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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五里霧中)은 오 리나 되는 짙은 안개 속에 있다는 뜻으로, 어떤 일의 방향이나 갈피를 전혀 잡을 수 없는 상태를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사건의 진상이나 사람의 행방, 앞으로의 전망을 도무지 알 수 없을 때 쓴다. “범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다”, “협상 결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처럼 쓴다. 일본어에서도 ‘五里霧中(ごりむちゅう)’이라 하며 뜻이 같다.[2] 중국어에서는 주로 ‘여타오리무중(如墮五里霧中)’, 곧 ‘오 리 안개 속에 떨어진 듯하다’는 형태로 쓴다.[3]

‘五里霧’는 ‘오 리 사방에 걸친 안개’이고, 오리무중은 ‘오리무(五里霧)의 가운데’라는 짜임이다. ‘오리’와 ‘무중’으로 끊어 읽지 않는다.[4]

《후한서》 권36 〈정범진가장열전(鄭范陳賈張列傳)〉에 딸린 장해(張楷)의 전기에 나온다.[5] 장해는 자가 공초(公超)로, 《엄씨춘추》와 《고문상서》에 밝아 늘 제자가 백 명이었고, 홍농(弘農)의 산속에 숨어 살자 배우려는 사람이 몰려들어 사는 곳이 저자를 이루었다. 조정에서 여러 번 불렀으나 병을 핑계로 나가지 않았다.

性好道術,能作五里霧。時關西人裴優亦能爲三里霧,自以不如楷,從學之,楷避不肯見。桓帝即位,優遂行霧作賊,事覺被考,引楷言從學術,楷坐繫廷尉詔獄,積二年,恆諷誦經籍,作尚書注。後以事無驗,見原還家。

“장해는 성품이 도술을 좋아하여 오 리에 걸친 안개를 일으킬 수 있었다. 그때 관서 사람 배우(裴優)도 삼 리의 안개를 일으킬 줄 알았는데, 자신이 장해만 못하다고 여겨 배우러 왔으나 장해는 피하고 만나 주지 않았다. 환제가 즉위하자 배우는 안개를 일으켜 도적질을 하다가 일이 드러나 신문을 받았는데, 장해에게서 술법을 배웠다고 끌어들였다. 장해는 이 일에 걸려 정위의 옥에 두 해 동안 갇혔는데, 늘 경전을 외우며 《상서》 주석을 지었다. 뒤에 증거가 없어 풀려나 집으로 돌아왔다.”

곧 원래의 ‘오리무(五里霧)’는 도술로 일으킨 안개였다. 뒷날 여기에 ‘가운데 중(中)’이 붙어, 짙은 안개 속에 갇혀 방향을 잃은 듯한 상태를 가리키게 되었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도 ‘오리무’를 “본래 동한 장해가 술법으로 일으킨 운무”라 하고, 뒤에 “갈피를 잡기 어려운 상황”의 비유가 되었다고 풀이한다.[6]

같은 이야기는 범엽의 《후한서》보다 앞선 사승(謝承)의 《후한서》에도 있었다. 이 책은 지금 전하지 않지만 《예문유취(藝文類聚)》 권2와 《태평어람(太平御覽)》 권15가 “河南張楷,性好道術,能作五里霧”라는 대목을 인용하고 있다.[7]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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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 ‘五里霧中’은 신라의 최치원(崔致遠)이 당나라에서 지은 글에 일찍이 보인다. 고변(高駢)의 막하에 있던 최치원은 황소의 난 토벌을 앞두고 절서(浙西)의 진사도(陳司徒) 사당에 올린 글에서 “팔공산 위에 두루 웅장한 군사를 펼치고, 오리무 속에서 신이한 술법을 드러내 주기를 바란다(所冀八公山上,遍設雄師。五里霧中,能呈異術)”고 했다.[8] 여기서는 장해의 고사를 그대로 살려 ‘도술로 일으킨 안개 속’이라는 뜻으로 썼다. 중국 문헌에서는 남송 증협(曾協)의 시 “五里霧中藏豹穩”처럼 송대 이후 쓰임이 보이며,[9] ‘갈피를 못 잡는다’는 뜻의 “如墮五里霧中”은 청말·민국 소설과 신문에 흔하다.

《일본국어대사전》은 하이카이 《삼상음(三上吟)》(1700)의 “全堕五里霧中矣”와 나쓰메 소세키의 《명암(明暗)》(1916)을 용례로 든다.[2]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五 오 다섯 다섯
里 리 마을, 거리의 단위 거리 단위 ‘리’
霧 무 안개 안개
中 중 가운데 속
  • 침해 사고가 난 지 일주일이 지났지만 최초 유입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사건 당일 밤 그의 행적은 오리무중으로 남았다.
  • 교수신문이 해마다 뽑는 ‘올해의 사자성어’의 첫 번째(2001년)가 오리무중이다.[10]
  • 장해가 숨어 살던 화음산(華陰山) 남쪽에는 그의 자를 딴 ‘공초시(公超市)’라는 저자가 생겼다고 《후한서》는 적는다. 《태평어람》이 인용한 글에는 이를 ‘공초무시(公超霧市)’라 했다.[11]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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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타오리무중(如墮五里霧中): 중국어에서 흔히 쓰는 형태.[3]
  • 암중모색(暗中摸索): 어둠 속에서 더듬어 찾음.
  • 박삭미리(撲朔迷離): 사정이 복잡하게 뒤얽혀 진상을 가리기 어려움. 《성어전》의 ‘오리무’ 풀이 예문에도 함께 쓰였다.[12]
  • 다기망양(多岐亡羊): 갈림길이 많아 양을 잃음. 방향을 잡기 어려움.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오리무중”,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8%A4%EB%A6%AC%EB%AC%B4%EC%A4%91,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五里霧中”,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A%94%E9%87%8C%E9%9C%A7%E4%B8%AD, 확인날짜=2026-09-27.
  3. ↑ 3.0 3.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如墮五里霧中”,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927, 확인날짜=2026-09-27.
  4. ↑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五里霧中” 해설,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A%94%E9%87%8C%E9%9C%A7%E4%B8%AD, 확인날짜=2026-09-27.
  5. ↑ 범엽, 《후한서(後漢書)》 권36 〈정범진가장열전(鄭范陳賈張列傳)〉 장패(張霸)전 부 장해(張楷).
  6.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五里霧”,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7757, 확인날짜=2026-09-27.
  7. ↑ 구양순 등, 《예문유취(藝文類聚)》 권2 〈천부(天部) 하〉 무(霧); 이방 등, 《태평어람》 권15.
  8.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최치원, 《계원필경집(桂苑筆耕集)》 권16 〈이절서진사도묘서(移浙西陳司徒廟書)〉,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01A_0170_020_0010, 확인날짜=2026-09-27.
  9. ↑ 증협, 《운장집(雲莊集)》 권2 〈기제진희안돈복재(寄題陳晞顔敦復齋)〉.
  10. ↑ 교수신문, “역대 올해의 사자성어”, https://www.kyosu.net/news/articleView.html?idxno=151422, 확인날짜=2026-09-27.
  11. ↑ 《태평어람》 권39, “范曄《後漢書》曰:張楷,字公超,隱居弘農山,學者隨之,所居成市。能爲五里霧,後華山南遂有公超霧市。”
  1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五里霧”,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7757,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