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중지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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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중지추(囊中之錐)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저절로 사람들에게 알려짐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중국 전국 시대 조(趙)나라 평원군(平原君)이 식객 모수(毛遂)에게 한 말에서 나왔다.
뛰어난 사람은 어디에 있든 결국 드러나기 마련이라는 뜻으로, 두각을 나타낸 사람을 칭찬할 때나 아직 알려지지 않은 인재를 두고 “언젠가는 드러날 것”이라고 할 때 쓴다. 같은 이야기에서 ‘추처낭중(錐處囊中)’, ‘영탈(穎脫)’, ‘모수자천(毛遂自薦)’이라는 말도 나왔다.
현대 중국어에서는 이 네 글자보다 같은 이야기에서 나온 ‘탈영이출(脫穎而出)’을 훨씬 많이 쓴다.[2] 일본어에서는 ‘嚢中の錐(のうちゅうのきり)’라고 한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사토미 돈(里見弴)의 소설 《금년죽(今年竹)》(1919~1927)의 “그 뒤로는 이른바 ‘낭중지추’로 보는 사이에 출세하여”를 첫 용례로 든다.[3]
사마천의 《사기》 권76 〈평원군우경열전(平原君虞卿列傳)〉에 나온다.[4] 진(秦)나라가 조나라의 도읍 한단(邯鄲)을 포위하자, 조나라는 평원군을 초(楚)나라에 보내 구원을 청하고 합종(合從)을 맺게 했다. 평원군은 식객 가운데 용기와 문무를 갖춘 사람 스무 명을 데려가려 했으나 열아홉 명만 뽑고 한 사람을 채우지 못했다. 그때 모수가 나서서 자신을 넣어 달라고 청했다.
平原君曰:「先生處勝之門下幾年於此矣?」毛遂曰:「三年於此矣。」平原君曰:「夫賢士之處世也,譬若錐之處囊中,其末立見。今先生處勝之門下三年於此矣,左右未有所稱誦,勝未有所聞,是先生無所有也。先生不能,先生留。」毛遂曰:「臣乃今日請處囊中耳。使遂蚤得處囊中,乃穎脫而出,非特其末見而已。」
평원군이 “선생이 내 문하에 계신 지 몇 해나 되었소?” 하고 묻자 모수는 “세 해가 되었습니다”라고 답했다. 평원군은 “무릇 어진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는 것과 같아서 그 끝이 곧 드러나는 법이오. 지금 선생은 내 문하에 세 해나 있었는데도 좌우에서 칭송하는 말이 없고 나도 들은 바가 없으니, 선생에게는 가진 것이 없는 것이오. 선생은 안 되겠으니 남아 계시오”라고 했다. 모수는 “저는 오늘에야 주머니 속에 넣어 주십사 청하는 것입니다. 저를 일찍 주머니 속에 넣어 주셨다면 송곳 자루까지 쑥 빠져나왔을 것이니, 그 끝만 보이는 데 그치지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받았다. 평원군은 결국 모수를 데려갔고, 다른 열아홉 사람은 서로 눈짓하며 그를 비웃었다.
초나라에서 평원군이 해 뜰 무렵부터 한낮까지 합종의 이해를 설명했으나 결론이 나지 않았다. 모수는 칼자루를 잡고 계단을 올라가 초나라 왕을 몰아붙였고, 초나라가 백기(白起)에게 당한 수모를 들어 합종이 초나라를 위한 일임을 설득해 그 자리에서 맹약을 맺게 했다. 돌아온 평원군은 “모 선생의 세 치 혀가 백만 군사보다 강했다(毛先生以三寸之舌,彊於百萬之師)”며 다시는 선비를 감히 평가하지 않겠다고 하고, 모수를 상객(上客)으로 삼았다.[4] 여기서 모수자천과 ‘삼촌지설(三寸之舌)’이라는 말도 나왔다.
나무위키 등에는 이 대목이 평원군이 웃으며 거절하고, 모수가 “일약 대부(大夫)로 뛰어올랐다”는 식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있으나, 《사기》 원문에는 평원군이 모수를 “상객으로 삼았다(遂以為上客)”고만 되어 있다. 또 당시 한단을 지킨 일로 《사기》가 전하는 것은 전사(傳舍) 관리의 아들 이동(李同)이 평원군을 설득해 결사대 3천 명을 모아 진나라 군을 30리 물러나게 한 이야기이다.[4]
《사기》의 원문은 “錐之處囊中”이고,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를 ‘추처낭중(錐處囊中)’의 語本으로 든다.[5] ‘囊中之錐’라는 네 글자는 송나라 이후 문헌에 보인다. 북송 말 구양철(歐陽澈)은 상소에서 “모수가 쓰이기 전에는 주머니 속의 송곳 같았으나 쓰이고 나서는 쑥 빠져나왔다(當其未用亦若囊中之錐,及其既用則穎脫而出矣)”고 썼다.[6] 명나라 왕수인(王守仁)도 관리들에게 내린 공문에서 “정말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면 쑥 빠져나오지 않는 법이 없다(若果囊中之錐,無不脫穎而出)”며 재주가 있으면 쓰이지 못할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7]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囊 | 낭 | 주머니 | 주머니 |
| 中 | 중 | 가운데 | 속 |
| 之 | 지 | ~의 | 앞말이 뒷말을 꾸미게 함 |
| 錐 | 추 | 송곳 | 송곳 (뛰어난 재능의 비유) |
- 사내 해커톤에서 입사 1년 차 개발자가 낸 탐지 규칙이 채택되자, 모두 낭중지추라며 그를 다시 보게 되었다.
- 재능은 낭중지추라지만, 주머니에 넣어 볼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 드러날 길이 없다.
- 추처낭중(錐處囊中): 송곳이 주머니에 있으면 끝이 뚫고 나오듯 재능 있는 사람은 머지않아 알려짐.[10]
- 영탈(穎脫), 탈영이출(脫穎而出): 송곳 끝이 주머니 밖으로 빠져나옴. 뛰어난 재능이 드러남.
- 모수자천(毛遂自薦): 자기가 자기를 추천함. 같은 이야기에서 나온 말.
- 군계일학(群鷄一鶴): 닭의 무리 가운데 한 마리 학. 많은 사람 가운데 뛰어난 인물.
- 백미(白眉): 여럿 가운데 가장 뛰어난 사람이나 물건.
- 맹호복초(猛虎伏草): 사나운 범이 풀숲에 엎드려 있다는 뜻으로, 뛰어난 인물은 숨어 있어도 언젠가 드러난다는 말로 한국에서 쓰인다. 옛 한문 전적에서는 이 네 글자가 확인되지 않는다.[11]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낭중지추”,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2%AD%EC%A4%91%EC%A7%80%EC%B6%94, 확인날짜=2026-09-27.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脫穎而出”,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23, 확인날짜=2026-09-27.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嚢中の錐”,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9A%A2%E4%B8%AD%E3%81%AE%E9%8C%90, 확인날짜=2026-09-27.
- ↑ 4.0 4.1 4.2 사마천, 《사기》 권76 〈평원군우경열전(平原君虞卿列傳)〉.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錐處囊中”,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8511, 확인날짜=2026-09-27.
- ↑ 구양철(歐陽澈), 《구양수찬집(歐陽修撰集)》 권2.
- ↑ 왕수인(王守仁), 《왕문성공전서(王文成公全書)》 권1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21권, 세조 6년 7월 26일 경자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ga_10607026_001, 확인날짜=2026-09-27.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유명천, 《퇴당집(退堂集)》, 〈망제이조판서정재행장(亡弟吏曹判書靜齋行狀)〉, 자료ID ITKC_MO_0911A_0090_030_0020,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911A_0090_030_0020, 확인날짜=2026-09-27.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추처낭중”,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6%94%EC%B2%98%EB%82%AD%EC%A4%91, 확인날짜=2026-09-27.
- ↑ 참고: “최윤호 삼성SDI 사장 ‘맹호복초 자세로 1등 도약 위한 초석 다지자’”, ZDNet Korea, 2022-01-03, https://zdnet.co.kr/view/?no=20220103141241,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