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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비곡직(是非曲直)은 옳고 그르고 굽고 곧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시비곡절(是非曲折)’, ‘시비선악(是非善惡)’이라고도 한다.[1]

‘시비(是非)’는 옳음과 그름, ‘곡직(曲直)’은 굽음과 곧음으로, 같은 뜻의 두 말을 겹쳐 사리의 옳고 그름을 강조한 말이다. 다툼이나 사건의 잘잘못을 가린다는 맥락에서 “시비곡직을 가리다”, “시비곡직을 따지다”처럼 쓴다. 중국어와 일본어에서도 같은 형태로 쓴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是 시 옳다, 이 옳음
非 비 아니다, 그르다 그름
曲 곡 굽다 굽음, 그름
直 직 곧다 곧음, 옳음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네 글자 그대로의 이른 예는 후한 왕충(王充)의 《논형(論衡)》 〈설일(說日)〉에 있다. 왕충은 해가 아침저녁에 가까운지 한낮에 가까운지를 두고 다투는 두 설을 소개한다. 해가 뜨고 질 때 커 보이므로 그때가 가깝다는 설과, 한낮에 더 따뜻하므로 한낮이 가깝다는 설이다.[2]

二論各有所見,故是非曲直未有所定。

“두 설이 저마다 본 바가 있으므로 옳고 그름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왕충은 이어 집 안에 장대를 세워 재는 방법으로 한낮이 가깝고 해가 뜨고 질 때가 멀다는 자기 결론을 논증했다.[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도 이 대목을 첫 예로 들고, 뜻을 “옳고 그름, 선악과 좋고 나쁨”으로 풀이한다.[3]

송대에는 구양수(歐陽脩)가 《신오대사(新五代史)》 〈주세종가인전(周世宗家人傳)〉 끝의 논평에서 “지극한 공정함은 천하가 함께하는 것이니, 시비곡직을 가릴 때에는 아버지가 아들을 사랑하더라도 사사로이 할 수 없는 바가 있다(其是非曲直之際,雖父愛其子,亦或有所不得私焉)”고 썼다.[4]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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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是非曲直이 34건 있다(원문 기준). 가장 이른 것은 세종 28년(1446) 12월 18일, 집현전 교리 박팽년(朴彭年)이 노비 소송에 얽혀 옥에 갇힌 아버지를 위해 올린 글이다. 박팽년은 “천하의 일은 옳고 그름이 둘 다 설 수 없고 굽음과 곧음이 서로 같을 수 없다”고 전제한 뒤 “사람의 일은 한때 어두울 수 있어도 시비곡직은 끝내 하늘을 속일 수 없다(人事雖暗昧於一時,而是非曲直,終不得欺其天)”며 억울함을 호소했다.[5] 세조 1년(1455) 12월에는 소송 당사자에게 날마다 출석해 서명하게 하는 노비 소송 규정을 없애자는 건의에서, 송사를 맡은 관리가 분별하기를 꺼려 서명 기한만 기다리고 “시비곡직은 조금도 돌아보지 않는다(是非曲直曾不之顧)”는 폐단이 지적되었다.[6]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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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是非曲直(ぜひきょくちょく)’라고 하며,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수필 《공작루필기(孔雀楼筆記)》(1768)를 첫 용례로 든다. 비슷한 말로 ‘이비곡직(理非曲直, りひきょくちょく)’을 쓴다.[7]
  • 장애 책임을 두고 두 부서가 맞서자, 로그를 시간순으로 맞춰 보며 시비곡직을 가리기로 했다.
  • 시비곡직을 따지기 전에 먼저 피해자 구제부터 서둘러야 한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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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비곡절(是非曲折), 시비선악(是非善惡): 같은 뜻이다.
  • 곡직(曲直): 굽음과 곧음이라는 뜻으로, 사리의 옳고 그름.
  • 불문곡직(不問曲直): 옳고 그름을 따지지 아니함.
  • 흑백논리(黑白論理): 모든 문제를 양극단으로만 나누어 보는 편중된 사고방식. 시비를 가리는 일과 혼동하지 않도록 한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시비곡직”,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B%9C%EB%B9%84%EA%B3%A1%EC%A7%81, 확인날짜=2026-10-03.
  2. ↑ 2.0 2.1 왕충, 《논형》 권11 〈설일(說日)〉.
  3.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是非曲直”,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393, 확인날짜=2026-10-03.
  4. ↑ 구양수, 《신오대사》 권20 〈주세종가인전(周世宗家人傳)〉.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114권, 세종 28년 12월 18일 신해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2812018_001, 확인날짜=2026-10-03.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조실록》 2권, 세조 1년 12월 20일 신유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ga_10112020_001, 확인날짜=2026-10-03.
  7.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是非曲直”,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8%AF%E9%9D%9E%E6%9B%B2%E7%9B%B4, 확인날짜=2026-1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