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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색창연(古色蒼然)은 오래되어 예스러운 풍치나 모습이 그윽하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1]

오랜 세월을 거치며 빛이 바래고 손때가 묻어 옛 정취가 짙게 배어 있는 모습을 말한다. 오래된 절이나 고택, 성곽, 옛 글씨와 그림, 낡은 책처럼 세월의 흔적이 멋으로 느껴지는 대상에 주로 쓰며 “고색창연한 건물”, “고색창연한 고서”처럼 형용사로 쓴다.

한편 같은 말을 ‘시대에 뒤떨어지고 낡아 빠졌다’는 비꼬는 뜻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이런 쓰임은 일본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아래 ‘뜻의 갈래’ 참고).

‘고색(古色)’은 오래되어 낡은 빛, ‘창연(蒼然)’은 빛이 푸르스름하게 바래 예스러운 모양을 뜻한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古 고 옛, 오래되다 오래되다
色 색 빛, 색깔 빛깔, 모습
蒼 창 푸르다, 늙다 빛이 바래 예스럽다
然 연 그러하다 형용하는 접미 요소(~한 모양)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오래된 서화나 기물의 빛깔을 묘사하던 말이 굳은 것이다.

확인되는 가장 이른 용례는 원나라 말 유인본(劉仁本)의 《우정집(羽庭集)》이다. 백거이(白居易)의 시를 적은 옛 글씨에 붙인 짧은 제발(題跋)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2]

竹窻墨迹,古色蒼然。香山浄社,尚友千年。

“〈죽창〉 시의 먹 자취가 옛 빛으로 창연하니, 향산거사(백거이)의 정토 결사와 천 년을 사이에 두고 벗하는 듯하다.”

명나라 사조제(謝肇淛)의 필기 《오잡조(五雜俎)》 권7 〈인부(人部) 3〉에도 서예를 논하며 “예서는 채옹(蔡邕) 이후로 대대로 사람이 있었지만, 후한의 글씨는 옛 빛이 창연하다(然東京之筆,古色蒼然)”고 한 대목이 있다.[3] 일본의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오잡조》 구절을 참고 문헌으로 든다.[4] 사자성어 목록류에서는 《오잡조》를 출전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같은 네 글자는 그보다 앞선 원나라 말 《우정집》에 이미 보인다.

명나라 소보(邵寶)의 〈송단명(松壇銘)〉에도 오래된 소나무를 두고 “옛 빛이 창연하다(古色蒼然)”고 한 구절이 있다.[5] 이처럼 명청 시대에는 서화, 기물, 고목처럼 오래된 사물의 운치를 칭찬하는 말로 쓰였다.

조선 문인들도 주로 옛 글씨와 그림, 책을 감상하며 이 말을 썼다.

  • 차천로(車天輅)는 한호(韓濩)가 간직한 용호(龍虎) 그림 병풍을 노래하며 “슬픈 바람이 만 리에서 얇은 비단에 일어나니, 옛 빛이 창연하게 안개처럼 피어오른다(悲風萬里生微綃。古色蒼然起烟霧)”고 읊었다.[6]
  • 강세황(姜世晃)은 주희의 큰 글씨를 본떠 쓰고 “옛 빛이 창연하여 엄숙해 함부로 대할 수 없는 뜻이 있다(古色蒼然。有方嚴不可慢之意)”고 적었다.[7]

1920년대 잡지 《개벽》의 기행문에서는 “古色蒼然한 작은 집”처럼 옛 건물을 그리는 말로 쓰는 한편, 철도와 관청이 신의주로 옮겨 간 뒤 쇠락한 의주 읍내를 두고 “古色蒼然의 悲運을 當케 되얏다”고 써서 ‘낡고 뒤처짐’의 뜻으로도 썼다.[8]

  • 한국어 사전 뜻은 “예스러운 풍치나 모습이 그윽함”으로, 좋은 뜻이다.[1]
  • 일본어 古色蒼然(こしょくそうぜん)은 “오랜 세월을 거쳐 몹시 낡아 보이는 모양”으로 풀이되며, 《디지털 다이지센》은 유의어로 ‘古めかしい(낡아 빠지다)’, ‘時代遅れ(시대에 뒤떨어짐)’ 등을 든다. 《일본국어대사전》이 드는 첫 용례도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의 《당세서생기질(当世書生気質)》(1885~86)에서 때 묻은 낡은 겹옷을 묘사한 대목이다.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메이지 시대 법령이 되살아나 맹위를 떨친다는 소설 대목(“その古色蒼然たる布告”)을 예로 든다.[4]
  • 그래서 “고색창연한 규제”, “고색창연한 논리”처럼 시대에 뒤떨어진 제도나 사고방식을 꼬집는 데 쓰면 비꼬는 뜻이 된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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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에서는 古色古香(gǔsè gǔxiāng)이 더 널리 쓰인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말을 “예스럽고 우아한 빛깔과 정취를 지닌 서화나 옛 모양의 기물·건축·예술품”을 형용하는 말로 풀이한다.[9]
  • 일본어에서는 古色蒼然을 그대로 쓰되, 앞서 본 것처럼 ‘낡아 빠졌다’는 뜻으로 많이 쓴다.[4]
  • 고색창연한 한옥 마을 골목에 무료 와이파이 안테나가 어색하게 달려 있었다.
  • 그 은행의 고색창연한 전산 시스템은 아직도 수십 년 전 언어로 짠 프로그램 위에서 돌아간다.
  • 도서관 지하 서고에서 고색창연한 고서 한 질이 발견되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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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색고향(古色古香): 예스러운 빛깔과 정취. 중국어에서 주로 쓰는 말.
  • 구태의연(舊態依然): 조금도 변하거나 발전한 데 없이 예전 모습 그대로임. 낡았다는 비판의 뜻으로 쓸 때 가깝다.
  • 만고풍상(萬古風霜): 오랜 세월 동안 겪어 온 많은 고생.
  • 낙락장송(落落長松): 가지가 길게 늘어진 큰 소나무. 오래된 운치를 함께 그릴 때 쓴다.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고색창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3%A0%EC%83%89%EC%B0%BD%EC%97%B0, 확인날짜=2026-10-11.
  2. ↑ 유인본(劉仁本), 〈제백낙천죽창시묵적(題白樂天竹窻詩墨迹)〉, 《우정집(羽庭集)》 권6.
  3. ↑ 사조제(謝肇淛), 《오잡조(五雜俎)》 권7 〈인부(人部) 3〉.
  4. ↑ 4.0 4.1 4.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古色蒼然”,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F%A4%E8%89%B2%E8%92%BC%E7%84%B6, 확인날짜=2026-10-11.
  5. ↑ 소보(邵寶), 〈송단명(松壇銘)〉, 《용춘당집(容春堂集)》 전집 권9.
  6. ↑ 차천로(車天輅), 〈제한석봉소장용호장자가(題韓石峯所藏龍虎障子歌)〉, 《오산집(五山集)》 권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58A_0010_030_0050, 확인날짜=2026-10-11.
  7. ↑ 강세황(姜世晃), 〈방주문공(倣朱文公)〉, 《표암고(豹菴稿)》.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1057A_0050_010_0840, 확인날짜=2026-10-11.
  8. ↑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근현대잡지자료, 〈구문화의 중심지인 경북 안·예 지방을 보고(舊文化의 中心地인 慶北 安·禮地方을 보고)〉, 《개벽》 제15호, ma_013_0150_0110; 달성(達成), 〈내가 본 국경의 1부 7군(내가 본 國境의 1府 7郡)〉, 《개벽》 제38호, ma_013_0370_0200,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1.
  9.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古色古香”,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72,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