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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무실(有名無實)은 이름만 그럴듯하고 실속은 없음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있기는 하지만 제구실을 못 하는 법·제도·조직·직함 등을 두고 흔히 쓴다. ‘유명무실한 규정’, ‘유명무실해지다’처럼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비슷한 말로 ‘허명무실(虛名無實)’을 든다.[1]

중국어(有名无实, yǒu míng wú shí)와 일본어(有名無実, ゆうめいむじつ)에서도 같은 형태와 뜻으로 쓴다.[2][3]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비슷한 말 ‘명불부실(名不副實)’과 견주어, 명불부실은 이름이 실제보다 지나치다는 데, 유명무실은 이름만 있고 내용이 비었다는 데 무게가 있다고 구분한다.[2]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有 유 있다 있다
名 명 이름 이름, 명목, 명분
無 무 없다 없다
實 실 열매, 실제 실제, 실속

《성어전》은 《국어(國語)》 〈진어 8(晉語八)〉의 숙향(叔向)과 한선자(韓宣子) 이야기를 어원(語本)으로 든다.[2]

叔向見韓宣子,宣子憂貧,叔向賀之,宣子曰:「吾有卿之名,而無其實,無以從二三子,吾是以憂,子賀我何故?」

[4]

“숙향이 한선자를 만났는데, 선자가 가난을 걱정하자 숙향이 축하했다. 선자가 말했다. ‘나는 경(卿)이라는 이름은 있으나 그 실(實)이 없어서, 다른 경들을 따라 부조할 길이 없다. 그래서 걱정하는데, 그대는 무슨 까닭으로 나를 축하하는가?’”

삼국 오나라 위소(韋昭)는 여기의 ‘實’을 “재물(實,財也)”이라고 주석했다.[4] 곧 경의 지위에 걸맞은 재산이 없다는 말이었다. 숙향은 이어서, 진나라의 난무자(欒武子)는 가난했지만 덕을 닦아 화를 면했고 부유함을 믿고 교만했던 극씨(郤氏) 집안은 하루아침에 망했다고 하며, “지금 그대가 난무자의 가난을 지녔으니 그 덕도 지닐 수 있으리라 여겨 축하한 것이다. 덕이 서지 않는 것은 걱정하지 않고 재물이 모자란 것만 걱정한다면 조문하기도 바쁠 터인데 무슨 축하를 하겠는가”라고 답했다. 선자는 절하며 감사했다.[4]

《성어전》은 비슷한 표현으로 《관자(管子)》 〈명법해(明法解)〉의 “임금이라는 이름은 있으나 그 실은 없다(有人主之名而無其實)”도 함께 든다.[2]

네 글자 형태의 이른 용례

편집 원본 편집

《성어전》은 네 글자 형태의 서증으로 명·청 소설(《유세명언》, 《성세항언》, 《유림외사》, 《홍루몽》 등)을 들지만, 네 글자는 훨씬 이른 문헌에 나온다.

  • 병법서 《육도(六韜)》 〈문도(文韜)·상현(上賢)〉에서 태공망은 임금이 멀리해야 할 ‘일곱 가지 해로운 자(七害)’를 들며 “둘째는 이름만 있고 실속이 없어, 드나들며 말을 달리하고 남의 선을 가리고 악을 드러내며, 나아가고 물러남에 교묘한 자이니, 임금은 삼가 그와 함께 일을 꾀하지 말라(二曰,有名無實,出入異言,掩善揚惡,進退為巧,王者謹勿與謀)”고 했다.[5]
  • 《삼국지(三國志)》 〈오서(吳書)〉 조달전(趙達傳)에는 셈에 능한 조달이 빈 창고에 넣어 봉해 둔 문서의 숫자를 알아맞히고는 “다만 이름만 있고 실물은 없다(但有名無實)”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6]
  • 동진 갈홍(葛洪)의 《포박자(抱朴子)》 내편 권20에도 신선이 되었다는 사람들이 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이는 모두 이름만 있고 실제는 없다(此皆有名無實)”고 했다.[7]

《한서(漢書)》 〈순리전(循吏傳)〉 황패(黃霸) 조의 ‘有名亡實’도 같은 말이며, ‘亡’은 ‘無’와 통한다.[2]

《국어》에서 ‘實’은 재물을 가리켰고, 이름(지위)에 걸맞은 재산이 없다는 뜻이었다.[4] 네 글자로 굳은 뒤에는 이름이나 명목에 걸맞은 내용·실질이 없다는 넓은 뜻으로 쓰였다. 《육도》에서는 겉으로 드러난 평판에 비해 실제 능력이나 성실함이 없는 사람을 가리켰고, 오늘날에는 사람보다 제도·조직·규정에 더 많이 쓴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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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서는 203건이 검색된다.[8] 가장 이른 것은 1409년 의정부의 건의로, 각 도 각 고을의 군자미가 몇 해 지나지 않아 벌레 먹고 썩어 “군량의 비축이 유명무실하다(糧餉之畜,有名無實)”며 거두는 방법을 고치자고 했다.[9] 이후에도 목장, 사찰 전지, 고과 제도 등이 제구실을 못 할 때 이 말이 자주 쓰였다.

일본에서도 이른 시기부터 썼다.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은 988년의 〈오와리국 군사·백성 등 해(尾張国郡司百姓等解)〉에 나오는 “비록 세금 장부에 기록되어 있으나 유명무실하다(寔雖録載税帳面、有名無実也)”를 초출로 든다. ‘うみょうむじつ’라고 읽는 형태도 중세 문헌에 보인다.[3]

  • 점검 결과를 아무도 확인하지 않는다면 보안 정책은 유명무실한 문서에 불과하다.
  • 위원회는 한 번도 열리지 않아 유명무실해졌다.
  • 직함만 이사일 뿐 결정권이 없는 유명무실한 자리였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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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명무실(虛名無實): 헛된 이름뿐이고 실속이 없음.[10]
  • 명존실무(名存實無): 이름만 있고 실상은 없음.[11] 중국어에서는 ‘명존실망(名存實亡)’을 쓴다.[2]
  • 명불부실(名不副實): 이름이 실제와 들어맞지 않음.[2]
  • 양두구육(羊頭狗肉): 양 머리를 걸어 놓고 개고기를 판다는 뜻으로, 겉보기만 그럴듯하고 속은 변변찮음.
  • 속담: ‘빛 좋은 개살구’, ‘속 빈 강정’.
  • 반대 의미: 명실상부(名實相符): 이름과 실상이 서로 꼭 맞음.[12] 중국어의 명부기실(名副其實), 명불허전(名不虛傳).[2]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유명무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C%A0%EB%AA%85%EB%AC%B4%EC%8B%A4, 확인날짜=2026-09-28.
  2. ↑ 2.0 2.1 2.2 2.3 2.4 2.5 2.6 2.7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有名無實”,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76, 확인날짜=2026-09-28.
  3.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 “有名無実”,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C%89%E5%90%8D%E7%84%A1%E5%AE%9F, 확인날짜=2026-09-28.
  4. ↑ 4.0 4.1 4.2 4.3 《국어(國語)》 권14 〈진어 8(晉語八)〉.
  5. ↑ 《육도(六韜)》 〈문도(文韜)〉 상현(上賢) 제9.
  6. ↑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권63 〈오서(吳書)〉 오범·유돈·조달전.
  7. ↑ 갈홍(葛洪), 《포박자(抱朴子)》 내편 권20.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有名無實”,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18권, 태종 9년 7월 17일 정해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ca_10907017_002, 확인날짜=2026-09-28.
  10.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허명무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7%88%EB%AA%85%EB%AC%B4%EC%8B%A4, 확인날짜=2026-09-28.
  1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명존실무”,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A%85%EC%A1%B4%EC%8B%A4%EB%AC%B4, 확인날짜=2026-09-28.
  1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명실상부”,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AA%85%EC%8B%A4%EC%83%81%EB%B6%80,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