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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政治哲學, 영어: Political Philosophy)은 국가와 정치권력의 정당성, 자유와 평등, 정의와 권리, 시민의 의무 및 바람직한 사회질서의 원리를 탐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이다.

정치철학은 인간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아가는 과정에서 정치적 권력이 왜 필요하며, 어떤 조건에서 정당화될 수 있고, 사회를 어떤 원칙에 따라 조직해야 하는지 연구한다.

예를 들어 국가는 시민에게 세금을 부과하고 법률을 위반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개인이나 사적 단체가 다른 사람에게 일방적으로 세금을 부과하거나 형벌을 집행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정치철학은 이러한 차이가 어디에서 비롯되는지 질문한다. 국가가 실제로 강제력을 행사할 능력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권력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정치철학의 대표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 국가의 필요성: 인간에게 국가는 반드시 필요한가? 국가가 없는 사회도 가능한가?
  • 권력의 정당성: 누가 어떤 근거로 다른 사람을 통치할 권리를 가지는가?
  • 정의: 어떤 사회제도와 법률이 정의로운가?
  • 자유: 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보장되어야 하며, 국가는 어떤 경우에 이를 제한할 수 있는가?
  • 평등: 모든 사람이 동등한 권리를 가진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 분배: 부와 소득, 기회, 사회적 부담은 어떤 기준에 따라 배분되어야 하는가?
  • 민주주의: 다수결은 왜 정당하며, 다수의 결정에도 제한이 필요한가?
  • 시민의 의무: 시민은 어떤 이유로 법률을 준수해야 하며, 부당한 법률에 저항할 권리가 있는가?
  • 공동체: 개인의 권리와 공동체의 이익이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가?
  • 국제적 정의: 국가 간 불평등, 전쟁, 난민,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은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정치철학은 이러한 질문에 답하기 위해 윤리학, 법철학, 인식론, 사회철학 등의 논의를 활용한다.

특히 정치철학은 현실의 정치제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제도가 왜 정당하거나 부당한지, 어떤 제도가 더 바람직한지를 규범적으로 평가한다.

정치철학은 하나의 특정한 철학 사조가 아니다. 자유주의, 공동체주의, 마르크스주의, 공리주의 등은 정치철학의 주요 문제에 서로 다른 답변을 제시하는 사상적 입장이다.[1]

명칭과 연구 대상

편집 원본 편집

정치철학에 해당하는 영어 Political Philosophy에서 Political은 고대 그리스어 폴리스(πόλις, polis)에서 유래했다.

폴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를 의미한다. 고대 그리스에서 정치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공적인 문제를 논의하고 공동체의 질서를 결정하는 활동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철학을 뜻하는 Philosophy는 지혜를 사랑한다는 의미의 고대 그리스어 필로소피아(φιλοσοφία, philosophia)에서 유래했다.

따라서 정치철학은 어원적으로 공동체의 정치적 삶에 관한 철학적 탐구라는 의미를 가진다.

다만 현대 정치철학의 연구 대상은 고대의 도시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 근대 국민국가뿐 아니라 국제기구, 초국가적 제도, 기업의 권력, 사회적 지배관계 등도 정치철학의 분석 대상이 된다.

정치철학은 흔히 정치이론(Political Theory)과 밀접한 의미로 사용되지만, 두 개념이 완전히 일치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이론은 정치학 내부의 경험적·역사적·해석적 연구까지 포괄하는 넓은 의미로 사용될 수 있다. 반면 정치철학은 특히 정치적 개념과 제도의 정당성, 정의, 자유, 권리 등에 관한 철학적 논증을 중시한다.

권력(Power)은 다른 사람이나 집단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거나 특정한 결과를 실현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반면 권위(Authority)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명령하거나 규칙을 부과할 수 있는 지위 또는 권리를 의미한다.

두 개념은 밀접하게 연결되지만 동일하지 않다.

예를 들어 무장한 집단이 폭력을 통해 특정 지역의 주민을 복종시킬 수 있다면 실제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능력만으로 그 집단이 주민을 통치할 정당한 권리를 가진다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

정치철학에서는 특히 다음과 같은 구분이 중요하다.

  • 사실상의 권력: 실제로 다른 사람의 행동을 통제하거나 강제할 수 있는 능력
  • 사실상의 권위: 사람들이 특정한 통치 주체를 권위자로 받아들이고 그 명령에 따르는 상태
  • 정당한 권위: 통치하거나 명령할 권리가 도덕적·규범적으로 정당화되는 상태

정치철학의 중요한 문제는 사실상의 권력이 어떤 조건에서 정당한 정치적 권위가 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것이다.[1]

정치적 정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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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정당성(Political Legitimacy)은 정치권력과 정치제도가 통치권을 행사할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를 가리킨다.

정당성에 관한 이론은 크게 다음과 같은 접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 동의에 근거한 정당성: 통치받는 사람들의 동의가 정치적 권위를 정당화한다고 보는 접근
  • 절차에 근거한 정당성: 공정한 선거와 의사결정 절차 등 정치적 결정이 이루어지는 방식을 중시하는 접근
  • 결과에 근거한 정당성: 정치제도가 시민의 권리를 보호하고 바람직한 결과를 산출하는지를 중시하는 접근
  • 공적 정당화에 근거한 정당성: 정치적 강제가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에게 수용 가능한 이유로 정당화되어야 한다는 접근

이러한 접근들은 반드시 상호 배타적이지 않다. 하나의 정치이론이 민주적 절차와 기본권 보호, 공적 정당화 등을 함께 요구할 수도 있다.

정당성과 관련하여 정치적 의무(Political Obligation)의 문제도 제기된다.

국가가 정당한 권위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시민에게 모든 법률을 준수할 도덕적 의무를 발생시키는지, 또는 별도의 조건이 필요한지는 논쟁적이다.

따라서 국가의 통치권이 정당한가라는 질문과 시민에게 복종 의무가 있는가라는 질문은 구별하여 검토할 필요가 있다.[1]

자유(Liberty)는 정치철학의 핵심 가치이지만, 자유가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이론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구분은 소극적 자유와 적극적 자유이다.

  • 소극적 자유(Negative Liberty): 다른 사람이나 국가의 간섭을 받지 않는 상태를 강조한다.
  • 적극적 자유(Positive Liberty):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과 자기지배를 강조한다.

예를 들어 국가가 특정한 직업의 선택을 금지하지 않는 것은 소극적 자유와 관련된다.

반면 개인이 자신의 삶을 실질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교육과 능력, 사회적 조건을 갖추었는지는 적극적 자유의 관점에서 검토할 수 있다.

다만 적극적 자유가 반드시 국가의 적극적인 개입을 의미하거나, 소극적 자유가 모든 국가 활동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공화주의 정치철학에서는 타인의 자의적인 권력에 종속되지 않는 비지배로서의 자유(Freedom as Non-domination)를 강조한다.

이 관점에서는 실제로 간섭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이 언제든 자의적으로 간섭할 수 있는 지배관계에 놓여 있다면 충분히 자유롭지 않다고 볼 수 있다.

자유의 의미를 둘러싼 논쟁은 국가의 역할과 개인의 권리, 경제적 자유, 사회적 평등에 관한 정치적 입장과 연결된다.[2]

평등(Equality)은 사람들이 어떤 의미에서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하는지에 관한 개념이다.

정치철학에서는 평등을 하나의 단순한 원칙으로 이해하지 않고 여러 차원으로 구분한다.

구분 의미 대표적인 문제
법적 평등 모든 사람이 법 앞에서 동등한 지위를 가지는 것 신분이나 출신에 따라 법적 권리를 다르게 인정할 수 있는가?
정치적 평등 정치적 의사결정에 동등하게 참여할 수 있는 지위 모든 시민에게 동등한 투표권을 보장해야 하는가?
기회의 평등 사회적 지위와 기회에 접근하는 과정의 공정성 가정환경의 차이가 교육과 취업 기회에 미치는 영향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결과의 평등 소득과 부, 복지 등의 분배 결과에서 나타나는 차이 경제적 불평등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할 수 있는가?
사회적 평등 사람들이 지배와 종속의 관계가 아니라 동등한 사회적 지위를 가지는 것 특정 집단이 구조적으로 열등한 지위에 놓이지 않도록 하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정치철학에서 평등을 강조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반드시 동일한 소득이나 재산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이론은 기본권의 평등을, 다른 이론은 공정한 기회를, 또 다른 이론은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조건의 평등을 중시한다.

중요한 논쟁은 무엇을 평등하게 해야 하며, 어떤 차이를 정당한 불평등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에 있다.[3]

정의(Justice)는 개인과 사회제도, 정치적 행위가 어떤 조건에서 올바르고 공정하다고 평가될 수 있는지를 다루는 개념이다.

정치철학에서는 특히 사회제도와 법률이 사람들에게 이익과 부담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대표적인 구분은 다음과 같다.

  • 분배적 정의(Distributive Justice): 소득, 부, 기회, 권리, 사회적 부담을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 교정적 정의(Corrective Justice): 부당한 손해나 침해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바로잡아야 하는가?
  • 절차적 정의(Procedural Justice): 의사결정과 분쟁 해결의 절차는 어떤 조건에서 공정한가?
  • 응보적 정의(Retributive Justice): 잘못된 행위에 대한 처벌은 어떤 근거와 한계 안에서 정당화되는가?

예를 들어 동일한 교육 예산을 모든 학교에 똑같이 배분하는 정책과 교육 여건이 열악한 학교에 더 많은 예산을 지원하는 정책은 서로 다른 분배 원칙에 기초할 수 있다.

전자는 동일한 배분을 강조하고, 후자는 불리한 조건의 개선을 강조한다.

어느 정책이 더 정의로운지는 단순한 수치 비교만으로 결정되지 않으며, 어떤 평등과 공정성의 원칙을 채택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3]

정치철학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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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 정치철학의 체계적인 발전은 고대 그리스의 도시국가인 폴리스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시민의 정치 참여, 법률, 정의, 통치 형태, 공동체의 목적 등에 관한 논쟁이 이루어졌다.

특히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후대 정치철학에 큰 영향을 미쳤다.

플라톤(기원전 약 427~347)은 《국가》(Politeia)에서 정의로운 개인과 정의로운 공동체의 관계를 탐구했다.

그는 인간의 영혼과 국가의 질서를 연결하여 설명했으며, 지혜와 덕을 갖춘 철학자가 통치해야 한다는 철인정치의 이상을 제시했다.

플라톤의 철인정치는 단순히 지식이 많은 사람이 통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다. 참된 선과 정의에 대한 이해를 갖춘 통치자가 사적인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 전체의 선을 추구해야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철인정치에 대해서는 누가 참된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 판별할 수 있는가, 소수의 통치자에게 권력을 집중시키는 것이 정당한가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아리스토텔레스(기원전 384~322)는 《정치학》(Politika)에서 인간을 본성적으로 정치적 공동체를 이루는 존재로 이해했다.

그는 폴리스의 목적을 단순한 생존이나 안전의 확보에 한정하지 않고, 시민들이 좋은 삶을 실현하는 것과 연결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통치자가 누구이며 누구의 이익을 위해 통치하는지를 기준으로 정치체제를 분류했다.

통치 주체 공동선을 지향하는 형태 통치자의 사익을 지향하는 변질된 형태
한 사람 군주정 참주정
소수 귀족정 과두정
다수 혼합정체 또는 폴리테이아 민주정

여기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비판한 민주정은 오늘날의 헌정 민주주의와 동일한 개념이 아니다.

그는 다수의 통치가 공동선이 아니라 특정 계층의 이익만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또한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철학은 여성과 노예, 외국인 등을 동등한 정치적 시민으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한계를 가지고 있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철학은 정치체제의 정당성을 단순한 권력의 크기가 아니라 정의와 공동선, 좋은 삶의 문제와 연결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4]

고대 로마에서는 공화정과 법률, 시민의 의무, 공동체의 공공성 등에 관한 정치적 사유가 발전했다.

대표적인 사상가인 키케로(Marcus Tullius Cicero, 기원전 106~43)는 《국가론》(De re publica)과 《법률론》(De legibus) 등에서 정치공동체와 정의, 법의 관계를 논의했다.

키케로는 정치공동체를 단순한 권력의 집합이 아니라 법과 공동의 이익에 관한 합의로 결합된 집단으로 이해했다.

또한 스토아 철학의 자연법 사상은 특정한 국가의 법률을 넘어 인간의 이성과 보편적인 도덕적 질서에 근거한 법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로마의 정치사상은 후대의 공화주의, 자연법론, 시민적 의무와 법치주의에 관한 논의에 중요한 유산을 남겼다.[4]

동아시아의 정치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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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의 정당성과 바람직한 통치에 관한 철학적 탐구는 동아시아에서도 독자적으로 발전했다.

고대 중국의 유가, 도가, 묵가, 법가 등은 인간의 본성과 사회질서, 통치자의 역할, 법과 도덕의 관계에 관하여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

유가에서는 공자와 맹자 등이 도덕적 수양과 덕에 기초한 통치를 강조했다.

공자는 통치자가 자신의 덕과 모범을 통해 백성을 이끌어야 한다고 보았다. 맹자는 백성의 삶을 안정시키는 것이 통치의 중요한 조건이라고 주장했으며, 폭압적인 통치에 대한 비판을 발전시켰다.

묵가에서는 묵자가 겸애(兼愛)와 비공(非攻)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 사이의 차별적인 편애와 침략전쟁을 비판하고, 사회 전체에 이익이 되는 실천적 기준을 중시했다.

법가에서는 상앙과 한비자 등이 통치자의 개인적 덕성보다 법과 제도, 행정적 통치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러한 사상들은 모두 사회질서의 형성과 정치권력의 행사라는 문제를 다루지만, 무엇이 바람직한 통치를 가능하게 하는지에 대해서는 상당히 다른 설명을 제시한다.

동아시아 정치사상을 서양의 자유주의나 권위주의 같은 현대적 범주에 그대로 대응시키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각 사상은 서로 다른 역사적 조건과 개념 체계에서 발전했기 때문이다.[5]

중세 정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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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유럽에서는 정치권력과 종교적 권위의 관계가 중요한 문제로 등장했다.

아우구스티누스(Augustinus, 354~430)는 《신국론》(De civitate Dei)에서 지상의 정치공동체와 신의 도성에 관한 문제를 다루었다.

그는 인간의 불완전성과 죄의 문제를 고려하면서 정치질서와 평화, 정의의 관계를 검토했다.

토마스 아퀴나스(Thomas Aquinas, 약 1225~1274)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과 기독교 신학을 결합하여 법과 공동선, 정치적 권위에 관한 이론을 발전시켰다.

아퀴나스는 인간이 이성을 통해 파악할 수 있는 자연법과 인간이 제정하는 실정법의 관계를 논의했다.

중세 정치철학은 기독교 사상에만 한정되지 않았다. 이슬람권과 유대교 전통에서도 정치공동체와 법률, 통치자의 역할에 관한 철학적 논의가 이루어졌다.

특히 알파라비(Al-Farabi, 약 870~950)는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철학을 수용하면서 이상적인 정치공동체와 통치자의 조건을 탐구했다.

근대 정치철학과 사회계약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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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유럽에서는 종교전쟁과 국가권력의 집중, 상업사회의 발전 등을 배경으로 정치적 권위의 근거를 새롭게 설명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사회계약론(Social Contract Theory)이 중요한 정치철학적 전통으로 발전했다.

사회계약론은 정치적 권위와 사회질서를 자유롭고 평등한 개인들 사이의 동의 또는 합의라는 관점에서 정당화하려는 이론이다.

다만 사회계약론에서 말하는 계약이 반드시 역사적으로 실제 체결된 계약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치적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적 또는 규범적 사고실험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사상가는 토머스 홉스, 존 로크, 장자크 루소이다.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에서 공통의 정치권력이 존재하지 않는 자연상태의 불안정성을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안전과 평화를 확보하기 위해 강력한 주권적 권위를 수립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는 《통치론 두 편》(Two Treatises of Government, 1689년 출판)에서 개인의 자연권과 정치권력의 제한을 강조했다.

그에게 정부의 중요한 목적은 생명과 자유,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며, 정부가 신탁된 권력을 남용한다면 시민의 저항이 정당화될 수 있다.

장자크 루소(Jean-Jacques Rousseau, 1712~1778)는 《사회계약론》(Du contrat social, 1762)에서 시민의 자유와 정치공동체의 정당성을 일반의지(General Will)의 개념으로 설명했다.

일반의지는 단순히 개인들의 사적인 선호를 합산한 결과가 아니라, 정치공동체 전체의 공동선을 지향하는 의지를 의미한다.

사상가 대표 저서 주요 문제의식 정치적 권위의 근거
토머스 홉스 《리바이어던》(1651) 무질서와 폭력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방법 안전과 평화를 확보하기 위한 주권적 권위의 수립
존 로크 《통치론 두 편》(1689) 자연권의 보호와 정부권력의 제한 동의에 기초한 정치권력과 자연권의 보장
장자크 루소 《사회계약론》(1762) 자유와 정치적 복종의 양립 가능성 시민의 공동 입법과 일반의지

세 사상가는 모두 사회계약이라는 개념을 활용했지만, 자연상태의 성격과 정치권력의 범위, 시민의 자유에 관하여 서로 다른 입장을 제시했다.[6]

19세기 정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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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에는 산업혁명과 자본주의의 발전, 노동문제, 정치적 대표성의 확대 등이 정치철학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제러미 벤담(Jeremy Bentham)과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은 공리주의적 관점에서 법과 제도의 정당성을 검토했다.

공리주의는 일반적으로 행위나 제도의 결과가 사람들의 행복 또는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도덕적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밀은 《자유론》(On Liberty, 1859)에서 개인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는 정당한 근거를 탐구했으며, 《여성의 종속》(The Subjection of Women, 1869)에서는 여성의 법적·사회적 종속을 비판했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와 프리드리히 엥겔스(Friedrich Engels)는 자본주의 사회의 생산관계와 계급구조, 국가와 법의 역사적 조건을 분석했다.

마르크스주의적 접근은 정치제도를 독립적인 규범 체계로만 이해하기보다 경제적 생산관계와 사회적 권력구조 속에서 파악하려 한다.

이러한 논의는 노동과 자본, 재산권, 경제적 불평등, 계급과 국가의 관계를 현대 정치철학의 중요한 연구 대상으로 만들었다.

현대 정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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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롤스와 정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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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정치철학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되는 저서는 미국의 철학자 존 롤스(John Rawls, 1921~2002)의 《정의론》(A Theory of Justice, 1971)이다.

롤스는 자유롭고 평등한 시민들이 공정한 조건에서 사회의 기본 원칙을 선택한다면 어떤 정의의 원칙에 합의할 것인지 탐구했다.

그는 이를 설명하기 위해 원초적 입장(Original Position)과 무지의 베일(Veil of Ignorance)이라는 사고실험을 제시했다.

원초적 입장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이 어떤 사회적 지위와 능력, 재산, 종교, 가치관을 가지게 될지 알지 못한다고 가정한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특정한 개인이나 집단에 유리한 원칙을 선택하기 어렵기 때문에 공정한 정의의 원칙을 도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롤스의 정의론은 크게 두 원칙으로 설명된다.

  1. 평등한 기본적 자유의 원칙: 모든 사람은 다른 사람의 동등한 자유와 양립할 수 있는 충분한 기본적 자유의 체계에 대해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2.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관한 원칙: 불평등은 공정한 기회균등 아래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직위와 직책에 결부되어야 하며, 사회에서 가장 불리한 사람들에게 최대의 이익이 되도록 조직되어야 한다.

두 번째 원칙 가운데 가장 불리한 사람들의 이익을 중시하는 부분을 차등의 원칙(Difference Principle)이라고 한다.

차등의 원칙은 모든 소득과 재산의 차이를 금지하는 원칙이 아니다.

예를 들어 어떤 경제제도가 소득 격차를 발생시키더라도, 그 격차가 가장 불리한 사람들의 처지를 다른 가능한 제도보다 개선한다면 일정한 불평등이 허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롤스는 기본적 자유의 원칙에 우선성을 부여했으며, 두 번째 원칙 내부에서도 공정한 기회균등이 차등의 원칙보다 우선한다고 보았다.

그의 이론은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평등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지에 관한 현대 정치철학의 중요한 논쟁을 형성했다.[7]

로버트 노직과 자유지상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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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노직(Robert Nozick, 1938~2002)은 《아나키, 국가, 유토피아》(Anarchy, State, and Utopia, 1974)에서 개인의 권리와 소유권을 강조하는 정치철학을 발전시켰다.

노직은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최소국가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보았다.

그는 국가가 사람들의 생명과 자유, 재산을 보호하는 기능을 넘어 특정한 분배 결과를 실현하기 위해 강제력을 행사하는 것에 비판적이었다.

노직의 소유권리론(Entitlement Theory)은 재산 분배의 정의를 단순히 최종적인 분배 결과로 판단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재산이 어떤 과정을 통해 취득되고 이전되었는지이다.

그는 정당한 취득, 정당한 이전, 과거의 부정의에 대한 교정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재산권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두 사회의 재산 분배 결과가 동일하더라도, 한 사회에서는 자발적인 교환을 통해 형성되었고 다른 사회에서는 부당한 강탈을 통해 형성되었다면 두 분배를 동일하게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노직의 이론은 롤스의 분배적 정의론과 대비되면서 현대 자유지상주의 정치철학의 중요한 논거가 되었다.[8]

공동체주의(Communitarianism)는 인간의 정체성과 도덕적 판단이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의 역사, 문화, 전통 속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정치철학적 흐름이다.

현대 공동체주의 논쟁은 특히 1980년대에 롤스의 자유주의적 정의론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과정에서 발전했다.

대표적인 사상가로는 마이클 샌델(Michael Sandel),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 알래스데어 매킨타이어(Alasdair MacIntyre), 마이클 왈저(Michael Walzer)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모두 동일한 정치이론을 주장한 것은 아니지만, 개인을 사회적 관계와 역사적 맥락에서 분리된 추상적인 존재로 이해하는 접근에 비판적인 문제의식을 공유했다.

공동체주의적 접근에서는 개인의 선택과 권리뿐 아니라 공동체의 관습과 가치, 소속감, 공동선이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그러나 공동체의 전통과 가치를 강조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기존의 불평등한 질서를 정당화할 위험이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또한 자유주의 내부에서도 개인의 사회적 관계와 공동체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다양한 이론이 발전했으므로, 자유주의가 공동체를 무조건 부정한다고 이해하는 것은 부정확하다.[9]

여성주의 정치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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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정치철학(Feminist Political Philosophy)은 기존의 정치철학이 성별과 권력의 관계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문제의식에서 발전했다.

전통적인 정치철학은 국가와 법률, 공적인 정치제도에 집중하면서 가정과 돌봄,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권력의 문제를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루었다.

여성주의 정치철학은 이러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의 구분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대표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 정치적 대표성과 의사결정에서 성별에 따른 불평등은 어떻게 발생하는가?
  • 가정과 돌봄 노동의 부담은 사회적으로 어떻게 배분되어야 하는가?
  • 사적인 관계에서 발생하는 지배와 폭력은 정치적 정의의 문제가 될 수 있는가?
  • 기존의 자유와 평등 개념은 모든 사람의 경험을 충분히 반영하는가?
  • 성별뿐 아니라 계급, 인종, 장애 등 서로 다른 사회적 조건은 어떻게 교차하는가?

여성주의 정치철학은 자유주의적 여성주의, 사회주의적 여성주의, 급진적 여성주의, 교차성 이론 등 여러 접근을 포함한다.

따라서 여성주의 정치철학을 하나의 통일된 국가관이나 분배 원칙으로 환원할 수는 없다.[10]

주요 정치철학 사조의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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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의 여러 사조는 자유와 평등, 정의, 국가의 역할 등에 관하여 서로 다른 설명을 제시한다.

사조 대표적인 사상가 주요 관심 국가와 사회질서에 관한 접근
자유주의 존 로크, 존 스튜어트 밀, 존 롤스 개인의 자유, 기본권, 평등한 시민적 지위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고 정당한 정치권력을 수립하는 조건을 탐구
자유지상주의 로버트 노직 등 자기소유권, 재산권, 강제의 제한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는 제한된 국가의 정당성을 강조
공동체주의 마이클 샌델, 찰스 테일러, 마이클 왈저 공동체, 사회적 정체성, 공동선 개인의 권리와 함께 공동체의 가치 및 사회적 관계를 중시
공화주의 필립 페팃 등 비지배로서의 자유, 시민적 지위 자의적 지배를 방지하는 제도와 시민적 통제를 강조
공리주의 제러미 벤담, 존 스튜어트 밀 행복, 복지, 결과 법과 정책이 전체적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을 중시
마르크스주의 카를 마르크스, 프리드리히 엥겔스 계급, 생산관계, 착취, 소외 정치권력과 국가를 경제적·사회적 관계 속에서 분석
무정부주의 미하일 바쿠닌, 표트르 크로폿킨 등 강제적 지배, 국가권력의 정당성 국가와 위계적 권위에 대한 근본적인 비판을 전개

이러한 구분은 각 사조의 대표적인 특징을 정리한 것이다.

실제 정치철학에서는 사조 간 경계가 명확하지 않을 수 있으며, 동일한 사조 내부에서도 국가의 역할과 재산권, 평등에 관하여 서로 다른 입장이 존재한다.

예를 들어 자유주의에는 국가의 경제적 개입을 최소화하려는 입장과 사회적 권리 및 실질적인 기회균등을 위해 적극적인 공공정책을 인정하는 입장이 함께 존재한다.[2][9]

민주주의의 철학적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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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Democracy)는 정치적 의사결정에서 시민들의 참여와 정치적 평등을 중시하는 통치 방식이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왜 바람직한지, 민주적 결정이 어떤 조건에서 정당성을 가지는지에 대해서는 여러 철학적 설명이 존재한다.

민주주의의 정당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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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를 정당화하는 대표적인 논거는 다음과 같다.

  • 정치적 평등: 모든 시민이 공동의 정치적 결정에 동등한 지위를 가지고 참여해야 한다.
  • 자기통치: 시민은 자신에게 적용되는 법률과 정치적 질서의 형성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 도구적 가치: 민주적 절차가 시민의 이익을 반영하고 권력 남용을 방지하는 데 유용할 수 있다.
  • 인식적 가치: 다양한 시민의 지식과 경험을 결합하는 과정이 더 나은 집단적 판단에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논거들은 서로 다른 철학적 근거를 가지고 있다.

민주주의가 좋은 결과를 산출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주장과, 결과와 별개로 시민의 정치적 평등을 존중하기 때문에 바람직하다는 주장은 구별된다.[11]

다수결과 소수자의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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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에서 다수결은 중요한 의사결정 방법이지만, 다수결로 결정되었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정책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다수가 특정한 종교를 믿는다는 이유로 소수 종교의 신앙을 금지하는 법률을 통과시켰다고 가정하자.

이 법률은 다수결이라는 절차를 거쳤더라도 종교의 자유와 시민의 평등한 권리를 침해할 수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 정치철학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중요하다.

  • 다수의 결정은 어떤 권리를 침해해서는 안 되는가?
  • 헌법과 기본권은 민주적 의사결정을 어느 정도까지 제한할 수 있는가?
  • 민주적으로 선출되지 않은 법원이 다수의 결정을 무효화하는 것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 지속적으로 소수에 머무르는 집단의 권리는 어떻게 보호할 수 있는가?

현대의 헌정 민주주의는 일반적으로 다수결과 기본권 보장, 권력분립, 법치주의 등을 결합하지만, 이러한 제도 사이의 적절한 관계에 대해서는 논쟁이 존재한다.[11]

시민 불복종(Civil Disobedience)은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법률이나 정책에 항의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법을 위반하는 정치적 행위이다.

정치철학에서는 시민 불복종이 어떤 조건에서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논의한다.

예를 들어 법률이 특정한 집단의 기본권을 부당하게 제한한다면, 시민이 해당 법률에 공개적으로 저항하는 것이 정당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이 제기된다.

시민 불복종에 관한 논쟁에서는 행위의 비폭력성, 공개성, 항의의 목적, 민주적 절차를 통한 구제 가능성, 다른 시민의 권리 등이 검토된다.

그러나 모든 정치철학자가 시민 불복종의 정당화 조건을 동일하게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법률을 준수해야 할 일반적인 의무가 존재하더라도, 그 의무가 언제나 절대적인 것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한 논쟁의 출발점이다.[11]

분배적 정의와 경제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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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에서 경제적 불평등은 단순히 소득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에 관한 문제가 아니다.

그러한 차이가 어떤 원인으로 발생했으며, 사회제도가 이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가 중요하다.

대표적인 분배 원칙은 다음과 같다.

분배 원칙 핵심 기준 주요 논쟁
엄격한 평등주의 재화와 자원을 동등하게 배분 개인의 필요와 선택, 책임의 차이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
공리주의적 접근 전체적인 행복이나 복지의 증진 전체의 이익을 위해 소수에게 큰 부담을 부과할 수 있는가?
차등의 원칙 가장 불리한 사람들의 처지를 최대한 개선 경제적 불평등이 최약자의 이익에 기여하는지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자유지상주의적 접근 정당한 취득과 자발적인 이전 재산 취득의 역사적 부정의와 사회적 출발점의 차이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필요에 따른 분배 개인이 처한 필요와 결핍 서로 다른 필요를 어떻게 비교하고 우선순위를 정할 것인가?
공적에 따른 분배 기여와 노력, 성취 개인의 성취에서 운과 사회적 조건의 영향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

실제 사회제도에서는 하나의 분배 원칙만 적용되는 경우가 드물다.

예를 들어 의료서비스는 필요에 따른 분배가 강조될 수 있고, 공직의 선발에서는 공정한 기회와 능력이 중요하게 고려될 수 있다.

또한 기본권은 경제적 기여와 관계없이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한다는 원칙이 적용될 수 있다.

정치철학은 이러한 서로 다른 분배 원칙을 어떤 영역에 적용해야 하는지, 원칙들이 충돌할 때 무엇을 우선해야 하는지 검토한다.[3]

국제적 정의와 현대적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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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정치철학은 국가 내부의 제도뿐 아니라 국경을 넘어 발생하는 문제로 연구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국제적 정의(International Justice)는 국가와 국가 사이, 또는 서로 다른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들 사이에 어떤 도덕적 의무가 존재하는지 탐구한다.

대표적인 질문은 다음과 같다.

  • 부유한 국가는 빈곤한 국가를 지원할 도덕적 의무가 있는가?
  • 모든 인간에게 동등한 도덕적 지위가 있다면 국적에 따른 차별적 대우는 어디까지 정당화되는가?
  • 국제적인 경제제도가 특정한 국가나 집단에 불리한 결과를 발생시킨다면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 국경을 넘어 이동할 자유는 어느 정도까지 보장되어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에서는 세계시민주의(Cosmopolitanism)와 국가 또는 정치공동체의 특수한 의무를 강조하는 접근이 서로 다른 설명을 제시한다.

세계시민주의적 접근은 모든 인간이 국적과 관계없이 도덕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반면 국가 중심적인 접근에서는 같은 정치공동체에 속한 시민들 사이에 특별한 의무와 연대의 관계가 존재할 수 있다고 본다.

두 입장의 차이는 국경을 넘어서는 정의의 원칙을 어느 정도까지 적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논쟁으로 이어진다.[12]

기후변화와 세대 간 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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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정치철학에서 분배적 정의와 국제적 정의, 세대 간 정의가 결합되는 대표적인 문제이다.

온실가스 배출의 원인과 피해는 국가와 계층, 세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따라 다음과 같은 질문이 제기된다.

  • 과거에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 국가에는 더 큰 책임이 있는가?
  • 경제발전의 수준이 다른 국가들에 동일한 감축 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공정한가?
  • 현재 세대는 아직 태어나지 않은 미래 세대에 어떤 의무를 가지는가?
  • 기후변화 대응 비용을 국가와 기업, 개인 사이에 어떻게 배분해야 하는가?

이러한 문제는 기존의 정의론을 국가 내부의 현재 시민들 사이의 관계에만 적용하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음을 보여 준다.[12]

인공지능과 정치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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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과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의 확산은 정치철학의 전통적인 문제를 새로운 기술적 환경에서 검토하도록 만든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이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복지 수급 대상자를 선정하거나 행정적 위험을 평가한다고 가정하자.

이 경우 단순히 시스템의 정확도가 높은지만으로 제도의 정당성을 평가하기는 어렵다.

다음과 같은 문제가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 정당성: 자동화된 시스템이 개인의 권리와 의무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을 내릴 권한은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 평등: 학습 데이터와 의사결정 기준이 특정 집단에 불리한 결과를 발생시키는가?
  • 책임: 잘못된 결정이 발생하면 개발자와 운영기관, 담당 공무원 가운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는가?
  • 절차적 정의: 결정의 영향을 받는 사람이 그 이유를 알고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가?
  • 민주적 통제: 공적인 의사결정에 사용되는 기술의 운영 기준을 시민이 어떻게 통제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는 새로운 기술에 관한 것이지만, 그 근본에는 권력의 정당성, 개인의 권리, 평등, 민주적 책임이라는 오래된 정치철학적 질문이 존재한다.

정치철학과 정치학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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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과 정치학은 정치적 현상을 연구한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연구의 목적과 질문에서 차이를 보인다.

구분 정치철학 정치학
주요 관심 정치제도의 정당성, 정의, 자유, 권리 정치제도의 작동, 정치행동, 권력관계, 정책과 정치적 결과
대표적인 질문 민주주의는 왜 정당한가? 민주주의 제도는 어떤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는가?
연구 방법 개념 분석, 규범적 논증, 사고실험, 철학사 연구 통계분석, 비교연구, 사례연구, 역사적 분석 등
평가 기준 논증의 타당성, 규범적 정당화, 개념적 일관성 경험적 증거, 설명력, 분석 방법의 적절성
대표적인 연구 주제 정당한 국가권력의 조건 국가권력의 형성과 실제 운영 방식

예를 들어 어떤 국가에서 소득 불평등이 증가하는 원인을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는 주로 경험적 정치학이나 경제학의 영역에 속한다.

반면 그 정도의 불평등이 정의로운지, 국가가 이를 완화할 의무가 있는지를 검토하는 연구는 정치철학의 영역에 속한다.

그러나 두 분야가 완전히 분리되는 것은 아니다.

정치철학이 현실적인 제도에 관한 규범적 판단을 제시하려면 해당 제도가 실제로 어떤 결과를 발생시키는지에 관한 경험적 지식이 필요하다.

반대로 정치학에서 어떤 정책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려면 성공의 기준이 무엇인지에 관한 규범적 판단이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정치철학과 정치학은 서로 다른 질문을 강조하면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11][3]

주요 논쟁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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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편적 원칙과 역사적 맥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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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의 중요한 논쟁 가운데 하나는 정의와 권리의 원칙이 모든 사회에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한 문제이다.

보편주의적 접근은 인간의 동등한 도덕적 지위와 기본권이 특정한 문화나 국가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본다.

반면 역사적·공동체주의적 접근은 정치적 가치와 제도의 정당성을 이해할 때 개별 사회의 역사와 문화, 공동체의 전통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논쟁은 보편적 인권과 문화적 다양성, 국제적 개입의 정당성 등에 관한 문제와 연결된다.

다만 공동체의 특수성을 강조하는 것이 반드시 보편적 인권을 부정한다는 뜻은 아니며, 보편적 권리를 옹호하는 입장도 문화적 차이를 고려할 수 있다.[9]

이상적인 원칙과 현실의 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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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에서는 정의로운 사회의 이상적인 원칙을 탐구하는 것과 실제 사회에서 가능한 제도적 개선을 검토하는 것 사이의 관계가 논쟁적이다.

이상 이론(Ideal Theory)은 정의로운 사회가 충족해야 할 원칙과 조건을 탐구한다.

반면 비이상 이론(Non-ideal Theory)은 현실에 존재하는 불평등과 부정의, 제도적 제약 등을 고려하여 어떤 개선이 가능한지 검토한다.

예를 들어 모든 시민에게 공정한 기회를 보장해야 한다는 원칙에 동의하더라도, 교육과 주거, 노동시장의 불평등을 실제로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개선해야 하는지는 별도의 문제이다.

이상적인 원칙은 제도 개혁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지만, 현실의 조건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발생시킬 수 있다.

반대로 현실적인 제약만을 강조하면 기존의 부정의를 충분히 비판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현대 정치철학에서는 이상적인 정의의 원칙과 실현 가능한 정치적 개혁을 어떻게 연결할 것인지가 중요한 연구 문제이다.[7][3]

정치철학의 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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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철학은 전통적으로 국가와 법률, 통치제도를 중심으로 발전했지만, 정치적인 문제를 국가의 공식적인 활동에만 한정할 수 있는지는 논쟁적이다.

가정과 직장, 기업, 사회적 관습에서도 사람들 사이의 지배와 종속,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주의 정치철학과 비판적 사회이론은 기존 정치철학이 공적인 정치제도에 집중하면서 다른 영역의 권력관계를 충분히 분석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정치철학의 연구 대상을 사회적 관계와 경제제도, 문화적 권력, 국제적 제도 등으로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10]

정치철학의 핵심적인 의의는 정치권력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 권력이 정당하다는 판단을 구별하도록 한다는 데 있다.

국가가 법률을 제정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그 법률이 정의롭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니다.

또한 어떤 정책이 경제적 효율성을 높인다는 사실만으로 그 정책이 모든 시민에게 공정하다고 평가되는 것도 아니다.

정치철학은 이러한 문제를 자유와 평등, 권리와 의무, 정의와 공동선이라는 개념을 통해 체계적으로 검토한다.

그 과정에서 정치철학은 특정한 정치체제나 이념을 무조건 옹호하는 학문이 아니라, 서로 다른 정치적 주장들이 어떤 근거로 정당화될 수 있는지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학문으로 기능한다.

정치철학이 탐구하는 가장 근본적인 질문은 인간이 서로 다른 이해관계와 가치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어떤 원칙에 따라 정당한 공동생활을 형성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라고 할 수 있다.

  1. ↑ 1.0 1.1 1.2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Political Legitimacy」, 2023년 12월 11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legitimacy/,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2. ↑ 2.0 2.1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Liberalism」, 2026년 2월 25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liberalism/,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3. ↑ 3.0 3.1 3.2 3.3 3.4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Distributive Justice」, 2017년 9월 26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justice-distributive/,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4. ↑ 4.0 4.1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Ancient Political Philosophy」, 2023년 3월 22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ancient-political/,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5.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Confucius」, https://plato.stanford.edu/entries/confucius/,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6.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Contemporary Approaches to the Social Contract」, 2021년 9월 27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contractarianism-contemporary/,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7. ↑ 7.0 7.1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John Rawls」, 2025년 9월 3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rawls/,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8. ↑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Robert Nozick's Political Philosophy」, https://plato.stanford.edu/entries/nozick-political/,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9. ↑ 9.0 9.1 9.2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Communitarianism」, 2024년 6월 7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communitarianism/,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10. ↑ 10.0 10.1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Feminist Political Philosophy」, 2023년 12월 15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feminism-political/,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11. ↑ 11.0 11.1 11.2 11.3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Democracy」, 2024년 6월 18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democracy/,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
  12. ↑ 12.0 12.1 Stanford Encyclopedia of Philosophy, 「International Distributive Justice」, 2026년 6월 19일 개정, https://plato.stanford.edu/entries/international-justice/, 확인 날짜: 2026년 10월 1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