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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모호(曖昧模糊)는 말이나 태도 따위가 희미하고 흐려 분명하지 아니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애매모호한 답변”, “태도가 애매모호하다”, “기준이 애매모호해서 판단하기 어렵다”처럼 쓴다. ‘희미하여 분명하지 아니함’을 뜻하는 ‘애매(曖昧)’와 ‘흐리터분하여 분명하지 않음’을 뜻하는 ‘모호(模糊)’를 겹쳐 뜻을 강조한 말이다.[2][3]

일본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曖昧模糊(あいまいもこ)’라고 쓴다.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은 같은 뜻의 ‘曖昧’와 ‘模糊’를 겹쳐 강조한 표현이라고 설명한다.[4] 중국어에서는 이 네 글자를 성어로 쓰지 않는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曖 애 가리다, 흐리다 흐릿함
昧 매 어둡다 어두워 분명하지 않음
模 모 본, 법 (모호) 흐릿함
糊 호 풀, 바르다 (모호) 흐릿함

‘曖’와 ‘昧’는 모두 ‘어둡다’는 뜻이다. ‘模糊’는 ‘糢糊’로도 적는다.[5]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오래된 두 한자어를 근대에 하나로 묶은 말이다.

‘曖昧’와 ‘模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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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曖昧’는 본래 ‘어둡다’는 뜻이었고, 여기서 ‘사리가 분명하지 않다’는 뜻이 나왔다.[6] 후한의 채옹(蔡邕)은 〈석회(釋誨)〉에서 “어렴풋한 이익만 보고 뚜렷한 해로움은 잊는다(覩曖昧之利,而忘昭晢之害)”고 썼다.[7] 서진의 두예(杜預)는 오나라를 치자는 표문에서 자기 생각이 분명하니 “흐릿한 견해로 뒷날의 허물을 사지 않겠다(不敢以曖昧之見自取後累)”고 하였다.[8]

‘模糊’는 당나라 시에 흔히 보인다. 두보(杜甫)는 〈희작화경가(戲作花卿歌)〉에서 반란군 장수 단자장(段子璋)의 잘린 머리를 두고 “자장의 해골은 피로 범벅이 되었다(子章髑髏血模糊)”고 읊었다.[9] 이처럼 처음에는 형체가 흐릿하게 뭉개져 알아보기 어려운 모양을 그리는 말로 쓰였다.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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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曖昧模糊’라는 네 글자는 중국 고전과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원문에서 찾을 수 없다. 청나라 염약거(閻若璩)의 《상서고문소증(尙書古文疏證)》 권8에 “성인의 밝은 마음을 흐릿하고 어두운 곳으로 몰아넣었다(全驅入模糊曖昧之鄉)”처럼 순서가 반대인 형태가 보일 뿐이다.[10]

네 글자는 메이지 초 일본에서 먼저 확인된다. 1877년 한자 학습서 《신선만자문(新選萬字文)》에 ‘曖昧模糊’가 실렸고,[11] 1878년 《만국통사(萬國通史)》에도 보인다.[12] 《일본국어대사전》은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의 소설 《당세서생기질(當世書生氣質)》(1885~86)을 첫 용례로 든다.[4]

한국어에서는 1920년대 잡지와 신문에 보인다. 1922년 《개벽》 제21호에 실린 이돈화(李敦化)의 〈여론의 도〉는 당시 조선 사회를 두고 “이미 그러한 애매모호한 사정(曖昧模糊한 事情)이 사회의 풍기를 이루었다”고 썼다.[13] 1923년 2월 20일 《동아일보》는 일본 귀족원의 외교 쇄신론을 ‘瞹眛糢糊’라는 다른 자형으로 평하였다.[14]

잘못 알려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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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등의 성어 목록에는 애매모호의 출전을 《삼국지연의》나 중국어 《요한복음》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네 글자 형태는 중국 고전에서 확인되지 않고, 위와 같이 메이지 초 일본 문헌에서 처음 확인된다.

  • 논리학·철학에서는 ‘애매(曖昧)’와 ‘모호(模糊)’를 구별하기도 한다. 우리말샘은 철학 용어 ‘애매하다’를 ‘이것인지 저것인지 명확하지 못하여 한 개념이 다른 개념과 충분히 구별되지 못하는 일’로 푼다.[15] 일상어에서는 두 말을 거의 같은 뜻으로 쓴다.
  • 고유어 ‘애매하다’는 ‘아무 잘못 없이 꾸중을 듣거나 벌을 받아 억울하다’는 다른 말이다(“애매한 사람 잡지 마라”). 표준국어대사전은 이를 한자어 애매(曖昧)와 별개의 표제어로 싣는다.[2]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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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曖昧模糊(あいまいもこ). 한국어와 뜻이 같다.[4]
  • 중국어: 曖昧(暧昧)를 따로 쓰고 네 글자로 묶지는 않는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태도는 ‘모릉양가(模稜兩可)’라는 성어로 말하는데, 《성어전》은 이를 ‘일을 처리하는 태도가 흐리멍덩하여 분명한 의견을 내지 않음’으로 풀이한다.[16]
  • 요구 사항이 애매모호하면 개발이 끝난 뒤에 “이건 원래 뜻이 아니었다”는 말을 듣기 쉽다.
  • 장애 공지를 애매모호하게 쓰면 고객의 불안만 커진다.
  • 그는 찬성인지 반대인지 애매모호한 태도로 일관했다.
  •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曖昧模糊’가 없지만 국역문에는 ‘애매모호’가 15건 나온다. 1733년(영조 9) 이광좌(李光佐)가 자신의 죄 여부를 밝혀 “애매모호한 데 두지 않게 하소서”라고 청한 대목의 원문은 “毋置晻曖”이다.[17]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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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호(模糊): 말이나 태도가 흐리터분하여 분명하지 않음.[3]
  • 애매(曖昧): 희미하여 분명하지 아니함.[2]
  • 두루뭉술: 말이나 행동 따위가 철저하거나 분명하지 아니함.
  • 오리무중(五里霧中): 짙은 안개 속에 있어 방향을 잡을 수 없음. 일의 갈피를 잡기 어려움.
  • 반대: 명명백백(明明白白), 명약관화(明若觀火): 의심할 여지 없이 아주 분명함.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애매모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5%A0%EB%A7%A4%EB%AA%A8%ED%98%B8, 확인날짜=2026-10-11.
  2. ↑ 2.0 2.1 2.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애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5%A0%EB%A7%A4, 확인날짜=2026-10-11.
  3. ↑ 3.0 3.1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모호하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B%AA%A8%ED%98%B8%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1.
  4. ↑ 4.0 4.1 4.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曖昧模糊”,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B%96%E6%98%A7%E6%A8%A1%E7%B3%8A, 확인날짜=2026-10-11.
  5.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模糊”,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A8%A1%E7%B3%8A, 확인날짜=2026-10-11.
  6.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曖昧”,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B%96%E6%98%A7, 확인날짜=2026-10-11.
  7. ↑ 범엽(范曄), 《후한서(後漢書)》 권60하 〈채옹열전(蔡邕列傳)〉.
  8. ↑ 방현령(房玄齡) 등, 《진서(晉書)》 권34 〈두예전(杜預傳)〉.
  9. ↑ 두보(杜甫), 〈희작화경가(戲作花卿歌)〉, 《전당시(全唐詩)》 권219.
  10. ↑ 염약거(閻若璩), 《상서고문소증(尙書古文疏證)》 권8.
  11. ↑ 사세 도쿠쇼(佐瀬得所), 《新選万字文》 2, 1877,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852758, 확인날짜=2026-10-11.
  12. ↑ 사쿠라도 치오(作楽戸痴鶯) 역편, 《万国通史》 상, 1878,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768656, 확인날짜=2026-10-11.
  13. ↑ 이돈화(李敦化), 〈여론의 도(輿論의 道)〉, 《개벽》 제21호, 1922-03-01,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s://db.history.go.kr/id/ma_013_0210_0020, 확인날짜=2026-10-11.
  14. ↑ “日本上院의 外交刷新論, 瞹眛糢糊”, 《동아일보》, 1923-02-20,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https://db.history.go.kr/id/npda_1923_02_20_v0001_0020, 확인날짜=2026-10-11.
  15.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애매하다”,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95%A0%EB%A7%A4%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1.
  16.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模稜兩可”,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12, 확인날짜=2026-10-11.
  1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영조실록》 35권, 영조 9년 8월 3일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ua_10908003_002, 확인날짜=2026-1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