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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언부언(重言復言)은 이미 한 말을 자꾸 되풀이함, 또는 그런 말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거듭(重) 말하고 다시(復) 말한다’는 뜻으로, 요점 없이 같은 말을 늘어놓는 말버릇이나 글을 나무랄 때 주로 쓴다. “중언부언하다”, “중언부언을 늘어놓다”처럼 쓴다. 復은 ‘다시 부’로 읽는다.

다만 옛 한문에서는 나무라는 뜻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조선 문헌에서는 ‘간곡하게 거듭 말씀드린다’, ‘거듭 타이른다’는 뜻으로 상소나 임금의 윤음에 자주 쓰였고, 같은 말을 지루하게 되풀이한다는 비판의 뜻도 함께 있었다. ‘重言復言’이라는 네 글자는 중국 문헌에서는 찾기 어렵고 조선 문헌에 많이 보여, 한국에서 굳은 말로 보인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重 중 무겁다, 거듭 거듭
言 언 말, 말하다 말하다
復 부 다시(부), 돌아오다(복) 다시
言 언 말, 말하다 말하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重言復言’이 13건 있다.[2]

간곡히 거듭 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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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예는 1611년(광해군 3) 3월 문과 전시(殿試)에서 임숙영(任叔英)이 지은 대책(對策)이다. 임숙영은 광해군이 궁궐 안의 권력 농단과 자리만 지키는 대간을 바로잡지 못한다고 비판하며 “이것이 신이 전하를 위하여 통곡하고 눈물을 흘리며 거듭 말하고 또 말하여 한마디로 그치지 못하는 까닭입니다(此臣之所以爲殿下痛哭流涕,重言復言不一言而止者也)”라고 썼다.[3] 광해군은 이 글이 제목에서 벗어나 임금을 비방했다며 그의 이름을 합격자 명단(방목)에서 지우게 했다.

임금도 백성을 타이를 때 이 말을 썼다. 1866년(고종 3) 천주교를 배척하는 윤음에서 고종은 “내가 이 때문에 근원을 깨뜨려 보이며 거듭 말하고 또 말하니(重言復言), 혹시라도 두려워하며 마음을 고치는 자가 있겠는가”라고 했다.[4]

같은 말을 되풀이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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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하게 같은 말을 되풀이한다는 뜻으로도 쓰였다. 1748년(영조 24) 영조는 사묘(私廟) 참배와 잔치 문제를 다시 거론한 신하의 상소를 두고 “어찌 굳이 거듭 말하고 또 말하며 끝없이 따지는가(亦何必重言復言,齗齗不已耶)”라고 언짢아했다.[5] 신정(申晸)이 왜인 접대에 관해 올린 장계에도 쓰시마의 왜인이 선창 공사가 어렵다는 뜻을 “중언부언했다”는 표현이 나오며, 그가 “중언부언한 것은 모두 전에 이미 말한 것이고 별다른 새 말은 없었다”고 보고했다.[6] 오늘날의 뜻에 가까운 쓰임이다.

국역문과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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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국역문에서 ‘중언부언’은 33건 검색되어 원문의 ‘重言復言’(13건)보다 많다.[7] 번역자들이 원문의 다른 표현을 익숙한 이 성어로 옮긴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 한문의 ‘중언(重言)’은 뜻이 여럿이다. 《장자》 〈우언(寓言)〉의 “寓言十九,重言十七”에서 ‘중언’은 옛 성현이나 덕망 있는 사람의 말을 빌려 무게를 싣는 화법을 가리킨다.[8] 일본어의 ‘重言(じゅうげん·じゅうごん)’은 ‘말에서 낙마하다’처럼 같은 뜻의 말을 겹쳐 쓰는 표현을 가리킨다.[9] 이런 겹말은 한국어에서는 ‘동어 반복’, ‘겹말’이라고 하며 중언부언과는 다르다.
  • 장애 보고서에 같은 로그 설명이 중언부언 이어져 정작 원인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 면접에서 긴장한 나머지 중언부언하다가 시간을 다 써 버렸다.
  • 개역한글판 성경 마태복음 6장 7절의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 생각하느니라”라는 구절이 잘 알려져 있어, 교회에서는 같은 말을 습관처럼 되풀이하는 기도를 ‘중언부언하는 기도’라고 부르곤 한다. 새번역 등에서는 이 대목을 “빈말을 되풀이하지 말아라”로 옮겼다.[10][11]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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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횡설수설(橫說竪說): 조리가 없이 말을 이러쿵저러쿵 지껄임.
  • 동어 반복(同語反復): 같은 말을 되풀이함.
  • 반대 의미: 단도직입(單刀直入), 촌철살인(寸鐵殺人), 간단명료(簡單明瞭)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중언부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A4%91%EC%96%B8%EB%B6%80%EC%96%B8, 확인날짜=2026-10-01.
  2.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重言復言”,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3.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광해군일기》[정초본] 39권, 광해 3년 3월 17일 정사 2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ob_10303017_002, 확인날짜=2026-10-01.
  4.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고종실록》 3권, 고종 3년 8월 3일 기축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za_10308003_001, 확인날짜=2026-10-01.
  5.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영조실록》 67권, 영조 24년 3월 10일 갑오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ua_12403010_004, 확인날짜=2026-10-01.
  6. ↑ 신정(申晸), 〈하선연설행장계(下船宴設行狀啓)〉, 《분애유고(汾厓遺稿)》 권1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7.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국역 검색 “중언부언”,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8. ↑ 《장자(莊子)》 〈우언(寓言)〉.
  9. ↑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重言”,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87%8D%E8%A8%80, 확인날짜=2026-10-01.
  10. ↑ 대한성서공회, 《성경전서 개역한글판》 마태복음 6:7, https://www.bible.com/bible/88/MAT.6.7-8, 확인날짜=2026-10-01.
  11. ↑ 참고: “생각거리 - 중언부언 기도란?”, 안산제일교회, http://www.ansan1.org/act/index.php?mid=asjch_think_about&document_srl=119283, 확인날짜=2026-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