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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야무야(有耶無耶)는 있는 듯 없는 듯 흐지부지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시작한 일이나 문제 삼던 일이 결론 없이 슬그머니 묻혀 버릴 때 “수사가 유야무야로 끝났다”, “사건이 유야무야 처리되었다”, “문제를 유야무야 덮어 버렸다”처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유야무야되다’, ‘유야무야하다’를 부표제어로 둔다.[1] 책임을 가리지 않고 넘어가는 처리를 비판할 때 자주 쓰여, 부정적인 느낌이 강하다.

글자 그대로는 “있는가? 없는가?”라는 물음이다. ‘耶(야)’는 문장 끝에서 물음을 나타내는 어조사로, 표준국어대사전도 이 말의 耶를 ‘어조사 야’로 풀이한다.[1] 한문에서는 이 본뜻대로 오래 쓰였고, ‘흐지부지함’이라는 뜻은 근대 일본어에서 굳은 뒤 한국어에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아래 ‘유래와 쓰임’).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有 유 있다 있음
耶 야 어조사(의문) ~인가
無 무 없다 없음
耶 야 어조사(의문) ~인가

한문의 본뜻: “있는가, 없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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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有耶無耶’는 4세기 말 이후 한역 불전에 자주 보이는 물음 꼴이다. 동진 때 번역된 《증일아함경》 권19는 남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고 스스로 법을 살피는 사람을 “법을 관찰하여, 있는가 없는가, 참인가 거짓인가(觀察於法,有耶?無耶?實耶?虛耶?)를 따지는 사람”이라고 했고,[2] 구마라집이 옮긴 《대지도론》 권31은 번뇌 가운데 ‘의심(疑)’을 “열반이라는 법에 대해 ‘있는가? 없는가?’ 하는 것(疑者,於涅槃法中,有耶?無耶?)”이라고 정의했다.[3] 1922년 딩푸바오(丁福保)의 《불학대사전(佛學大辭典)》은 ‘有耶無耶’를 표제어로 올려 “마음이 있음과 없음 양쪽으로 내달아 망설이며 정하지 못함(心馳於有無二邊而猶豫不決定也)”이라고 풀이했다.[4]

불전 밖에서는 당나라 원진(元稹)의 시 〈묘지신(廟之神)〉에 “지금인가 옛날인가, 있는가 없는가(今耶,古耶,有耶,無耶)”라는 구절이 있다.[5] 조선에서도 같은 뜻으로 썼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의 유일한 용례인 1487년(성종 18) 유학 유승탄(兪升坦)의 상소는 “지금 조정 신하 가운데 경세제민을 도울 인재가 있습니까, 없습니까(經濟之佐, 有耶無耶)?”라고 물었고,[6] 조현명(趙顯命)은 비문에서 “이른바 천도란 있는가 없는가(所謂天道者, 有耶無耶)”라고 탄식했다.[7] 이처럼 한문의 ‘有耶無耶’에는 ‘흐지부지하다’는 뜻이 없다.

‘흐지부지함’의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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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지부지함’의 뜻은 일본어 ‘うやむや(有耶無耶)’에서 먼저 확인된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있는지 없는지 분명하지 않음, 태도나 일의 결말이 애매함”이라는 뜻의 첫 예로 1834년 닌조본(人情本) 《恩愛二葉草》의 “有(う)や無(む)やにさへする事なら(유야무야로만 해 둘 수 있다면)”를 들고, “마음이 개운하지 않음”이라는 둘째 뜻의 예로 1891년 고다 로한(幸田露伴)의 소설을 든다. 《디지털 다이지센》은 이 말을 “있는지 없는지의 뜻에서” 나왔다고 설명한다.[8]

한국어에서는 1920년대 신문에 이 뜻이 보인다. 1922년 6월 《동아일보》는 일본 내각 개조 소식을 전하며 “다섯 대신의 회견은 유야무야로 끝났는가(五相會見, 有耶無耶終了乎)”라는 제목을 달았고, 1924년에는 연합국 회의가 “유야무야 사이에 산회했다(有耶無耶間에 散會)”고 썼다.[9] 같은 해 《개벽》 제29호에는 〈有耶無耶? 朝鮮人의 「生道」〉처럼 본뜻인 “있는가 없는가?”로 쓴 제목도 있어, 두 쓰임이 한동안 함께 있었다.[10]

잘못 알려진 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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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등의 성어 목록에는 이 말이 《금강경》에 나온다고 소개한 경우가 있으나, 《금강경》 한역본에는 ‘有耶無耶’가 없다. 한역 불전 가운데 이른 예는 《비바사론(鞞婆沙論)》(383년 번역)과 위의 《증일아함경》·《대지도론》 등이다.[11]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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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うやむや(有耶無耶)’. 보통 가나로 쓰며 “責任をうやむやにする(책임을 흐지부지하다)”처럼 쓴다.[8]
  • 중국어: ‘有耶無耶’를 이런 뜻으로 쓰지 않는다. 같은 뜻으로는 ‘不了了之(일을 처리하기 어려워 결국 내버려 둠)’를 쓴다.[12]
  • 개인정보 유출 사고의 책임 소재가 유야무야되지 않도록 조사 결과를 공개해야 한다.
  • 회의 때마다 나온 개선안이 담당자가 정해지지 않아 유야무야되었다.
  • 그 사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유야무야 끝나고 말았다.
  • 일본에는 ‘우야무야노 세키(有耶無耶の関)’라는 옛 관문이 있었다. 지금의 야마가타현과 미야기현 경계 사사야 고개에 있던 관문으로, 와카의 소재가 되는 우타마쿠라(歌枕)였다. 《일본국어대사전》은 1231년 무렵의 《쓰치미카도인 어집(土御門院集)》에 실린 와카를 첫 예로 든다.[13]
  •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의 《우미인초(虞美人草)》(1907)에는 “살아서 받아야 할 유야무야의 번뇌(生きて受くべき有耶無耶の累)”라는 구절이 있다.[14]
  • 《조선왕조실록》 국역문의 ‘유야무야’는 원문의 다른 표현을 옮긴 것이다. 1573년(선조 6) 유성룡의 말 “살인 사건을 유야무야한 일로 만든다”는 원문 “解散其事(그 일을 흩어 버린다)”이고, 1687년(숙종 13) 이제민(李濟民)의 상소 “유야무야한 속에 두어 버림”은 원문 “置諸有無之間(있고 없음 사이에 둔다)”이다.[15]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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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흐지부지: 확실하게 하지 못하고 흐리멍덩하게 넘어가거나 넘기는 모양.
  • 용두사미(龍頭蛇尾): 처음은 왕성하나 끝이 부진한 현상.
  • 미봉책(彌縫策): 잘못을 근본적으로 고치지 않고 겉만 꿰매어 덮는 일시적인 계책.
  • 유명무실(有名無實): 이름만 그럴듯하고 실속은 없음.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유야무야”,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C%A0%EC%95%BC%EB%AC%B4%EC%95%BC, 확인날짜=2026-10-12.
  2. ↑ 구담승가제바(瞿曇僧伽提婆) 역, 《증일아함경(增壹阿含經)》 권19, 대정신수대장경 T0125.
  3. ↑ 용수(龍樹) 저, 구마라집(鳩摩羅什) 역, 《대지도론(大智度論)》 권31, 대정신수대장경 T1509.
  4. ↑ 딩푸바오(丁福保), 《불학대사전(佛學大辭典)》, 1922, ‘有耶無耶’ 조.
  5. ↑ 원진(元稹), 〈묘지신(廟之神)〉, 《전당시(全唐詩)》 권420.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성종실록》 203권, 성종 18년 5월 10일 기유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ia_11805010_003, 확인날짜=2026-10-12.
  7. ↑ 조현명(趙顯命), 《귀록집(歸鹿集)》 〈감사 이공 신도비명(監司李公神道碑銘)〉,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2.
  8. ↑ 8.0 8.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 “有耶無耶”,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C%89%E8%80%B6%E7%84%A1%E8%80%B6, 확인날짜=2026-10-12.
  9.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동아일보》 1922년 6월 6일 2면, https://db.history.go.kr/id/npda_1922_06_06_v0002_0210 ; 1924년 7월 25일 1면, https://db.history.go.kr/id/npda_1924_07_25_v0001_0070, 확인날짜=2026-10-12.
  10.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개벽》 제29호(1922년 11월), 박달성(朴達成), 〈有耶無耶? 朝鮮人의 「生道」〉, https://db.history.go.kr/id/ma_013_0280_0070, 확인날짜=2026-10-12.
  11. ↑ CBETA 중화전자불전협회 전문 검색 “有耶無耶”, https://cbdata.dila.edu.tw/stable/search?q=%E6%9C%89%E8%80%B6%E7%84%A1%E8%80%B6, 확인날짜=2026-10-12.
  12.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不了了之”,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696, 확인날짜=2026-10-12.
  13. ↑ 《디지털 다이지센》·《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 “有耶無耶の関”,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C%89%E8%80%B6%E7%84%A1%E8%80%B6%E3%81%AE%E9%96%A2, 확인날짜=2026-10-12.
  14. ↑ 나쓰메 소세키(夏目漱石), 《虞美人草》, 1907, 아오조라분코, https://www.aozora.gr.jp/cards/000148/files/761_14485.html, 확인날짜=2026-10-12.
  1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7권, 선조 6년 6월 8일 병진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na_10606008_002 ; 《숙종실록》 18권, 숙종 13년 11월 16일 신묘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ksa_11311016_002, 확인날짜=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