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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후사정(前後事情)은 어떤 일이 생겨나기 전과 생겨난 뒤의 사정, 곧 일이 그렇게 되기까지의 앞뒤 사연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전후사정을 들어 보다”, “전후사정도 모르고 나무라다”, “전후사정을 설명하다”처럼, 어떤 결과나 행동을 두고 그렇게 된 까닭과 경위를 따질 때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표제어로 실려 있지 않고, 우리말샘에 띄어 쓴 구 ‘전후 사정’으로 올라 있다.[1] 뜻이 가까운 말로 처음부터 끝까지의 경위를 뜻하는 자초지종(自初至終)이 있다. 자초지종이 일의 ‘처음과 끝’을 순서대로 짚는 데 무게가 있다면, 전후사정은 일의 ‘앞뒤 형편’, 곧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사정에 무게가 있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前 전 앞 (일이 생기기) 전
後 후 뒤 (일이 생긴) 뒤
事 사 일 일, 사건
情 정 뜻, 실정 형편, 사정

‘전후(前後)’가 ‘사정(事情)’을 꾸미는 짜임이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앞뒤의 사정’이라는 글자 뜻 그대로 굳은 말이다.

네 글자가 이어진 이른 예로 송말 원초의 학자 김이상(金履祥, 1232~1303)이 엮은 《자치통감전편(資治通鑑前編)》의 안어(按語)가 있다. 《춘추좌씨전》이 진(晉)·초(楚)의 일은 자세히 적으면서 노나라 장공·민공 때의 일은 빠진 것이 많다고 하면서 “경문에 따라 일을 풀이한 곳이 있어도 앞뒤 사정이 대부분 갖추어져 있지 않다(雖間因經解事而前後事情多不具)”고 했다.[2] 명대에는 양일청(楊一清)의 《관중주의(關中奏議)》처럼 관리가 올린 상주문에도 보인다.[3]

이 말이 가장 많이 쓰인 곳은 명청 시대의 백화 소설이다. 《삼국연의》 제40회에서 송충(宋忠)이 관우에게 붙잡혀 형주의 사정을 숨기다가 “할 수 없이 앞뒤 사정을 하나하나 사실대로 고하였다(只得將前後事情,一一實告)”고 하고,[4] 《서유기》 제9회에서는 은 승상이 “앞뒤 사정을 자세히 아뢰었다(將前後事情備細啟奏)”고 한다.[5] 이처럼 ‘누가 누구에게 지난 일의 경위를 털어놓는다’는 장면에 관용적으로 쓰였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前後事情’이 8건 있다.[6] 가장 이른 것은 1594년(선조 27) 명나라 경략 고양겸(顧養謙)의 접반사 심희수(沈喜壽) 등이 올린 치계로, 명에 다녀온 김수(金睟) 등이 “앞뒤 사정을 남김없이 털어놓아(吐盡前後事情) 명백하고 통쾌했다”고 적었다.[7] 실록과 문집의 용례는 대부분 중국과의 외교 문서, 억울함을 밝히는 상소처럼 경위를 낱낱이 밝혀야 하는 글에 나온다. 이원익(李元翼)이 정응태(丁應泰)의 무고를 반박한 글에서 “우리나라의 앞뒤 사정을 엿보아 안 지가 몇 해인가(詗知小邦前後事情者凡幾年矣)”라고 한 것이 그 예이다.[8]

근대에도 그대로 쓰였다. 1907년 《서우(西友)》 제11호의 〈간도의 내력〉은 백두산정계비 문제를 다루며 “앞뒤 사정으로 미루어 판단해도 틀리지 않는다(前後事情으로 可推斷不誤니)”고 썼다.[9]

잘못 알려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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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등의 사자성어 목록에는 이 말이 근세·근대 동아시아의 법률에서 유래했다고 소개하는 경우가 있으나, 그런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앞에서 본 것처럼 송말 원초의 역사서, 명대의 상주문과 백화 소설, 16세기 조선의 외교 문서에 이미 일상적인 서술어로 쓰였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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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 옛 백화에서는 ‘前後事情’을 썼지만, 오늘날에는 ‘前因後果(전인후과, 앞의 원인과 뒤의 결과)’나 ‘來龍去脈(내룡거맥, 일의 경위)’을 더 흔히 쓴다.
  • 일본어: 사정이나 경위를 뜻할 때 ‘事情(じじょう)’, ‘経緯(いきさつ)’를 쓴다. 메이지 시대 번역서에도 ‘前後事情’이 보인다.[10]
  • 장애 보고서에는 결과만 적지 말고, 배포 직전에 어떤 설정이 바뀌었는지 전후사정을 함께 적어야 한다.
  • 전후사정을 확인하지 않고 담당자부터 문책하면 같은 사고가 되풀이된다.
  • 그는 전후사정도 모르면서 남의 일에 함부로 끼어들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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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초지종(自初至終): 처음부터 끝까지의 과정.
  • 전후곡절(前後曲折): 일의 처음부터 끝까지의 이런저런 복잡한 사정. ‘전후사연’이라고도 한다.[11]
  • 경위(經緯): 일이 진행되어 온 과정.
  • 전후좌우(前後左右): 앞뒤와 좌우, 곧 사방. 같은 ‘전후’로 시작하지만 방향을 뜻한다.
  1. ↑ 1.0 1.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전후 사정”,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A0%84%ED%9B%84%EC%82%AC%EC%A0%95, 확인날짜=2026-10-12.
  2. ↑ 김이상(金履祥), 《자치통감전편(資治通鑑前編)》 권11, 김이상의 안어(履祥按).
  3. ↑ 양일청(楊一清), 《관중주의(關中奏議)》 권7.
  4. ↑ 나관중(羅貫中), 《삼국연의(三國演義)》 제40회.
  5. ↑ 오승은(吳承恩), 《서유기(西遊記)》 제9회.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前後事情”,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2.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50권, 선조 27년 4월 23일 신미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2704023_003, 확인날짜=2026-10-12.
  8. ↑ 이원익(李元翼), 〈변정응태무주문(辨丁應泰誣奏文)〉, 《오리집(梧里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237A_0030_010_0010, 확인날짜=2026-10-12.
  9.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박성흠(朴聖欽), “間島의 來歷”, 《서우》 제11호, 1907년 10월 1일, https://db.history.go.kr/id/ma_003_0110_0020, 확인날짜=2026-10-12.
  10. ↑ 山本謙三 訳, 《英国禁令状》, 1879,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794452, 확인날짜=2026-10-12.
  1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후곡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0%84%ED%9B%84%EA%B3%A1%EC%A0%88, 확인날짜=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