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신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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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신처지(設身處地)는 자신을 남의 자리에 놓아 본다는 뜻으로, 상대의 처지가 되어 그 사정과 마음을 헤아림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설신처지는 역지사지와 거의 같은 뜻으로, 현대 중국어(设身处地, shè shēn chǔ dì)에서 매우 흔히 쓰인다. “设身处地为别人着想(남의 처지에서 생각하다)”처럼 ‘배려’를 말하는 표현으로 굳어 있다. 반면 한국어에서는 드물게 쓰여 표준국어대사전과 우리말샘에 올라 있지 않으며, 같은 뜻으로는 주로 ‘역지사지’를 쓴다.
《성어전》은 이 말이 《중용(中庸)》 제20장에 붙인 주희(朱熹)의 주석에서 나왔다고 본다.[1] 노나라 애공(哀公)이 정치를 묻자 공자는 천하와 나라를 다스리는 아홉 가지 원칙(九經)을 들었는데, 그중 하나가 ‘여러 신하를 몸소 헤아린다(體群臣)’였다.
凡為天下國家有九經,曰:修身也,尊賢也,親親也,敬大臣也,體群臣也,子庶民也,來百工也,柔遠人也,懷諸侯也。
주희는 《중용장구》에서 이 ‘體’ 자를 “자신을 그 자리에 놓아 보고 그 마음을 살피는 것(體,謂設以身處其地而察其心也)”이라고 풀었다.[2] ‘設以身處其地’가 줄어 ‘設身處地’가 되었다는 것이 《성어전》의 설명이다.
네 글자 형태의 예로, 청나라 이어(李漁)는 희곡 작법서 《한정우기(閑情偶寄)》에서 인물의 대사를 쓰는 방법을 논하며 “그 사람을 대신해 말을 세우려면 먼저 그 사람을 대신해 마음을 세워야 한다. 꿈속에서라도 그 사람이 되어 보지 않는다면 어찌 설신처지라 하겠는가(欲代此一人立言,先宜代此一人立心,若非夢往神遊,何謂設身處地)”라고 했다.[3]
한국 문헌에서는 드물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보이지 않고,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는 이시선(李時善)의 《송월재집》 〈음덕송(陰德頌)〉에 한 번 보인다.[4]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設 | 설 | 베풀다, 세우다 | 가정하다, 가상으로 두다 |
| 身 | 신 | 몸 | 자기 자신 |
| 處 | 처 | 곳, 머무르다 | 두다, 자리하게 하다 |
| 地 | 지 | 땅 | 처지, 자리 |
- 보안 정책을 만들 때 현업 담당자의 처지에서 설신처지로 생각해 보면, 사람들이 왜 규정을 우회하는지 알 수 있다.
- 설신처지로 생각해 보니 그가 약속에 늦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이해되었다.
- ↑ 1.0 1.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設身處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357, 확인날짜=2026-09-26.
- ↑ 주희, 《중용장구(中庸章句)》 제20장.
- ↑ 이어, 《한정우기(閑情偶寄)》 〈사곡부(詞曲部)·빈백(賓白)〉.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이시선, 《송월재집(松月齋集)》 권3 〈음덕송(陰德頌)〉,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896A_0040_010_001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