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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강내유(外剛內柔)는 겉으로 보기에는 강하게 보이나 속은 부드러움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내유외강(內柔外剛)’이라고도 한다.[1]

외유내강(外柔內剛)과 짝을 이루는 반대말이다. 사람에게 쓰면 겉으로는 굳세고 차갑거나 엄해 보이지만 속마음은 여리고 약한 경우를 가리킨다. 어떤 뜻으로 쓰느냐에 따라 ‘겉은 무뚝뚝해도 속은 따뜻하다’는 좋은 뜻이 되기도 하고, ‘센 척하지만 속은 약하다’는 나쁜 뜻이 되기도 한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내유외강을 외강내유와 같은 말로 풀이하며, 우리말샘에는 형용사 ‘외강내유하다’도 올라 있다.[2][3]

중국어에서도 外剛內柔와 內柔外剛을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의 참고 자료는 둘 다 “겉은 굳세고 강하나 속은 유약함”으로 풀이한다.[4][5] 일본어 국어사전에는 ‘내유외강(内柔外剛, ないじゅうがいごう)’ 쪽이 표제어로 올라 있으며, 《일본국어대사전》은 “속마음은 유약한데 겉모습은 강해 보이는 것. 사실은 마음이 약한데 겉으로 드러난 태도가 강한 것”으로 풀이하고 《주역》 비괘를 출전으로 든다.[6]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外 외 바깥 겉모습, 드러난 태도
剛 강 굳세다 강하고 단단함
內 내 안 속마음, 속
柔 유 부드럽다 여리고 무름

《주역》 비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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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안팎의 굳셈과 부드러움을 나란히 말하는 방식은 《주역(周易)》의 괘 풀이에서 비롯한다. 하늘을 뜻하는 건(乾)이 위에, 땅을 뜻하는 곤(坤)이 아래에 있는 비괘(否卦)를 〈단전(彖傳)〉은 이렇게 풀었다.[5]

內陰而外陽,內柔而外剛,內小人而外君子。

“안은 음이고 밖은 양이며, 안은 부드럽고 밖은 굳세며, 안은 소인이고 밖은 군자이다.”[7] 비괘는 하늘과 땅이 서로 통하지 않아 막힌 때를 나타내는 괘로, 반대로 곤이 위에 있고 건이 아래에 있는 태괘(泰卦)는 “안은 굳세고 밖은 순하다(內健而外順)”고 풀었다. 그래서 옛 선비들은 ‘안은 약하고 밖은 강한 것’을 막힘과 소인의 모습으로, ‘안은 굳세고 밖은 부드러운 것’을 형통함과 군자의 모습으로 읽었다. 정약용(丁若鏞)도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에서 “태괘는 안이 굳세고 밖이 순한 것을 군자의 도로 삼고, 비괘는 안이 부드럽고 밖이 굳센 것을 소인의 도로 삼는다(泰卦以內健外順,爲君子之道。否卦以內柔外剛,爲小人之道)”는 옛 설을 인용했다.[8] 이는 공자가 말한 “얼굴빛은 엄하나 속은 여린(色厲而內荏)” 소인과 이어진다.

사물을 가리키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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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글자 外剛內柔가 그대로 나오는 이른 예는 사람보다 사물을 가리킨 것이다. 《태평어람(太平御覽)》 권971에 인용된 동진(東晉) 함화(咸和) 연간의 편지에는, 소준(蘇峻)의 난을 피해 임안산(臨安山)에 있던 유도(劉滔)의 어머니가 선물을 보내 온 우오국(虞吳國)에게 호두를 두고 이렇게 답한 대목이 있다.[9]

此菓有胡桃、飛穰。飛穰出自南州,胡桃本生西羌。外剛內柔,質似賢,欲以奉貢。

“이곳 과일로는 호두와 비양(飛穰)이 있습니다. 비양은 남쪽 고을에서 나고, 호두는 본래 서강(西羌)에서 났습니다. 겉은 단단하고 속은 부드러워 바탕이 어진 이를 닮았기에 바치고자 합니다.” 단단한 껍데기 속에 무른 알맹이가 든 호두를, 엄정하면서도 속이 너그러운 어진 사람에 빗댄 것이다. 이 편지를 명말청초의 주량공(周亮工)은 《서영(書影)》에서 ‘뉴도(鈕滔)의 어머니’가 쓴 〈여우정부인서(與虞定夫人書)〉로 소개하여, 인명과 편지 제목이 책마다 다르다.

《주역》 〈설괘전(說卦傳)〉이 불(火)을 뜻하는 이괘(離卦)에 “자라, 게, 소라, 조개, 거북”을 배당한 데 대해서도, 당나라 이정조(李鼎祚)가 엮은 《주역집해(周易集解)》의 주석은 “이 다섯은 모두 겉이 단단하고 속이 부드러운 것을 취했다(此五者,皆取外剛內柔也)”고 풀었다.[10] 이괘는 가운데가 음효이고 위아래가 양효여서 겉이 굳고 속이 빈 모양이기 때문이다. 명나라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도 게를 두고 “겉은 단단하고 속은 부드러워 괘로는 이(離)의 상이다(外剛內柔,於卦象離)”라고 했다.[11]

나라의 형세를 가리킨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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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나 나라의 형편을 두고 쓸 때는 대개 나쁜 뜻이었다. 《성어전》은 송나라 오증(吳曾)의 《능개재만록(能改齋漫錄)》 권10을 용례로 드는데,[4] 이 대목은 오대(五代) 후진(後晉)의 재상 상유한(桑維翰)이 거란과 싸우자는 안중영(安重榮)의 주장을 반대하며 올린 상소를 옮긴 것이다. 상소 원문은 《구오대사(舊五代史)》 〈상유한전〉에 실려 있다.[12]

兵戈既起,將帥擅權,武吏武臣,過求姑息,邊藩遠郡,得以驕矜,外剛內柔,上陵下替,此為屈辱,又非多乎!

“전쟁이 일어나면 장수들이 권력을 멋대로 휘두르고, 무관과 무신들은 지나치게 너그러운 대우를 바라며, 변방의 번진과 먼 고을들은 교만해질 것입니다. 밖은 강하고 안은 약해져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업신여기고 윗사람은 쇠약해질 것이니, 이것이야말로 더 큰 굴욕이 아니겠습니까?”[12] 여기서 ‘밖’은 병권을 쥔 지방 번진, ‘안’은 조정을 가리킨다. 《능개재만록》에는 ‘武吏武臣’이 ‘武吏功臣’으로 되어 있다.[4]

나무위키 등에는 외강내유가 옛날에는 좋은 뜻으로 많이 쓰였고, 나라가 밖으로는 강경하고 안으로는 너그럽게 다스리는 이상적인 모습을 가리키기도 했다는 설명이 보이지만, 위의 용례에서 보듯 옛 문헌에서 나라의 형세를 두고 쓴 외강내유는 조정이 약해진 상태를 걱정하는 말이었고, 《주역》의 전통에서도 소인의 모습이었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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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外剛內柔와 內柔外剛이 모두 보이지 않는다.[13]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는 外剛內柔가 5건, 內柔外剛이 4건 검색되는데, 內柔外剛은 모두 《주역》 비괘를 풀이하는 글이다.[14]

  • 김시습(金時習)은 시 〈호도(胡桃)〉에서 “껍질은 얇고 살은 많아 제기에 담을 만하니, 겉은 단단하고 속은 부드러워 옛 어진 이와 같구나(皮薄肌多可充籩,外剛內柔如古賢)”라고 읊었다. 동진의 편지에서 호두를 어진 이에 빗댄 표현을 이은 것이다.[15]
  • 권구(權榘)는 《주역》의 상(象)을 풀이한 〈독역쇄의(讀易瑣義)〉에서 “범은 굳세지만 속은 실로 겁이 많으니, 이 또한 겉은 굳세고 속은 부드러운 것이다(虎雖剛而內實㥘,亦以外剛而內柔也)”라고 했다.[16]
  • 정약용은 《목민심서(牧民心書)》에서 돌로 쌓은 성의 약점을 들며, 돌성은 “겉은 단단하나 속은 물러 빈 곳이 꺼지고 구멍이 생겨, 몇 해가 못 가 봄에 얼음이 녹고 여름에 장마가 지면 잇달아 무너진다(外剛內柔,虛陷生穴,不過數年,春融夏澇,崩塌相續)”고 했다.[17]
  • 그는 회의에서는 누구보다 강경하지만 혼자 남으면 쉽게 무너지는 외강내유형이다.
  • 방화벽만 겹겹이 세우고 내부 망은 무방비로 둔 외강내유식 보안으로는, 한 번 뚫리면 내부 확산을 막을 수 없다.
  • 무뚝뚝한 말투와 달리 속정이 깊은 외강내유의 인물이다.
  • 정조 때 엮은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에 실린 판부사 이병모(李秉模)의 〈귀선송(龜船頌)〉은 거북선이라는 이름이 모양에서 왔다고 하면서, 또 다른 설로 “거북은 갑충(甲蟲)이니 괘로는 이(離)에 해당하여 겉은 단단하고 속은 부드러우며 창과 병기의 상이 있다(龜。甲蟲也。於卦爲離。外剛內柔。有戈兵之象焉)”는 풀이를 함께 적었다.[18]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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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유외강(內柔外剛): 외강내유와 같은 말.[1]
  • 색려내임(色厲內荏): 얼굴빛은 엄하나 속은 유약함. 《논어》 〈양화(陽貨)〉에서 나온 말이다. 《성어전》은 반대말로 외유내강을 든다.[19]
  • 외강중건(外強中乾): 겉으로는 강해 보이나 속은 텅 비고 약함. 《좌전》 희공 15년에서 경정(慶鄭)이 다른 나라에서 난 말을 두고 한 말에서 나왔다.[20]
  • 반대 의미: 외유내강(外柔內剛).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외강내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9%B8%EA%B0%95%EB%82%B4%EC%9C%A0, 확인날짜=2026-09-28.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내유외강”,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82%B4%EC%9C%A0%EC%99%B8%EA%B0%95, 확인날짜=2026-09-28.
  3.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외강내유”,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99%B8%EA%B0%95%EB%82%B4%EC%9C%A0, 확인날짜=2026-09-28.
  4. ↑ 4.0 4.1 4.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수정본 참고 자료 “外剛內柔”,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566, 확인날짜=2026-09-28.
  5. ↑ 5.0 5.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수정본 참고 자료 “內柔外剛”,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9381, 확인날짜=2026-09-28.
  6.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内柔外剛”,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86%85%E6%9F%94%E5%A4%96%E5%89%9B, 확인날짜=2026-09-28.
  7. ↑ 《주역(周易)》 비괘(否卦) 〈단전(彖傳)〉.
  8. ↑ 정약용(丁若鏞), 《논어고금주(論語古今註)》 〈양화(陽貨)〉 “色厲而內荏” 조,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제2집 경집 제15권,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9. ↑ 《태평어람(太平御覽)》 권971 ‘호도(胡桃)’ 조, 유도모(劉滔母)의 〈답우오국서(荅虞吳國書)〉 인용.
  10. ↑ 이정조(李鼎祚), 《주역집해(周易集解)》 권17 〈설괘(說卦)〉.
  11. ↑ 이시진(李時珍), 《본초강목(本草綱目)》 〈개부(介部)〉 ‘해(蟹)’ 조.
  12. ↑ 12.0 12.1 설거정(薛居正) 등, 《구오대사(舊五代史)》 권89 〈진서(晉書) 상유한전(桑維翰傳)〉.
  13.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外剛內柔”·“內柔外剛”,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8.
  14.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한국문집총간 원문 검색 “外剛內柔”·“內柔外剛”,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5. ↑ 김시습(金時習), 〈호도(胡桃)〉, 《매월당시집(梅月堂詩集)》 권4,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6. ↑ 권구(權榘), 〈독역쇄의(讀易瑣義)〉, 《병곡집(屛谷集)》 권5,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7. ↑ 정약용(丁若鏞), 《목민심서(牧民心書)》 〈공전(工典)〉 ‘수성(修城)’ 조, 《여유당전서》 제5집 정법집 제27권,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8. ↑ 이병모(李秉模), 〈귀선송(龜船頌)〉, 《이충무공전서(李忠武公全書)》 권12,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8.
  19.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色厲內荏”,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73, 확인날짜=2026-09-28.
  20.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外強中乾”,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94,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