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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바세계(娑婆世界)는 괴로움이 많은 인간 세계, 곧 석가모니불이 교화하는 이 세상을 이르는 불교 용어이다.[1]

줄여서 ‘사바(娑婆)’라고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사바’와 같은 말로 감인세계(堪忍世界)·사계·사바세계·사파를 든다.[2] 불교 밖에서는 ‘속세’, ‘이 세상’을 조금 예스럽거나 익살스럽게 이르는 말로 쓴다. “사바세계의 인연”, “사바세계를 떠나다”처럼 쓰며, 군대·감옥 같은 곳에서 바깥의 자유로운 세상을 속되게 이를 때도 ‘사바’라고 한다.[3]

중국어에서도 ‘娑婆世界(suōpó shìjiè)’라고 하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석가모니불이 교화하는 세계, 곧 우리가 사는 세계”로 풀이한다.[4] 일본어에서는 ‘娑婆(しゃば)’라고 읽는다.[5]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娑 사 춤추는 모양 범어 음을 옮긴 글자
婆 바 할머니 범어 음을 옮긴 글자
世 세 세상, 대 세상
界 계 경계, 지경 세계

‘사바(娑婆)’는 산스크리트어 ‘사하(sahā)’의 음을 한자로 옮긴 것이고, ‘사바세계’는 ‘사하 로카다투(sahā-lokadhātu)’에 해당한다. 한자는 뜻과 관계없이 소리만 빌렸다.[5]

이 말의 원뜻에 대해서는 풀이가 갈린다. 《세계대백과사전》은 ‘사하’가 본래 ‘대지’를 뜻하며, 석가가 이 대지 위에 태어났으므로 ‘석가의 세계’, ‘이 세상’이 되었다고 본다. 한편 한역 불전은 이를 ‘참다(sah)’라는 동사에서 온 말로 이해하여 ‘감인(堪忍)’, ‘능인(能忍)’, ‘인토(忍土)’로 옮겼고, ‘모임’을 뜻하는 ‘사바(sabhā)’로 보아 ‘잡회(雜會)’로 옮기기도 했다.[5]

한역 불전에서는 ‘참고 견디는 땅’이라는 풀이가 널리 퍼졌다. 북량의 담무참(曇無讖)이 옮긴 《비화경》에는 이 이름의 까닭이 이렇게 나온다.

此佛世界當名娑婆。何因緣故,名曰娑婆?是諸眾生忍受三毒及諸煩惱,是故彼界名曰忍土。

[6]

“이 부처의 세계는 사바라 불릴 것이다. 무슨 까닭에 사바라 하는가? 이곳 중생들이 삼독(三毒)과 온갖 번뇌를 참고 받아들이므로, 그 세계를 인토(忍土)라 한다.”

당나라 현응(玄應)의 《일체경음의》는 ‘사하(沙訶)’, ‘사하루타(娑訶樓陁)’, ‘사바(娑婆)’를 모두 잘못 옮긴 음이라 하고, 바른 음은 ‘색하(索訶)’이며 뜻은 ‘능인(能忍)’ 또는 ‘감인(堪忍)’, ‘잡회세계(雜會世界)’라고 하였다.[7] 실제로 현장(玄奘)은 《설무구칭경》 등에서 ‘감인세계(堪忍世界)’라는 번역어를 썼다.

불전에서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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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마라집(鳩摩羅什) 이전의 번역에서는 뜻을 옮긴 말이 많이 쓰였다. 오나라 지겸(支謙)이 옮긴 《불설유마힐경》은 ‘인토(忍土)’, 서진 축법호(竺法護)가 옮긴 《정법화경》은 ‘인계(忍界)’라고 하였다.[8]

‘사바세계’라는 음역어는 구마라집이 406년에 옮긴 《묘법연화경》에서 두드러지게 쓰였다. 〈견보탑품〉에서 시방의 부처들이 석가모니불을 찾아오자 “그때 사바세계가 곧 깨끗하게 바뀌어 유리로 땅이 되었다(時娑婆世界即變清淨,琉璃為地)”고 하고,[9] 〈종지용출품〉에서는 석가모니불이 “나의 사바세계에는 본디 육만 항하사 보살이 있다”고 말하자 “사바세계 삼천대천국토의 땅이 모두 갈라지며” 수많은 보살이 땅에서 솟아오른다.[10]

조선과 일본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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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후기의 서예가 이광사(李匡師)는 〈독법화경(讀法華經)〉에서 《법화경》 〈견보탑품〉의 “사바세계가 유리 땅이 되었다”는 대목을 들어, 그렇다면 중국과 그 동쪽도 사바세계 안에 있었을 터인데 그런 일이 있었느냐며 불경의 과장을 비판했다.[11]
  • 일본에서는 ‘사바’가 일찍 일상어가 되었다. 《일본국어대사전》은 7세기 전반 《법화의소(法華義疏)》를 불교어 ‘娑婆’의 첫 용례로, 13세기 전반 《헤이케 이야기》의 “사바세계의 추억으로(娑婆世界の思出にとて)”를 ‘娑婆世界’의 용례로 든다.[12]

뜻의 변화: 감옥 밖의 ‘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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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이나 군대 같은 곳에서 바깥세상을 ‘사바’라고 부르는 쓰임은 일본에서 먼저 확인된다. 《일본국어대사전》은 1614년 《게이초 견문집》의 “그러므로 감옥 안을 지옥, 바깥을 사바라고 죄인들은 말한다(籠内をば地獄、外をしゃばと罪人いふ)”와 나쓰메 소세키의 《도련님》(1906) “신바시에 닿았을 때는 겨우 사바로 나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를 용례로 든다.[5] 유곽처럼 자유가 묶인 곳에서도 바깥을 이렇게 불렀다.[5] 한국어 사전도 이 뜻을 “군대·감옥·유곽 따위에서, 바깥의 자유로운 세계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싣고 있다.[3]

  • 사바세계의 번뇌를 잊으려고 산사에서 일주일을 지냈다.
  • 석 달 동안 데이터센터 이전 작업에 갇혀 있다가 오랜만에 사바세계로 나온 기분이다.
  • 제대하던 날 그는 위병소를 나서며 “드디어 사바의 공기를 마신다”고 외쳤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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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인세계(堪忍世界), 인토(忍土): 사바세계를 뜻으로 옮긴 말.
  •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 한 부처가 교화하는 범위의 세계. 사바세계는 석가모니불의 삼천대천세계이다.
  • 차안(此岸): 나고 죽고 하는 고통이 있는 이 세상. 반대말은 피안(彼岸).[13]
  • 반대: 극락정토(極樂淨土): 아미타불이 살고 있는, 괴로움이 없으며 지극히 안락한 세상.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바세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2%AC%EB%B0%94%EC%84%B8%EA%B3%84, 확인날짜=2026-10-11.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바”,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2%AC%EB%B0%94, 확인날짜=2026-10-11.
  3. ↑ 3.0 3.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사바”,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82%AC%EB%B0%94, 확인날짜=2026-10-11.
  4.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娑婆世界”,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880, 확인날짜=2026-10-11.
  5. ↑ 5.0 5.1 5.2 5.3 5.4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개정신판 세계대백과사전(改訂新版 世界大百科事典)》, “娑婆”,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8%91%E5%A9%86, 확인날짜=2026-10-11.
  6. ↑ 담무참(曇無讖) 옮김, 《비화경(悲華經)》 권5.
  7. ↑ 현응(玄應), 《일체경음의(一切經音義)》 권3.
  8. ↑ 지겸(支謙) 옮김, 《불설유마힐경(佛說維摩詰經)》 권하; 축법호(竺法護) 옮김, 《정법화경(正法華經)》 권9.
  9. ↑ 구마라집(鳩摩羅什) 옮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권4 〈견보탑품(見寶塔品)〉.
  10. ↑ 구마라집(鳩摩羅什) 옮김, 《묘법연화경(妙法蓮華經)》 권5 〈종지용출품(從地踊出品)〉.
  11. ↑ 이광사(李匡師), 〈독법화경(讀法華經)〉, 《원교집(圓嶠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522A_0040_010_006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522A_0040_010_0060, 확인날짜=2026-10-11.
  12.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娑婆世界”,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8%91%E5%A9%86%E4%B8%96%E7%95%8C, 확인날짜=2026-10-11.
  13.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차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0%A8%EC%95%88,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