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물생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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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물생심(見物生心)은 어떠한 실물을 보게 되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김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글자 그대로는 ‘물건을 보면 마음이 생긴다’는 뜻이다. 여기서 ‘마음’은 그것을 갖고 싶은 욕심을 말한다. 평소에는 생각도 없던 물건이 눈앞에 보이면 갖고 싶어지는 사람의 마음을 가리키며, 충동구매처럼 가벼운 일에서부터 남의 물건에 손을 대는 일까지 두루 쓴다. 그래서 “견물생심이라고, 귀중품은 눈에 띄지 않게 두어라”처럼 유혹의 여지를 처음부터 없애라는 경계의 말로도 자주 쓴다.
한자로 된 말이지만 한국에서 주로 쓰는 말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에는 실려 있지 않으며, 중국어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재물을 보고 나쁜 마음을 품는다는 ‘견재기의(見財起意)’를 쓴다.[2]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중국 고전에서 이 뜻으로 쓰인 예는 확인되지 않는다(아래 ‘중국 문헌의 見物生心’ 참고). 한문 용례는 조선 후기 문헌에서 보인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나오지 않고, 《승정원일기》에 1건,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 6건이 있다.[3]
그 가운데 하나는 이최중(李最中)이 1765년(영조 41년, 을유) 아들에게 보낸 편지다. 아들이 보낸 반찬이 심부름꾼 노파의 집에서 없어지자 그는 이렇게 썼다.[4]
前書旣不云乎。勿送饌物。而見失於紅嫗家。與船失同也。見物生心。何足恠乎。此後則勿送一物。吾則已安於藿湯麥飯。分已過矣。
“지난 편지에서 반찬을 보내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냐. 노파의 집에서 잃어버렸으니 배에서 잃어버린 것과 같다. 물건을 보면 욕심이 생기는 법이니 무엇이 이상하겠느냐. 이후로는 아무것도 보내지 마라. 나는 이미 미역국과 보리밥에 만족하니 분수에 넘친다.” 물건을 가져간 사람을 탓하기보다 사람의 마음이 원래 그러하니 보내지 않는 것이 낫다는 말이다.
1790년(정조 14년) 5월 24일, 정조는 강계 부사로 보낼 사람을 고르면서 “근래 사람들은 지조가 굳지 못해 견물생심의 걱정을 면치 못한다. 강계에 가서 폐단을 바로잡지 못하고 돌아오면 무슨 낯으로 다시 고개를 넘겠는가(近來之人,操守不固,未免有見物生心之患。渠往江界,不能蘇弊而歸,則其將何顔,更踰駒峴乎)”라고 했다.[5]
김조순(金祖淳)은 옥당(玉堂, 홍문관)의 은잔을 훔친 자를 붙잡아 죽이려 한다는 소문을 듣고, 그가 자수했다고도 하고 “한때 물건을 보고 욕심이 났을 뿐 본래 도둑질을 일삼던 자가 아니니(不過一時見物生心,非素所業盜者)” 죽이기보다 죄를 다스린 뒤 형조로 넘겨 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이 옳다는 편지를 보냈다.[6] 송치규(宋穉圭)가 지은 한 행장에는, 주인공이 어린 시절 노리개를 서로 바꾸자는 아이들에게 “너희는 어찌 물건을 보고 욕심을 내느냐. 내가 갖고 싶어도 남은 반드시 내주려 하지 않을 것이다(爾何見物生心。己雖欲之,人必不肯矣)”라고 했다는 일화가 실려 있다.[7]
이처럼 조선 후기의 쓰임도 지금과 같이 ‘물건을 보고 탐내는 마음’이었다.
중국 문헌에서도 네 글자가 우연히 이어진 예는 있다. 청나라 왕사단(王士端)의 도교 수양서 《양진집(養眞集)》 〈경(境)〉 장에는 “마음은 경계를 따라 일어나니, 마음을 빌려 경계를 보면 사물을 볼 때마다 마음이 생겨나, 비록 산림이나 바다 섬에 살아도 모두 번뇌일 뿐이다(故心因境起,借心觀境,見物生心,雖居山林海島都是塵勞)”라는 구절이 있다.[8] 여기서 ‘見物生心’은 바깥 사물을 따라 망념이 일어난다는 수행론의 말로, 물건을 탐낸다는 한국어의 뜻과는 결이 다르다. 중국에서 이 네 글자가 성어로 굳어 쓰인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見 | 견 | 보다 | 보다 |
| 物 | 물 | 물건, 만물 | 물건, 재물 |
| 生 | 생 | 나다, 살다 | 생기다 |
| 心 | 심 | 마음 | (갖고 싶은) 마음, 욕심 |
- 견물생심이라고, 관리자 비밀번호를 모니터에 붙여 두는 것은 누군가에게 기회를 주는 셈이다.
- 계산대 앞에 작은 과자를 진열하는 것은 견물생심을 노린 배치다.
- 견물생심이라 하니 귀중품은 차 안에 보이게 두지 마세요.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견물생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2%AC%EB%AC%BC%EC%83%9D%EC%8B%AC,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見財起意”,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880,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見物生心”(0건), https://sillok.history.go.kr/;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검색 “見物生心”(1건), https://sjw.history.go.kr/;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見物生心”(6건),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이최중(李最中), 〈기자의병(寄子義秉) 을유〉, 《위암집(韋庵集)》 권5,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1065A_0060_020_004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1065A_0060_020_0040,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정조 14년 5월 24일 갑진, https://sjw.history.go.kr/id/SJW-G14050240-01500, 확인날짜=2026-09-27.
- ↑ 김조순(金祖淳), 〈여이상서(與李尙書) 지연(止淵)〉, 《풍고집(楓皐集)》 권10,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자료ID ITKC_MO_0600A_0110_010_0260, https://db.itkc.or.kr/dir/node?dataId=ITKC_MO_0600A_0110_010_0260, 확인날짜=2026-09-27.
- ↑ 송치규(宋穉圭), 〈호은신공행장(湖隱申公行狀)〉, 《강재집(剛齋集)》 권1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왕사단(王士端), 《양진집(養眞集)》 〈경(境)〉.
-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見物”,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A6%8B%E7%89%A9,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