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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사봉공(滅私奉公)은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고 공적인 일을 위해 힘쓴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1]

멸사봉공은 공직자나 조직 구성원이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앞세우는 태도를 가리킨다. 공무원 윤리, 군인 정신, 공익 활동을 강조할 때 표어처럼 쓰인다.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滅私奉公, めっしほうこう)로 널리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당나라 원진(元稹)이 지은 임명 조서 〈수최릉상서호부시랑제(授崔稜尚書戶部侍郎制)〉를 용례로 든다.[2] 최릉(崔稜)을 호부시랑에 임명하면서 그의 재정 관리 능력을 칭찬한 글이다.[3]

善於其職,嚴而不殘,辟名用物者逃無所入,滅私奉公者得以自明。

“직무를 잘 수행하여 엄하되 가혹하지 않으니, 명목을 피해 재물을 빼돌리는 자는 숨을 곳이 없고, 사사로움을 버리고 공을 받드는 자는 스스로 떳떳함을 밝힐 수 있었다.” 송나라 때 엮은 《책부원구(冊府元龜)》에 실린 당나라 칙서에도, 군량 수송을 맡긴 관리 우고모(于皐謩)·동계(董谿) 등에게 “힘을 다해 일을 이루고 멸사봉공하라(盡力成務,滅私奉公)”고 당부했는데 오히려 군자금을 착복했다며 꾸짖는 대목이 있다.[4] 베트남 응우옌 왕조의 실록 《대남식록(大南寔錄)》 정편 제4기 권17에도 임금이 신하들에게 “멸사봉공하라”고 당부하는 대목이 있다.[5] 다만 중국 고전 전체로 보면 드물게 쓰인 표현이다.

이 말이 대중적인 구호가 된 곳은 일본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쓰쿠이 다쓰오(津久井龍雄)의 《문화와 정치》(1941)에 나오는 “자유주의와 개인주의를 배격하고 멸사봉공으로 나아간다”는 구절을 첫 용례로 든다.[6]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이 말이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 국민이 지켜야 할 마음가짐으로 내세운 표어였다고 설명한다.[7]

전쟁이 끝난 뒤에는 이 말을 비판적으로 쓰는 예가 나타난다. 같은 사전은 문예평론가 혼다 슈고(本多秋五)가 1946년에 쓴 “멸사봉공은 적어도 예술에서는 난센스이다(滅私奉公は、少なくとも芸術においてはナンセンスである)”를 용례로 든다.[7] 오늘날 일본에서는 개인 생활을 희생하며 회사에 몸 바치는 근무 방식을 가리키는 말로 흔히 쓰이며, 장시간 노동이나 ‘블랙 기업(ブラック企業)’, 과로사와 연결되어 부정적인 뉘앙스로 받아들여지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 여러 해설 기사에서 보인다.[8][9][10]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쓰인 비슷한 표현은 ‘배사향공(背私向公)’이다. 《일본서기》 권22에 실린 이른바 〈17조 헌법〉 제15조는 “사사로움을 등지고 공을 향하는 것이 신하의 도리이다(背私向公,是臣之道矣)”라고 했다.[11]

《조선왕조실록》 원문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는 ‘滅私奉公’ 네 글자가 검색되지 않는다. 고전 번역문에는 ‘멸사봉공’이 여러 번 나오지만, 이는 번역자가 비슷한 뜻의 원문을 풀어 옮긴 것이다.

  • 성혼(成渾)의 《우계집》 〈신사봉사(辛巳封事)〉 번역문의 “오로지 멸사봉공하며 나라를 걱정한다면”은 원문이 “只奉公憂國”이다.[12] 이 때문에 ‘멸사봉공의 출전이 《우계집》’이라는 설명이 돌지만 원문에는 이 말이 없다.
  • 권근(權近)의 《양촌집》 〈전부언(田父唁)〉 번역문의 “멸사봉공하며”는 원문이 “背私嚮公”이다.[13] 신숙주(申叔舟)의 《해동제국기》 번역본 역주도 〈17조 헌법〉 제15조를 ‘멸사봉공할 것’으로 요약했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滅 멸 없애다, 멸하다 버리다, 없애다
私 사 사사롭다 사욕, 개인의 이익
奉 봉 받들다 받들어 힘쓰다
公 공 공평하다, 공적인 것 나라, 공공의 일
  • 멸사봉공을 요구하기 전에, 담당자 한 명의 희생 없이도 장애에 대응할 수 있는 당직 체계부터 갖춰야 한다.
  • 그는 삼십 년 공직 생활을 멸사봉공의 자세로 일관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선공후사(先公後私): 공적인 일을 먼저 하고 사사로운 일은 뒤로 미룸.
  • 대공무사(大公無私): 매우 공정하여 사사로움이 없음.
  • 공평무사(公平無私): 공평하여 사사로움이 없음.
  • 배사향공(背私向公): 사사로움을 등지고 공을 향함.
  • 우공망사(憂公忘私): 나라 일을 걱정하느라 사사로운 일을 잊음. 《삼국지》 〈두서전(杜恕傳)〉에 인용된 위 명제의 조서에 보인다.
  • 반대 의미: 사리사욕(私利私慾): 사사로운 이익과 욕심.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멸사봉공”,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9%B8%EC%82%AC%EB%B4%89%EA%B3%B5, 확인날짜=2026-09-26.
  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滅私奉公”,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0127, 확인날짜=2026-09-26.
  3. ↑ 원진, 〈수최릉상서호부시랑제(授崔稜尚書戶部侍郎制)〉, 《전당문(全唐文)》 권648 수록.
  4. ↑ 왕흠약 등, 《책부원구(冊府元龜)》.
  5. ↑ 《대남식록(大南寔錄)》 정편 제4기 권17.
  6.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滅私奉公”,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B%85%E7%A7%81%E5%A5%89%E5%85%AC, 확인날짜=2026-09-26.
  7. ↑ 7.0 7.1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滅私奉公”,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BB%85%E7%A7%81%E5%A5%89%E5%85%AC, 확인날짜=2026-09-26.
  8. ↑ 참고: TRANS.Biz 편집부, “「滅私奉公」の意味と使い方とは?「丁稚奉公」との違いも解説”, TRANS.Biz, https://biz.trans-suite.jp/18733, 확인날짜=2026-09-26.
  9. ↑ 참고: 나카이 히로아키(中井弘晃), “"活私奉公"の時代に、ビジネスパーソンは仕事にどう向き合えばよいか?”, 다이아몬드 온라인(ダイヤモンド・オンライン), https://diamond.jp/articles/-/362427, 확인날짜=2026-09-26.
  10. ↑ 참고: 아다치 유야(安達裕哉), “「滅私奉公」を要求する企業の衰退が止まらない。”, Books&Apps, https://blog.tinect.jp/?p=68045, 확인날짜=2026-09-26.
  11. ↑ 《일본서기(日本書紀)》 권22 스이코 천황(推古天皇) 12년.
  12.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성혼, 《우계집(牛溪集)》 권2 〈신사봉사(辛巳封事)〉,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98A_0020_010_0090, 확인날짜=2026-09-26.
  13.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권근, 《양촌집(陽村集)》 권33 〈전부언(田父唁)〉,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36A_0360_040_002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