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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는 처지를 바꾸어서 생각하여 봄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역지사지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 그 사람의 사정과 감정을 헤아려 보라는 뜻으로 쓰인다. 갈등 조정, 협상, 고객 응대, 사용자 경험(UX) 설계 등에서 ‘상대의 관점’을 강조할 때 자주 인용된다. 순우리말로는 “입장 바꿔 생각해 보라”는 말에 해당한다.

《맹자(孟子)》 〈이루 하(離婁下)〉의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나온 말이다.[2]

禹、稷當平世,三過其門而不入,孔子賢之。顏子當亂世,居於陋巷,一簞食,一瓢飲,人不堪其憂,顏子不改其樂,孔子賢之。孟子曰:「禹、稷、顏回同道。禹思天下有溺者,由己溺之也;稷思天下有饑者,由己饑之也。是以如是其急也。禹、稷、顏子易地則皆然。」

태평한 시대의 우(禹)와 후직(后稷)은 백성을 구하느라 세 번이나 자기 집 앞을 지나면서도 들어가지 않았고, 어지러운 시대의 안회(顏回)는 누추한 골목에서 가난을 즐기며 도를 지켰다. 맹자는 세 사람이 걸은 길은 같으며 “처지를 바꾸었더라도 모두 그렇게 했을 것”이라고 평했다.

원문의 ‘역지즉개연’은 ‘성현은 어떤 처지에 놓였더라도 똑같이 행동했을 것’이라는 평가였다. 오늘날의 역지사지는 ‘상대의 처지가 되어 생각해 보라’는 권유로, 뜻의 초점이 달라졌다.

‘易地思之’라는 네 글자는 주로 한국 문헌에서 쓰였다. 대만 교육부의 《성어전(成語典)》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으며, 현대 중국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환위사고(換位思考)’, ‘설신처지(設身處地)’ 등을 쓴다.

지금과 같은 뜻의 이른 용례가 《조선왕조실록》 태종 4년(1404) 4월 30일 기사에 있다. 남편의 행방을 추궁당한 손효종(孫孝宗)의 아내는 “부부의 정으로는 설령 안다 해도 차마 말할 수 없는데 하물며 모르는 일이겠는가. 여러 관원께도 모두 집안이 있으니, 처지를 바꾸어 생각해 보시오(請易地思之). 죽음이 있을 뿐이지 어찌 감히 말하겠는가”라고 답했다. 이 말에 감동한 남재(南在)가 임금에게 아뢰어 그녀는 풀려났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易 역 바꾸다 서로 바꾸다
地 지 땅 처지, 입장
思 사 생각하다 헤아리다
之 지 그것 앞의 내용을 받는 대명사
  • 황금률: “남에게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는 윤리 원칙으로,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라는 점에서 역지사지와 통한다.
  • 《논어》의 “자기가 원하지 않는 것을 남에게 하지 말라(己所不欲,勿施於人)”(〈안연〉·〈위령공〉)도 같은 맥락에서 자주 함께 인용된다.
  • 공감과 조망 수용(perspective taking): 심리학에서는 타인의 관점을 헤아리는 능력을 조망 수용 능력이라 하며, 로버트 셀먼(Robert Selman)은 아동의 사회적 조망 수용 능력이 단계적으로 발달한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 처음 가입하는 사용자 입장에서 역지사지해 보니 오류 메시지가 무슨 뜻인지 알 수 없었다.
  • 노사 양측이 역지사지의 자세로 협상에 임해야 한다.
  • 김건모의 노래 〈핑계〉(1993)의 “입장 바꿔 생각을 해 봐”라는 가사가 역지사지를 쉽게 풀어 쓴 말로 자주 거론된다.[4][5]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역지사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7%AD%EC%A7%80%EC%82%AC%EC%A7%80, 확인날짜=2026-09-26.
  2. ↑ 《맹자》 〈이루 하(離婁下)〉.
  3.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7권, 태종 4년 4월 30일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ca_10404030_003, 확인날짜=2026-09-26.
  4. ↑ 참고: “[사설] 우물쭈물하다 내 그럴줄 알았지”, 한국대학신문,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515212, 확인날짜=2026-09-26.
  5. ↑ 참고: “핑계(by 김건모)”, 브런치, https://brunch.co.kr/@radioholic3/306,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