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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천백일(靑天白日)은 하늘이 맑게 갠 대낮을 뜻하며, 맑은 하늘에 뜬 해, 또는 혐의나 누명이 풀려 무죄가 밝혀짐을 이르기도 하는 한자성어이다.[1]

글자 그대로는 푸른 하늘과 밝은 해, 곧 구름 한 점 없는 대낮이다. 여기서 ‘누구나 훤히 볼 수 있는 것’, ‘숨길 것 없이 떳떳한 마음’이라는 비유가 나왔고, 한국어와 일본어에서는 ‘누명을 벗고 무죄가 됨’이라는 뜻으로도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청천백일은 소경이라도 밝게 안다”는 속담을 함께 싣는데, 누구나 분명히 알 수 있는 사실을 이르는 말이다.[1]

중국어에서는 ‘대낮(白昼)’이라는 뜻이 중심이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청렴하고 깨끗함의 비유’와 ‘중국국민당 당휘’를 함께 뜻풀이로 든다.[2] 오늘날 중국어권에서는 중화민국(대만)의 국장(國徽)과 국기 문양의 이름으로 더 자주 접한다(아래 중화민국의 청천백일 참고).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靑 청 푸르다 푸른
天 천 하늘 하늘
白 백 희다, 밝다 밝은
日 일 해, 날 해

‘靑’은 중국과 일본에서 쓰는 자형으로는 ‘青’이다. 일본에서는 ‘晴天白日’로 쓰기도 하지만 《디지털 대사천》은 이를 잘못된 표기로 본다.[3]

네 글자는 당나라 시에 먼저 보인다. 이백(李白)의 〈상류전행(上留田行)〉에 형제가 갈라선 일을 두고 “밝은 대낮에 자형나무가 꺾였다(青天白日摧紫荆)”는 구절이 있고, 한유(韓愈)의 시 〈억작행 화장십일(憶昨行和張十一)〉에도 “맑은 대낮에 꽃과 풀이 곱다(青天白日花草麗)”는 구절이 있다.[4] 여기까지는 날씨를 그린 말이다.

비유의 뜻은 한유가 벗 최군(崔群)에게 보낸 편지 〈여최군서(與崔群書)〉에서 나왔다. 어떤 사람이 “최군이 훌륭하긴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칭찬하니 도리어 의심스럽다”고 하자, 한유는 이렇게 답했다.[5]

鳳凰芝草,賢愚皆以為美瑞;青天白日,奴隸亦知其清明。譬之食物,至於遐方異味,則有嗜者,有不嗜者。至於稻也,粱也,膾也,炙也,豈聞有不嗜者哉?

“봉황과 영지는 어진 이든 어리석은 이든 모두 상서롭다고 여기고, 푸른 하늘의 밝은 해는 종들도 그것이 맑고 밝은 줄 안다. 음식에 비기자면, 먼 지방의 별난 맛은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지만, 쌀과 기장, 회와 구이를 싫어한다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곧 정말 훌륭한 사람은 맑은 날의 해처럼 누구 눈에나 분명하므로 모두가 칭찬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말이다. 《성어전》은 이 구절을 ‘청렴하고 깨끗함의 비유’라는 뜻의 출전으로 든다.[2]

남송의 주희(朱熹)도 편지 〈답위원리서(答魏元履書)〉에서 이 말을 ‘마음에 숨기는 것이 없음’의 뜻으로 썼다고 《일본국어대사전》은 적는다.[6] 한편 명청 소설에서는 ‘대낮에, 버젓이’라는 부사적 쓰임이 흔하다. 《성어전》은 《초각박안경기(初刻拍案驚奇)》 권2의 “대낮에 몰래 사람을 꾀어 집으로 데려와 속이려 한다(青天白日,暗地拐人來家,要行局騙)”와 《홍루몽(紅樓夢)》 제19회의 “대낮에 이게 무슨 짓이냐(青天白日,這是怎麼說)”를 든다.[2]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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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靑天白日’이 113건 있다.[7] 대부분 ‘떳떳하고 숨김이 없다’는 한유의 뜻으로, 임금의 처신이나 사람의 마음을 두고 쓴 것이다.

  • 세종 20년(1438) 찬성 신개(申槪)는 헌릉 비문의 무인년(1398) 기사를 고치자고 하면서 “우리 태종의 마음은 광명정대하여 청천백일과 같다(我太宗心地光明正大,如靑天白日)”고 했다.[8]
  • 성종 1년(1470) 옥에 갇힌 유자광(柳子光)은 지나가던 군사의 붓을 빼앗아 옷자락을 찢어 글을 써 올렸는데, “신은 늘 나라에 충성을 다하려 생각했으니 청천백일이 머리 위에 임해 있습니다(靑天白日,臨在頭上)”라며 결백을 호소했다.[9]
  • 선조 6년(1573) 이황(李滉)의 시호를 논할 때 김성일(金誠一)은 “이 사람의 학문은 청천백일과 같아 눈이 있으면 누구나 볼 수 있다(此人之學,如靑天白日,有目可覩)”고 했다.[10] 한유가 최군을 두고 한 말과 같은 쓰임이다.
  • 대낮, 맑은 날씨: 당나라 시의 쓰임. 일본에서는 《태평기(太平記)》(14세기 후반)에 “석벽이 어둡다 하나 청천백일과 같다”는 예가 있다.[6]
  • 떳떳함, 숨김없음: 한유 〈여최군서〉에서 나온 비유. 조선 문헌의 쓰임은 대부분 이것이다.
  • 무죄가 밝혀짐: 누명을 벗어 떳떳한 몸이 되었다는 뜻으로, 한국어와 일본어에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박종화의 《임진왜란》에서 “다시 청천백일의 몸이 되게 한”이라는 예를 든다.[1]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뜻의 첫 용례로 후쿠자와 유키치(福澤諭吉)의 《서양사정(西洋事情)》(1866~1870)을 든다.[6]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오늘날 일본어에서 “청천백일의 몸이 되다(青天白日の身となる)”처럼 무죄가 밝혀진 경우에 주로 쓰며, 한유 글의 뜻에서 조금 바뀐 것이라고 설명한다.[11] 《성어전》의 뜻풀이에는 이 뜻이 없다.[2]

중화민국의 청천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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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와는 별개로, ‘청천백일’은 중화민국의 국장과 국기 문양의 이름이기도 하다.

  • 혁명가 펑쯔유(馮自由)의 《혁명일사(革命逸史)》에 따르면, 1895년 쑨원(孫文) 등이 홍콩의 흥중회(興中會) 본부에서 광저우 봉기를 논의할 때 청나라의 황룡기 대신 쓸 깃발로 청천백일기를 정했고, 이 깃발은 루하오둥(陸皓東)이 고안했다. 루하오둥은 그해 봉기가 실패하면서 처형되었다. 처음에는 깃발의 햇살 수가 일정하지 않았으나, 쑨원이 햇살은 간지(干支)를 나타내므로 열두 개로 해야 한다고 설명한 뒤로 열두 갈래로 굳었다고 한다.[12]
  • 1906년 중국동맹회에서 국기 도안을 논의할 때 황싱(黃興)은 청천백일기가 모양이 아름답지 않고 일본의 욱일기와 비슷하다며 반대했으나, 쑨원은 이를 지키고 붉은색을 더했다. 이것이 오늘날의 ‘청천백일만지홍기(青天白日滿地紅旗)’로 이어진다.[12]
  • 1928년 12월 17일 공포된 〈중화민국 국휘국기법(中華民國國徽國旗法)〉은 제1조에서 “중화민국의 국휘는 청천백일로 정한다(中華民國之國徽,定為青天白日)”고 하고, 푸른 원 바탕에 흰 해와 흰 햇살 열두 갈래를 두도록 했다.[13] 현행 법률도 같은 내용을 유지한다.[14]
  • 로그를 모두 공개하자 그가 데이터를 빼돌렸다는 의혹은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그는 청천백일의 몸이 되었다.
  • 감추는 것 없이 청천백일처럼 떳떳하게 살아왔다.
  • 청천백일에 그런 일이 벌어지다니 믿을 수가 없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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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광명정대(光明正大): 말이나 행동이 떳떳하고 정당함. 실록의 ‘청천백일’은 이 말과 함께 쓰인 경우가 많다.
  • 결백(潔白): 행동이나 마음씨가 깨끗하여 허물이 없음.
  • 백일하(白日下): ‘백일하에 드러나다’처럼, 숨김없이 드러남을 이르는 말.
  • 청천벽력(靑天霹靂): 맑게 갠 하늘에 날벼락이라는 뜻으로, 뜻밖에 일어난 큰 사건을 이른다. 같은 ‘청천’으로 시작하지만 뜻은 전혀 다르다.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청천백일”,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AD%EC%B2%9C%EB%B0%B1%EC%9D%BC, 확인날짜=2026-10-01.
  2. ↑ 2.0 2.1 2.2 2.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青天白日”,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404, 확인날짜=2026-10-01.
  3.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 “青天白日”,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9D%92%E5%A4%A9%E7%99%BD%E6%97%A5, 확인날짜=2026-10-01.
  4. ↑ 이백(李白), 〈상류전행(上留田行)〉; 한유(韓愈), 〈억작행 화장십일(憶昨行和張十一)〉.
  5. ↑ 한유(韓愈), 〈여최군서(與崔群書)〉, 《전당문(全唐文)》 권552.
  6. ↑ 6.0 6.1 6.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青天白日”,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9D%92%E5%A4%A9%E7%99%BD%E6%97%A5, 확인날짜=2026-10-01.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靑天白日”, https://sillok.history.go.kr/search/searchResultList.do?topSearchWord=%E9%9D%91%E5%A4%A9%E7%99%BD%E6%97%A5&type=w&sillokType=S, 확인날짜=2026-10-01.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82권, 세종 20년 9월 25일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2009025_001, 확인날짜=2026-10-01.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4권, 성종 1년 4월 4일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ia_10104004_001, 확인날짜=2026-10-01.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7권, 선조 6년 11월 26일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0611026_001, 확인날짜=2026-10-01.
  11. ↑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青天白日”,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9D%92%E5%A4%A9%E7%99%BD%E6%97%A5, 확인날짜=2026-10-01.
  12. ↑ 12.0 12.1 펑쯔유(馮自由), 《혁명일사(革命逸史)》, 〈중화민국기지역사(中華民國旗之歷史)〉.
  13. ↑ 〈중화민국 국휘국기법(中華民國國徽國旗法)〉(1928년 12월 17일 공포), 제1조.
  14. ↑ 대만 법무부 전국법규자료고, 〈中華民國國徽國旗法〉, https://law.moj.gov.tw/LawClass/LawAll.aspx?PCode=D0020020,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