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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삼살인(曾參殺人)은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는 뜻으로, 사실이 아닌 말도 여러 사람이 되풀이해 전하면 사실처럼 받아들여진다는 한자성어이다.[1]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 2〉에서 진(秦)나라 재상 감무(甘茂)가 무왕(武王)에게 들려준 이야기에서 나왔다.

공자의 제자로 효성과 어짊이 널리 알려진 증삼(曾參), 곧 증자(曾子)조차 세 사람이 잇달아 “사람을 죽였다”고 전하자 그 어머니가 믿고 달아났다는 이야기이다. 헛소문이나 모함이 거듭되면 가장 가까운 사람의 믿음도 흔들린다는 뜻으로, 참소나 여론 몰이를 경계할 때 쓴다. 같은 이야기를 어머니 쪽에서 말한 ‘증모투저(曾母投杼)’, ‘자모투저(慈母投杼)’라는 표현도 있고, 뜻이 같은 삼인성호(三人成虎)와 흔히 함께 쓴다.[2][3]

중국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曾参杀人(zēng shēn shā rén)’이라고 한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본래 헛소문도 오래 들으면 믿게 된다는 뜻이었으나, 뒤에 유언비어의 무서움이나 억울한 누명을 가리키게 되었다”고 풀이한다.[2]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曾 증 일찍, 성씨 증씨(曾氏)
參 삼 참여하다, 셋 증자의 이름 삼(參)
殺 살 죽이다 죽이다
人 인 사람 사람

진 무왕이 “수레가 다닐 길을 삼천(三川)까지 내어 주(周) 왕실을 엿볼 수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다”고 하자, 감무는 위(魏)나라와 손잡고 한(韓)나라의 요충지 의양(宜陽)을 치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먼 원정 중에 조정에서 자신을 헐뜯는 말이 나올 것을 걱정해, 떠나기 전 식양(息壤)에서 무왕에게 이렇게 말했다.[4]

昔者曾子處費,費人有與曾子同名族者而殺人,人告曾子母曰:『曾參殺人。』曾子之母曰:『吾子不殺人。』織自若。有頃焉,人又曰:『曾參殺人。』其母尚織自若也。頃之,一人又告之曰:『曾參殺人。』其母懼,投杼踰牆而走。夫以曾參之賢,與母之信也,而三人疑之,則慈母不能信也。今臣之賢不及曾子,而王之信臣又未若曾子之母也,疑臣者不適三人,臣恐王為臣之投杼也。

[4]

“옛날 증자가 비(費) 땅에 살 때, 비 사람 가운데 증자와 이름과 성이 같은 자가 사람을 죽였습니다. 어떤 사람이 증자의 어머니에게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알리자, 어머니는 ‘내 아들은 사람을 죽이지 않는다’ 하고 태연히 베를 짰습니다. 얼마 뒤 또 한 사람이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했지만 어머니는 여전히 태연히 베를 짰습니다. 조금 뒤 또 한 사람이 ‘증삼이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알리자, 어머니는 두려워 북(杼)을 내던지고 담을 넘어 달아났습니다. 증삼처럼 어진 사람을 그 어머니가 믿었는데도 세 사람이 의심하게 하자 자애로운 어머니조차 믿지 못했습니다. 지금 신의 어짊은 증자에 미치지 못하고, 왕께서 신을 믿으시는 것도 증자의 어머니만 못하며, 신을 의심하는 자는 세 사람에 그치지 않으니, 왕께서도 신 때문에 북을 던지시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同名族’의 名은 이름, 族은 성이라는 옛 주석이 붙어 있다.[4] 무왕은 “듣지 않겠다”며 식양에서 감무와 맹세했다. 과연 의양은 다섯 달이 지나도 함락되지 않았고 저리질(樗里疾)·공손연(公孫衍) 등이 공격을 그만두자고 다투자 무왕이 감무를 불러들이려 했는데, 감무가 “식양이 저기 있습니다(息壤在彼)”라고 맹세를 일깨우자 무왕은 군사를 모두 일으켜 마침내 의양을 빼앗았다.[4]

《사기》와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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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의 《사기》 권71 〈저리자감무열전(樗里子甘茂列傳)〉에도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으나 글자가 조금 다르다. 살인한 사람을 “노나라 사람 가운데 증삼과 성과 이름이 같은 자(魯人有與曾參同姓名者)”라 하고, 어머니가 “북을 던지고 베틀에서 내려와 담을 넘어 달아났다(投杼下機,踰墻而走)”고 적었다. 또 《전국책》과 달리 증삼 이야기를 장의(張儀)·악양(樂羊)의 예보다 먼저 꺼낸다.[5]

《성어전》은 남조 송나라 포조(鮑照)의 〈사수은피원표(謝隨恩被原表)〉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니, 신에게 어찌 허물이 없겠습니까(曾參殺人,臣豈無過)”, 당나라 한유(韓愈)의 〈석언(釋言)〉 “저자에 범이 있다 하고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 하는 것은 참소하는 자가 거둔 효과이다(市有虎,而曾參殺人,讒者之效也)” 등을 용례로 든다.[2] 《삼국지》 〈오주전(吳主傳)〉에는 손권의 조서에 “짐이 밝지 못해 증삼의 어머니가 북을 던진 것 같은 의심을 품었다(朕以不明,雖有曾母投杼之疑)”는 말이 보인다.[3]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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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말 이곡(李穀)은 〈석의(釋疑)〉에서 모함의 종류를 가르며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는 것은 그가 진짜 증삼이 아님을 알면 밝힐 수 있다(若曾參殺人,知其非眞曾參則可明矣)”고 했다.[6]

조선에서는 참소를 경계하는 상소와 경연에서 자주 쓰였다. 이이(李珥)는 1572년 〈논붕당소(論朋黨疏)〉에서 정자·주자도 모함을 받았음을 들며 “저자에 범이 있다 하고 증삼이 사람을 죽였다 하니, 끝없는 참소가 어디엔들 이르지 않겠는가(市有虎而曾參殺人,罔極之讒言,何所不至哉)”라고 했다.[7] 1568년(선조 1) 조강에서 유희춘(柳希春)은 기묘사화로 죽은 조광조(趙光祖)의 추숭을 청하며, 중종이 조광조를 아꼈으나 간사한 무리의 모함에 흔들렸던 것을 증삼의 어머니가 북을 던진 일에 견주었다.[8][9]

  • 출처가 불분명한 보안 사고 소문이 여러 커뮤니티에 동시에 퍼지자 고객 문의가 폭주했다. 증삼살인이 따로 없었다.
  • 한 사람의 제보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원본 로그를 확인해야 한다. 같은 말이 여러 번 들린다고 사실이 되지는 않는다.
  • 그를 둘러싼 헛소문이 거듭되자 오랜 친구마저 의심하기 시작했으니, 증삼살인이라 할 만하다.
  • 같은 말을 여러 번 들으면 사실이라고 믿기 쉬워지는 현상은 심리학에서 ‘착각적 진실 효과(illusory truth effect)’로 연구되어 왔다. 1977년 린 해셔(Lynn Hasher)·데이비드 골드스타인(David Goldstein)·토머스 토피노(Thomas Toppino)의 실험에서, 피험자들은 되풀이해 본 문장을 처음 본 문장보다 더 참이라고 평가했다.[10]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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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인성호(三人成虎): 세 사람이 저자에 범이 있다고 하면 없는 범도 생겨난다는 뜻. 《전국책》 〈위책 2〉.[2]
  • 증모투저(曾母投杼): 증삼의 어머니가 북을 던짐. 증삼살인과 같은 뜻.[3]
  • 중구삭금(衆口鑠金): 여러 사람의 말은 쇠도 녹인다는 뜻.[2]
  • 인언가외(人言可畏): 사람들의 말은 두렵다는 뜻.[2]
  1.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증삼살인”,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focus_name=query&query=%EC%A6%9D%EC%82%BC%EC%82%B4%EC%9D%B8, 확인날짜=2026-09-28.
  2. ↑ 2.0 2.1 2.2 2.3 2.4 2.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曾參殺人”,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478, 확인날짜=2026-09-28.
  3. ↑ 3.0 3.1 3.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曾母投杼”,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249, 확인날짜=2026-09-28.
  4. ↑ 4.0 4.1 4.2 4.3 《전국책(戰國策)》 〈진책(秦策) 2〉.
  5. ↑ 사마천, 《사기(史記)》 권71 〈저리자감무열전(樗里子甘茂列傳)〉.
  6. ↑ 이곡(李穀), 〈석의(釋疑)〉, 《가정집(稼亭集)》 권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14A_0020_010_0050, 확인날짜=2026-09-28.
  7. ↑ 이이(李珥), 〈논붕당소(論朋黨疏)〉, 《율곡전서(栗谷全書)》 권4,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01A_0050_010_0080, 확인날짜=2026-09-28.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2권, 선조 1년 4월 12일 신묘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0104012_001, 확인날짜=2026-09-28.
  9. ↑ 유희춘(柳希春), 《미암집(眉巖集)》 권15,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57A_0170_010_0020, 확인날짜=2026-09-28.
  10. ↑ Lynn Hasher, David Goldstein, Thomas Toppino, “Frequency and the conference of referential validity”, Journal of Verbal Learning and Verbal Behavior 16(1), 1977, pp. 107–112, https://doi.org/10.1016/S0022-5371(77)80012-1, 확인날짜=2026-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