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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우일모(九牛一毛)는 아홉 마리의 소 가운데 박힌 하나의 털이란 뜻으로, 매우 많은 것 가운데 극히 적은 수를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구(九)’는 정확히 아홉이 아니라 ‘많다’는 뜻이다. 소 한 마리의 털도 셀 수 없이 많은데 그런 소가 여럿이니, 그 가운데 털 한 가닥은 있으나 없으나 표가 나지 않는다. 전체 규모에 비해 턱없이 적은 양, 또는 전체에 아무 영향을 주지 못하는 하찮은 존재를 가리킬 때 쓴다.

중국어(九牛一毛)와 일본어(九牛の一毛, きゅうぎゅうのいちもう)에서도 같은 뜻으로 쓴다.[2][3]

전한의 사마천(司馬遷)이 벗 임안(任安, 자 소경)에게 보낸 편지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 흔히 〈보임안서(報任安書)〉라 부르는 글에서 나왔다. 이 편지는 《한서(漢書)》 권62 〈사마천전(司馬遷傳)〉과 《문선(文選)》에 실려 있다.[2]

천한(天漢) 2년(기원전 99년), 흉노를 치러 나간 장수 이릉(李陵)이 적은 군사로 싸우다 끝내 항복하자, 사마천은 무제 앞에서 이릉을 변호했다. 무제는 사마천이 이사장군 이광리(李廣利)를 깎아내리려 한다고 여겨 그를 옥에 가두었고, 사마천은 사형 대신 궁형(宮刑)을 받았다. 《한서》 〈이릉전〉에 따르면 이릉의 어머니와 아우, 처자가 처형된 것은 이릉이 흉노에 간 지 한 해가 넘은 뒤의 일이다.[4] 사마천은 치욕을 견디고 살아남은 까닭을 편지에서 이렇게 밝혔다.

僕之先人,非有剖符丹書之功,文史、星曆,近乎卜祝之間,固主上所戲弄,倡優畜之,流俗之所輕也。假令僕伏法受誅,若九牛亡一毛,與螻蟻何異!而世又不與能死節者比,特以為智窮罪極,不能自免,卒就死耳。何也?素所自樹立使然。人固有一死,死有重於泰山,或輕於鴻毛,用之所趨異也。

[5]

“제 선조는 부절을 쪼개고 붉은 글씨로 공을 새길 만한 공로가 없었고, 문서와 역사, 천문과 역법을 맡는 일은 점치고 제사 지내는 사람과 가까워서, 본디 임금이 놀잇감으로 삼고 광대처럼 기르며 세상이 가볍게 여기는 자리입니다. 가령 제가 법에 엎드려 죽임을 당한다 해도 아홉 마리 소에서 털 하나가 빠지는 것과 같으니, 땅강아지나 개미와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게다가 세상은 저를 절개를 지켜 죽은 사람과 나란히 놓아 주지도 않고, 다만 지혜가 다하고 죄가 극에 달해 스스로 벗어나지 못하고 끝내 죽음에 이르렀다고 여길 것입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평소에 스스로 세워 놓은 바가 그렇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본디 한 번 죽는데, 어떤 죽음은 태산보다 무겁고 어떤 죽음은 기러기 털보다 가벼우니, 그것은 죽음을 쓰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마천은 이어서, 욕됨을 참고 구차하게 살아남은 것은 마음에 품은 일을 다 이루지 못하고 죽어 글이 후세에 드러나지 못하는 것이 한스러웠기 때문이라고 썼다.[6] 이렇게 완성된 책이 《사기(史記)》이다. 이 편지에서는 구우일모 외에도 ‘죽음이 태산보다 무겁기도 하고 기러기 털보다 가볍기도 하다’는 말이 나왔다.[3]

《한서》에는 ‘若九牛亡一毛’로 되어 있다. 《성어전》은 네 글자 형태의 용례로 당나라 왕유(王維)의 〈여위거사서(與魏居士書)〉 “살고 죽고 떠나고 머무는 것이 구우일모와 같을 뿐이다(存亡去就,如九牛一毛耳)”, 남송 주희(朱熹)의 글 “나라 재정에서는 구우일모에도 못 미친다(不足以當九牛之一毛)” 등을 든다. 같은 뜻으로 ‘우지일모(牛之一毛)’라는 말도 쓰였다.[2]

한국과 일본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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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 말 이색(李穡)은 시 〈기한양윤(寄漢陽尹)〉에서 “구우일모를 어찌 아까워하랴(九牛一毛豈足惜)”라고 썼다.[7]
  •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8건이 있다. 가장 이른 것은 세조 4년(1458) 이승소(李承召)의 상서로, 성균관 유생 200명을 한 해 먹이는 비용 960석은 “나라 경비에서 구우일모일 뿐(是於國家經費,九牛一毛耳)”이라며 유생 정원을 줄이지 말라고 청했다.[8]
  • 인조 13년(1635) 정온(鄭蘊)은 흉년에 세금을 줄여 달라고 청하며 “덜어 내는 것은 구우일모이지만 얻는 것은 억조 백성의 마음(所損者九牛一毛,而所得者億兆之心)”이라고 했다.[9]
  • 이이(李珥)는 벼슬을 사양하는 상소에서 “신은 나라에 대해서는 구우일모와 같지만, 할머니에게는 천금 같은 표주박(臣於國家則若九牛一毛,於祖母則若千金一瓠)”이라며 할머니를 봉양하게 해 달라고 청했다.[10]
  • 일본에서는 《일본국어대사전》이 10세기 중엽의 군기 《쇼몬키(将門記)》의 “남은 자가 구우일모에도 미치지 않는다(其の遺れる者、九牛の一毛に当らず)”를 첫 용례로 든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九 구 아홉 많은 수
牛 우 소 소
一 일 하나 한 가닥
毛 모 털 털
  • 이번에 유출된 계정은 전체 가입자 가운데 구우일모에 불과하지만, 관리자 계정이 섞여 있어 피해는 결코 작지 않다.
  • 그 기업의 한 해 매출에 비하면 이번 기부금은 구우일모이다.
  • 수만 명이 참여한 프로젝트에서 내 기여는 구우일모에 지나지 않았다.
  • 일본의 물리학자 나가오카 한타로(長岡半太郎)는 1949년 유카와 히데키의 노벨상 수상을 축하하는 글에서, 그때까지의 성과는 거의 모두 백인의 손으로 이루어졌고 일본인도 거들기는 했으나 그 몫은 “겨우 구우일모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썼다.[3]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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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해일속(滄海一粟): 넓고 큰 바닷속의 좁쌀 한 알. 《성어전》은 창해일속은 ‘작음’에, 구우일모는 ‘적음’에 무게가 있다고 구분한다.[11]
  • 조족지혈(鳥足之血): 새 발의 피. 매우 적은 분량.
  • 태창일속(太倉一粟): 큰 곳간 속의 좁쌀 한 알.
  • 우지일모(牛之一毛): 구우일모와 같은 뜻.
  • “빙산의 일각”은 드러난 것이 전체의 극히 일부라는 뜻으로, ‘적음’보다는 ‘감춰진 나머지가 훨씬 큼’에 무게가 있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구우일모”,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5%AC%EC%9A%B0%EC%9D%BC%EB%AA%A8,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九牛一毛”,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343,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3.2 3.3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일본대백과전서(日本大百科全書)》, “九牛の一毛”,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9%9D%E7%89%9B%E3%81%AE%E4%B8%80%E6%AF%9B, 확인날짜=2026-09-26.
  4. ↑ 《한서(漢書)》 권54 〈이광소건전(李廣蘇建傳)〉.
  5. ↑ 사마천,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 《한서(漢書)》 권62 〈사마천전(司馬遷傳)〉.
  6. ↑ 사마천, 〈보임소경서(報任少卿書)〉, 《한서(漢書)》 권62 〈사마천전(司馬遷傳)〉.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색, 〈기한양윤(寄漢陽尹)〉, 《목은시고(牧隱詩藁)》 권30,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20A_0370_010_0270, 확인날짜=2026-09-26.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12권, 세조 4년 4월 24일 신사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ga_10404024_001, 확인날짜=2026-09-26.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인조실록》 31권, 인조 13년 7월 25일 계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pa_11307025_001, 확인날짜=2026-09-26.
  10.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이, 〈사교리잉진정소(辭校理仍陳情疏)〉, 《율곡전서(栗谷全書)》 권3,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01A_0040_010_0080, 확인날짜=2026-09-26.
  11.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滄海一粟”,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4,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