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격석
더 많은 작업
이란격석(以卵擊石)은 달걀로 돌을 친다는 뜻으로, 아주 약한 것으로 강한 것에 대항하려는 어리석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이란투석(以卵投石)’이라고도 한다.[1]
이란격석은 힘의 차이가 너무 커서 처음부터 이길 가능성이 없는 싸움, 또는 그런 싸움에 뛰어드는 무모함을 가리킨다. 우리 속담 “계란으로 바위 치기”, “달걀로 바위 치기”를 한자로 옮긴 것과 같은 뜻이다. 중국어에서도 以卵擊石(yǐ luǎn jī shí)과 以卵投石을 같은 뜻으로 쓴다.
어리석음을 나무라는 말로 주로 쓰이지만, 결과를 알면서도 부당한 강자에 맞서는 용기를 역설적으로 강조할 때 “비록 계란으로 바위 치기일지라도”처럼 쓰기도 한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以卵投石을 정식 표제어로 삼아 그 근원을 《묵자(墨子)》 〈귀의(貴義)〉로 보고, 以卵擊石은 그와 같은 말로 풀이한다.[2]
子墨子北之齊,遇日者。日者曰:「帝以今日殺黑龍於北方,而先生之色黑,不可以北。」子墨子不聽,遂北至淄水,不遂而反焉。日者曰:「我謂先生不可以北。」子墨子曰:「南之人不得北,北之人不得南,其色有黑者,有白者,何故皆不遂也?……若用子之言,則是禁天下之行者也。是圍心而虛天下也,子之言不可用也。」子墨子曰:「吾言足用矣,舍言革思者,是猶舍穫而攈粟也。以其言非吾言者,是猶以卵投石也,盡天下之卵,其石猶是也,不可毀也。」
묵자가 북쪽의 제나라로 가다가 점쟁이(日者)를 만났다. 점쟁이는 “상제가 오늘 북방에서 검은 용을 죽이는데 선생은 얼굴빛이 검으니 북쪽으로 가면 안 된다”고 했다. 묵자는 듣지 않고 길을 떠났으나 치수(淄水)에 이르러 강을 건너지 못하고 돌아왔고, 점쟁이는 “그러게 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느냐”며 으스댔다. 묵자는 “남쪽 사람도 북쪽으로 가지 못하고 북쪽 사람도 남쪽으로 가지 못했는데, 그 가운데는 얼굴이 검은 사람도 흰 사람도 있었다. 어째서 모두 뜻을 이루지 못했겠는가? 당신 말대로라면 천하 사람의 발을 모두 묶어 두는 셈”이라고 반박했다. 그리고 “내 말을 버리고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추수를 버려두고 이삭을 줍는 격이다. 남의 말로 내 말을 비난하는 것은 달걀을 돌에 던지는 것과 같아서, 천하의 달걀을 다 던져도 돌은 그대로이며 깨뜨릴 수 없다”고 말했다.
《성어전》은 같은 비유가 《순자(荀子)》 〈의병(議兵)〉에도 나온다고 덧붙인다. 순자는 폭군 걸(桀)이 성군 요(堯)를 속여 이기려 드는 것은 “달걀을 돌에 던지고 손가락으로 끓는 물을 휘젓는 것과 같다(譬之若以卵投石,以指撓沸)”고 했다.[2] 이 밖에 《회남자(淮南子)》 〈주술훈(主術訓)〉, 유향(劉向)의 《신서(新序)》 〈잡사(雜事)〉 등에도 以卵投石이 쓰였다.
‘擊石’ 형태는 명대 소설에 보인다. 《삼국지연의》 제43회에서 오나라의 설종(薛綜)은 제갈량에게 “유예주(유비)가 천시를 모르고 억지로 (조조와) 다투려 하니, 바로 달걀로 돌을 치는 격인데 어찌 지지 않겠는가(正如以卵擊石,安得不敗乎)”라고 말한다.[4] 《봉신연의》 제53회에도 “양 떼가 범과 싸우고 달걀로 돌을 치는 격(真如群羊鬥虎,以卵擊石)”이라는 표현이 나온다.[5]
《묵자》에서 달걀과 돌의 비유는 ‘아무리 반박해도 옳은 주장은 흔들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돌은 묵자 자신의 말(진리)이고, 달걀은 그것을 깨뜨리려는 그릇된 말이다. 《순자》와 그 뒤의 용례에서는 초점이 달걀 쪽으로 옮겨 가, ‘상대가 안 되는 강자에게 덤비다 스스로 망하는 어리석음’을 뜻하게 되었다. 오늘날의 이란격석은 이 뒤의 뜻으로 쓰인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는 以卵擊石과 以卵投石 모두 검색되지 않는다. 한국어에서는 한자성어보다 속담 “계란으로 바위 치기”가 훨씬 널리 쓰인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以 | 이 | 써, ~으로 | ~을 가지고 |
| 卵 | 란 | 알 | 달걀, 약한 것 |
| 擊 | 격 | 치다 | 치다, 부딪치다 |
| 石 | 석 | 돌 | 돌, 강한 것 |
- 일본어: 같은 뜻으로 《장자(莊子)》 〈인간세(人間世)〉의 사마귀 고사에서 온 ‘蟷螂の斧(とうろうのおの, 사마귀의 도끼)’를 흔히 쓴다.[6]
- 보안 인력 한 명이 수백 대 서버의 패치를 혼자 맡는 것은 이란격석에 가깝다.
- 자본금도 없는 신생 업체가 대기업과 가격 경쟁을 벌이는 것은 이란격석이라는 평이 많았다.
- 모두가 이란격석이라고 말렸지만, 그는 끝까지 부당한 처분에 맞서 소송을 냈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이란격석”,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D%B4%EB%9E%80%EA%B2%A9%EC%84%9D, 확인날짜=2026-09-26.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以卵投石”,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52, 확인날짜=2026-09-26.
- ↑ 《묵자》 〈귀의(貴義)〉.
- ↑ 나관중, 《삼국지연의》 제43회.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以卵擊石”,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570, 확인날짜=2026-09-26.
- ↑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蟷螂の斧”,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9F%B7%E8%9E%82%E3%81%AE%E6%96%A7, 확인날짜=2026-09-26.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당랑거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B%B9%EB%9E%91%EA%B1%B0%EC%B2%A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