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요불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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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요불급(不要不急)은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불요불급한 지출”, “불요불급한 사업”, “불요불급한 외출”처럼 주로 ‘~한’ 꼴로 뒤의 말을 꾸민다. 예산·인력·자원이 모자랄 때 무엇을 먼저 줄일지 가리는 자리에서 많이 쓰며, ‘당장 없어도 되는 것’을 덜어 낸다는 뜻이 담긴다.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ふようふきゅう’라고 읽으며, 특히 꼭 필요하지 않은 용무나 물건을 가리키는 데 쓴다. 《디지털 다이지센》은 “불요불급한 외출을 삼간다(不要不急の外出を控える)”를 대표 용례로 든다.[2] 중국어에서는 이 네 글자를 성어로 쓰지 않는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불요(不要)’와 ‘불급(不急)’을 나란히 붙인 말이다. 중국 고전과 불전,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는 이 네 글자를 찾을 수 없다. 실록 국역문에는 ‘불요불급’이 몇 차례 보이지만 모두 번역자나 주석자가 쓴 말이다. 예컨대 실록 주석은 임금이 관 옆에 늘어뜨린 솜뭉치 ‘주광(黈纊)’을 “불요불급한 말을 듣지 않기 위하여” 귀를 막던 것이라고 풀이한다.[3]
‘불급(不急)’ 자체는 오래된 말이다. 《순자》 〈천론〉은 “쓸모없는 논변과 급하지 않은 살핌은 버려두고 다스리지 않는다(無用之辯,不急之察,棄而不治)”고 하였다.[4]
네 글자 형태는 근대 일본에서 먼저 확인된다. 1887년에 나온 정부 비판 문서에는 늘어나기만 하는 관리들이 “종일 불요불급(不要不急)”한 일을 한다고 꼬집는 대목이 있고,[5] 같은 문장은 뒤에 《다니 다테키 유고(谷干城遺稿)》(1912)에도 실렸다.[6] 1890년대 이후에는 재정학·회계법 책에서 예산을 깎을 대상을 가리키는 말로 자주 쓰였다. 예컨대 1906년 다카노 이와사부로(高野岩三郎)의 《재정원론》은 경비를 고를 때 “불요불급 또는 부적당한” 지출을 삼가야 한다고 썼다.[7]
사자성어 목록류에는 불요불급의 출전을 《마태오 복음서》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런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이 말은 위와 같이 근대 일본의 행정·재정 문장에서 굳은 한자어이다.
- 장애 대응 중에는 불요불급한 배포를 모두 멈추고 복구에만 집중한다.
- 클라우드 비용을 줄이려면 먼저 불요불급한 인스턴스와 오래된 스냅숏부터 정리해야 한다.
- 재정 적자가 커지자 정부는 불요불급한 사업 예산을 깎기로 했다.
- 태평양 전쟁 중 일본에서는 철과 자재를 군수용으로 돌리려고 덜 중요한 철도 노선을 쉬게 하거나 없애고 선로를 걷어 냈는데, 이런 노선을 ‘불요불급선(不要不急線)’이라 불렀다. 1943년부터 1945년 사이에 국철과 사철을 합쳐 90개 가까운 노선이 휴지·폐지되거나 단선으로 바뀌었다.[8] 그보다 앞선 1912년 일본 《체신성 연보》에도 우편 노선을 정리하면서 “불요불급한 선(不要不急ノ線)을 폐지”했다는 표현이 보인다.[9]
- 2020년 코로나19 유행 때 일본에서는 ‘불요불급한 외출 자제’가 방역 구호처럼 쓰였다. 가고시마현이 낸 한국어 안내문에도 “불요불급의 귀성 및 여행”, “불요불급의 외출을 삼가해 주시기 바라며” 같은 문장이 실렸다.[10]
- 불급(不急): 급하지 않음. 《순자》 〈천론〉의 “不急之察”처럼 일찍부터 쓰인 말.
- 반대: 초미지급(焦眉之急): 눈썹에 불이 붙었다는 뜻으로, 매우 급함.
- 반대: 화급(火急): 걷잡을 수 없이 타는 불과 같이 매우 급함.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불요불급”,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6%88%EC%9A%94%EB%B6%88%EA%B8%89, 확인날짜=2026-10-11.
-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不要不急”,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D%E8%A6%81%E4%B8%8D%E6%80%A5, 확인날짜=2026-10-1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숙종실록》 38권, 숙종 29년 11월 27일 무진 1번째 기사 국역 주석, https://sillok.history.go.kr/id/ksa_12911027_001, 확인날짜=2026-10-11.
- ↑ 《순자(荀子)》 〈천론(天論)〉.
- ↑ 《心のしほり》, 1887,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990192, 확인날짜=2026-10-11.
- ↑ 시마우치 도시에(島内登志衛) 편, 《谷干城遺稿》, 1912,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991230, 확인날짜=2026-10-11.
- ↑ 다카노 이와사부로(高野岩三郎), 《財政原論》, 1906,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993805, 확인날짜=2026-10-11.
- ↑ 호시카와 고이치(星川功一), “戦時下の「不要不急線」—— レールが外された後はどうなったのか?【東日本編】”, 《GetNavi web》, 2021-05-19, https://getnavi.jp/mobility/602960/, 확인날짜=2026-10-11.
- ↑ 일본 체신성, 《逓信省年報》, 1912,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805326, 확인날짜=2026-10-11.
- ↑ 가고시마현, “가고시마현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에 관한 정보: 긴급사태선언이 발령되었습니다”, 2020-04-20, https://www.pref.kagoshima.jp/af09/documents/80760_20200420175435-1.pdf,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