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발노장
더 많은 작업
검발노장(劍拔弩張)은 칼은 이미 칼집에서 뽑혔고 쇠뇌(弩)는 시위를 당겨 놓았다는 뜻으로, 싸움이 곧 벌어질 듯 형세가 몹시 긴박하거나 기세가 사람을 압도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서예에서 붓의 힘이 굳세고 웅건함을 가리키는 말로도 쓴다.[1]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성어의 두 가지 뜻에 각각 다른 근원을 든다.[1]
첫째 뜻의 말뿌리는 《한서(漢書)》 권99 하 〈왕망전(王莽傳) 하〉로, 여기서는 ‘拔刃張弩(칼날을 뽑고 쇠뇌를 당기다)’라는 형태로 나온다. 신(新)나라 지황(地皇) 연간, 국사(國師) 유흠(劉歆)은 자식들이 왕망에게 죽임을 당한 데 원한을 품고 왕섭(王涉)·대사마 동충(董忠)과 함께 반란을 꾀했으나, 태백성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다 때를 놓쳤고 결국 밀고를 당했다. 왕망에게 불려 간 동충이 칼을 뽑아 자결하려 하자 시중 왕망(王望)이 “대사마가 반역한다”고 외쳤고(황제 왕망(王莽)과는 다른 인물이다), 동충은 그 자리에서 죽임을 당했다. 궁중이 발칵 뒤집혀 군사가 낭서(郎署)로 몰려들었다.
省中相驚傳,勒兵至郎署,皆拔刃張弩。更始將軍史諶行諸署,告郎吏曰:「大司馬有狂病,發,已誅。」皆令弛兵。
“궁중이 서로 놀라 소문이 돌자 군사를 거느리고 낭서에 이르렀는데, 모두 칼날을 뽑고 쇠뇌를 당겼다. 경시장군 사심(史諶)이 여러 관서를 돌며 낭리들에게 ‘대사마가 미친 병이 발작하여 이미 처단되었다’고 알리고, 모두 무기를 거두게 하였다.”[3] 뒤이어 유흠과 왕섭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어전》은 이 장면에서 ‘검발노장’이 나왔다고 본다.
둘째 뜻은 남조 양(梁)나라 원앙(袁昂)이 무제의 명을 받아 역대 서예가 25명을 평한 《고금서평(古今書評)》(523)에서 나왔다. 여기서 원앙은 삼국 위나라의 서예가 위탄(韋誕)의 글씨를 이렇게 평했다.[4]
韋誕書如龍威虎振,劍拔弩張。
“위탄의 글씨는 용이 위엄을 떨치고 범이 떨쳐 일어나는 듯하며, 칼을 뽑고 쇠뇌를 당긴 듯하다”는 뜻이다. ‘劍拔弩張’이라는 네 글자가 그대로 나오는 이른 예로, 여기서는 긴박함이 아니라 붓끝의 힘과 기세를 칭찬하는 말이었다. 후대에는 청나라 진정작(陳廷焯)이 《백우재사화(白雨齋詞話)》에서 신기질의 사(詞) 가운데 지나치게 힘을 준 작품을 두고 “검발노장을 면치 못한다”고 하는 등, 시문의 기세가 너무 드세다는 뜻으로도 썼다.[5]
오늘날 중국어에서는 첫째 뜻, 곧 ‘형세가 긴박하다’는 뜻으로 주로 쓴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劍 | 검 | 칼 | 칼 |
| 拔 | 발 | 뽑다 | 칼집에서 뽑다 |
| 弩 | 노 | 쇠뇌 | 기계식 활 |
| 張 | 장 | 베풀다, 당기다 | 시위를 당겨 놓다 |
- 인수 조건을 두고 양측 법무팀이 검발노장으로 맞서, 회의실에는 한동안 침묵만 흘렀다.
- 국경에 병력이 집결하자 두 나라는 검발노장의 대치에 들어갔다.
- 그 현판의 글씨는 검발노장의 필세가 있어 보는 이를 압도한다.
- ↑ 1.0 1.1 1.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劍拔弩張”,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66, 확인날짜=2026-09-26.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弩張劍拔”,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872, 확인날짜=2026-09-26.
- ↑ 반고(班固), 《한서》 권99 하 〈왕망전 하〉.
- ↑ 원앙(袁昂), 《고금서평(古今書評)》.
- ↑ 진정작(陳廷焯), 《백우재사화(白雨齋詞話)》 권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