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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이락(烏飛梨落)은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뜻으로, 아무 관계 없이 한 일이 공교롭게 다른 일과 때가 겹쳐 억울하게 의심을 받거나 난처한 처지에 놓이는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한국 속담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를 한문 네 글자로 옮긴 말이다. 까마귀가 날아오른 것과 배가 떨어진 것은 서로 관계가 없는데, 때가 겹치니 까마귀가 배를 떨어뜨린 것처럼 보인다는 비유이다. 두 사건이 우연히 잇따라 일어났을 뿐인데 인과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해받는 상황, 또는 그런 오해를 사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뜻으로 쓴다.

중국과 일본에는 이런 형태의 성어가 없고, 한국 문헌에서만 보인다. 중국 쪽에서 뜻이 가까운 말로는 ‘외밭에서 신을 고쳐 신지 말고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는 ‘과전이하(瓜田李下)’가 있다.[2]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라 우리 속담을 한역(漢譯)한 말이다. 국어학자 심재기는 ‘烏飛梨落’, ‘掩耳偸鈴’ 같은 네 글자 번역형 속담이 중국 고사성어처럼 한문 형태 그대로 입에 오르내렸을 것으로 보았다.[3]

흔히 홍만종(洪萬宗)의 《순오지(旬五志)》(1678)를 출전으로 드는 경우가 많다. 《순오지》는 우리 속담을 한문으로 옮겨 모아 놓은 가장 이른 책으로 꼽힌다.[4] 다만 ‘烏飛梨落’이라는 네 글자는 《순오지》보다 이른 문헌에서 이미 확인된다.

  • 1621년 《광해군일기》: 영의정 박승종(朴承宗)이 과거 시험을 둘러싼 대간의 탄핵에 해명하며 올린 차자에서, 이정구(李廷龜)의 자서(子壻)가 함께 급제한 일을 두고 “오비이락에 가깝다(李廷龜子壻同參,近於烏飛梨落)”고 했다.[5] 때가 겹쳤을 뿐 청탁의 결과가 아니라는 해명이다. 현재 확인되는 가장 이른 용례이다.
  • 1680년 송시열: 송시열(宋時烈)은 세상을 떠난 왕비를 기리는 글을 짓는 일로 추위를 무릅쓰고 길을 나섰다가 떨어져 다쳐 길을 멈추었는데, 사람들이 다른 일 때문에 핑계를 대고 오지 않는다고 말하자 “실로 오비이락이다(實烏飛梨落也)”라고 썼다.[6]
  • 1710년 숙종: 북한산성 축성을 논의할 때, 마침 청나라의 자문(咨文)이 온 직후여서 축성을 해적 대비책으로 여기는 사람이 있다며 “오비이락과 같다(有同烏飛梨落)”고 했다.[7]
  • 1725년 《승정원일기》: 영조 즉위 초 유봉휘(柳鳳輝) 등의 처벌을 논하는 자리에서 “항담에서 말하는 오비이락(恒談所謂烏飛梨落者也)”이라는 말이 나온다.[8] ‘항담(恒談)’은 늘 하는 말, 곧 속담이라는 뜻이므로 이 무렵 이미 속담의 한역어로 통했음을 보여 준다.

《승정원일기》에서는 23건이 검색되며, 그중 20건이 영조 때 기록이다.[9]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5건이 있다.

옥사 기록의 말

편집 원본 편집

조선 후기에는 살인 사건 심리에서 ‘죽음과 앞선 사건이 우연히 겹친 경우’를 가리키는 말로 자주 쓰였다. 정조 때 옥사 판결을 모은 《심리록(審理錄)》에는 “병든 몸으로 발에 차여 죽은 것은 오비이락과 같다 해도, 가슴의 상처는 소뿔에 담이 무너진 격이다(癃病被踢,雖似烏飛梨落,胸膛痕損,卽是牛角墻毁)”라는 보고가 실려 있다.[10] 정약용(丁若鏞)의 《흠흠신서(欽欽新書)》에도 아이가 소에 놀라 떨어져 죽은 사건을 논하며 “오비이락 네 글자(烏飛梨落四字)”를 따지는 대목이 있다.[11]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烏 오 까마귀 까마귀
飛 비 날다 날아오르다
梨 리(이) 배, 배나무 배
落 락 떨어지다 떨어지다
  • 배포 직후 장애가 났지만 원인은 외부 DNS 문제였다. 오비이락으로 배포팀이 한동안 의심을 받았다.
  • 회장이 주식을 판 바로 다음 날 악재가 터지자, 회사는 오비이락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 두 지표가 함께 움직인다고 인과관계로 단정하면 오비이락을 인과로 착각하는 셈이다.
  • 김광진·박용준의 듀오 더 클래식(The Classic)의 1집(1994)에 〈오비이락(烏飛梨落)〉이라는 노래가 실려 있다. 김광진이 작사·작곡했다.[12]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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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오비이락의 원래 속담.
  • 과전이하(瓜田李下): 외밭과 오얏나무 아래. 의심받기 쉬운 자리를 피하라는 뜻. 옛 악부 〈군자행(君子行)〉의 “瓜田不納履,李下不正冠”에서 나왔다.[13]
  • 과전불납리 이하부정관(瓜田不納履 李下不正冠): 위 구절을 그대로 쓴 형태.
  • 우각장훼(牛角墻毁): ‘소뿔에 담이 무너진다’는 뜻의 한역 속담. 《심리록》 등 조선 후기 옥사 기록에서 오비이락과 짝을 이루어 쓰였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오비이락”,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8%A4%EB%B9%84%EC%9D%B4%EB%9D%BD, 확인날짜=2026-09-27.
  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瓜田李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6, 확인날짜=2026-09-27.
  3. ↑ 심재기, “속담 사전 편찬사 초”, 《새국어생활》 제4권 제2호, 국립국어원, 1994, https://www.korean.go.kr/nkview/nklife/1994_2/4_1.html, 확인날짜=2026-09-27.
  4. ↑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순오지(旬五志)”,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31921, 확인날짜=2026-09-27.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정초본] 169권, 광해 13년 9월 28일 병인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ob_11309028_003, 확인날짜=2026-09-27.
  6.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송시열, 《송자대전(宋子大全)》 권84 〈답김경능(答金景能) 경신 11월 22일〉,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367A_0860_010_0660, 확인날짜=2026-09-27.
  7.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숙종 36년 12월 1일, https://sjw.history.go.kr/id/SJW-D36120010-01300, 확인날짜=2026-09-27.
  8.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영조 1년 6월 27일, https://sjw.history.go.kr/id/SJW-F01060270-02010, 확인날짜=2026-09-27.
  9.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원문 검색, “烏飛梨落”, https://sjw.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
  10.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심리록(審理錄)》 제26권 〈서부 이분금의 옥사〉, https://db.itkc.or.kr/dir/item?itemId=BT#/dir/node?dataId=ITKC_BT_1435A_0270_040_0020, 확인날짜=2026-09-27.
  11.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약용,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제5집 정법집 권36 《흠흠신서》,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97A_1410_010_0010, 확인날짜=2026-09-27.
  12. ↑ “오비이락(烏飛梨落) / 더 클래식(The Classic)”, 벅스, https://music.bugs.co.kr/track/61830, 확인날짜=2026-09-27.
  1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瓜田李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6,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