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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신양명(立身揚名)은 출세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친다는 뜻의 한자성어이다.[1] 《효경(孝經)》 첫 장의 “몸을 세우고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드날림으로써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마침이다”라는 구절에서 나왔다.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높은 자리에 오르거나 크게 성공하여 이름을 알리는 일, 곧 ‘출세’와 거의 같은 뜻으로 쓴다. 옛 한문에서는 《효경》의 맥락을 따라 ‘몸을 바르게 세워 이름을 드러냄으로써 부모를 빛내는 일’이라는 효(孝)의 뜻이 강했다.

중국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쓰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자신을 수양하여 이름이 멀리 드날림”이라고 풀이한다.[2] 일본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입신출세(立身出世)’를 주로 쓴다.

《효경》의 첫 장인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에서 나왔다. 공자가 한가로이 앉아 있고 제자 증자(曾子)가 곁에서 모시고 있을 때, 공자가 옛 임금들이 천하를 순하게 다스린 지극한 덕과 요긴한 도가 무엇인지 아느냐고 묻는다. 증자가 자리에서 물러나 모른다고 하자 공자가 다시 앉게 하고 이렇게 말했다.

夫孝,德之本也,教之所由生也。復坐,吾語汝。身體髮膚,受之父母,不敢毀傷,孝之始也;立身行道,揚名於後世,以顯父母,孝之終也。夫孝,始於事親,中於事君,終於立身。

[3]

“무릇 효는 덕의 근본이며 가르침이 여기서 비롯된다. 다시 앉아라, 내가 너에게 말해 주겠다. 몸과 머리털과 살갗은 부모에게서 받은 것이니 감히 다치거나 상하게 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몸을 세우고 도를 행하여 후세에 이름을 드날려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마침이다. 무릇 효는 어버이를 섬기는 데서 시작하여, 임금을 섬기는 것을 거쳐, 자기 몸을 세우는 데서 끝난다.”

원문은 ‘立身行道,揚名於後世’로, ‘입신(立身)’과 ‘양명(揚名)’ 사이에 ‘도를 행한다(行道)’는 말이 들어 있다. 곧 이름을 드날리는 것은 목적이 아니라 몸을 바르게 세우고 도를 행한 결과이며, 그 이름이 부모를 드러내기 때문에 효가 된다는 뜻이다. 앞 구절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와 짝을 이루어, 몸을 온전히 지키는 것에서 효가 시작하고 이름을 드러내는 것으로 효가 완성된다는 구조이다.

네 글자로 쓴 이른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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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立身揚名’이라는 네 글자는 이미 후한 말부터 보인다.

  • 《후한서(後漢書)》 〈중장통전(仲長統傳)〉에 따르면, 중장통(仲長統)은 “무릇 제왕을 찾아가 섬기려는 사람은 몸을 세우고 이름을 드날리려는 것일 뿐인데, 이름은 늘 남아 있지 않고 사람의 삶은 쉽게 사라지니, 한가롭게 노닐며 스스로 즐기는 편이 낫다(常以為凡游帝王者,欲以立身揚名耳,而名不常存,人生易滅,優遊偃仰,可以自娛)”고 여겨 벼슬을 사양했다.[4] 이미 벼슬과 명성을 좇는 일이라는 뜻으로 쓰였다.
  • 삼국 위나라의 응거(應璩)는 사촌 아우들에게 보낸 편지 〈여종제군묘군주서(與從弟君苗君胄書)〉에서 권세가의 뒷배도 없이 부귀를 바라는 것은 헛된 일이라며, 조상의 음덕으로 농사지으며 “전적에 마음을 쏟아 몸을 세우고 이름을 드날리면 그것으로 족하다(潛精墳籍,立身揚名,斯為可矣)”고 했다.[5]
  • 당나라 현종(玄宗)은 몸소 주석을 단 《효경》의 서문(〈효경주서(孝經注序)〉)에서 “이에 순종함을 충성으로 옮기는 도가 밝아졌고, 몸을 세워 이름을 드날리는 뜻이 드러났다(於是以順移忠之道昭矣,立身揚名之義彰矣)”고 했다.[6]

《성어전》은 원나라 교길(喬吉)의 잡극 《양세인연(兩世姻緣)》 제1절의 “사내대장부도 몸을 세워 이름을 드날릴 때가 있는 법(男子漢也有個立身揚名時節)”과, 《홍루몽》 제36회에서 대옥(黛玉)만은 어려서부터 보옥(寶玉)에게 입신양명하라는 따위의 말을 한 적이 없어 보옥이 그를 깊이 존중했다는 대목을 용례로 든다.[2]

《효경》에서 입신양명은 효의 완성이었다. 이름을 드날리는 것은 부모를 드러내기 위한 것이고, 그 전제는 몸을 세우고 도를 행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과거와 벼슬이 출세의 길이 되면서, 이 말은 점차 ‘벼슬에 올라 이름을 떨치는 일’을 가리키게 되었다. 앞의 중장통의 말이나 《홍루몽》의 대목처럼 이 말이 세속적 성공을 뜻하는 쓰임은 중국에서도 오래되었다. 오늘날 한국어에서는 ‘출세’의 뜻이 중심이며 효와의 연결은 거의 의식되지 않는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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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의 이곡(李穀)은 《가정집(稼亭集)》에 실린 여러 글에서 《효경》의 구절을 그대로 따서 “몸을 세우고 이름을 드날려 부모를 드러내는 것이 효의 마침이다(立身揚名。以顯父母。孝之終也)”라고 썼다.[7]
  • 단종 1년(1453) 경창부 소윤 김지경(金之慶)은 사직 상소에서 “초야의 천한 선비가 성은을 입어 오늘날 몸을 세우고 이름을 드날려 어버이 마음을 기쁘게 해 드렸으니 이미 족하다(得至今日立身揚名,慰悅親心,亦已足矣)”며, 예순이 넘은 부모를 모시러 고향 선산으로 돌아가게 해 달라고 청했다.[8] 입신양명과 효를 한데 묶은 전형적인 쓰임이다.
  •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立身揚名’이 9건 나온다.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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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입신출세(立身出世, りっしんしゅっせ)’를 널리 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양명(揚名)’의 첫 용례로 구카이(空海)의 《삼교지귀(三教指帰)》(797년경)에 나오는 “몸을 세우는 근본이요 이름을 드날리는 요체(立身之本、揚名之要)”를 들고, 출전으로 《효경》 〈개종명의장〉을 밝힌다.[9]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立 입(립) 서다, 세우다 바로 세우다
身 신 몸 자기 자신
揚 양 날리다, 드날리다 드높이다
名 명 이름 이름, 명성
  • 그는 입신양명의 꿈을 안고 상경했지만 첫 직장에서 번번이 쓴맛을 봤다.
  • 오픈 소스 기여로 이름을 알리는 것도 개발자에게는 일종의 입신양명이다.
  • 옛 선비들은 입신양명을 효의 완성으로 여겼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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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신출세(立身出世):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을 떨침.[10]
  • 금의환향(錦衣還鄕): 비단옷을 입고 고향에 돌아감. 출세하여 고향에 돌아오는 일.
  •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효경》의 같은 장에서 입신양명 앞에 나오는 구절. 몸을 온전히 지키는 것이 효의 시작이라는 뜻.
  • 반포지효(反哺之孝): 자식이 자라서 어버이의 은혜를 갚는 효도.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입신양명”,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E%85%EC%8B%A0%EC%96%91%EB%AA%85,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立身揚名”,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773, 확인날짜=2026-09-27.
  3. ↑ 《효경(孝經)》 〈개종명의장(開宗明義章)〉.
  4. ↑ 범엽(范曄), 《후한서(後漢書)》 권49 〈중장통전(仲長統傳)〉.
  5. ↑ 응거(應璩), 〈여종제군묘군주서(與從弟君苗君胄書)〉.
  6. ↑ 당 현종(唐玄宗), 〈효경주서(孝經注序)〉.
  7. ↑ 이곡, 〈대원증봉훈대부 …… 조공묘영기(大元贈奉訓大夫……趙公墓塋記)〉, 《가정집(稼亭集)》,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27.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단종실록》 9권, 단종 1년 12월 8일 경인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fa_10112008_001, 확인날짜=2026-09-27.
  9.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揚名”,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8F%9A%E5%90%8D, 확인날짜=2026-09-27.
  10.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입신출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E%85%EC%8B%A0%EC%B6%9C%EC%84%B8,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