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 여닫기
환경 설정 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여닫기
로그인하지 않음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천진난만(天眞爛漫)은 말이나 행동에 아무런 꾸밈이 없이 그대로 드러날 만큼 순진하고 천진함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주로 어린아이의 순수한 모습이나, 어른이라도 셈이 없고 꾸밈없는 성품을 가리킬 때 쓴다. “천진난만한 웃음”,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쓰며 대개 좋은 뜻이다. 다만 세상 물정을 모를 만큼 순진하다는 뜻으로 살짝 비꼬아 쓰기도 한다.

‘천진(天眞)’은 꾸밈이나 거짓 없이 자연 그대로 깨끗하고 순진하다는 뜻이고,[2] ‘난만(爛漫)’은 꽃이 활짝 피어 화려하거나 빛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모양을 이른다. 타고난 참된 성품이 숨김없이 활짝 드러난다는 짜임이다.

중국어에서는 天真爛漫(간체 天真烂漫, tiān zhēn làn màn), 일본어에서는 天真爛漫(てんしんらんまん)으로 쓴다. 한국에서 ‘眞’을 쓰고 중국·일본에서 ‘真’을 쓰는 것은 같은 글자의 자형 차이다.[3][4]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天 천 하늘 타고난 것, 자연 그대로
眞 진 참 참되고 거짓이 없음
爛 란(난) 빛나다, 무르익다 환하게 빛남
漫 만 넘치다, 질펀하다 가득 퍼져 드러남

‘爛熳’으로도 쓴다. 熳은 漫과 같은 뜻으로 쓰인 글자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송나라 때 글씨와 그림을 평하는 말로 쓰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기교나 법식에 얽매이지 않고 타고난 기운이 그대로 드러난 작품을 칭찬하는 말이었다.

《성어전》이 드는 출전

편집 원본 편집

《성어전》은 남송 말의 화가 공개(龔開)가 자기 그림 〈고마소아도(高馬小兒圖)〉에 붙인 시를 典源으로 든다.[3] 원나라 오사도(吳師道)의 《오예부시화(吳禮部詩話)》에 이 시가 실려 있다.

此兒此馬俱可憐,馬方三齒兒未冠。天眞爛熳好容儀,楚楚衣裝無不宜。

[5]

“이 아이와 이 말이 모두 사랑스럽구나. 말은 겨우 세 살이고 아이는 아직 관례도 치르지 않았네. 꾸밈없이 활짝 드러난 고운 모습이니, 깔끔한 옷차림 무엇이든 어울리지 않으랴.” 그림 속 사타족(沙陀族) 소년과 준마의 꾸밈없는 모습을 그린 구절이다.

더 이른 용례

편집 원본 편집

공개(1222~1307)보다 앞선 용례도 있다. 《성어전》이 서증으로 드는 남송 악가(岳珂, 1183~1243)의 《보진재법서찬(寶眞齋法書贊)》 권5에는, 초서로 이름난 당나라 장욱(張旭)을 두고 “장사(長史)는 초성(草聖)으로 이름을 얻었으니, 그 천진난만함이 신품(神品)에 들어 법도를 따라 걷는 자와는 견줄 수 없다(長史以草聖得名,蓋其天真爛漫,妙入神品,而非矩矱步武者)”라는 평이 있다.[3][6]

이보다 이른 것으로, 북송의 서화가 미불(米芾, 1051~1107)이 오대의 서예가 양응식(楊凝式)을 두고 “글씨가 천진난만하고 거침없어 안진경(顔眞卿)의 〈쟁좌위첩(爭坐位帖)〉과 비슷하다(書天真爛漫,縱逸類顔魯公爭坐位帖)”라고 평한 글이 후대 서화 문헌에 인용되어 전한다.[7] 송·원·명대 내내 이 말은 주로 서화의 품평에 쓰였다.

사람의 성품을 가리키는 쓰임은 명청 소설에서 흔해진다. 《성어전》은 《요재지이(聊齋志異)》 〈이팔항(李八缸)〉의 “월생은 또 천진난만하여 작은 이익을 따지지 않았다(月生又天真爛漫,不較錙銖)”를 서증으로 든다.[3] 《홍루몽(紅樓夢)》 제23회에서는 대관원의 소녀들이 “혼돈 세계 속 천진난만한 때(混沌世界,天真爛漫之時)”라서 앉고 눕는 데 거리낌이 없고 웃음에 아무 생각이 없다고 그렸다.[8]

한국에서의 쓰임

편집 원본 편집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天眞爛漫·天眞爛熳 모두 보이지 않는다.[9] 조선 후기 문집에서는 시문과 인품을 평하는 말로 쓰였다. 조귀명(趙龜命)은 박은(朴誾)의 《읍취헌집(挹翠軒集)》 필사본에 붙인 글에서 “읍취헌의 시가 세상에서 높은 까닭은 천진난만하여 구속을 받지 않기 때문(以其天眞爛漫,不受拘束也)”이라 했다.[10] 중국의 서화 품평에서 쓰던 뜻을 그대로 시평에 옮긴 예다.

일본어에서도 ‘꾸밈없이 있는 그대로임, 천진하고 구김살 없음’의 뜻으로 널리 쓴다. 《일본국어대사전》은 구메 구니타케(久米邦武)의 《미구회람실기(米欧回覧実記)》(1877)에서 공원의 자연스러운 경치를 “천진난만하여 뜻이 깊은 승경이 있다”고 한 대목을 첫 용례로 든다. 처음 용례가 사람이 아니라 경치를 두고 쓴 말이라는 점에서, 옛 한문의 ‘꾸밈없는 작품’이라는 쓰임과 이어진다.[4]

  • 아이들은 처음 만져 보는 로봇 키트 앞에서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이것저것 눌러 보았다.
  • 낯선 사람이 보낸 링크를 의심 없이 누르는 것은 천진난만하다기보다 위험한 습관이다.
  • 할머니는 여든이 넘어서도 천진난만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 명나라 동기창(董其昌)은 《화선실수필(畫禪室隨筆)》에서 “시는 공교함을 구하지 않고 글씨는 기이함을 구하지 않으니, 천진난만이 나의 스승이다(詩不求工字不奇,天真爛漫是吾師)”를 소식(蘇軾)의 말이라 하고, 서예의 요체를 담은 구절로 높였다.[11]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천진무구(天眞無垢): 조금도 때 묻지 않고 아주 순진함.
  • 천진무사(天眞無邪): 천진하여 사악함이 없음. 《성어전》이 근의어로 든다.[3]
  • 적자지심(赤子之心): 갓난아이처럼 거짓 없는 마음.
  • 반대 의미: 소년노성(少年老成), 교언영색(巧言令色)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진난만”,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C%A7%84%EB%82%9C%EB%A7%8C, 확인날짜=2026-10-01.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C%A7%84, 확인날짜=2026-10-01.
  3. ↑ 3.0 3.1 3.2 3.3 3.4 3.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天真爛漫”,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94, 확인날짜=2026-10-01.
  4. ↑ 4.0 4.1 《디지털 다이지센(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天真爛漫”,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4%A9%E7%9C%9F%E7%88%9B%E6%BC%AB, 확인날짜=2026-10-01.
  5. ↑ 오사도(吳師道), 《오예부시화(吳禮部詩話)》 〈공성여화마자제시(龔聖予畫馬自題詩)〉.
  6. ↑ 악가(岳珂), 《보진재법서찬(寶眞齋法書贊)》 권5 〈장장사춘초삼첩발(張長史春草三帖跋)〉.
  7. ↑ 미불(米芾), 《서사(書史)》. 명나라 왕가옥(汪砢玉)의 《산호망(珊瑚網)》 권24 하와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 이학휘편 자학전 권71에 인용됨.
  8. ↑ 조설근(曹雪芹), 《홍루몽(紅樓夢)》 제23회.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天眞爛漫”(0건)·“天眞爛熳”(0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10. ↑ 조귀명(趙龜命), 〈제득이소장읍취헌집사본후(題得而所藏挹翠軒集寫本後)〉, 《동계집(東谿集)》 권6,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10A_0060_020_0360, 확인날짜=2026-10-01.
  11. ↑ 동기창(董其昌), 《화선실수필(畫禪室隨筆)》 권1·권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