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 여닫기
환경 설정 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여닫기
로그인하지 않음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대우탄금(對牛彈琴)은 소를 마주 대하고 거문고를 탄다는 뜻으로, 어리석은 사람에게는 깊은 이치를 말해 주어도 알아듣지 못하므로 아무 소용이 없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홍명집(弘明集)》에 실린 불교 변론서 〈모자이혹론(牟子理惑論)〉의 공명의(公明儀) 고사에서 나왔다.

알아듣지 못할 상대에게 애써 설명하거나 가르치는 헛수고를 가리킨다. 우리 속담 ‘쇠귀에 경 읽기’를 옮긴 우이독경(牛耳讀經), 이백의 시에서 나온 마이동풍(馬耳東風)과 함께 자주 묶인다. 다만 우이독경과 대우탄금이 ‘알아듣지 못하는 상대’에 초점을 둔다면, 마이동풍은 ‘들으려 하지 않고 흘려버리는 태도’에 초점을 둔다는 차이가 있다.

중국어에서는 ‘對牛彈琴(对牛弹琴)’이 이 뜻의 가장 흔한 성어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이 말의 뜻을 둘로 푼다. 하나는 “말하거나 일할 때 상대를 가리지 않음”이고, 다른 하나는 “이치를 모르는 사람에게 이치를 말함”이다.[2] 일본에서는 ‘牛に対して琴を弾ず(소를 마주하고 거문고를 타다)’라고 풀어 읽는다.[3]

《모자이혹론》의 공명의

편집 원본 편집

양(梁)나라 승우(僧祐)가 엮은 불교 호교 문헌 모음 《홍명집(弘明集)》 권1에 실린 〈모자이혹론(牟子理惑論)〉에 나온다. 이 글은 유학을 공부한 모자(牟子)가 불교를 비판하는 사람의 물음에 답하는 문답체로 되어 있다. 《성어전》 등은 글쓴이를 후한의 모융(牟融)으로 적는다.[2] 《대정신수대장경》본의 제목 아래에는 “일설에는 창오태수 모자박(牟子博)의 전(傳)이라 한다(一云蒼梧太守牟子博傳)”는 주가 붙어 있다.[4]

묻는 사람이 “그대는 불경이 강과 바다처럼 넓고 그 글이 비단처럼 아름답다고 하면서, 왜 불경으로 대답하지 않고 《시경》과 《서경》을 끌어다 다른 것을 같다고 하는가?” 하고 따지자, 모자는 이렇게 답했다.

吾以子知其意故引其事。若說佛經之語。談無為之要。譬對盲者說五色。為聾者奏五音也。師曠雖巧不能彈無絃之琴。狐狢雖熅不能熱無氣之人。公明義為牛彈清角之操伏食如故非牛不聞不合其耳矣。轉為蚊虻之聲孤犢之鳴。即掉尾奮耳蹀躞而聽。是以詩書理子耳。

[4]

“그대가 그 뜻을 알기에 그 일을 끌어온 것이다. 만약 불경의 말을 하고 무위(無爲)의 요체를 이야기한다면, 이는 눈먼 사람에게 다섯 가지 빛깔을 말하고 귀먹은 사람에게 다섯 가지 소리를 들려주는 것과 같다. 사광(師曠)이 아무리 솜씨가 좋아도 줄 없는 거문고는 탈 수 없고, 여우와 담비의 가죽옷이 아무리 따뜻해도 숨이 끊어진 사람을 덥히지는 못한다. 공명의가 소를 위해 〈청각(淸角)〉이라는 곡을 탔더니 소는 여전히 엎드려 풀만 먹었다. 소가 듣지 못한 것이 아니라 그 귀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곡조를 바꾸어 모기와 등에의 소리, 어미 잃은 송아지의 울음소리를 내자 소는 곧 꼬리를 흔들고 귀를 세우며 종종걸음으로 다가와 들었다. 그래서 《시경》과 《서경》으로 그대에게 이치를 설명하는 것이다.”

인용한 《대정신수대장경》본에는 ‘公明義’로 되어 있으나, 《성어전》과 여러 유서(類書)에는 ‘公明儀’로 인용되어 있다.[2] 공명의는 《맹자》에도 이름이 나오는 노(魯)나라의 현인이다.[5]

같은 《홍명집》 권7에 실린 도교·불교 논쟁 글에도 “옛날 공명의가 소를 위해 거문고를 탔다(昔公明儀為牛彈…)”는 구절이 다시 인용되어, 이 이야기가 남북조 시대에 이미 널리 쓰인 비유였음을 알 수 있다.[6]

원문에서 공명의 이야기는 소를 깔보려는 것이 아니었다. 소가 음악을 못 들은 것이 아니라 “귀에 맞지 않았을 뿐”이고, 소의 귀에 맞는 소리를 내자 곧 반응했다. 모자는 이를 들어, 상대가 익숙한 유가 경전으로 불교를 설명하는 자기 방식이 옳다고 말한 것이다. 《성어전》도 모자가 이 고사를 들 때 소를 낮추어 보는 뜻은 없었다고 설명한다.[2] 곧 본래의 교훈은 ‘상대에 맞게 말하라’는 쪽에 가까웠다.

그러나 뒤에 ‘대우탄금’은 ‘어리석은 상대에게 말해 봐야 소용없다’는 뜻으로 굳어져, 탓하는 대상이 말하는 사람에서 듣는 사람으로 옮겨 갔다. 한국어의 표준국어대사전 풀이도 이 뜻이다.[1] 한편 중국에서는 두 뜻이 함께 남아, 상대를 가리지 않고 말하는 사람을 비꼴 때도 이 말을 쓴다. 마오쩌둥(毛澤東)은 1942년 연설 〈당팔고에 반대한다(反對黨八股)〉에서 “‘대우탄금’이라는 말에는 상대를 비웃는 뜻이 들어 있다. 이 뜻을 빼고 상대를 존중하는 뜻을 넣으면 거문고 타는 사람을 비웃는 뜻만 남는다”고 하여, 청중을 생각하지 않는 글과 연설을 비판하는 데 이 말을 썼다.[7]

네 글자 형태

편집 원본 편집

네 글자 ‘對牛彈琴’은 선종 문헌에서 먼저 보인다. 운문종을 연 운문 문언(雲門文偃, 864~949)의 어록에는 “가르침의 뜻이 무엇입니까?”, “스님께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조르는 승려에게 운문이 “소를 마주하고 거문고를 타는구나(對牛彈琴)”라고 답한 대목이 있다.[8] 북송의 《건중정국속등록(建中靖國續燈錄)》에는 “소를 마주하고 거문고를 타니 소 귀에 들어가지 않는다(對牛彈琴,不入牛耳)”라는 말이 보인다.[9]

이보다 앞서 진(晉)나라 곽상(郭象)은 《장자》 〈제물론〉에 주를 달면서 “이는 소를 마주하고 생황을 부는 것과 같다(是猶對牛鼓簧耳)”는 비슷한 표현을 썼다.[2]

한국에서의 쓰임

편집 원본 편집

한국에서도 표준국어대사전에 올라 있는 말이지만, 옛 문헌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았다.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원문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는 ‘對牛彈琴’이 나오지 않는다. 같은 뜻으로 조선에서는 우리 속담을 옮긴 ‘우이독경(牛耳讀經)’, ‘우이송경(牛耳誦經)’이 쓰였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對 대 대하다, 마주하다 마주하다
牛 우 소 소
彈 탄 탄알, 타다 (악기를) 타다
琴 금 거문고 거문고, 현악기

원문의 ‘琴’은 중국의 칠현금(七絃琴)이다. 한국어 풀이에서는 흔히 ‘거문고’로 옮긴다.

  • 보안 수칙을 전문 용어로만 설명하면 대우탄금이 되기 쉬우니, 직원들이 겪는 실제 사례로 풀어 말해야 한다.
  • 기술을 모르는 경영진에게 아키텍처 도면만 보여 준 것은 대우탄금이었다.
  • 아무리 타일러도 듣지 않으니 대우탄금이 따로 없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우이독경(牛耳讀經): 쇠귀에 경 읽기. 아무리 가르치고 일러 주어도 알아듣지 못함.
  • 마이동풍(馬耳東風): 남의 말을 귀담아듣지 않고 흘려버림.
  • 대우고황(對牛鼓簧): 소를 마주하고 생황을 붊. 대우탄금과 같은 뜻.[2]
  • 대려탄금(對驢彈琴): 나귀를 마주하고 거문고를 탐. 대우탄금과 같은 뜻.[2]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대우탄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C%80%EC%9A%B0%ED%83%84%EA%B8%88,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2.3 2.4 2.5 2.6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對牛彈琴”,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47, 확인날짜=2026-09-27.
  3. ↑ 《일본대백과전서(日本大百科全書)》, “牛に対して琴を弾ず”,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89%9B%E3%81%AB%E5%AF%BE%E3%81%97%E3%81%A6%E7%90%B4%E3%82%92%E5%BC%BE%E3%81%9A, 확인날짜=2026-09-27.
  4. ↑ 4.0 4.1 승우(僧祐) 편, 《홍명집(弘明集)》 권1, 〈모자이혹론(牟子理惑論)〉. 《대정신수대장경》 제52책 T2102.
  5. ↑ 《맹자》 〈등문공 상(滕文公上)〉.
  6. ↑ 승우 편, 《홍명집》 권7.
  7. ↑ 마오쩌둥(毛澤東), 〈반대당팔고(反對黨八股)〉(1942), 《마오쩌둥 선집(毛澤東選集)》 제3권.
  8. ↑ 수견(守堅) 편, 《운문광진선사광록(雲門匡眞禪師廣錄)》 권상.
  9. ↑ 유백(惟白), 《건중정국속등록(建中靖國續燈錄)》 권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