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구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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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구영신(送舊迎新)은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는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 ‘송영(送迎)’이라고 줄여 말하기도 한다.[1]
연말연시 인사말로 가장 흔히 쓰는 성어이다. 연하장이나 현수막에 “송구영신”, “근하신년”을 함께 적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행사 이름에도 붙인다. 한국 개신교에서 섣달 그믐밤에서 새해 첫 시각에 걸쳐 드리는 예배를 ‘송구영신예배’라고 부르는 것도 이 말에서 왔다.
글자 그대로는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다’는 뜻이어서, 원래 한문에서는 해가 바뀌는 일보다 벼슬아치가 갈릴 때 떠나는 관리를 전송하고 새 관리를 맞는 일을 가리키는 말로 먼저 쓰였다. 중국어에서도 送舊迎新(sòng jiù yíng xīn)이라고 하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옛것을 보내고 새것을 맞는다”고 풀이하면서 더 오랜 형태인 ‘송고영신(送故迎新)’을 함께 보라고 한다.[2]
가장 이른 형태는 ‘송고영신(送故迎新)’으로, 반고(班固)의 《한서(漢書)》에 두 번 나온다. 둘 다 지방관을 너무 자주 바꾸는 폐단을 지적하는 말이다.
선제(宣帝) 때 영천(潁川) 태수 황패(黃霸)는 늙고 귀가 먹은 속관을 내쫓자는 건의를 물리치며 이렇게 말했다.
數易長吏,送故迎新之費及姦吏緣絕簿書盜財物,公私費耗甚多,皆當出於民,所易新吏又未必賢,或不如其故,徒相益為亂。
“장리(長吏)를 자주 바꾸면 옛 관리를 보내고 새 관리를 맞는 비용, 그리고 간사한 아전이 그 틈에 장부를 없애고 재물을 훔치는 일로 공사 간에 드는 비용이 매우 많은데, 모두 백성에게서 나온다. 게다가 새로 바꾼 관리가 꼭 어진 것도 아니어서 옛 관리만 못할 수도 있으니, 한갓 어지러움만 더할 뿐이다.”
애제(哀帝) 때 왕가(王嘉)도 상소에서, 문제(文帝) 때에는 관리가 한 자리에 오래 있었으나 그 뒤로 관리를 자주 들추고 갈아 “몇 달 만에 물러나는 자도 있어, 옛 관리를 보내고 새 관리를 맞는 행렬이 길에서 엇갈린다(吏或居官數月而退,送故迎新,交錯道路)”고 비판했다.[4]
해가 바뀌는 뜻으로 쓴 예로는 오대에서 북송 초에 걸쳐 활동한 서현(徐鉉)의 시 〈제야(除夜)〉가 있다. “찬 등불은 깜박이고 물시계는 더디 가는데, 묵은해 보내고 새해 맞음은 어김이 없구나(寒燈耿耿漏遲遲,送故迎新了不欺)”라고 하여, 섣달 그믐밤의 감회를 이 말로 나타냈다.[5]
‘送舊迎新’이라는 지금의 네 글자 형태는 《성어전》이 원대 잡극 《운창몽(雲窗夢)》과 명말 《성세항언(醒世恆言)》의 용례를 든다.[2] 두 용례 모두 기방에서 옛 손님을 보내고 새 손님을 맞는 일을 가리킨다. 《성세항언》 권3 〈매유랑독점화괴(賣油郎獨占花魁)〉에서 주인공인 기생 왕미낭(王美娘)은 “문에 기대어 웃음을 팔며 옛 손님 보내고 새 손님 맞으라 한다면, 차라리 죽을지언정 결코 원치 않는다(若要我倚門獻笑,送舊迎新,寧甘一死,決不情願)”고 말한다.[2]
근대 중국에서는 새해를 맞는 뜻으로 널리 쓰였다. 리다자오(李大釗)는 1919년 새해에 쓴 글 〈신기원(新紀元)〉을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은 송구영신이니, 인류의 가장 높은 바람은 늘 새 생활을 만들어 내는 데 있기 때문이다(人生最有趣味的事情,就是送舊迎新,因為人類最高的欲求,是在時時創造新生活)”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6]
조선에서도 처음에는 주로 수령이 갈릴 때의 폐단을 가리키는 말로 썼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送舊迎新’이 20건 나오는데, 이른 예인 세종 26년(1444) 윤7월의 의정부 계사는 선군(船軍) 배치를 어긴 수령들을 모두 파면하면 “옛 수령을 보내고 새 수령을 맞는 폐단(送舊迎新之弊)”이 생길 뿐 아니라 흉년 구호도 소홀해진다며 파면을 미루자고 했다.[7] 성종 1년(1470)에도 가뭄 속에 탐욕스러운 수령을 파직하자는 논의에서 김질(金礩)이 “교대하는 사이에 송구영신하는 폐단이 적지 않다”고 아뢰었다.[8]
해가 바뀌는 뜻의 용례는 시에서 보인다. 홍언충(洪彦忠, 1473~1508)은 “어느새 총총히 해가 바뀌었다(不覺悤悤歲已更)”고 한 시에서 병든 몸으로 맞는 새해를 “묵은해 보내고 새해 맞는데 가진 것 하나 없다(送舊迎新無一物)”라고 읊었다.[9]
| 시기 | 형태 | 가리킨 것 |
|---|---|---|
| 한나라 | 送故迎新 | 떠나는 관리를 보내고 새 관리를 맞음 |
| 오대·북송 | 送故迎新 |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시) |
| 원·명 | 送舊迎新 | 기방에서 옛 손님을 보내고 새 손님을 맞음 |
| 조선 | 送舊迎新 | 수령 교체에 따르는 송영, 새해 맞이(시) |
| 현대 | 송구영신 |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음 |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새해를 맞는 뜻만 남았다.[1]
- 송구영신을 맞아 올해 쌓인 기술 부채를 정리하고 새해 계획을 세웠다.
- 연말 자정 배포는 피하자는 게 우리 팀의 송구영신 원칙이다.
- 회장은 송구영신 인사에서 한 해 동안 수고한 직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송구영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6%A1%EA%B5%AC%EC%98%81%EC%8B%A0, 확인날짜=2026-09-30.
-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送舊迎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170, 확인날짜=2026-09-30.
- ↑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89 〈순리전(循吏傳)〉 황패.
- ↑ 반고(班固), 《한서(漢書)》 권86 〈하무왕가사단전(何武王嘉師丹傳)〉.
- ↑ 서현(徐鉉), 〈제야(除夜)〉.
- ↑ 리다자오(李大釗), 〈신기원(新紀元)〉, 1919.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105권, 세종 26년 윤7월 18일 을미 5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2607118_005, 확인날짜=2026-09-30.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5권, 성종 1년 5월 22일 기해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ia_10105022_001, 확인날짜=2026-09-30.
- ↑ 홍언충(洪彦忠), 〈차우인운(次友人韻)〉, 《우암고(寓菴稿)》 권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102A_0010_030_0050, 확인날짜=2026-09-30.
- ↑ 참고: 이대웅, “송구영신예배, 우리나라에만? 1월 1일 0시 유래와 기원, 의미”, 크리스천투데이, 2023-12-31, https://www.christiantoday.co.kr/news/359014, 확인날짜=2026-09-30.
- ↑ 참고: “<특별기고> 감동과 은혜의 칠산교회…”, 침례신문, https://baptistnews.co.kr/mobile/article.html?no=2324, 확인날짜=2026-09-30.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除舊布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117, 확인날짜=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