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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장성세(虛張聲勢)는 실속은 없으면서 큰소리치거나 허세를 부림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글자 그대로는 ‘헛되이 소리와 기세를 부풀려 벌인다’는 뜻이다.

힘이나 실력이 없으면서 겉으로만 강한 척하는 사람이나 태도를 비판할 때 쓴다. “허장성세에 불과하다”, “허장성세를 부리다”처럼 쓰며, 우리말샘에는 동사 ‘허장성세하다’도 올라 있다.[2]

중국어에서도 같은 글자로 ‘虛張聲勢(xū zhāng shēng shì)’라고 한다. 다만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말을 “일부러 위세를 부풀리고 기세를 떠벌려 남을 겁주어 막는 것”으로 풀이한다.[3] 한국어에서는 ‘실속 없는 큰소리’라는 비난의 뜻이 앞서지만, 중국어에서는 적을 속이는 군사적 기만이나 상대를 겁주려는 의도적인 과시에도 흔히 쓴다. 일본어 국어사전에는 虚張声勢가 표제어로 보이지 않으며, 일본어에서는 ‘허세를 부리다(虚勢を張る)’라고 말한다.[4]

‘허세(虛勢)’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실속이 없이 겉으로만 드러나 보이는 기세”라는 뜻으로 따로 올라 있는 말이며, 허장성세의 준말로 풀이되어 있지는 않다.[5]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虛 허 비다, 헛되다 실속 없이, 헛되이
張 장 베풀다, 벌이다 크게 벌이다, 부풀리다
聲 성 소리 떠들썩한 소리, 명성
勢 세 형세, 기세 위세, 기세

《삼국지》 〈조휴전〉의 “先張聲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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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어전》은 이 말의 뿌리를 《삼국지(三國志)》 〈위서(魏書)〉 권9 〈조휴전(曹休傳)〉에서 찾는다.[3] 후한 말 건안(建安) 연간에 유비(劉備)가 오란(吳蘭)을 하변(下辯)에 주둔시키자 조조(曹操)는 조홍(曹洪)을 보내 치게 하고 조카뻘인 조휴를 참군으로 딸려 보냈다. 유비가 다시 장비(張飛)를 고산(固山)에 주둔시켜 조조군의 뒤를 끊으려 하자, 여러 장수가 망설이는 가운데 조휴가 말했다.

賊實斷道者,當伏兵潛行。今乃先張聲勢,此其不能也。宜及其未集,促擊蘭,蘭破則飛自走矣。

“적이 정말로 길을 끊으려 한다면 군사를 숨기고 몰래 움직였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 먼저 소리와 기세를 떠벌리니, 이는 그렇게 할 힘이 없다는 뜻이다. 적이 모이기 전에 서둘러 오란을 쳐야 한다. 오란이 깨지면 장비는 저절로 달아날 것이다.” 조홍이 이 말을 따라 오란을 크게 깨뜨리자, 장비는 과연 물러갔다.[6]

《성어전》은 여기의 ‘張聲勢’에 뒤에 ‘虛’가 붙어 ‘실속 없이 과장한다’는 뜻이 더해진 것으로 설명한다.[3] 조휴의 말은 ‘떠벌리는 쪽은 사실 힘이 없다’는 간파였다는 점에서, 오늘날 한국어의 허장성세와 뜻이 잘 통한다.

네 글자의 이른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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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가 그대로 나오는 이른 예로 《성어전》은 당나라 한유(韓愈)가 회서(淮西)의 오원제(吳元濟) 토벌을 주장하며 올린 〈논회서사의장(論淮西事宜狀)〉을 든다. 한유는 치청(淄靑)·항기(恒冀) 두 번진이 오원제를 도우려는 마음은 있겠지만 “모두 어둡고 약해 스스로 지키기에도 겨를이 없으니, 헛되이 소리와 기세를 떠벌리는 일은 반드시 있겠지만, 군사를 나누어 경계를 넘어 공공연히 악행을 저지르는 일은 결코 감히 못할 것(然皆暗弱,自保無暇。虛張聲勢,則必有之;至於分兵出界,公然為惡,亦必不敢)”이라고 내다봤다.[3][7]

이후 송나라 구양수(歐陽修)의 차자, 《수호전(水滸傳)》 제68회, 《서유기(西遊記)》 제33회, 《홍루몽(紅樓夢)》 제4회·제68회 등에서 두루 쓰였다. 《수호전》의 “저쪽에서 북을 치고 깃발을 흔들며 허장성세하거든 절대로 나아가지 마라(如若那邊擂鼓搖旗,虛張聲勢,切不可進)”처럼, 소설에서는 주로 적을 속이려고 군세를 부풀리는 계책을 가리켰다.[3]

흔히 함께 소개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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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위키 등에는 이 말의 유래로 진(晉)나라 장수 선진(先軫)이 오록성(五鹿城)을 칠 때 산과 언덕마다 깃발을 꽂아 위(衛)나라 백성을 겁먹게 한 이야기나, 한나라 이광(李廣)이 수천의 흉노 기병 앞에서 말안장을 풀어 복병이 있는 듯 속인 이야기가 소개되어 있다. 그러나 선진의 이야기는 명나라 소설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제39회에 나오는 장면으로, 선진은 “먼저 기세로 적의 기를 꺾겠다(當以先聲奪之)”고 했을 뿐 이 네 글자는 나오지 않는다.[8] 이광의 이야기도 《사기》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에 실린 것으로, 이광이 “저들은 우리가 달아날 것이라 여기니, 지금 모두 안장을 풀어 달아나지 않을 것을 보여 그 생각을 굳히게 하겠다(彼虜以我爲走,今皆解鞍以示不走,用堅其意)”고 한 대목에도 허장성세라는 말은 없다.[9] 두 이야기 모두 허세로 적을 속였다는 점에서 뜻이 통해 함께 소개되는 것이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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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虛張聲勢가 15건 보인다.[10] 가장 이른 것은 1530년 평안도 변경의 일을 논한 기사로, 야인(여진)이 “불시에 빈 보루를 불태운 것은 반드시 허장성세하려는 것(彼人乘其不意,焚蕩空堡,必欲虛張聲勢也)”이라고 했다.[11] 1547년에는 사헌부와 사간원이 한 인물을 탄핵하며 “혼인 관계를 핑계로 허장성세하고 궁중과 통한다고 거짓으로 일컬어 사람들을 현혹했다(托以連姻,虛張聲勢,假稱內通,使人眩惑)”고 해, 권세를 등에 업고 위세를 부리는 뜻으로도 썼다.[12]

임진왜란 때에도 자주 쓰였다. 최현(崔晛)은 1592년 9월 경상우도 순찰사 김성일(金誠一)에게 올린 글에서, 경상도의 셋 가운데 하나를 차지한 왜군도 “허장성세하여 의병(疑兵)으로 삼는 데 지나지 않는다(亦不過虛張聲勢,以爲疑兵也)”며 두 고개에 복병을 두어 적의 연락로를 끊자고 했다.[13]

  • 출시 전부터 ‘업계 최고 수준의 보안’을 내세웠지만, 정작 외부 점검에서 기본적인 취약점이 쏟아지자 허장성세였다는 비판을 받았다.
  • 사내 발표에서 대규모 도입 성과를 자랑했으나 실제 사용자는 몇 명 되지 않는 허장성세의 사업이었다.
  • 그의 거친 말투는 두려움을 감추려는 허장성세에 지나지 않았다.
  • 러시아어에는 말로만 위협하고 실행은 하지 않는 것을 이르는 ‘중국의 마지막 경고(последнее китайское предупреждение)’라는 관용구가 있다. 1950년대 이후 타이완 해협 문제를 두고 중화인민공화국이 미국에 900번이 넘는 외교 문서로 ‘경고’를 보냈지만 실제 행동으로는 이어지지 않은 데서 나왔다고 전해진다.[14]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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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왈백만(號曰百萬): 실상은 얼마 되지 않는 것을 많은 것처럼 과장하여 말함.[15]
  • 장강작세(裝腔作勢): 일부러 허세를 부리며 꾸밈. 《성어전》이 드는 비슷한 말이다.[3]
  • 허장형세(虛張形勢), 허작성세(虛作聲勢): 허장성세와 같은 말. 《성어전》은 송나라 조보지(晁補之)의 글과 명나라 하량준(何良俊)의 《사우재총설(四友齋叢說)》을 용례로 든다.[3]
  • 외강내유(外剛內柔):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속은 부드러움.
  • 속담 ‘빈 수레가 요란하다’도 실속 없는 사람이 더 떠든다는 뜻으로 통한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허장성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7%88%EC%9E%A5%EC%84%B1%EC%84%B8, 확인날짜=2026-09-28.
  2.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허장성세”,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D%97%88%EC%9E%A5%EC%84%B1%EC%84%B8, 확인날짜=2026-09-28.
  3. ↑ 3.0 3.1 3.2 3.3 3.4 3.5 3.6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虛張聲勢”,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462, 확인날짜=2026-09-28.
  4. ↑ 참고: 코토뱅크(kotobank.jp)와 Weblio 사전(weblio.jp)의 “虚張声勢” 표제어 검색 결과 없음, 확인날짜=2026-09-28.
  5.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허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7%88%EC%84%B8, 확인날짜=2026-09-28.
  6. ↑ 진수(陳壽), 《삼국지(三國志)》 권9 〈위서(魏書) 제하후조전(諸夏侯曹傳)〉 조휴(曹休).
  7. ↑ 한유(韓愈), 〈논회서사의장(論淮西事宜狀)〉.
  8. ↑ 풍몽룡(馮夢龍) 개편, 《동주열국지(東周列國志)》 제39회.
  9. ↑ 사마천(司馬遷), 《사기(史記)》 권109 〈이장군열전(李將軍列傳)〉.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虛張聲勢”,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11.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중종실록》 67권, 중종 25년 2월 3일 계해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ka_12502003_002, 확인날짜=2026-09-28.
  12.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명종실록》 5권, 명종 2년 3월 14일 을축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ma_10203014_002, 확인날짜=2026-09-28.
  13. ↑ 최현(崔晛), 〈상우순찰사학봉선생서(上右巡察使鶴峯先生書) 임진구월〉, 《인재집(訒齋集)》 권7,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4. ↑ 참고: Максим Окунь, “Откуда взялась и что означает фраза «последнее китайское предупреждение»?”, 《Аргументы и факты》 하바롭스크판, 2022-08-03, https://hab.aif.ru/politic/otkuda_vzyalas_i_chto_oznachaet_fraza_poslednee_kitayskoe_preduprezhdenie, 확인날짜=2026-09-28.
  15.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호왈백만”,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B8%EC%99%88%EB%B0%B1%EB%A7%8C,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