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천동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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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천동지(驚天動地)는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다는 뜻으로, 세상을 몹시 놀라게 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줄여서 ‘경천(驚天)’이라고도 한다.[1]
경천동지는 규모나 충격이 매우 큰 사건·업적·주장을 가리킬 때 쓴다. “경천동지할 사건”, “경천동지의 대발견”처럼 관형어로 자주 쓰인다. 중국어(驚天動地, 간체 惊天动地)와 일본어(驚天動地, きょうてんどうち)에서도 같은 한자로 쓰인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한나라 사마상여(司馬相如)의 〈천자유렵부(天子游獵賦)〉, 곧 〈상림부(上林賦)〉에서 천자의 사냥 행렬을 묘사한 대목을 이 말의 근원으로 본다.[2]
江河為阹,泰山為櫓,車騎雷起,隱天動地。
“강과 황하를 짐승 몰이 울타리로 삼고 태산을 망루로 삼으니, 수레와 말이 우레처럼 일어나 하늘을 뒤덮고 땅을 뒤흔들었다”는 뜻이다. 《사기》 〈사마상여 열전〉에 실린 글에는 ‘隱天動地’로, 《한서》 〈사마상여전〉에는 ‘殷天動地’로 되어 있다.[3] 《성어전》은 이 말이 처음에는 ‘소리가 매우 큼’을 나타냈다가 뒤에 ‘기세가 사람을 놀라게 함’을 이르게 되었다고 설명한다.[2]
지금과 같은 네 글자 ‘驚天動地’는 당나라 백거이(白居易)의 시 〈이백묘(李白墓)〉에 나오는 것이 가장 이른 용례로 꼽힌다. 《성어전》과 《일본국어대사전》이 모두 이 시를 든다.[2][4]
採石江邊李白墳,繞田無限草連雲。
可憐荒壟窮泉骨,曾有驚天動地文。
但是詩人多薄命,就中淪落不過君。
“채석강 가의 이백 무덤, 밭을 두른 끝없는 풀이 구름에 닿았네. 가엾어라, 황폐한 무덤 속 저승의 뼈도, 일찍이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든 글을 지었건만. 시인은 대개 박명하다지만, 그중에서도 그대만큼 몰락한 이는 없구나.”[5] 채석강(采石江)은 이백이 달을 건지려다 빠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백거이는 이백의 시문을 ‘천지를 뒤흔든 글’이라 기리면서, 그런 사람이 초라한 무덤에 묻혀 있는 처지를 안타까워했다. 이 시에서 경천동지는 ‘놀랄 만큼 뛰어나다’는 칭찬의 뜻이다.
일본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은 이 시를 두보(杜甫)의 작품이라고 풀이하지만,[6] 《전당시》에는 백거이의 시로 실려 있으며 같은 코토뱅크에 실린 《일본국어대사전》도 백거이의 시로 적었다.
백거이의 시에서는 뛰어난 문장을 칭찬하는 말이었지만, 원·명·청대의 희곡과 소설에서는 큰 소리나 소동, 엄청난 사건을 가리키는 말로 두루 쓰였다. 《성어전》은 원나라 도종의(陶宗儀)의 《남촌철경록(南村輟耕錄)》, 《금병매사화》, 《홍루몽》 제106회 “방 안의 울음소리가 경천동지했다(滿屋中哭聲驚天動地)” 등을 용례로 든다.[2] 일본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도 오늘날 일본어의 경천동지는 ‘훌륭하다’는 뜻보다 상식을 벗어난 놀라운 일을 가리키며, 그 정도도 전쟁 발발부터 가벼운 놀람까지 폭이 넓다고 설명한다.
조선 문헌에서는 16세기부터 보인다. 이황(李滉)은 1568년 선조에게 올린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에서 “제가 아뢴 것은 모두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뒤흔들어 사람의 귀와 눈을 번쩍이게 하는 주장이 아닙니다(皆非有驚天動地震耀人耳目之說)”라고 하여, 자신의 건의가 평범해 보여도 근본에 관한 것임을 강조했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1건이 있는데, 현종 11년(1670) 송준길(宋浚吉)이 사직을 청하며 “신이 어찌 일찍이 세상을 놀라게 할 의논(驚天動地之論)을 한 적이 있겠습니까”라고 한 상소이다.[8] 두 글 모두 겸손을 나타내는 말로 썼다는 점이 흥미롭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驚 | 경 | 놀라다 | 놀라게 하다 |
| 天 | 천 | 하늘 | 하늘 |
| 動 | 동 | 움직이다 | 뒤흔들다 |
| 地 | 지 | 땅 | 땅 |
- 전 세계 인증서 체계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수 있다는 취약점 발표는 보안 업계에 경천동지할 소식이었다.
- 그는 경천동지할 발명을 했다고 주장했지만 검증해 보니 기존 기술을 다시 포장한 것에 불과했다.
- 백거이는 이백의 시문을 경천동지의 글이라고 기렸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경천동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2%BD%EC%B2%9C%EB%8F%99%EC%A7%80,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2.2 2.3 2.4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驚天動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40, 확인날짜=2026-09-27.
- ↑ 사마천, 《사기》 권117 〈사마상여 열전〉; 반고, 《한서》 권57상 〈사마상여전〉.
- ↑ 4.0 4.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驚天動地”,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A9%9A%E5%A4%A9%E5%8B%95%E5%9C%B0, 확인날짜=2026-09-27.
- ↑ 백거이(白居易), 〈이백묘(李白墓)〉, 《전당시(全唐詩)》 권440.
- ↑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驚天動地”,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A9%9A%E5%A4%A9%E5%8B%95%E5%9C%B0, 확인날짜=2026-09-27.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황, 《퇴계집(退溪集)》 권6 〈무진육조소(戊辰六條疏)〉,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44A_0060_020_0050,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현종개수실록》 22권, 현종 11년 4월 18일 갑진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rb_11104018_003, 확인날짜=2026-09-27.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震天動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758,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