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당당
더 많은 작업
정정당당(正正堂堂)은 태도나 수단이 정당하고 떳떳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손자(孫子)》 〈군쟁(軍爭)〉의 “正正之旗”와 “堂堂之陣”에서 나온 말로, 본래는 대오가 정연하고 기세가 당당한 군대를 가리켰다.[2]
주로 ‘정정당당하다’, ‘정정당당히’ 꼴로 쓴다. 꾀나 속임수, 뒷거래 없이 규칙을 지키며 떳떳하게 겨루거나 행동하는 것을 말한다. “정정당당하게 싸우다”, “정정당당한 경쟁”처럼 운동 경기와 선거, 사업 경쟁에서 자주 쓰인다.
일본어에서도 ‘세이세이도도(正正堂堂, 正々堂々)’라고 하며, 일본의 사전들은 ① 군대의 진용이 정돈되고 기세가 왕성한 모양, ② 태도나 수단이 바르고 훌륭한 모양이라는 두 뜻을 싣는다.[3] 중국어에서는 순서를 바꾼 ‘당당정정(堂堂正正)’이 더 흔하며, 《성어전》은 이를 ‘광명정대(光明正大)’와 뜻이 가까운 말로 본다.[4]
《손자》 〈군쟁〉은 장수가 적의 기세·마음·힘·변화를 다스리는 방법을 차례로 말한 뒤, 변화를 다스리는 법(治變)을 이렇게 정리했다.
以近待遠,以佚待勞,以飽待饑,此治力者也;無邀正正之旗,無擊堂堂之陣,此治變者也。
“가까이에서 멀리 오는 적을 기다리고, 편안히 쉬면서 지친 적을 기다리며, 배불리 먹고서 굶주린 적을 기다리는 것, 이것이 힘을 다스리는 것이다. 깃발이 가지런한 군대를 맞받아치지 말고, 진세가 당당한 군대를 치지 말라. 이것이 변화를 다스리는 것이다.”
판본에 따라 뒷구절을 “勿擊堂堂之陳”으로도 적는다(陳은 陣과 같은 글자).[4] 원문은 정연하고 강한 적과는 정면으로 맞서지 말라는 병법의 가르침이었다. 송나라 진량(陳亮)은 당나라 이정(李靖)을 논하며 “그 진은 당당하고 그 깃발은 정정하니, 정병(正兵)이 아니면 그럴 수 없다(其陣堂堂,其旗正正,此非正兵不能然也)”고 해, 이 말을 바른 방식으로 싸우는 군대의 모습에 빗대었다.[4]
군대의 위용을 가리키던 말이 ‘떳떳하고 바르다’는 도덕적 평가로 옮겨 갔다. 《성어전》은 청나라 소설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 제30회의 “남의 말이 정정당당하니(人家的話正正堂堂)”를 뒤의 뜻의 용례로 든다.[2]
조선에서는 그보다 이른 16세기부터 사람의 뜻이나 논리가 떳떳하다는 뜻으로 썼다. 황준량(黃俊良)은 이현보(李賢輔)를 대신해 지은 상소에서 바른 풍속과 공론을 세우면 “정정당당하여 나라의 형세가 무거워진다(則正正堂堂。國勢以重)”고 했다.[6] 《조선왕조실록》에는 1602년(선조 35) 의령 진사 오여온이 정인홍(鄭仁弘)을 변호하며 “나라를 위한 정성과 적을 친 의리가 정정당당하여(爲國之誠、討賊之義,勤懃懇懇,正正堂堂) 나라 안팎에서 듣지 못한 사람이 없다”고 상소한 것이 이른 예이다.[7] 1664년(현종 5) 이단상(李端相)이 송시열의 복제(服制) 이론을 “정정당당하다”고 하자 실록에 덧붙은 논평이 이를 임금을 속이는 말이라고 비판하는 등,[8] 조선 후기에는 붕당 사이의 논쟁에서 자기 쪽 주장이 떳떳함을 내세우는 말로도 쓰였다.
일본에서는 《일본국어대사전》이 ① 군대의 뜻으로 다구치 우키치(田口卯吉)의 《일본개화소사(日本開化小史)》(1877~82)를, ② 태도의 뜻으로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의 《내지잡거 미래의 꿈(内地雑居未来之夢)》(1886)을 첫 용례로 든다.[3]
- 취약점 보상 프로그램은 해커들이 정정당당하게 실력을 겨루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통로이다.
- 경쟁사의 기술을 몰래 빼 오기보다 정정당당하게 더 좋은 제품으로 승부해야 한다.
- 선수들은 끝까지 정정당당한 경기를 펼치겠다고 다짐했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정정당당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0%95%EC%A0%95%EB%8B%B9%EB%8B%B9%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01.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正正堂堂”,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0258, 확인날짜=2026-10-01.
- ↑ 3.0 3.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正正堂堂”,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AD%A3%E6%AD%A3%E5%A0%82%E5%A0%82, 확인날짜=2026-10-01.
- ↑ 4.0 4.1 4.2 4.3 4.4 4.5 대만 교육부 《성어전》 2020, “堂堂正正”,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80, 확인날짜=2026-10-01.
- ↑ 《손자(孫子)》 〈군쟁(軍爭)〉.
- ↑ 황준량(黃俊良), 〈대농암이상공사은소(代聾巖李相公謝恩疏)〉, 《금계집(錦溪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54권, 선조 35년 9월 25일 갑신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3509025_003, 확인날짜=2026-10-01.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현종실록》 9권, 현종 5년 10월 28일 병술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ra_10510028_002, 확인날짜=2026-10-01.
- ↑ 참고: 진노우치 마사타카(陣内正敬), 〈高校野球・選手宣誓の時代性〉, 규슈대학 언어학 연구회 발표 자료, https://www2.lit.kyushu-u.ac.jp/~linguist/kupl/doc/KUPL32_Jinnouchi.pdf, 확인날짜=2026-10-01.
- ↑ 《당태종이위공문대(唐太宗李衛公問對)》 권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