다룬다.
특히 구어체와 지역 방언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인물의 사회적 배경과 개성을 표현했다.
헨리 제임스
헨리 제임스(Henry James, 1843~1916)는 인물의 심리와 의식, 사회적 관계를 정교하게 묘사했다.
대표작 《여인의 초상》(The Portrait of a Lady, 1881)은 개인의 자유와 선택, 사회적 제약과 심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의 작품은 외부 현실의 묘사뿐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탐구하는 심리적 사실주의의 발전과도 연결된다.[4]
사실주의 문학은 인물의 외모와 복장, 주거환경, 직업, 경제적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한다.
이러한 세부 묘사는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인물의 사회적 위치와 생활방식, 가치관을 드러내는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발자크의 소설에서는 주거공간과 가구, 의복과 소비생활 등이 인물의 계급적 위치와 경제적 조건을 보여 주는 중요한 요소로 사용된다.
사실주의 문학에서는 특정한 시대와 사회적 환경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과 상황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여기서 전형적인 인물이란 개성이 없는 평범한 인물이 아니라 특정한 사회적 관계와 역사적 조건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인물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산업사회에서 경제적 성공을 추구하는 인물이나 계급적 제약 때문에 갈등하는 인물은 당대 사회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 줄 수 있다.
이러한 전형성은 후대의 마르크스주의 문학비평과 비판적 사실주의 이론에서도 중요한 개념으로 발전했다.[7]
사실주의 소설에서는 전지적 서술자와 제한적 서술자, 인물의 관점에 가까운 서술 방식 등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19세기 사실주의 소설에서는 여러 인물의 행동과 심리, 사회적 환경을 폭넓게 설명하는 전지적 서술자가 자주 활용되었다.
그러나 모든 사실주의 소설이 전지적 서술자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플로베르와 헨리 제임스 등의 작품에서는 인물의 관점과 의식에 가까운 서술 방식이 발전했다.
따라서 사실주의를 하나의 고정된 서술 기법으로 정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자유간접화법(Free Indirect Discourse)은 3인칭 서술자의 문장 속에 인물의 생각이나 감정, 말투가 직접 인용 없이 반영되는 서술 방식이다.
이 기법은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의식 사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만든다.
특히 플로베르의 《보바리 부인》은 자유간접화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대표적인 작품으로 평가된다.
자유간접화법은 사실주의 문학에서 인간의 심리와 관점을 표현하는 데 활용되었으며, 이후 심리소설과 모더니즘 문학의 발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다만 자유간접화법은 사실주의만의 독점적인 기법은 아니다.
한국 근대 문학에서 사실주의는 20세기 초 서구 문학사조가 유입되는 과정에서 발전했다.
특히 1920년대에는 개인의 감정과 이상을 강조하는 낭만주의적 경향과 함께 현실을 구체적으로 묘사하려는 사실주의적 경향이 나타났다.
한국의 사실주의 문학은 서구 사실주의의 영향을 받았지만, 일제강점기라는 특수한 역사적 조건 속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식민지 지배와 경제적 수탈, 도시 빈민의 증가, 농촌사회의 변화, 근대적 지식인의 갈등 등이 중요한 문학적 주제로 등장했다.
특히 한국 근대 사실주의는 사회적 모순과 불평등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는 비판적 사실주의의 형태로 발전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염상섭과 현진건, 채만식 등이 있다.[7]
염상섭(1897~1963)은 한국 근대 사실주의 소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식민지 조선의 사회적 현실과 지식인의 의식, 가족관계와 경제적 조건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대표작 《만세전》(1924)은 3·1운동 직전의 조선을 배경으로 식민지 사회의 현실과 지식인의 인식을 다룬다.
작품은 주인공의 이동과 관찰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사회적 모순과 현실을 드러낸다.
《삼대》(1931)는 한 가족의 세 세대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가치관과 근대적 변화, 재산과 계급, 가족 내부의 갈등 등을 묘사한다.
염상섭의 소설은 인물의 개인적인 경험을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하여 설명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사실주의적 성취로 평가된다.[7]
현진건(1900~1943)은 한국 근대 사실주의 단편소설의 대표적인 작가이다.
그는 초기에는 개인의 내면과 심리적 갈등을 중심으로 작품을 발표했으며, 이후 사회적 현실과 민중의 삶을 더욱 적극적으로 묘사했다.
대표적인 작품은 다음과 같다.
| 작품 | 발표 연도 | 주요 내용 |
|---|---|---|
| 〈빈처〉 | 1921년 | 가난한 지식인 부부의 생활과 예술가의 자의식 |
| 〈운수 좋은 날〉 | 1924년 | 도시 빈민의 궁핍한 삶과 비극적인 현실 |
| 〈고향〉 | 1926년 | 식민지 농촌의 몰락과 민중의 고통 |
〈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은 인력거꾼 김 첨지의 하루를 통해 도시 빈민의 가난과 비극을 묘사한 작품이다.
김 첨지는 평소보다 많은 돈을 벌게 되지만, 집에서는 병든 아내가 죽음을 맞이한다.
작품은 경제적 궁핍과 불안정한 생계, 인간의 고통을 구체적인 사건과 인물의 행동을 통해 드러낸다.
특히 제목과 결말 사이의 반어적 관계는 인물의 삶에 내재한 비극성을 강화한다.
이 작품은 사회적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와 구조적 문제의식을 보여 준다는 점에서 한국 사실주의 문학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다만 가난과 죽음, 절망을 다룬다는 이유만으로 이 작품을 실존주의 소설로 분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실존주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요소가 존재하는지와 작품이 역사적으로 어떤 문학 사조에 속하는지는 구별해야 한다.
〈고향〉
〈고향〉은 식민지 농촌의 몰락과 이주, 경제적 수탈로 인해 고통받는 민중의 삶을 묘사한 작품이다.
작품은 인물의 구체적인 경험을 통해 식민지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현진건의 사실주의는 개인의 내면적 갈등에 대한 관심에서 출발하여 사회적 현실과 민중의 삶에 대한 비판적 인식으로 발전했다는 특징을 가진다.[7]
채만식(1902~1950)은 풍자와 반어를 활용하여 식민지 사회의 모순을 비판한 작가이다.
대표작으로는 《레디메이드 인생》(1934), 《태평천하》(1938), 〈치숙〉(1938) 등이 있다.
《레디메이드 인생》은 근대적 교육을 받았지만 일자리를 얻지 못한 지식인의 현실을 다룬다.
《태평천하》는 식민지 현실을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안정이라는 관점에서만 이해하는 윤직원 영감의 모습을 풍자한다.
채만식의 작품은 사실적인 인물과 사회적 환경의 묘사에 풍자와 반어를 결합했다는 특징을 가진다.
이는 사실주의 문학이 반드시 감정적 표현을 배제하거나 객관적인 설명만으로 구성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7]
한국의 근대 사실주의는 서구 사실주의와 비교하여 다음과 같은 특징을 보인다.
- 식민지 현실: 일제강점기의 정치적·경제적 억압을 중요한 배경으로 삼았다.
- 민중의 삶: 도시 빈민과 농민, 노동자 등 사회적 약자의 삶을 구체적으로 묘사했다.
- 지식인의 갈등: 근대적 교육과 사회적 현실 사이의 모순을 다루었다.
- 사회비판: 개인의 불행을 사회구조와 역사적 조건에 연결하여 이해했다.
- 풍자와 반어: 현실의 모순을 드러내기 위해 풍자적 표현과 반어적인 구성을 활용했다.
다만 한국의 모든 근대 소설을 사실주의로 분류할 수는 없다.
동일한 시대에도 낭만주의와 자연주의, 상징주의와 모더니즘 등 다양한 문학적 경향이 함께 나타났다.
또한 하나의 작가가 서로 다른 사조의 영향을 받은 작품을 발표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개별 작품의 구체적인 특징을 검토해야 한다.
철학에서 사실주의 또는 실재론(Realism)은 일반적으로 특정한 대상이나 사실이 인간의 믿음과 인식, 언어적 관습 등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입장을 가리킨다.
예를 들어 외부 세계에 관한 실재론은 인간이 달의 존재를 인식하거나 믿는지와 무관하게 달이 존재한다고 본다.
이러한 입장은 인간의 정신과 독립된 세계가 존재하는가라는 존재론적 문제와 관련된다.
그러나 철학적 실재론은 하나의 통일된 이론이 아니다.
무엇에 관한 실재성을 인정하는지에 따라 여러 형태로 구분된다.
예를 들어 어떤 철학자는 물리적 세계의 실재성을 인정하면서도 도덕적 가치나 수학적 대상의 독립적인 실재성은 부정할 수 있다.
따라서 철학에서 실재론이라는 명칭을 사용할 때에는 무엇에 관한 실재론인지를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2]
철학적 실재론에서는 일반적으로 다음 두 가지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된다.
존재의 문제
특정한 대상이나 사실이 실제로 존재하는가라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수학적 실재론에서는 수나 집합과 같은 수학적 대상이 어떤 의미에서 존재하는지를 논의한다.
도덕적 실재론에서는 옳고 그름에 관한 도덕적 사실이 존재하는지를 논의한다.
독립성의 문제
특정한 대상이나 사실이 인간의 인식과 믿음, 언어적 관습 등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가라는 문제이다.
예를 들어 물리적 세계에 관한 실재론은 세계의 존재와 성질이 인간의 인식 여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그러나 모든 형태의 실재론이 동일한 수준의 독립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도덕적 실재론과 수학적 실재론 등에서는 존재와 독립성의 의미에 관하여 서로 다른 입장이 제시된다.[2]
형이상학적 실재론(Metaphysical Realism)은 세계의 대상과 성질, 관계 등이 인간의 사고나 인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는 입장이다.
이 입장에서는 인간이 어떤 대상을 인식하지 못하더라도 그 대상은 실제로 존재할 수 있다.
또한 인간의 믿음이 잘못되었더라도 세계 자체가 그 믿음에 따라 변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형이상학적 실재론의 주요 논점은 다음과 같다.
- 인간의 인식과 독립된 세계가 존재하는가?
- 세계의 대상과 성질은 인간의 개념과 언어에 의존하는가?
- 인간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세계에 관한 참된 지식을 얻을 수 있는가?
- 진리의 성립은 인간의 인식 능력과 어떤 관계를 가지는가?
형이상학적 실재론은 세계의 존재와 구조를 설명하는 데 중요한 입장이지만, 인간이 인식과 독립된 세계를 어떻게 알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를 제기한다.[8]
과학적 실재론(Scientific Realism)은 과학이론이 관찰 가능한 현상뿐 아니라 직접 관찰하기 어려운 대상과 구조에 관해서도 참되거나 대체로 참된 설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전자와 원자, 유전자 등은 직접적인 감각 경험만으로 파악하기 어려운 과학적 대상이다.
과학적 실재론은 성공적인 과학이론이 이러한 대상의 존재와 성질에 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본다.
과학적 실재론은 일반적으로 다음 세 가지 측면에서 설명된다.
| 구분 | 주요 내용 |
|---|---|
| 형이상학적 측면 | 과학이 탐구하는 세계는 인간의 인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한다. |
| 의미론적 측면 | 과학이론의 진술은 실제 세계에 관한 참 또는 거짓의 주장을 표현한다. |
| 인식론적 측면 | 성공적인 과학이론은 관찰 가능한 대상뿐 아니라 관찰하기 어려운 대상에 관한 지식을 제공할 수 있다. |
그러나 과학적 실재론은 모든 과학이론이 완전한 진리라고 주장하는 입장은 아니다.
과학이론은 새로운 증거와 연구에 따라 수정되거나 폐기될 수 있다.
과학적 실재론의 중요한 논점은 과학이론의 성공이 세계에 관한 참된 지식을 어느 정도 뒷받침하는가라는 문제이다.[9]
도덕적 실재론(Moral Realism)은 도덕적 판단이 사실에 관한 참 또는 거짓의 주장을 표현하며, 적어도 일부 도덕적 판단은 실제로 참이라고 보는 입장이다.
예를 들어 특정한 행위가 도덕적으로 잘못되었다는 판단이 단순한 감정 표현이나 개인적 선호가 아니라 참 또는 거짓으로 평가될 수 있는 주장이라고 본다.
도덕적 실재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중요하게 논의된다.
- 도덕적 사실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 도덕적 판단은 참 또는 거짓이 될 수 있는가?
- 도덕적 사실은 인간의 감정과 관습에 독립적인가?
- 인간은 도덕적 사실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도덕적 실재론은 도덕적 사실의 존재를 인정하지만, 그러한 사실이 자연적 사실과 동일한지 또는 별도의 성격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입장이 존재한다.
또한 모든 도덕적 실재론자가 도덕적 사실의 독립성을 동일한 방식으로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10]
수학적 실재론(Mathematical Realism)은 수와 집합, 수학적 구조 등의 대상이 어떤 의미에서 실제로 존재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특히 플라톤주의적 수학관에서는 수학적 대상이 인간의 사고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추상적 대상이라고 이해한다.
예를 들어 자연수 2는 인간이 숫자 2를 생각하거나 표현하는 행위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수학적 대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에 대해서는 수학적 대상이 물리적 세계와 어떤 관계를 가지는지, 인간이 추상적인 수학적 대상을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지 등의 문제가 제기된다.
수학적 실재론과 대립하거나 경쟁하는 입장으로는 유명론과 형식주의, 구성주의 등 다양한 이론이 논의된다.
다만 이러한 입장들의 관계는 단순한 실재론과 반실재론의 이분법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2]
실재에 관한 문제는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중요한 탐구 대상이었다.
플라톤주의에서는 감각적으로 경험하는 개별 사물과 구별되는 이데아의 존재가 중요한 문제로 다루어졌다.
플라톤은 감각적 세계의 변화와 불완전성을 넘어서는 보편적이고 안정적인 실재를 탐구했다.
아리스토텔레스주의에서는 개별 사물과 형상, 실체의 관계를 중심으로 존재의 본질을 설명했다.
그러나 고대 철학의 이러한 논의를 현대적인 의미의 실재론과 완전히 동일하게 이해해서는 안 된다.
현대의 형이상학적 실재론은 인간의 인식과 독립된 세계의 존재를 중요한 문제로 다루지만, 고대의 이데아론과 보편자에 관한 논쟁은 서로 다른 철학적 배경을 가진다.
중세 철학에서는 보편자의 존재에 관한 논쟁이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다.
이 논쟁은 일반적으로 보편자 논쟁이라고 불린다.
보편자는 여러 개별 사물에 공통되는 성질이나 개념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여러 사람에게 공통되는 인간성이나 여러 붉은 사물에 공통되는 붉음이라는 성질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가 논의되었다.
보편자가 개별 사물과 구별되는 실재성을 가진다고 보는 입장은 보편실재론으로 분류된다.
반면 유명론은 보편자의 독립적인 실재성을 부정하거나 제한한다.
이러한 논쟁은 철학적 실재론의 중요한 역사적 배경이지만, 19세기 문학적 사실주의와 직접적으로 동일한 사상적 운동은 아니다.
근대 철학에서는 인간의 인식과 외부 세계의 관계가 중요한 문제로 부상했다.
데카르트와 로크, 버클리와 칸트 등은 감각 경험과 지식, 정신과 외부 세계의 관계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설명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는 영국의 G. E. 무어와 버트런드 러셀 등이 관념론을 비판하면서 실재론적 철학의 발전에 기여했다.
특히 무어는 외부 세계와 일상적인 사물의 존재를 둘러싼 철학적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었다.
러셀 역시 인식론과 논리학, 언어철학에서 실재와 지식의 관계를 탐구했다.
이후 현대 분석철학에서는 형이상학적 실재론과 과학적 실재론, 도덕적 실재론, 의미론적 실재론 등이 서로 다른 문제를 중심으로 발전했다.[2]
문학적 사실주의와 철학적 실재론은 모두 현실 또는 실재에 관한 관심을 공유한다.
그러나 두 개념은 탐구의 대상과 방법, 역사적 발전 과정에서 차이를 보인다.
| 비교 항목 | 문학적 사실주의 | 철학적 실재론 |
|---|---|---|
| 중심 문제 | 현실을 어떻게 문학적으로 표현할 것인가? | 무엇이 실제로 존재하는가? |
| 주요 방법 | 관찰, 묘사, 서사적 구성 | 개념 분석, 논증, 존재론적·인식론적 탐구 |
| 주요 대상 | 인간의 삶과 사회적 관계 | 실재의 존재와 성질 |
| 객관성의 의미 |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하려는 미학적 태도 | 인식과 독립된 사실 또는 대상의 존재 |
| 역사적 성격 | 19세기 중반에 발전한 문학·예술 사조 | 고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다양한 철학적 입장 |
| 대표적인 질문 | 소설은 현실을 얼마나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가? | 세계는 인간의 인식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가? |
특히 사실적인 작품을 창작한다는 사실이 곧 철학적 실재론을 지지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예를 들어 작가는 외부 세계의 존재에 관한 철학적 문제에 회의적인 입장을 가지면서도 현실적인 인물과 사건을 묘사하는 소설을 창작할 수 있다.
반대로 철학적 실재론자는 환상적이거나 상징적인 문학 작품을 창작할 수도 있다.
따라서 두 분야의 사실주의를 동일한 사상으로 취급하거나 하나의 사조에서 다른 사조가 직접적으로 발전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
사실주의 미술은 19세기 중반 프랑스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특히 귀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는 사실주의 미술을 대표하는 화가이다.
사실주의 화가들은 신화와 종교, 역사적 영웅 등 전통적인 회화의 주요 소재에서 벗어나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노동, 농촌과 도시의 현실을 중요한 대상으로 삼았다.
대표적인 화가로는 쿠르베와 장프랑수아 밀레, 오노레 도미에 등이 있다.
| 화가 | 대표 작품 | 제작 연도 | 특징 |
|---|---|---|---|
| 귀스타브 쿠르베 | 《오르낭의 매장》 | 1849~1850년 | 평범한 지방 주민의 장례식을 대형 회화로 표현 |
| 귀스타브 쿠르베 | 《돌 깨는 사람들》 | 1849년 | 육체노동과 노동자의 현실을 묘사 |
| 장프랑수아 밀레 | 《이삭 줍는 여인들》 | 1857년 | 농촌 여성들의 노동과 일상생활을 표현 |
| 오노레 도미에 | 《삼등열차》 | 1860년대 | 서민들의 생활과 사회적 현실을 묘사 |
쿠르베는 전통적인 역사화에서 사용되던 대형 화면에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묘사했다.
이는 당시 미술계에서 중요한 변화였다.
기존의 미술 제도에서는 역사적·종교적·신화적 장면이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쿠르베는 당대의 현실과 평범한 사람들의 삶도 중요한 예술적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태도는 예술의 주제와 표현 방식에 관한 기존의 위계질서에 도전하는 의미를 가졌다.[11]
사실주의는 일반적으로 낭만주의와 대비되는 문학 사조이다.
| 비교 항목 | 낭만주의 | 사실주의 |
|---|---|---|
| 중심 가치 | 감정, 상상력, 자유, 개성 | 현실, 관찰, 사회적 관계, 개연성 |
| 주요 인물 | 비범한 인물과 고독한 개인에 관심 | 평범한 인간과 다양한 사회계층에 관심 |
| 주요 소재 | 이상, 자연, 역사, 환상 | 일상생활, 사회문제, 경제적 조건 |
| 표현 방식 | 감정과 상상력의 적극적인 표현 | 구체적인 묘사와 개연성 있는 서사 |
| 현실에 대한 태도 | 현실을 넘어서는 이상에 대한 동경 | 현실 자체에 대한 관찰과 분석 |
그러나 두 사조의 경계는 절대적이지 않다.
낭만주의 작품에서도 사회적 현실이 구체적으로 묘사될 수 있으며, 사실주의 작품에도 강렬한 감정과 상징적인 표현이 나타날 수 있다.
자연주의(Naturalism)는 19세기 후반 사실주의와 밀접한 관계 속에서 발전한 문예사조이다.
자연주의는 현실의 구체적인 묘사를 중시한다는 점에서 사실주의와 공통점을 가진다.
그러나 인간의 행동과 운명을 유전과 환경, 생물학적 조건 등의 영향으로 설명하려는 경향이 더욱 두드러진다.
| 비교 항목 | 사실주의 | 자연주의 |
|---|---|---|
| 중심 관심 | 인간과 사회의 현실적 재현 | 인간의 행동을 규정하는 유전과 환경 등의 조건 |
| 주요 관점 | 사회적·심리적 현실에 대한 관찰 | 과학적 관찰과 결정론적 설명 |
| 인물 묘사 | 구체적인 사회적 상황과 인간관계 중시 | 생물학적·환경적 제약을 더욱 강조 |
| 창작 방법 | 개연성 있는 사건과 현실의 세밀한 묘사 | 관찰과 분석, 과학적 방법의 문학적 적용 시도 |
| 대표 작가 | 발자크, 플로베르 | 에밀 졸라, 테오도어 드라이저 |
자연주의의 대표적인 작가인 에밀 졸라는 《실험소설론》(Le Roman expérimental, 1880)에서 과학적 관찰과 실험의 방법을 문학에 적용하려 했다.
다만 자연주의가 사실주의와 완전히 분리된 사조인지, 사실주의를 발전시키거나 급진화한 흐름인지는 문학사적 관점에 따라 다르게 설명될 수 있다.[1]
모더니즘은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전반에 걸쳐 전통적인 문학 형식과 표현 방식을 재검토한 광범위한 문학·예술 운동이다.
모더니즘 작가들은 기존의 사실주의적 서술 방식이 현대인의 복잡한 의식과 불안정한 세계를 충분히 표현하지 못한다고 보았다.
특히 시간 순서에 따른 전통적인 서사를 변형하고 의식의 흐름과 내적 독백, 파편화된 구성 등을 활용했다.
| 비교 항목 | 사실주의 | 모더니즘 |
|---|---|---|
| 주요 관심 | 사회적 현실과 인간의 일상생활 | 주관적 경험과 현대인의 의식 |
| 서사구조 | 비교적 개연성 있는 사건과 인과관계 | 시간적·인과적 구조의 실험 |
| 표현 방식 | 구체적인 묘사와 심리적 사실성 | 의식의 흐름, 내적 독백, 다중 시점 |
| 현실에 대한 태도 |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하려는 경향 | 현실의 인식과 표현 가능성 자체에 대한 탐구 |
그러나 모더니즘이 사실주의를 완전히 부정한 것은 아니다.
특히 인간의 심리와 주관적 경험을 정교하게 묘사하려는 시도는 19세기 심리적 사실주의에서 20세기 모더니즘으로 이어지는 연속성을 보여 준다.
비판적 사실주의(Critical Realism)는 사회의 모순과 불평등, 부패와 억압 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면서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문학적 경향이다.
특히 19세기 유럽의 사실주의 문학을 마르크스주의 문학비평의 관점에서 해석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개념으로 발전했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발자크와 톨스토이 등이 거론된다.
한국 문학에서는 염상섭과 현진건, 채만식 등의 작품이 비판적 사실주의의 대표적인 사례로 평가된다.[7]
다만 문학이론에서 사용하는 비판적 사실주의와 철학·사회과학에서 로이 바스카 등이 발전시킨 비판적 실재론(Critical Realism)은 구별해야 한다.
두 개념은 같은 영어 명칭을 사용하지만 역사적 배경과 이론적 내용이 다르다.
심리적 사실주의(Psychological Realism)는 인물의 외부적인 행동뿐 아니라 감정과 사고, 의식과 심리적 갈등을 사실적으로 묘사하려는 문학적 경향이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도스토옙스키와 헨리 제임스 등이 거론된다.
심리적 사실주의는 인물의 행동을 단순히 외부적인 사건의 결과로 설명하지 않고 복잡한 내면적 동기와 연결하여 이해하려 한다.
이러한 경향은 이후 심리소설과 모더니즘 문학의 발전에도 영향을 미쳤다.[4]
사회주의 리얼리즘(Socialist Realism)은 20세기 소련에서 공식적인 문학·예술의 창작 원리로 정립된 사조이다.
1934년 제1차 소련 작가동맹 대회를 전후하여 공식적인 창작 원리로 제도화되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노동계급과 사회주의 사회 건설, 혁명적 변화 등을 중요한 주제로 다루었다.
그러나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19세기 사실주의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사회주의 리얼리즘은 현실을 묘사하는 방식뿐 아니라 사회주의적 이상과 역사적 발전 방향을 작품에 반영하도록 요구했다는 특징을 가진다.
또한 소련에서는 국가의 문화정책과 밀접하게 연결되었으므로, 문학적 표현의 자유와 정치적 통제에 관한 문제를 함께 검토해야 한다.
마술적 사실주의(Magical Realism)는 현실적인 서사 세계에 환상적이거나 초자연적인 사건이 자연스럽게 결합되는 문학적 경향이다.
대표적인 작가로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등이 있다.
마술적 사실주의는 명칭에 사실주의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지만, 19세기 유럽의 사실주의와 동일한 사조는 아니다.
특히 초자연적인 사건이 작품 속에서 일상적인 현실의 일부처럼 제시된다는 점에서 전통적인 사실주의와 구별된다.
완전한 객관적 재현의 불가능성
사실주의는 현실을 충실하게 재현하려 하지만, 문학과 예술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복사하는 활동이 아니다.
작가는 어떤 사건과 인물을 선택하고 어떤 관점에서 표현할 것인지 결정한다.
따라서 사실주의 작품에도 작가의 가치관과 해석, 미학적 판단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현실의 범위에 관한 문제
사실주의는 구체적인 현실과 일상생활을 중시하지만, 현실에는 감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는 현상뿐 아니라 인간의 상상력과 기억, 꿈과 무의식 등도 포함된다.
따라서 외부 세계의 구체적인 묘사만으로 인간의 모든 경험을 충분히 표현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가 제기된다.
사회적 전형성의 문제
사실주의는 특정한 사회적 조건을 대표하는 인물과 상황을 중요하게 다룬다.
그러나 인물을 사회적 계급이나 환경의 전형으로만 이해하면 개별 인간의 독창성과 복잡성이 충분히 표현되지 못할 수 있다.
철학적 실재론의 인식론적 문제
철학적 실재론은 인간의 인식과 독립된 실재를 인정하지만, 인간이 그러한 실재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인간의 지식은 감각 경험과 언어, 개념과 이론을 통해 형성되므로 인식과 독립된 세계를 완전히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지에 관하여 논쟁이 존재한다.[8]
사실주의는 근대 이후 문학과 예술에서 현실과 인간의 삶을 표현하는 방식을 크게 변화시켰다.
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생활과 사회적 관계, 경제적 조건 등을 중요한 문학적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사회적 불평등과 빈곤, 계급적 갈등과 제도적 모순 등을 구체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문학과 예술이 사회를 이해하고 비판하는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
사실주의 문학에서 발전한 세부 묘사와 심리적 분석, 사회적 환경의 재현 등은 이후 자연주의와 심리소설, 모더니즘 등 다양한 문학적 경향에 영향을 미쳤다.
철학적 실재론은 인간의 인식과 세계의 관계, 진리와 지식의 본질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입장으로 발전했다.
특히 현대 철학에서는 형이상학적 실재론과 과학적 실재론, 도덕적 실재론 등 다양한 형태의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그러나 문학적 사실주의와 철학적 실재론을 하나의 통일된 사상으로 이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문학적 사실주의는 현실을 표현하는 역사적·미학적 방법을 중심으로 발전했으며, 철학적 실재론은 실재의 존재와 인식 가능성에 관한 이론적 문제를 중심으로 발전했다.
따라서 사실주의는 문학과 예술, 철학에서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되는 개념이라는 점을 구별하여 이해해야 한다.
- ↑ 1.0 1.1 1.2 1.3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사실주의」,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25781, 확인: 2026년 10월 9일.
- ↑ 2.0 2.1 2.2 2.3 2.4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Realism", https://plato.stanford.edu/entries/realism/, 확인: 2026년 10월 9일.
- ↑ 3.0 3.1 3.2 Bibliothèque nationale de France, Gallica, "Les Classiques de la littérature : le Réalisme", https://gallica.bnf.fr/selections/fr/html/litteratures/les-classiques-de-la-litterature-le-realisme, 확인: 2026년 10월 9일.
- ↑ 4.0 4.1 4.2 The Columbia Encyclopedia, "Realism (in literature)", Encyclopedia.com, https://www.encyclopedia.com/reference/encyclopedias-almanacs-transcripts-and-maps/realism-literature, 확인: 2026년 10월 9일.
- ↑ The British Library, "Charles Dickens's Oliver Twist", https://www.britishlibrary.cn/en/works/oliver-twist/, 확인: 2026년 10월 9일.
- ↑ The British Library, "Jane Austen: Social Realism and the Novel", https://www.britishlibrary.cn/en/articles/jane-austen-social-realism-and-the-novel/, 확인: 2026년 10월 9일.
- ↑ 7.0 7.1 7.2 7.3 7.4 7.5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비판적 사실주의」,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70772, 확인: 2026년 10월 9일.
- ↑ 8.0 8.1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Challenges to Metaphysical Realism", https://plato.stanford.edu/entries/realism-sem-challenge/, 확인: 2026년 10월 9일.
-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Scientific Realism", https://plato.stanford.edu/entries/scientific-realism/, 확인: 2026년 10월 9일.
-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Moral Realism", https://plato.stanford.edu/entries/moral-realism/, 확인: 2026년 10월 9일.
- ↑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ineteenth-Century French Realism", https://www.metmuseum.org/ko/essays/nineteenth-century-french-realism, 확인: 2026년 10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