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백편의자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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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은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뜻으로, 어려운 글도 되풀이해 읽으면 그 뜻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는 한자성어이다.[1] 삼국 위나라의 학자 동우(董遇)가 배우러 온 사람에게 한 말로 전한다. 줄여서 ‘독서백편(讀書百遍)’이라고도 한다.
진수(陳壽)의 《삼국지》 〈위서(魏書) 왕랑전(王朗傳)〉에 딸린 왕숙(王肅)의 전기 끝에, 왕숙과 함께 경전에 주석을 달아 세상에 전한 사람으로 대사농 동우가 이름만 나온다. 남조 송나라 배송지(裴松之)는 여기에 어환(魚豢)의 《위략》을 주로 인용해 동우의 사람됨을 소개했다.[4]
初,遇善治《老子》,爲《老子》作訓注。又善《左氏傳》,更爲作朱墨別異。人有從學者,遇不肯教,而云:「必當先讀百徧」。言「讀書百徧而義自見」。從學者云:「苦渴無日。」遇言:「當以三餘」。或問三餘之意,遇言:「冬者,歲之餘;夜者,日之餘,陰雨者,時之餘也」。由是諸生少從遇學,無傳其朱墨者。
“동우는 《노자》에 밝아 《노자》의 훈주를 지었고, 《좌씨전》에도 밝아 붉은 먹과 검은 먹으로 구별한 《주묵별이(朱墨別異)》를 지었다. 배우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동우는 가르치려 하지 않고 ‘반드시 먼저 백 번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배우려는 사람이 ‘그럴 겨를이 없어 괴롭습니다’ 하니, 동우는 ‘세 가지 남는 때를 쓰라’고 했다. 누가 세 가지 남는 때가 무엇이냐고 묻자, 동우는 ‘겨울은 한 해의 남는 때이고, 밤은 하루의 남는 때이며, 흐리고 비 오는 날은 철의 남는 때이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그에게 배우는 사람이 적어, 그의 《주묵별이》를 전한 이가 없었다.”[4]
《위략》은 동우를 가홍(賈洪)·한단순(邯鄲淳) 등과 함께 위나라의 ‘유종(儒宗)’ 일곱 사람으로 꼽았다.[4] 동우는 난리 통에 형과 함께 이삭을 줍고 등짐 장사를 하면서도 늘 경서를 끼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읽었다고 같은 글에 적혀 있다.[4] 원문에서 ‘讀書百徧而義自見’은 동우의 말을 옮긴 것이고, 이야기의 끝은 “그래서 배우는 사람이 적었다”는 다소 씁쓸한 결말이다.
이 이야기는 당나라의 《예문유취(藝文類聚)》, 송나라의 《태평어람(太平御覽)》 같은 유서에도 실렸는데, “當先讀書百遍而義自見”처럼 글자가 조금씩 다르다.[5]
- 독서백편의자현이라더니, 처음엔 막막하던 RFC 문서가 세 번째 읽으니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 레거시 코드는 독서백편의자현의 자세로 여러 번 읽어야 설계 의도가 드러난다.
- 선생님은 질문하러 온 학생에게 독서백편의자현이라며 교과서를 다시 읽어 오라고 했다.
- 조선 중기의 시인 김득신(金得臣)은 어릴 때 둔하다는 말을 들었으나 고문을 수없이 되풀이해 읽어 이름을 얻었다. 그는 1만 번 넘게 읽은 글만 골라 횟수를 적은 〈독수기(讀數記)〉를 남겼고, 그중 〈백이전(伯夷傳)〉은 ‘一億一萬三千’ 번 읽었다고 적혀 있다.[10] 독서백편의자현을 몸소 보인 예로 자주 소개된다.
- 동우가 말한 ‘세 가지 남는 때’는 ‘독서삼여(讀書三餘)’라는 말로 따로 쓰인다.[11]
- 일본의 동양사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는 《과거(科挙)》(1946)에서 “주자의 ‘독서백편 의자통(讀書百遍意自通)’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썼다.[3]
- ↑ 1.0 1.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読書百遍義自ら見る”,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AA%AD%E6%9B%B8%E7%99%BE%E9%81%8D%E7%BE%A9%E8%87%AA%E3%82%89%E8%A6%8B%E3%82%8B, 확인날짜=2026-10-10.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우리말샘 검색, “독서백편의자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85%EC%84%9C%EB%B0%B1%ED%8E%B8%EC%9D%98%EC%9E%90%ED%98%84, 확인날짜=2026-10-10.
- ↑ 3.0 3.1 《고토와자를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読書百遍意自ずから通ず”,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AA%AD%E6%9B%B8%E7%99%BE%E9%81%8D%E6%84%8F%E8%87%AA%E3%81%9A%E3%81%8B%E3%82%89%E9%80%9A%E3%81%9A, 확인날짜=2026-10-10.
- ↑ 4.0 4.1 4.2 4.3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권13 〈위서(魏書) 종요화흠왕랑전(鍾繇華歆王朗傳)〉 왕숙 조 배송지 주 인용 《위략(魏略)》.
- ↑ 구양순(歐陽詢) 등, 《예문유취(藝文類聚)》 권3·권55; 이방(李昉) 등, 《태평어람(太平御覽)》 권26·권616.
- ↑ 주희(朱熹), 《동몽수지(童蒙須知)》 〈독서사문(讀書寫文字)〉.
- ↑ 소식(蘇軾), 〈송안돈수재실해서귀(送安惇秀才失解西歸)〉; 《동파시집주(東坡詩集註)》 권15 주.
- ↑ 8.0 8.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 검색, “讀書千遍”·“讀書百遍”,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 ↑ 변계량(卞季良), 〈영락십구년월일봉사(永樂十九年月日封事)〉, 《춘정집(春亭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讀書千遍”,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 ↑ 김득신(金得臣), 〈고문삼십육수독수기(古文三十六首讀數記)〉, 《백곡집(柏谷集)》; 황덕길(黃德吉), 〈서김백곡득신독수기후(書金柏谷得臣讀數記後)〉, 《하려집(下廬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讀數記”,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 ↑ 11.0 1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독서삼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85%EC%84%9C%EC%82%BC%EC%97%AC, 확인날짜=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