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도식
더 많은 작업
무위도식(無爲徒食)은 하는 일 없이 놀고먹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유식’이라고도 한다.[1]
일을 하거나 제 몫의 책임을 지지 않으면서 먹고 지내기만 하는 모습을 비판할 때 쓴다. “무위도식하다”, “무위도식하는 사람”처럼 쓰며, 게으름이나 무능을 꾸짖는 말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사정이 있어 일을 쉬는 사람보다는, 할 수 있는데도 하지 않는 태도를 가리킨다.
‘무위(無爲)’는 ‘아무것도 하는 일이 없음’이라는 뜻이다. 노장 사상의 ‘무위자연(無爲自然)’에서 말하는 무위는 억지로 꾸미지 않는다는 긍정적인 뜻이지만, 무위도식의 무위는 그와 달리 일을 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뜻으로 쓰였다. ‘도식(徒食)’은 ‘헛되이 먹음’, 곧 하는 일 없이 밥만 먹는다는 뜻이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無爲徒食’이라는 네 글자는 중국 고전과 조선 시대 문헌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도 나오지 않는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 이 말이 나오는 곳은 단 한 군데로, 1910년 8월 29일 국권 피탈 당일 통감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가 발표한 유고(諭告)이다. 이 글은 “학생들이 번번이 수고를 싫어하고 편안함을 좇으며 헛되이 공리(空理)를 논하고 방만함에 흘러 끝내 무위도식하는 백성이 되는 자가 왕왕 있다(諸生이 輒厭其勞而就其逸ᄒᆞ고 徒談空理而流放漫ᄒᆞᆷ은 終히 無爲徒食之民이 된 者ㅡ 往往有之ᄒᆞ니)”며 근검한 풍속을 강조했다.[2]
일본어에서는 ‘無為徒食(むいとしょく)’이 쓰였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이시카와 덴가이(石川天崖)의 《도쿄학(東京学)》(1909)에 나오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무위도식해서는 안 된다”를 첫 용례로 들고,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설국(雪国)》에서도 무위도식하는 주인공 시마무라를 두고 이 말을 썼다.[3] 이런 점으로 보아 무위도식은 20세기 초 무렵부터 쓰이기 시작한 근대 한자어로 보인다.
네 글자 형태는 늦게 나타났지만, 놀고먹는 태도를 경계한 옛말은 많다. 《논어》 〈양화(陽貨)〉에서 공자는 “종일 배불리 먹고 마음 쓰는 데가 없으면 딱하다(飽食終日,無所用心,難矣哉)”고 했다.[4] 중국어에서는 오늘날 무위도식과 같은 뜻으로 ‘무소사사(無所事事)’를 흔히 쓴다. 《성어전》은 이 말이 《사기》 권54 〈조상국세가(曹相國世家)〉에서 한나라 재상 조참(曹參)이 법령을 고치지 않고 밤낮 술만 마시자 사람들이 그가 “일을 하지 않는다(不事事)”고 여긴 대목에서 나왔다고 설명한다.[5] 다만 조참의 경우는 선임 소하(蕭何)가 만든 제도를 그대로 지켜 백성을 편안하게 한 것으로 평가받았으니, 게으름을 뜻하는 지금의 쓰임과는 결이 다르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無 | 무 | 없다 | 없다 |
| 爲 | 위 | 하다, 되다 | 일을 하다 |
| 徒 | 도 | 무리, 헛되이 | 헛되이, 한갓 |
| 食 | 식 | 먹다, 밥 | 먹다 |
- 권한만 받아 두고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 서비스 계정은 무위도식하는 식객이나 다름없으니 정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 그는 졸업 후 몇 해를 무위도식하다가 뒤늦게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 조선 후기 박지원(朴趾源)의 한문 소설 〈양반전(兩班傳)〉은 생산에 종사하지 않고 무위도식하며 백성을 괴롭히는 양반을 풍자한 작품으로 흔히 설명된다.[6]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무위도식”,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C%B4%EC%9C%84%EB%8F%84%EC%8B%9D, 확인날짜=2026-09-27.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순종실록부록》 1권, 순종 3년 8월 29일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zc_10308029_002, 확인날짜=2026-09-27.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無為徒食”,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84%A1%E7%82%BA%E5%BE%92%E9%A3%9F, 확인날짜=2026-09-27.
- ↑ 《논어》 〈양화(陽貨)〉.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無所事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52, 확인날짜=2026-09-27.
- ↑ 참고: “양반전(兩班傳)(박지원)”, 학습백과 zum, http://study.zum.com/book/14838,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