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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백편의자현(讀書百遍義自見)은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뜻으로, 어려운 글도 되풀이해 읽으면 그 뜻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는 한자성어이다.[1] 삼국 위나라의 학자 동우(董遇)가 배우러 온 사람에게 한 말로 전한다. 줄여서 ‘독서백편(讀書百遍)’이라고도 한다.

남의 풀이에 기대기보다 스스로 거듭 읽고 생각하는 공부의 중요성을 말할 때 쓴다. 마지막 글자 ‘見’은 ‘보다(견)’가 아니라 ‘드러나다, 나타나다(현)’의 뜻이므로 ‘의자현’으로 읽는다.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다.[2] 일본어에서는 “読書百遍義自ずから見(あらわ)る”, 또는 “読書百遍意自ずから通ず”라는 속담 형태로 널리 쓰며, 일본 사전들은 이 말을 《위지(魏志)》 왕숙전 주에 인용된 《위략(魏略)》에서 왔다고 풀이한다.[1][3] 중국어에서는 ‘讀書百遍,其義自見’ 꼴로 흔히 인용된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讀 독 읽다 읽다
書 서 글, 책 책
百 백 일백 백 번(여러 번)
遍 편 두루, 번 번(횟수)
義 의 옳다, 뜻 뜻, 의미
自 자 스스로, 저절로 저절로
見 현 보다(견), 드러나다(현) 드러나다

‘遍’은 원문에서 같은 글자인 ‘徧’으로도 적는다.

《위략》의 동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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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陳壽)의 《삼국지》 〈위서(魏書) 왕랑전(王朗傳)〉에 딸린 왕숙(王肅)의 전기 끝에, 왕숙과 함께 경전에 주석을 달아 세상에 전한 사람으로 대사농 동우가 이름만 나온다. 남조 송나라 배송지(裴松之)는 여기에 어환(魚豢)의 《위략》을 주로 인용해 동우의 사람됨을 소개했다.[4]

初,遇善治《老子》,爲《老子》作訓注。又善《左氏傳》,更爲作朱墨別異。人有從學者,遇不肯教,而云:「必當先讀百徧」。言「讀書百徧而義自見」。從學者云:「苦渴無日。」遇言:「當以三餘」。或問三餘之意,遇言:「冬者,歲之餘;夜者,日之餘,陰雨者,時之餘也」。由是諸生少從遇學,無傳其朱墨者。

“동우는 《노자》에 밝아 《노자》의 훈주를 지었고, 《좌씨전》에도 밝아 붉은 먹과 검은 먹으로 구별한 《주묵별이(朱墨別異)》를 지었다. 배우러 오는 사람이 있으면 동우는 가르치려 하지 않고 ‘반드시 먼저 백 번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책을 백 번 읽으면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는 말이다. 배우려는 사람이 ‘그럴 겨를이 없어 괴롭습니다’ 하니, 동우는 ‘세 가지 남는 때를 쓰라’고 했다. 누가 세 가지 남는 때가 무엇이냐고 묻자, 동우는 ‘겨울은 한 해의 남는 때이고, 밤은 하루의 남는 때이며, 흐리고 비 오는 날은 철의 남는 때이다’라고 했다. 이 때문에 그에게 배우는 사람이 적어, 그의 《주묵별이》를 전한 이가 없었다.”[4]

《위략》은 동우를 가홍(賈洪)·한단순(邯鄲淳) 등과 함께 위나라의 ‘유종(儒宗)’ 일곱 사람으로 꼽았다.[4] 동우는 난리 통에 형과 함께 이삭을 줍고 등짐 장사를 하면서도 늘 경서를 끼고 다니며 틈나는 대로 읽었다고 같은 글에 적혀 있다.[4] 원문에서 ‘讀書百徧而義自見’은 동우의 말을 옮긴 것이고, 이야기의 끝은 “그래서 배우는 사람이 적었다”는 다소 씁쓸한 결말이다.

이 이야기는 당나라의 《예문유취(藝文類聚)》, 송나라의 《태평어람(太平御覽)》 같은 유서에도 실렸는데, “當先讀書百遍而義自見”처럼 글자가 조금씩 다르다.[5]

‘讀書千遍’과 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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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송의 주희(朱熹)는 아이들의 공부 규범을 적은 《동몽수지(童蒙須知)》에서 “옛사람이 ‘책을 천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讀書千遍,其義自見)’고 했다”며 이 말을 ‘천 번’으로 바꾸어 인용하고, “읽기를 익숙하게 하면 풀이를 기다리지 않고도 스스로 그 뜻을 깨닫는다”고 덧붙였다.[6] 소식(蘇軾)의 시구 “옛 책은 백 번 읽어도 싫지 않으니, 익숙히 읽고 깊이 생각하면 그대 스스로 알리라(舊書不厭百回讀,熟讀深思子自知)”도 같은 생각을 담고 있어, 송대 주석가들은 이 구절에 동우의 말을 출전으로 달았다.[7]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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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에서는 주희를 거친 ‘讀書千遍,其義自見’ 꼴이 더 많이 쓰였다.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에서 ‘讀書千遍’은 19건인 데 비해 ‘讀書百遍’은 1건이다.[8] 변계량(卞季良)은 세종 3년(1421)의 봉사(封事)에서 “주자가 ‘책을 천 번 읽으면 그 뜻이 저절로 드러난다’고 했다”며 임금에게 《중용》·《대학》의 《혹문》을 깊이 읽기를 권했고,[9] 유성룡(柳成龍)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같은 말을 들어 한 책을 끝까지 읽으라고 일렀다.[8]

  • 독서백편의자현이라더니, 처음엔 막막하던 RFC 문서가 세 번째 읽으니 구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 레거시 코드는 독서백편의자현의 자세로 여러 번 읽어야 설계 의도가 드러난다.
  • 선생님은 질문하러 온 학생에게 독서백편의자현이라며 교과서를 다시 읽어 오라고 했다.
  • 조선 중기의 시인 김득신(金得臣)은 어릴 때 둔하다는 말을 들었으나 고문을 수없이 되풀이해 읽어 이름을 얻었다. 그는 1만 번 넘게 읽은 글만 골라 횟수를 적은 〈독수기(讀數記)〉를 남겼고, 그중 〈백이전(伯夷傳)〉은 ‘一億一萬三千’ 번 읽었다고 적혀 있다.[10] 독서백편의자현을 몸소 보인 예로 자주 소개된다.
  • 동우가 말한 ‘세 가지 남는 때’는 ‘독서삼여(讀書三餘)’라는 말로 따로 쓰인다.[11]
  • 일본의 동양사학자 미야자키 이치사다(宮崎市定)는 《과거(科挙)》(1946)에서 “주자의 ‘독서백편 의자통(讀書百遍意自通)’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라고 썼다.[3]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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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삼여(讀書三餘): 책을 읽기에 알맞은 세 가지 한가한 때. 겨울, 밤, 비 올 때를 이른다.[11] 같은 동우 이야기에서 나왔다.
  • 위편삼절(韋編三絶): 공자가 《주역》을 하도 읽어 가죽 끈이 세 번 끊어짐.
  • 독서삼매(讀書三昧): 다른 생각 없이 오직 책 읽기에만 골몰함.
  • 온고지신(溫故知新): 옛것을 익혀 새것을 앎.
  1. ↑ 1.0 1.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読書百遍義自ら見る”,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AA%AD%E6%9B%B8%E7%99%BE%E9%81%8D%E7%BE%A9%E8%87%AA%E3%82%89%E8%A6%8B%E3%82%8B, 확인날짜=2026-10-10.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우리말샘 검색, “독서백편의자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85%EC%84%9C%EB%B0%B1%ED%8E%B8%EC%9D%98%EC%9E%90%ED%98%84, 확인날짜=2026-10-10.
  3. ↑ 3.0 3.1 《고토와자를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読書百遍意自ずから通ず”,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AA%AD%E6%9B%B8%E7%99%BE%E9%81%8D%E6%84%8F%E8%87%AA%E3%81%9A%E3%81%8B%E3%82%89%E9%80%9A%E3%81%9A, 확인날짜=2026-10-10.
  4. ↑ 4.0 4.1 4.2 4.3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권13 〈위서(魏書) 종요화흠왕랑전(鍾繇華歆王朗傳)〉 왕숙 조 배송지 주 인용 《위략(魏略)》.
  5. ↑ 구양순(歐陽詢) 등, 《예문유취(藝文類聚)》 권3·권55; 이방(李昉) 등, 《태평어람(太平御覽)》 권26·권616.
  6. ↑ 주희(朱熹), 《동몽수지(童蒙須知)》 〈독서사문(讀書寫文字)〉.
  7. ↑ 소식(蘇軾), 〈송안돈수재실해서귀(送安惇秀才失解西歸)〉; 《동파시집주(東坡詩集註)》 권15 주.
  8. ↑ 8.0 8.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 검색, “讀書千遍”·“讀書百遍”,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9. ↑ 변계량(卞季良), 〈영락십구년월일봉사(永樂十九年月日封事)〉, 《춘정집(春亭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讀書千遍”,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10. ↑ 김득신(金得臣), 〈고문삼십육수독수기(古文三十六首讀數記)〉, 《백곡집(柏谷集)》; 황덕길(黃德吉), 〈서김백곡득신독수기후(書金柏谷得臣讀數記後)〉, 《하려집(下廬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원문 검색 “讀數記”,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0.
  11. ↑ 11.0 1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독서삼여”,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F%85%EC%84%9C%EC%82%BC%EC%97%AC, 확인날짜=2026-1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