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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창부수(夫唱婦隨)는 남편이 주장하고 아내가 이에 잘 따름, 또는 부부 사이의 그런 도리를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줄여서 ‘창수(唱隨)’라고도 한다.[1]

글자대로는 ‘지아비가 노래를 부르면(唱) 지어미가 따른다(隨)’는 말이다. 본래는 집안에서 남편이 앞장서고 아내가 따르는 것을 부부의 바른 질서로 여긴 유교적 가족 윤리를 나타냈다.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부부가 뜻이 잘 맞아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두루 이를 때 많이 쓰며, 부부가 함께 나쁜 일을 저지를 때 ‘그 남편에 그 아내’라는 뜻으로 비꼬아 쓰기도 한다.

중국어(夫唱妇随)와 일본어(夫唱婦随, ふしょうふずい)에서도 같은 형태로 쓴다. 《성어전》은 뜻을 “부부가 화목함을 비유한다”로 풀고 ‘夫倡婦隨’라는 표기도 함께 든다.[2] 일본어에서는 아내가 앞장서고 남편이 따르는 경우를 뒤집어 ‘부창부수(婦唱夫随)’라고 하기도 한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夫 부 지아비, 사내 남편
唱 창 부르다, 노래하다 먼저 말을 꺼내다, 이끌다 (倡으로도 씀)
婦 부 지어미, 며느리 아내
隨 수 따르다 따르다, 호응하다

《관윤자》의 “夫者倡,婦者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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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토뱅크의 일본 사전들은 이 말이 《관윤자(關尹子)》 〈삼극(三極)〉 편의 구절에서 나왔다고 설명한다.[3]

天下之理,夫者倡,婦者隨,牡者馳,牝者逐,雄者鳴,雌者應。是以聖人制言行,而賢人拘之。

“천하의 이치는 지아비가 이끌면 지어미가 따르고, 수컷 짐승이 달리면 암컷이 쫓으며, 수컷 새가 울면 암컷이 응하는 것이다. 그래서 성인은 말과 행동의 법도를 정하고 현인은 이를 지킨다.”[4] 음양이 서로 부르고 응하는 자연의 짝을 들어 부부의 도리를 말한 것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구절을 “夫者唱、婦者随”로 인용하지만, 통행본 원문의 글자는 ‘唱’이 아니라 ‘倡’이다. 두 글자는 ‘먼저 부르다’라는 뜻으로 통용된다.

다만 《관윤자》는 노자에게 《도덕경》을 받았다는 관문지기 윤희(尹喜)의 저작으로 전하지만, 지금 전하는 책은 후세의 위작으로 본다.[5] 그래서 이 구절이 언제 쓰였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천자문》의 “夫唱婦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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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가 그대로 들어 있는 이른 문헌은 양(梁)나라 주흥사(周興嗣)가 지은 《천자문(千字文)》이다.[6]

樂殊貴賤,禮別尊卑。上和下睦,夫唱婦隨。外受傅訓,入奉母儀。

“음악은 귀천에 따라 다르고 예는 높고 낮음을 구별한다. 윗사람이 온화하면 아랫사람이 화목하고, 지아비가 부르면 지어미가 따른다. 밖에서는 스승의 가르침을 받고 안에서는 어머니의 본보기를 받든다.” 《천자문》은 한중일에서 모두 아이들의 한자 입문서로 쓰였으므로, 부창부수는 오래전부터 누구나 외는 구절이었다. 당나라 지승(智昇)의 《개원석교록약출(開元釋敎錄略出)》은 대장경의 함(函) 순서를 《천자문》 글자로 매기면서 《사분율》 60권을 ‘下·睦·夫·唱·婦·隨’ 여섯 함에 넣었다.[7]

원나라 잡극 《거안제미(擧案齊眉)》에 “부창부수라는 말도 못 들었소(豈不聞夫唱婦隨也呵)”라는 대사가 있고, 명나라 《성세항언》 〈진다수생사부처(陳多壽生死夫妻)〉에서도 “아홉 살에 정혼하여 자라면 부창부수하기를 바랐다”고 했다.[2] 원말 고명(高明)의 《비파기(琵琶記)》 같은 희곡에도 자주 보이며, 원말명초의 《형차기(荊釵記)》에서는 혼례 장면에서 《천자문》의 두 구절을 그대로 이어 “서로 손님처럼 공경하고, 위아래가 화목하며 부창부수하라(相敬如賓。務要上和下睦。夫唱婦隨)”는 당부로 쓰였다.[8]

한국에서는 고려 말 이곡(李穀)이 〈김 교감 천조를 위해 어머니께 올린 제문(爲金校勘天祚祭母文)〉에서 “아들 일곱이 번성하고, 형은 어질고 아우는 굳세며, 부창부수하여 밭 갈고 베 짜며 철 따라 부모를 모셨다(有子七人,振振螽斯。昆令季強,夫唱婦隨。以耕以織,溫淸以時)”고 썼다.[9] 조선의 박인로(朴仁老)는 시조 〈오륜가(五倫歌)〉의 부부 대목에서 부창부수해야 한 집안이 화목해진다고 노래했다.[10] 《승정원일기》에는 순조 대의 상소와 경연에서 “부창부수”를 군신의 호응에 견주거나 부부의 도리로 강론한 기록이 있다.[11]

이 말은 위계의 윤리에서 화합의 비유로 무게가 옮겨 왔다. 《천자문》과 조선의 예서에서는 ‘남편이 먼저, 아내가 뒤’라는 질서를 뜻했으나,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두 사람이 부창부수로 가게를 꾸려 간다”처럼 부부가 손발이 잘 맞는다는 칭찬으로 주로 쓴다. 《성어전》이 뜻을 ‘부부의 화목’으로 푸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2]

일본에서는 근대 이후 이 말이 부부의 위계를 상징하는 표현으로 비판받기도 했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사타 이네코(佐多稲子)의 소설 《구레나이(くれなゐ)》(1936)에서 “‘부창부수’의 관념이 일하는 여자들에게도 이토록 배어 있다”고 한 대목을 용례로 든다.[3]

  • 두 사람은 부창부수로 함께 스타트업을 꾸려, 한 사람이 제품을 만들면 다른 사람이 투자 유치를 맡았다.
  • 남편이 공금을 빼돌리고 아내가 장부를 고쳤다니, 부창부수가 따로 없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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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수(唱隨): 부창부수의 준말.
  • 금슬상화(琴瑟相和): 금(琴)과 슬(瑟)이 합주하여 화음이 어울리듯 부부 사이가 다정하고 화목함.[12]
  • 백년해로(百年偕老): 부부가 한평생 함께 늙음.
  • 여필종부(女必從夫): 아내는 반드시 남편을 따라야 한다는 말.
  • 부창부수(婦唱夫隨): 일본어에서 아내가 이끌고 남편이 따르는 경우를 뒤집어 이르는 말.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부창부수”,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6%80%EC%B0%BD%EB%B6%80%EC%88%98, 확인날짜=2026-10-03.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夫唱婦隨”,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881, 확인날짜=2026-10-03.
  3. ↑ 3.0 3.1 3.2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夫唱婦随”,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4%AB%E5%94%B1%E5%A9%A6%E9%9A%8F, 확인날짜=2026-10-03.
  4. ↑ 《관윤자(關尹子)》 〈삼극(三極)〉.
  5.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 “関尹子”,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96%A2%E5%B0%B9%E5%AD%90, 확인날짜=2026-10-03.
  6. ↑ 주흥사(周興嗣), 《천자문(千字文)》.
  7. ↑ 지승(智昇), 《개원석교록약출(開元釋敎錄略出)》 권3, CBETA T2155.
  8. ↑ 《형차기(荊釵記)》 제12출.
  9.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곡(李穀), 《가정집(稼亭集)》 〈위김교감천조제모문(爲金校勘天祚祭母文)〉,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14A_0120_010_0010, 확인날짜=2026-10-03.
  10.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박인로(朴仁老), 《노계집(蘆溪集)》 〈오륜가(五倫歌)〉,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70A_0050_010_0090, 확인날짜=2026-10-03.
  11.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순조 11년 2월 21일 경자, https://sjw.history.go.kr/id/SJW-H11020210-02700, 확인날짜=2026-10-03.
  1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금슬상화”,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8%88%EC%8A%AC%EC%83%81%ED%99%94,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