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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천지한(徹天之恨)은 하늘에 사무치는 크나큰 원한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철천지원(徹天之冤)’, ‘철지지원(徹地之冤)’이라고도 한다.[1][2]

‘철천(徹天)’은 하늘까지 꿰뚫어 닿는다는 말이다. 억울함이나 원한이 너무 커서 하늘에까지 사무친다는 과장으로, 평생 잊을 수 없는 깊은 한을 가리킨다. “철천지한을 품다”, “철천지한을 풀다”처럼 쓴다. 이런 원한을 맺히게 한 상대는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讐)’라고 하며, 일상에서는 오히려 이 말이 더 자주 쓰인다.[3]

한국에서 굳은 말로, 중국어나 일본어에서 이 네 글자를 성어로 쓰지는 않는다. 같은 뜻을 중국어에서는 흔히 ‘深仇大恨(심구대한)’, ‘恨入骨髓(한입골수)’ 같은 성어로 나타낸다.[4]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徹 철 통하다, 꿰뚫다 사무쳐 닿다
天 천 하늘 하늘
之 지 가다, ~의 ~의
恨 한 한, 원망하다 원한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조선 후기 한문에서 쓰이던 ‘철천지원(徹天之冤)’ 계열의 표현이 근대에 ‘恨’을 넣은 꼴로 퍼진 것으로 보인다.

조선 한문의 ‘철천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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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 기록에서는 ‘恨’보다 ‘冤(寃, 원통함)’이나 ‘怨(원망)’을 쓴 꼴이 먼저 보인다. 《승정원일기》 1649년(인조 27년) 사헌부의 계에는 제주 목사의 수탈을 고발하며 “섬 백성들의 하늘에 사무친 원망(島民徹天之怨)을 다 아뢸 수 없다”는 대목이 있다.[5] 1698년(숙종 24년) 오명준(吳命俊)은 흉년으로 거둘 것이 없는 밭에까지 세금을 물리는 일을 두고 “어찌 하늘에 사무치는 원통함이 아니겠는가(豈非徹天之冤乎)”라고 상소했다.[6] 정약용(丁若鏞)도 살인 사건 판례를 평한 글에서 이미 숨이 막히고 넋이 날아간 피해자는 “하늘에 사무치는 원통함이 있다 한들 한마디라도 할 수 있겠는가(雖有徹天之冤。能一言哉)”라고 썼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徹天之恨’도 ‘徹天之冤’도 없지만, ‘徹天’으로 슬픔과 원망의 크기를 나타낸 표현은 여럿 있다. 1776년 정조는 즉위하며 영조를 애도하는 글에서 “다만 하늘에 사무치는 곡소리와 땅에 사무치는 눈물이 있을 뿐(但有徹天之哭,徹地之淚而已)”이라고 했다.[8]

근대의 ‘철천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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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徹天之恨’이라는 네 글자는 중국 고전 원문,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9] 이 말은 1930년대 잡지에서 자주 보인다. 1935년 《개벽》에 실린 기행문은 송시열이 남긴 글귀를 “나라의 치욕에 대한 철천지한(國恥의 徹天之恨)은 잊을 길이 없으나 시세가 불리하고 실력이 갖추어지지 않아 북벌의 대의를 펼 길이 없다”는 뜻으로 풀었고,[10] 같은 해 《개벽》의 당쟁사 연재는 사육신 사건을 다루며 “내가 오늘날 철천지한은 내의 삼척추수를 네 목에 한번 시용치 못하고 부즈럽시 죽는 그 일뿐이다”라는 대사를 실었다.[11]

잘못 알려진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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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 목록 가운데에는 철천지한의 출전을 《삼국지연의》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나무위키 등). 그러나 《삼국지연의》 원문에는 ‘徹天之恨’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으며, 이 네 글자는 한국의 근대 문헌에서 확인되는 표현이다.

  • ‘철천지원(徹天之冤)’의 ‘冤’은 ‘원통할 원’이고,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讐)’의 ‘怨’은 ‘원망할 원’이다. 소리는 같지만 한자가 다르다.[2]
  • 랜섬웨어로 10년 치 연구 자료를 잃은 연구실에게 그 공격 조직은 철천지원수나 다름없었다.
  • 억울한 누명을 쓰고 옥살이를 한 그는 평생 철천지한을 품고 살았다.
  • 두 집안은 한때 철천지원수였지만 손자 대에 이르러 사돈을 맺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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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철천지원(徹天之冤), 철지지원(徹地之冤): 하늘에 사무치는 크나큰 원한. 철천지한과 같은 말.[2]
  • 철천지원수(徹天之怨讐): 하늘에 사무치도록 한이 맺히게 한 원수.
  • 불구대천(不俱戴天): 하늘을 함께 이지 못한다는 뜻으로, 이 세상에서 같이 살 수 없을 만큼 큰 원한.
  • 각골통한(刻骨痛恨): 뼈에 사무칠 만큼 원통하고 한스러움.[1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철천지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A0%EC%B2%9C%EC%A7%80%ED%95%9C, 확인날짜=2026-10-12.
  2. ↑ 2.0 2.1 2.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철천지원”,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A0%EC%B2%9C%EC%A7%80%EC%9B%90, 확인날짜=2026-10-12.
  3.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철천지원수”,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A0%EC%B2%9C%EC%A7%80%EC%9B%90%EC%88%98, 확인날짜=2026-10-12.
  4.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深仇大恨”,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0145; “恨入骨髓”,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877, 확인날짜=2026-10-12.
  5.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인조 27년 2월 3일 임진 4번째 기사, https://sjw.history.go.kr/id/SJW-A27020030-00400, 확인날짜=2026-10-12.
  6.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숙종 24년 9월 24일 을미 21번째 기사, https://sjw.history.go.kr/id/SJW-D24090240-02100, 확인날짜=2026-10-12.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약용,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강진현 조규운 위자복수안(康津縣趙奎運爲子復讐案)〉,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597A_1440_020_0030, 확인날짜=2026-10-12.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1권, 정조 즉위년 5월 11일 신사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va_10005011_001, 확인날짜=2026-10-12.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원문 검색 “徹天之恨”(0건), https://sillok.history.go.kr/ · https://sjw.history.go.kr/;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徹天之恨”(0건),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2.
  10.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박노철(朴魯哲), “朝鮮八道遍踏記(3), 泗泚古都覲禮(其二)”, 《개벽》 신간 제3호, 1935년 1월 1일, https://db.history.go.kr/id/ma_013_0740_0190, 확인날짜=2026-10-12.
  11.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홍목춘(洪木春), “朝鮮五百年黨爭史(3), 烈丈夫와 變節漢 ‘丙丁士禍의 槪要’”, 《개벽》 신간 제4호, 1935년 3월 1일, https://db.history.go.kr/id/ma_013_0750_0200, 확인날짜=2026-10-12.
  1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각골통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0%81%EA%B3%A8%ED%86%B5%ED%95%9C, 확인날짜=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