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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랑거철(螳螂拒轍)은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다는 뜻으로, 제 역량을 생각하지 않고 강한 상대나 되지 않을 일에 덤벼드는 무모한 행동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당랑당거철(螳螂當車轍)’, ‘당랑지부(螳螂之斧)’라고도 한다.[1]

사마귀는 적을 만나면 도망치지 않고 앞다리를 번쩍 쳐들고 맞선다. 그 모습이 다가오는 수레바퀴 앞에서도 똑같다는 데서 나온 비유이다. 오늘날에는 힘의 차이를 모르고 대드는 무모함을 꼬집는 뜻으로 주로 쓴다. 다만 옛 문헌에는 강자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는 용기를 높이 산 이야기도 함께 전한다.

중국어에서는 ‘당비당거(螳臂當車)’를 표제어로 쓰고,[2] 일본어에서는 ‘蟷螂の斧(とうろうのおの, 사마귀의 도끼)’라고 한다.[3]

《장자》: 분수를 모르는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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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에서 안합(顏闔)이 포악한 위(衛)나라 태자의 스승이 되게 되자 거백옥(蘧伯玉)에게 처신을 물었다. 거백옥은 상대에게 맞추되 휩쓸리지 말라고 일러 주며 이렇게 경계했다.[2]

汝不知夫螳蜋乎?怒其臂以當車轍,不知其不勝任也,是其才之美者也。戒之,慎之!積伐而美者以犯之,幾矣。

[4]

“그대는 사마귀를 모르는가? 성난 듯 팔을 쳐들고 수레바퀴 자국 한가운데를 막아서지만, 감당하지 못할 줄은 모른다. 제 재주가 훌륭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경계하고 삼가라! 그대의 훌륭함을 자꾸 뽐내어 그를 거스르면 위태롭다.”

같은 책 〈천지(天地)〉에서도 계철(季徹)은 장려면(蔣閭葂)이 노나라 임금에게 한 조언을 두고 “제왕의 덕에 견주면 사마귀가 팔을 성나게 들고 수레바퀴를 막는 것과 같아 반드시 감당하지 못할 것(猶螳蜋之怒臂以當車軼,則必不勝任矣)”이라고 비웃었다.[5]

《성어전》은 ‘당거(當車)’가 본래 ‘수레가 지나는 길 한가운데에 선다’는 뜻이었는데, 뒤에 ‘當’을 ‘擋(막을 당)’의 뜻으로 읽게 되었다고 풀이한다.[2]

제 장공의 이야기: 용기를 높인 사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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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때의 《한시외전(韓詩外傳)》 권8과 《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에는 같은 사마귀가 전혀 다른 평가를 받는 이야기가 실려 있다.[2]

齊莊公出獵,有一蟲舉足將搏其輪,問其御曰:「此何蟲也?」對曰:「此所謂螳螂者也。其為蟲也,知進而不知卻,不量力而輕敵。」莊公曰:「此為人,而必為天下勇武矣!」迴車而避之。勇武聞之,知所盡死矣。

[6]

“제나라 장공이 사냥을 나갔는데, 벌레 한 마리가 발을 들고 수레바퀴에 달려들려 했다. 장공이 마부에게 ‘이것이 무슨 벌레냐?’고 묻자, 마부는 ‘이것이 이른바 사마귀입니다. 이 벌레는 나아갈 줄만 알고 물러설 줄은 모르며, 제 힘을 헤아리지 않고 적을 가볍게 봅니다’라고 답했다. 장공은 ‘이것이 사람이라면 반드시 천하의 용사가 되었을 것이다’ 하고는 수레를 돌려 피해 갔다. 용사들이 이 말을 듣고 누구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할지 알게 되었다.”

《한시외전》은 끝을 “수레를 돌려 피하니 용사들이 그에게 모여들었다(於是廻車避之,而勇士歸之)”로 맺는다.[7] 《회남자》는 이 이야기를 작은 일에서 큰 이치가 드러난다는 예로 들었다. 일본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도 이 비유가 《장자》 두 편과 《한시외전》, 《회남자》에 두루 나와 인기 있는 비유였던 듯하다고 하면서, 강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감한 모습의 비유로 쓰인 예도 있다고 적는다.[3]

《장자》는 전국 시대의 책이고 《한시외전》과 《회남자》는 전한 때의 책이므로, 문헌의 선후로 보면 ‘무모함’의 뜻이 먼저 기록되었다. 오늘날의 뜻도 《장자》 쪽을 잇는다.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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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螳螂拒轍’이라는 네 글자 형태는 당나라 때 이미 보인다. 진형(陳硎)은 “팔을 성나게 들고 수레를 막으니 살아서 분수를 모른다(怒臂當車,生不知量)”를 운으로 삼은 〈당랑거철부(螳螂拒轍賦)〉를 지었고, 이 글은 《문원영화(文苑英華)》 권142에 실려 있다.[8] 당나라 천태종 승려 담연(湛然)의 《지관보행전홍결(止觀輔行傳弘決)》에도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 것과 같다(亦如螳蜋拒轍等是)”는 구절이 있다.[9]

‘당랑지부’는 후한 말 진림(陳琳)이 원소(袁紹)를 위해 조조를 성토한 〈위원소격예주문(爲袁紹檄豫州文)〉의 “사마귀의 도끼로 큰 수레가 가는 길을 막으려 한다(欲以螗蜋之斧,禦隆車之隧)”에서 나왔다. 이 글은 《문선(文選)》에 실려 있으며,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은 이것을 ‘蟷螂の斧’라는 형태의 오래된 예로 든다.[3][10]

한국과 일본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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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 이서구(李書九)는 당나라 이소(李愬)가 눈 오는 밤에 채주(蔡州)를 깨뜨린 일을 가정해 지은 노포(露布)에서 반란군 오원제(吳元濟)를 두고 “감히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는 마음을 품었다(敢懷螳螂拒轍之心)”고 썼다.[11] 《조선왕조실록》에서는 국역문에만 ‘당랑거철’이 보이고 원문 용례는 없다.
  • 일본에서는 《일본국어대사전》이 ‘蟷螂の斧’의 첫 용례로 구카이(空海)의 《삼교지귀(三教指帰)》(797년경)의 “蟷蜋之斧”를 든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螳 당 사마귀 사마귀
螂 랑 사마귀 사마귀
拒 거 막다, 맞서다 맞서 막다
轍 철 바퀴 자국 수레바퀴, 수레가 지나는 길

옛 문헌에서는 ‘螳螂’을 ‘螳蜋’, ‘螗蜋’으로도 적는다.[3]

  • 보안 인력 한 명으로 국가 배후 해킹 조직을 막겠다는 계획은 당랑거철에 가깝다.
  • 신생 업체가 거대 플랫폼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을 두고 당랑거철이라는 평도 있었지만, 틈새시장을 파고들어 살아남았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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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랑지부(螳螂之斧), 당랑당거철(螳螂當車轍): 당랑거철과 같은 말.
  • 당비당거(螳臂當車): 사마귀의 팔로 수레를 막음. 중국어의 표제 형태. 《성어전》은 ‘비부감수(蚍蜉撼樹, 왕개미가 큰 나무를 흔듦)’를 가까운 말로 든다.[2]
  • 이란격석(以卵擊石): 달걀로 바위 치기.
  • 속담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도 뜻이 통한다.
  • 반대 의미: 태산압란(泰山壓卵): 태산이 달걀을 누름. 《탕구지(蕩寇志)》에는 “태산이 달걀을 누르니 굴릴 수고도 필요 없고, 사마귀 팔로 수레를 막으니 어찌 온전할 리가 있으랴(正是泰山壓卵,不須輾轉之勞,螳臂當車,豈有完全之理)”라는 대구가 있다.[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당랑거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B%B9%EB%9E%91%EA%B1%B0%EC%B2%A0,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2.3 2.4 2.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螳臂當車”,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0,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3.2 3.3 3.4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蟷螂の斧”,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9F%B7%E8%9E%82%E3%81%AE%E6%96%A7, 확인날짜=2026-09-26.
  4. ↑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
  5. ↑ 《장자(莊子)》 〈천지(天地)〉.
  6. ↑ 《회남자(淮南子)》 〈인간훈(人間訓)〉.
  7. ↑ 《한시외전(韓詩外傳)》 권8.
  8. ↑ 《문원영화(文苑英華)》 권142, 진형(陳硎), 〈당랑거철부(螳蜋拒轍賦)〉.
  9. ↑ 담연(湛然), 《지관보행전홍결(止觀輔行傳弘決)》 권8.
  10. ↑ 진림(陳琳), 〈위원소격예주문(爲袁紹檄豫州文)〉, 《문선(文選)》.
  11.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서구, 〈의당이소설야파채주로포(擬唐李愬雪夜破蔡州露布)〉, 《척재집(惕齋集)》 권9,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89A_0090_030_002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