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유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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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유내강(外柔內剛)은 겉으로는 부드럽고 순하게 보이지만 속은 곧고 굳센 것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내강외유(內剛外柔)’라고도 한다.[1]
주로 사람의 성품을 칭찬할 때 쓴다. 말투와 태도는 온화하고 남과 잘 부딪치지 않지만, 옳다고 믿는 일에서는 물러서지 않는 사람을 가리킨다. 옛 문헌에서도 관리의 인물평, 묘지명이나 행장 같은 글에서 고인의 인품을 기리는 말로 자주 쓰였다.
반대말은 외강내유(外剛內柔)로, 겉으로는 강하게 보이나 속은 부드러운 것을 이른다.[2]
중국어에서도 같은 글자로 ‘外柔內剛(wài róu nèi gāng)’이라고 한다.[3] 일본어에서는 ‘外柔内剛(がいじゅうないごう)’이라고 하며, 《일본국어대사전》은 첫 용례로 후타바테이 시메이(二葉亭四迷)의 소설 《그 얼굴(其面影)》(1906)의 “이른바 외유내강으로, 말씨는 조금 부드럽지만 심지는 단단하다”를 든다.[4]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진서(晉書)》 권70 〈감탁전(甘卓傳)〉을 용례로 든다.[3] 동진(東晉)의 장수 감탁은 안남장군(安南將軍)·양주자사(梁州刺史)가 되어 면수(沔水) 북쪽의 군사를 감독하며 양양(襄陽)에 주둔했다. 《진서》는 그의 다스림을 이렇게 적었다.
卓尋遷安南將軍、梁州刺史、假節、督沔北諸軍,鎮襄陽。卓外柔內剛,爲政簡惠,善於綏撫,估稅悉除,市無二價。州境所有魚池,先恒責稅,卓不收其利,皆給貧民,西土稱爲惠政。
“감탁은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굳세었고, 정사를 간략하고 너그럽게 펴서 백성을 잘 어루만졌다. 장사에 매기던 세금을 모두 없애니 시장에 두 가지 값이 없었다. 고을 안의 고기 못에는 예전부터 늘 세금을 거두었는데, 감탁은 그 이익을 거두지 않고 모두 가난한 백성에게 주었다. 서쪽 땅 사람들이 이를 은혜로운 정치라 일컬었다.”[5]
나무위키 등에는 “鎮襄陽”을 ‘양양을 진압했다’로 옮긴 번역이 보이지만, 여기서 ‘鎮’은 군사를 거느리고 그곳에 머물러 지킨다는 뜻이므로 ‘양양에 주둔했다’가 맞다.
《진서》(648)와 비슷한 때에 편찬된 《북제서(北齊書)》의 〈문선제기(文宣帝紀)〉에도 북제 문선제 고양(高洋)을 두고 “어려서부터 도량이 크고 뜻과 식견이 깊고 민첩했으며,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굳세어 과감하게 결단했다(帝少有大度,志識沉敏,外柔內剛,果敢能斷)”는 평이 있다.[6] 《북사(北史)》 권7에도 즉위 뒤의 문선제를 “外柔內剛,果於斷割”이라 평한 대목이 있다.[7] 송대 이후에도 구양수(歐陽修)가 〈재론수재장(再論水災狀)〉에서 장괴(張瑰)를 “고요하고 단정하며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굳세다(靜默端直,外柔內剛)”고 천거하는 등 인물을 칭찬하는 말로 이어졌다.[8]
《디지털 다이지센》과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말의 출전으로 《신당서(新唐書)》 〈노탄전(盧坦傳)〉을 든다.[4] 그러나 〈노탄전〉의 해당 구절은 판관 노탄이 새 절도사 요남중(姚南仲)을 두고 “요 대부는 겉은 부드러우나 속은 굳세다(姚大夫外柔中剛)”고 한 말로, 글자가 ‘外柔中剛’이다.[9] 뜻은 같지만 네 글자가 그대로 나오는 이른 예는 《진서》와 《북제서》 쪽이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外柔內剛’이 보이지 않지만, 문집의 묘지명·행장에는 흔하다.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 기준으로 22건이 검색된다.[12]
- 장현광(張顯光)은 제자 김휴(金烋)가 엮은 〈경모록(敬慕錄)〉에서 김효징을 두고 “사람됨이 겉은 부드럽고 속은 굳세니 쉽게 얻을 수 없다(爲人外柔內剛,不易得也)”고 평했다.[13]
- 송시열(宋時烈)은 〈후곡 나공 묘표(後谷羅公墓表)〉에서 평소 아무 재주도 없는 듯 너그럽던 사람이 큰일에는 굽히지 않은 것을 두고 “겉은 부드럽고 속은 굳센, 쇠를 솜으로 싼 사람(外柔內剛,裹鐵以綿者)”이라고 했다.[14]
- 《승정원일기》 숙종 4년(1678) 4월 기사에는 우의정의 사직을 말리던 신하가 “우상은 본디 덕량이 있고 외유내강하다”고 아뢴 말이 있다.[15]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外 | 외 | 바깥 | 겉모습, 드러난 태도 |
| 柔 | 유 | 부드럽다 | 온화하고 순함 |
| 內 | 내 | 안 | 속마음, 본바탕 |
| 剛 | 강 | 굳세다 | 곧고 흔들리지 않음 |
- 그 팀장은 회의에서 늘 조용히 듣기만 하지만, 보안 원칙을 어기는 요청에는 끝까지 승인하지 않는 외유내강형이다.
- 장애 대응 때 목소리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결정은 분명하게 내리는 그의 외유내강한 태도가 팀을 안정시켰다.
- 할머니는 늘 웃으며 사셨지만 어려운 시절 집안을 홀로 지켜 낸 외유내강한 분이셨다.
- 당나라 장작(張鷟)의 《조야첨재(朝野僉載)》에는 이 말을 뒤집어 쓴 우스운 이야기가 있다. 정관(貞觀) 연간에 계양현령 완숭(阮嵩)의 아내 염씨가 몹시 투기가 심해, 남편이 손님을 모아 술을 마시며 여종에게 노래를 시키자 머리를 풀어 헤치고 맨발로 칼을 뽑아 들고 들이닥쳤다. 손님들은 달아나고 완숭은 평상 밑에 숨었다. 자사 최막(崔邈)은 완숭의 근무 평가에 “아내는 강하고 남편은 약하니 안이 굳세고 밖이 부드럽다(婦強夫弱,內剛外柔). 아내 하나도 막지 못하면서 백성을 어찌 다스리겠는가”라고 적어 하등으로 매겼고, 완숭은 상서성의 공문으로 현령 자리에서 해임되었다. 여기서 ‘내(內)’는 안사람, ‘외(外)’는 바깥양반을 가리킨다.[16]
- 비슷한 말장난이 오늘날 한국에도 있다. 영화 《베테랑》·《밀수》 등을 만든 영화사 ‘외유내강’은 2005년 강혜정 대표가 남편인 류승완 감독과 자신의 성을 따서 지은 이름이다.[17]
- 서예 평에도 쓰였다. 원나라 조맹부(趙孟頫)는 소식(蘇軾)의 글씨를 두고 “소공은 스스로 자기 글씨가 솜 속의 쇠(綿裏鐵) 같다고 했는데, 이 글씨를 보니 겉은 부드럽고 속은 굳세어 참으로 솜 속의 쇠라 할 만하다”고 했다.[18]
-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외유내강”,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9%B8%EC%9C%A0%EB%82%B4%EA%B0%95, 확인날짜=2026-09-27.
- ↑ 2.0 2.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외강내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9%B8%EA%B0%95%EB%82%B4%EC%9C%A0, 확인날짜=2026-09-27.
- ↑ 3.0 3.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外柔內剛”,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6965, 확인날짜=2026-09-27.
- ↑ 4.0 4.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外柔内剛”,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4%96%E6%9F%94%E5%86%85%E5%89%9B, 확인날짜=2026-09-27.
- ↑ 방현령 등, 《진서(晉書)》 권70 〈감탁전(甘卓傳)〉.
- ↑ 이백약 등, 《북제서(北齊書)》 권4 〈문선제기(文宣帝紀)〉.
- ↑ 이연수, 《북사(北史)》 권7 〈제본기(齊本紀) 중〉.
- ↑ 구양수, 〈재론수재장(再論水災狀)〉, 《구양수집(歐陽修集)》 권110.
- ↑ 구양수·송기, 《신당서(新唐書)》 권159 〈노탄전(盧坦傳)〉.
- ↑ 《주역(周易)》 비괘(否卦) 〈단전(彖傳)〉.
- ↑ 강규환(姜奎煥), 〈선천변위후천도설(先天變爲後天圖說)〉, 《비수재집(賁需齋集)》.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한국문집총간 원문 검색 “外柔內剛”,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 ↑ 김휴, 〈경모록(敬慕錄)〉, 장현광, 《여헌집(旅軒集)》.
- ↑ 송시열, 〈후곡나공묘표(後谷羅公墓表)〉, 《송자대전(宋子大全)》.
- ↑ 《승정원일기(承政院日記)》 숙종 4년 4월.
- ↑ 장작(張鷟), 《조야첨재(朝野僉載)》 권4. 《태평광기(太平廣記)》 권258에도 인용되어 있다.
- ↑ 박지혜, “류승완 아내 강혜정, ‘외유내강’ 대표.. ‘베테랑’ 등 흥행작 쏟아내”, 이데일리, 2015-11-10,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1223446609564408&mediaCodeNo=258, 확인날짜=2026-09-27.
- ↑ 적호(翟灝), 《통속편(通俗編)》 권25 ‘면리침(綿裏針)’ 조가 조맹부 《송설재집(松雪齋集)》의 〈발동파서(跋東坡書)〉를 인용.
- ↑ Cambridge Dictionary, “an iron hand/fist in a velvet glove”, https://dictionary.cambridge.org/us/dictionary/english/iron-hand-fist-in-a-velvet-glove,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