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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편삼절(韋編三絶)은 공자가 《주역》을 즐겨 읽어 책을 엮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졌다는 뜻으로, 책을 열심히 되풀이하여 읽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줄여서 ‘삼절(三絶)’이라고도 한다.[1]

종이가 널리 쓰이기 전 중국의 책은 대나무나 나무를 길쭉하게 깎은 조각(죽간·목간)에 글을 쓰고 끈으로 엮어 말아 두는 형태였다. 이 끈이 닳아 끊어질 만큼 같은 책을 거듭 펼쳐 읽었다는 데서, 한 권의 책을 깊이 파고드는 독서, 나아가 학문에 대한 열의를 가리키는 말이 되었다. 표준국어대사전은 표제어를 ‘韋編三絕’로 적는데, ‘絶’은 ‘絕’의 이체자로 조선 문헌과 일본어에서는 흔히 ‘絶’로 쓴다.[1] 중국어에서는 ‘韋編三絕(wéi biān sān jué)’, 일본어에서는 ‘韋編三絶(いへんさんぜつ)’ 또는 “韋編三たび絶つ”라고 한다.[2][3]

《사기(史記)》 권47 〈공자세가(孔子世家)〉에 나온다.[1][4]

孔子晚而喜易,序彖、繫、象、說卦、文言。讀易,韋編三絕。曰:「假我數年,若是,我於易則彬彬矣。」

“공자는 만년에 《역(易)》을 좋아하여 〈단(彖)〉·〈계(繫)〉·〈상(象)〉·〈설괘(說卦)〉·〈문언(文言)〉을 차례 지었다. 《역》을 읽느라 가죽 엮음끈이 세 번 끊어졌다. 공자는 ‘내게 몇 해만 더 주어진다면, 이렇게 하여 《역》에 대해서는 환히 통달할 수 있을 텐데’라고 말했다.”[4] 여기 든 〈단〉·〈상〉·〈계사〉·〈설괘〉·〈문언〉 등은 《주역》 본문을 풀이한 이른바 ‘십익(十翼)’의 일부로, 《사기》는 공자가 이를 지었다고 보았다.[2] ‘三’은 꼭 세 번이 아니라 여러 번을 뜻하는 말로 흔히 풀이한다.

《논어(論語)》 〈술이(述而)〉에도 공자가 “내게 몇 해를 더 주어 쉰 살에 《역》을 배우게 한다면 큰 허물은 없을 것이다(加我數年,五十以學易,可以無大過矣)”라고 한 말이 있어,[5] 《사기》의 “假我數年”과 짝을 이루어 함께 인용된다.

《태평어람》이 인용한 다른 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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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 초의 유서(類書) 《태평어람(太平御覽)》 권616은 《사기》를 인용하면서 “공자가 만년에 《역》을 좋아하여 가죽 엮음끈이 세 번 끊어지고, 쇠 책갈피가 세 번 부러지고, 옻으로 쓴 글씨가 세 번 닳아 없어졌다(孔子晚善易,韋編三絕,鐵擿三折,漆書三滅也)”고 적었다.[6] 지금 전하는 《사기》에는 “韋編三絕”까지만 있고 뒤의 두 구절은 없다.

통설: 무두질한 가죽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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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韋(위)’는 무두질하여 부드럽게 만든 가죽이다. 《성어전》은 ‘韋’를 “옛날 죽간을 꿰어 책을 만드는 데 쓰던 익힌 가죽”으로 풀이하고,[2] 일본의 사전들도 ‘韋編’을 무두질한 가죽끈으로 엮은 죽간, 나아가 책 일반으로 풀이한다.[3] 표준국어대사전도 “책의 가죽끈”으로 풀었다.[1]

다른 해석: 씨줄로 엮은 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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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금까지 출토된 죽간·목간을 보면 엮음끈은 대부분 비단실이나 삼 같은 식물성 끈이고, 가죽끈으로 엮은 실물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점을 들어 ‘韋’를 가죽이 아니라 ‘緯(위, 씨줄)’의 가차자로 보는 견해가 있다. 중국 학자 주윈빈(朱贇斌)은 《중국사회과학보(中國社會科學報)》에 실은 글에서 다음과 같이 풀었다.[7]

  • 韋 = 緯: 죽간은 세로로 늘어놓이므로 베의 날실(經)에 해당하고, 이를 가로로 엮는 끈은 씨실(緯)에 해당한다. ‘韋編’은 가죽끈이 아니라 죽간의 머리와 꼬리를 차례로 가로 엮은 형태를 가리킨다.
  • 三 = 세 가닥 끈: 출토된 봉검(封檢)과 상하이박물관 소장 초나라 죽간 《주역》이 “세 가닥 엮음끈(三道編繩)”으로 되어 있는 것처럼, ‘三’은 횟수가 아니라 죽간을 엮은 세 가닥의 끈이다.
  • 絶 = 모두 끊어짐: 너비 1cm도 안 되는 죽간을 엮으려면 끈이 가늘 수밖에 없으므로, 세 가닥이 모두 끊어졌다는 것은 그만큼 오래 거듭 펼쳤다는 뜻이다.

이 해석을 따르면 위편삼절은 “죽간을 가로로 엮은 세 가닥 끈이 모두 끊어졌다”는 뜻이 된다. 다만 이는 학계의 한 견해이고, 사전들은 여전히 가죽끈 설을 싣고 있다.

한나라 이후 문인들은 이 말을 공자의 부지런함을 가리키는 전고로 즐겨 썼다. 동진의 갈홍(葛洪)은 《포박자(抱朴子)》 외편 〈자서(自敘)〉에서 “성인도 위편삼절하며 경전 공부에 힘썼는데, 보통 사람이 어찌 여러 가지를 한꺼번에 닦을 수 있겠는가(聖者猶韋編三絕,以勤經業;凡才近人,安得兼修)”라고 했고, 남조 양의 유협(劉勰)도 《문심조룡(文心雕龍)》 〈종경(宗經)〉에서 《역》의 깊이를 말하며 이 구절을 끌어왔다.[2] 당나라 양형(楊炯), 최융(崔融)의 글과 원나라 야율초재(耶律楚材)의 시에도 보인다.[2]

글자를 줄이거나 바꾼 형태도 많다. 《성어전》은 ‘三絕韋編’(주희의 시), ‘韋編屢絕’(육유의 시), ‘易韋三絕’(소식의 시), ‘三編絕’(당 경위의 시), ‘絕編書’(유우석의 시) 등을 모두 같은 뜻의 말로 싣는다.[2] 주희는 시에서 “위편삼절한 사람은 글줄이나 세고 먹 자국이나 헤아리는 사람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須知三絕韋編者,不是尋行數墨人)”고 하여, 많이 읽는 것보다 깊이 깨닫는 것을 강조했다.[2]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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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에서는 주로 임금과 세자에게 공부를 권하는 대목에 나온다.

  • 세종 29년(1447) 세자의 서연관들은 서연에만 전념하게 해 달라고 청하면서, “성인은 스스로 성인이라 여기지 않으니, 공자는 《역》을 읽어 위편삼절에 이르고도 오히려 ‘내게 몇 해를 더 주면’이라고 했다(孔子讀易,至韋編三絶,而猶曰:假我數年)”며 세자의 학문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고 했다.[8]
  • 중종 15년(1520) 시강관 이항(李沆)은 “공자는 성인인데도 《역》을 읽어 위편삼절에 이르렀다”며, 선비들이 경전을 읽지 않는 풍조를 걱정했다.[9]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韋 위 다룸가죽, 무두질한 가죽 가죽끈(통설), 씨줄(異說)
編 편 엮다, 책 죽간을 엮은 것, 책
三 삼 셋 세 번, 여러 번(통설), 세 가닥(異說)
絶 절 끊다 끊어지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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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韋編三絶’.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선승 기도 슈신(義堂周信)의 일기 《공화일용공부략집(空華日用工夫略集)》의 에이토쿠 원년(1381) 12월 27일 조를 든다.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이 말이 “그 책을 매우 아껴 읽는다”는 데 무게가 있으며 ‘공부에 열심’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위편삼절의 노력으로 논문을 완성했다” 같은 예문에는 어색함이 남는다고 지적한다.[3] 한국어 사전이 “책을 열심히 읽음”으로 풀이하는 것과 비슷하다.
  • 그는 《TCP/IP 완벽 가이드》를 위편삼절하듯 읽어 책등이 다 떨어졌다.
  • RFC 문서를 위편삼절할 만큼 읽고 나서야 프로토콜의 설계 의도가 보였다.
  • 할아버지는 평생 《논어》 한 권을 위편삼절하셨다.
  • 동진 갈홍의 《포박자》 내편 〈거혹(袪惑)〉에는 스스로 4천 살이라고 떠벌린 고강(古強)이라는 사람의 이야기가 있다. 그는 요·순을 직접 보았다고 늘어놓더니, 공자가 자기에게 “《역》은 좋은 책입니다. 저도 이를 좋아하여 가죽끈이 세 번 끊어지고 쇠 책갈피가 세 번 부러지도록 읽고서야 이제 크게 깨달았습니다(此良書也,丘竊好之,韋編三絕,鐵撾三折,今乃大悟)”라며 읽기를 권했다고 둘러댔다. 갈홍은 이를 세상을 속이는 허풍쟁이의 예로 들었다.[10] 앞의 《태평어람》 인용문에 나오는 ‘鐵擿三折’과 비슷한 ‘鐵撾三折’이 여기에도 보인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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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절(三絶): 위편삼절의 준말.[1]
  • 수불석권(手不釋卷): 손에서 책을 놓지 않음.
  • 독서삼매(讀書三昧): 책 읽기에 몰두함.
  • 형설지공(螢雪之功), 주경야독(晝耕夜讀): 어려운 처지에서 힘써 공부함.
  • 폐침망식(廢寢忘食): 잠자고 먹는 것도 잊음. 《성어전》이 근의어로 든다.[2]
  1. ↑ 1.0 1.1 1.2 1.3 1.4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위편삼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C%84%ED%8E%B8%EC%82%BC%EC%A0%88,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2.3 2.4 2.5 2.6 2.7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韋編三絕”,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326, 확인날짜=2026-09-27.
  3. ↑ 3.0 3.1 3.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일본대백과전서(日本大百科全書)》, “韋編三絶”,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9F%8B%E7%B7%A8%E4%B8%89%E7%B5%B6, 확인날짜=2026-09-27.
  4. ↑ 4.0 4.1 사마천, 《사기》 권47 〈공자세가(孔子世家)〉.
  5. ↑ 《논어(論語)》 〈술이(述而)〉.
  6. ↑ 《태평어람(太平御覽)》 권616 〈학부(學部)·독송(讀誦)〉.
  7. ↑ 참고: 朱贇斌, “‘韋編三絕’新釋”, 《중국사회과학보(中國社會科學報)》, 2020-08-12, 중국사회과학망 전재, https://www.cssn.cn/wx/wx_zggdwx/202208/t20220802_5442828.shtml, 확인날짜=2026-09-27.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118권, 세종 29년 11월 15일 계묘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2911015_002, 확인날짜=2026-09-27.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40권, 중종 15년 9월 29일 계미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1509029_001, 확인날짜=2026-09-27.
  10. ↑ 갈홍(葛洪), 《포박자(抱朴子)》 내편 권20 〈거혹(袪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