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언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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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巧言令色)은 아첨하는 말과 알랑거리는 태도를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교언(巧言)’은 듣기 좋게 꾸민 말, ‘영색(令色)’은 보기 좋게 꾸민 얼굴빛이다. 속마음과 달리 말과 표정을 꾸며 남의 환심을 사려는 태도를 비판할 때 쓴다. 공자의 말 “교언영색 선의인(巧言令色 鮮矣仁)”, 곧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좋게 꾸미는 사람 가운데 어진 이는 드물다”로 널리 알려졌다. 중국어(qiǎo yán lìng sè)와 일본어(こうげんれいしょく)에서도 쓰며, 현대 중국어에서는 뜻이 가까운 ‘화언교어(花言巧語)’도 흔히 쓴다.[2]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말이 《서경(書經)》 〈고요모(皐陶謨)〉에서 나왔다고 본다.[2] 고요(皐陶)가 “사람을 알아보는 데 있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는 데 있다”고 하자 우(禹)가 이렇게 답한다.
知人則哲,能官人;安民則惠,黎民懷之。能哲而惠,何憂乎驩兜?何遷乎有苗?何畏乎巧言令色孔壬?
“사람을 알아보면 밝은 것이니 사람을 알맞은 벼슬에 쓸 수 있고, 백성을 편안하게 하면 은혜로운 것이니 백성이 그를 따른다. 밝고도 은혜로우면 어찌 환두(驩兜)를 걱정하고, 어찌 유묘(有苗)를 쫓아내며, 어찌 말을 꾸미고 얼굴빛을 좋게 하는 몹시 간사한 자(孔壬)를 두려워하겠는가.” 《사기》 〈하본기(夏本紀)〉는 같은 대목을 “巧言善色佞人”으로 옮겨 적었다.[2]
공자는 《논어》 〈학이(學而)〉에서 이렇게 말했고, 〈양화(陽貨)〉에도 똑같은 문장이 한 번 더 실려 있다.[4]
子曰:「巧言令色,鮮矣仁。」
‘선(鮮)’은 ‘드물다’는 뜻이다. 남송의 주희(朱熹)는 《논어집주》에서 “巧는 좋게 함이고 令은 착하게 함이다. 말을 좋게 하고 얼굴빛을 착하게 하여 겉을 꾸미고 남을 기쁘게 하는 데 힘쓰면, 사람의 욕심이 멋대로 자라 본래 마음의 덕이 없어진다”고 풀었다. 그리고 “성인은 말을 박절하게 하지 않아 ‘드물다’고만 했으나, 전혀 없다는 뜻임을 알 수 있다(聖人辭不迫切,專言鮮,則絕無可知)”고 덧붙였다.[5] 이와 달리 일본의 실업가 시부사와 에이이치(渋沢栄一)는 1915년 〈교언영색과 직언의 이해(巧言令色と直言との利害)〉라는 강화에서, 공자는 절대로 없다고 하지 않고 ‘드물다’고 했을 뿐이라며 교언영색하는 사람 가운데에도 인(仁)을 지닌 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그러면서 남의 잘못을 보는 대로 곧이곧대로 말하는 것도 인의 길에 맞지 않으니, 직언할 때는 때와 형편을 헤아리고 말하는 방식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6]
〈공야장(公冶長)〉에는 “말을 교묘하게 하고 얼굴빛을 꾸미며 지나치게 공손한 것(巧言、令色、足恭)을 좌구명(左丘明)이 부끄러워했는데 나 또한 부끄러워한다”는 말이 있고,[7] 〈자로(子路)〉에서는 반대로 “굳세고 꿋꿋하며 질박하고 말이 어눌한 것은 인(仁)에 가깝다(剛毅木訥,近仁)”고 했다.[8]
《조선왕조실록》에는 원문 기준 33건이 보이며, 대개 탄핵 상소에서 상대의 인품을 깎아내리는 말로 쓰였다. 이른 예로 세종 10년(1428) 10월 20일 대사헌 조계생(趙啓生) 등의 상소는 황상(黃象)이 “어려서부터 교언영색으로 남에게 잘 보였다(爰自小時,巧言令色,服美于人)”며 무거운 처벌을 청했다.[9]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巧 | 교 | 공교하다, 교묘하다 | 듣기 좋게 꾸미다 |
| 言 | 언 | 말씀 | 말 |
| 令 | 령(영) | 하여금, 명령, 좋다 | 좋다, 보기 좋게 꾸미다(善) |
| 色 | 색 | 빛 | 얼굴빛, 표정 |
‘令’은 흔히 ‘하여금 령’으로 익히지만, 이 성어에서는 ‘좋다, 착하다(善)’의 뜻이다. 《일본국어대사전》도 “‘令’은 ‘善’의 뜻, ‘色’은 얼굴빛”이라고 설명한다.[10] 남의 딸을 높여 이르는 ‘영애(令愛)’, 남의 아들을 높여 이르는 ‘영식(令息)’의 ‘令’도 같은 뜻이다.
- 장애 원인은 감추고 “곧 해결됩니다”만 되풀이하는 교언영색의 공지는 사용자의 신뢰를 잃게 한다.
- 윗사람 앞에서만 교언영색하는 사람은 오래 믿음을 얻기 어렵다.
- 일본어에서는 “巧言令色鮮(すくな)し仁”이라는 훈독 형태로도 흔히 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14세기 후반의 군담 《태평기(太平記)》 권12를 든다.[10]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교언영색”,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5%90%EC%96%B8%EC%98%81%EC%83%89, 확인날짜=2026-09-26.
- ↑ 2.0 2.1 2.2 2.3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巧言令色”,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53, 확인날짜=2026-09-26.
- ↑ 《서경(書經)》 〈우서(虞書)·고요모(皐陶謨)〉.
- ↑ 《논어(論語)》 〈학이(學而)〉·〈양화(陽貨)〉.
- ↑ 주희(朱熹), 《논어집주(論語集注)》 〈학이〉.
- ↑ 시부사와 에이이치(渋沢栄一), 〈교언영색과 직언의 이해(巧言令色と直言との利害)〉, 《실험논어처세담(実験論語処世談)》, 《류몬잡지(竜門雑誌)》 제327호(1915년 8월), 시부사와 에이이치 기념재단 디지털판, https://eiichi.shibusawa.or.jp/features/jikkenrongo/JR003005.html, 확인날짜=2026-09-27.
- ↑ 《논어》 〈공야장(公冶長)〉.
- ↑ 《논어》 〈자로(子路)〉.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42권, 세종 10년 10월 20일 무술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1010020_004, 확인날짜=2026-09-26.
- ↑ 10.0 10.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巧言令色”,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B7%A7%E8%A8%80%E4%BB%A4%E8%89%B2,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