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주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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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주민수(君舟民水)는 임금은 배이고 백성은 물이라는 뜻으로, 물이 배를 띄우기도 하지만 뒤집기도 하듯 백성이 임금을 받들 수도 있고 몰아낼 수도 있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의 마음 위에 떠 있는 배와 같아서, 민심이 평온하면 배가 순조롭게 나아가지만 민심이 성나면 배가 뒤집힌다는 비유이다. 통치자에게 백성을 두려워하고 아끼라고 경계할 때 쓰며, 오늘날에는 여론의 힘으로 권력자가 물러나게 되는 상황을 가리킬 때 자주 인용된다. 2016년 교수신문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으면서 널리 알려졌다.[1]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는 아직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 중국어에서는 이 비유를 흔히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水能載舟,亦能覆舟(shuǐ néng zài zhōu, yì néng fù zhōu)나 줄인 형태인 載舟覆舟(zài zhōu fù zhōu)로 쓴다.[2][3]
이 비유는 《순자(荀子)》에 두 번 나온다. 〈왕제(王制)〉 편에서 순자는 백성이 정치에 놀라면 군자가 자리에 편히 있을 수 없다고 말한 뒤 옛 기록을 끌어왔다.[4]
馬駭輿,則君子不安輿;庶人駭政,則君子不安位。……庶人安政,然後君子安位。傳曰:“君者、舟也,庶人者、水也;水則載舟,水則覆舟。”此之謂也。故君人者,欲安、則莫若平政愛民矣。
“말이 수레에 놀라면 군자가 수레에 편히 앉아 있을 수 없고, 백성이 정치에 놀라면 군자가 자리에 편히 있을 수 없다. …… 백성이 정치에 편안한 뒤에야 군자가 자리에 편안하다. 전(傳)에 이르기를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니, 물은 배를 싣기도 하고 물은 배를 뒤엎기도 한다’고 했으니 이를 두고 한 말이다. 그러므로 남의 임금 된 자가 편안하고자 하면 정치를 고르게 하고 백성을 사랑하는 것만 한 것이 없다.”
순자 스스로 “전에 이르기를”이라고 했으므로, 이 말은 순자 이전부터 전해 오던 옛말이다. 〈애공(哀公)〉 편에서는 노나라 애공이 “깊은 궁궐에서 나고 부인들 손에서 자라 위태로움을 모른다”고 하자 공자가 다섯 가지를 생각하라고 일러 주며 마지막에 이 말을 한다.[5]
且丘聞之:君者舟也,庶人者水也。水則載舟,水則覆舟;君以此思危,則危將焉而不至矣!
“또 제가 듣기로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라 했습니다. 물은 배를 싣기도 하고 뒤엎기도 하니, 임금께서 이로써 위태로움을 생각하신다면 위태로움을 어찌 모르시겠습니까!”
《공자가어(孔子家語)》 〈오의해(五儀解)〉에도 같은 대화가 “夫君者,舟也;庶人者,水也;水所以載舟,亦所以覆舟”로 실려 있다.[6] 나무위키 등에는 이 말이 원래 《공자가어》에 나오고 뒤에 순자가 인용했다는 설명이 보이지만, 현전 《공자가어》는 삼국 시대 위나라 왕숙(王肅)이 주를 달아 전한 책이어서 전국 시대 말의 《순자》보다 앞선다고 보기 어렵다. 순자는 이미 이 말을 옛 기록(傳)에서 끌어왔다.
- 후한의 황보규(皇甫規)는 외척 양기(梁冀) 형제를 경계한 대책문에서 “임금은 배요 백성은 물이며, 신하들은 배에 탄 사람(夫君者舟也,人者水也。群臣乘舟者也)”이라 하고 양기 형제를 노 젓는 사람에 견주어 비유를 넓혔다.[7]
- 당 태종과 위징(魏徵)의 문답을 모은 《정관정요(貞觀政要)》 〈정체(政體)〉 편에서 위징은 “신이 또 옛말을 들으니 ‘임금은 배요 사람은 물이니, 물은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君,舟也;人,水也。水能載舟,亦能覆舟)’고 했습니다”라고 아뢰었다.[2] 오늘날 중국어의 “水能載舟,亦能覆舟”는 이 문장에서 굳었다.
- 숙종은 열네 살 때 군주민수의 비유를 그림으로 그리게 하고 학문을 좋아함·어진 이를 씀·간언을 받아들임·허물을 들음·재물을 천히 여기고 덕을 귀히 여김의 다섯 조목을 나라 다스리는 요체로 삼았다고 한다. 이현일(李玄逸)은 이를 보고 경전을 모아 그림 풀이 여섯 편을 지어 올렸다.[10]
- 정조가 지은 사도세자의 지문(誌文)에 따르면, 1760년(영조 36) 사도세자가 온양 온천으로 가던 길에 강물이 불어 배로 건너게 되자, 배 위에서 궁관 이수봉(李壽鳳) 등과 “군주민수의 설”을 강론했다.[11]
- 1708년(숙종 34)에는 세자(뒤의 경종)가 주강에서 《대학연의(大學衍義)》에 실린 황보규의 “군주민수” 설을 강설하였다.[12] 《승정원일기》에도 경연에서 이 비유를 들어 왕에게 아뢴 기록이 여러 번 나온다.[13]
- 군주민수라 했다. 이용자 신뢰를 잃은 플랫폼은 아무리 커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 있다.
- 개인정보 유출 사태 뒤 경영진이 줄줄이 물러나자, 언론은 군주민수라는 말로 성난 여론을 표현했다.
- 지도자가 군주민수의 이치를 잊으면, 지지는 언제든 분노로 바뀐다.
- 재주복주(載舟覆舟): 물이 배를 싣기도 하고 뒤엎기도 함. 민심의 중요성을 이르는 중국 성어.
- 민심천심(民心天心): 백성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라는 말.
- 역천자망(逆天者亡): 하늘을 거스르는 자는 망한다. 2016년 교수신문 설문 2위.
- 역성혁명(易姓革命): 덕을 잃은 왕조를 바꾸는 일. 민심을 하늘의 뜻으로 보는 같은 사상에서 나왔다.
- ↑ 1.0 1.1 1.2 1.3 “올해의 사자성어 君舟民水···‘물이 화나면 배 뒤집는다’”, 대학저널, 2016-12-24, https://dhnews.co.kr/news/view/179515618376796, 확인날짜=2026-10-10.
-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水能載舟,亦能覆舟”,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822, 확인날짜=2026-10-10.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載舟覆舟”,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140, 확인날짜=2026-10-10.
- ↑ 《순자(荀子)》 〈왕제(王制)〉.
- ↑ 《순자(荀子)》 〈애공(哀公)〉.
- ↑ 《공자가어(孔子家語)》 권1 〈오의해(五儀解)〉.
- ↑ 범엽(范曄), 《후한서(後漢書)》 권65 〈황보규전(皇甫規傳)〉.
- ↑ 왕혁(王奕), 《옥두산인집(玉斗山人集)》 권2.
- ↑ 정인지(鄭麟趾) 등, 《고려사(高麗史)》 권42 〈세가(世家)〉 공민왕 19년 7월.
- ↑ 권두경(權斗經), 〈갈암선생묘지명(葛庵先生墓誌銘)〉, 《창설재집(蒼雪齋集)》 권15,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28권, 정조 13년 10월 7일 기미 4번째 기사(어제 장헌대왕 지문), https://sillok.history.go.kr/id/wva_11310007_004, 확인날짜=2026-10-10.
- ↑ 〈주수설(舟水說)〉, 《열성어제(列聖御製)》,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원문 검색, “君舟民水”, https://sjw.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0.
- ↑ “교수신문이 선정한 사자성어”, 경북매일, 2017-12-22, https://www.kbmaeil.com/article/201712220210130, 확인날짜=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