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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인공노(天人共怒)는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는 뜻으로, 누구나 분노할 만큼 증오스럽거나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표준국어대사전은 같은 말로 신인공노(神人共怒)와 신인공분(神人共憤)을 든다.[1]

“천인공노할 만행”, “천인공노할 범죄”처럼 주로 ‘-할’을 붙여 극악한 범죄나 패륜을 규탄할 때 쓴다. 사람만이 아니라 하늘까지 노할 일이라는 과장을 통해, 보편적인 도덕 감정에 비추어 용서할 수 없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낸다.

한문에서는 ‘노(怒)’ 대신 ‘분(憤)’을 쓰거나 ‘하늘’ 대신 ‘신(神)’을 쓴 형태가 더 많다. 조선 문헌에서는 ‘신인공분(神人共憤)’이 주로 쓰였고, 현대 중국어에서는 ‘인신공분(人神共憤)’이나 ‘천노인원(天怒人怨)’을 쓴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天 천 하늘 하늘
人 인 사람 사람
共 공 함께 함께
怒 노 성내다 노하다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은 아니다. 하늘과 사람(또는 신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는 표현은 당나라 때부터 격문과 조서에 쓰였다. 당나라 이전(李筌)의 병서 《태백음경(太白陰經)》(759)에는 출정할 때 산신에게 올리는 제문의 본보기가 실려 있는데, 적을 두고 “하늘의 도는 순리를 돕고 사람의 정은 겸손을 좋아하니, 하늘과 사람이 함께 분노한다(天道助順,人情好謙,天人共憤)”고 썼다.[2]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인신공분(人神共憤)’의 서증으로 《구당서(舊唐書)》 〈우적전(于頔傳)〉의 “포학을 멋대로 행하니 사람과 신이 함께 분노하여 법으로 용납할 수 없다(肆行暴虐,人神共憤,法令不容)”를 든다.[3]

‘天人共怒’라는 네 글자는 북송 초의 왕우칭(王禹偁, 954~1001)의 글에 보인다. 안녹산의 난 때 군사들이 양국충을 죽이고 양귀비를 화근으로 지목한 일을 두고 “어찌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한 증거가 아니겠는가(豈非天人共怒之驗乎)”라고 했다.[4] 남송의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會編)》에는 금나라가 두 황제를 끌고 가고 백성을 죽인 죄를 두고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天人共怒)”며 군사들 앞에서 맹세한 글이 실려 있고,[5] 명나라 소설 《봉신연의(封神演義)》에도 주왕의 죄를 두고 “상나라의 죄가 가득 차서 하늘과 사람이 함께 노한다(商罪貫盈,天人共怒)”는 말이 나온다.[6]

나무위키 등에는 천인공노가 중국어에서 쓰이지 않는 표현이라는 설명이 보이지만, 위에서 보듯 송대 이후의 중국 문헌에 여러 번 나온다. 다만 현대 중국어 사전에는 표제어로 잘 오르지 않고, 같은 뜻으로는 인신공분이나 천노인원이 쓰인다.[3][7]

한국에서의 쓰임

편집 원본 편집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天人共怒’가 한 건도 없고, 같은 뜻으로 ‘神人共憤’이 67건, ‘神人共怒’가 6건, ‘人神共憤’이 5건 나온다.[8] 이른 예는 1408년(태종 8) 대간이 민무구·민무질 형제 등의 죄를 다시 청하는 상소이다.[9] 조선 문집에서도 ‘天人共怒’는 확인되지 않고 ‘天人共憤’이 드물게 보일 뿐이다.[10] 오늘날 한국어에서 가장 흔히 쓰는 ‘천인공노’는 옛 한국 문헌에서는 거의 쓰이지 않던 형태이다.

  • 병원 전산망을 마비시키고 환자 정보를 인질로 돈을 요구한 것은 천인공노할 범죄이다.
  • 아동을 학대한 사건이 알려지자 천인공노할 일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 전쟁 중 민간인을 겨냥한 공격은 천인공노할 만행으로 규탄받았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신인공노(神人共怒), 신인공분(神人共憤): 천인공노와 같은 말.[1]
  • 인신공분(人神共憤): 사람과 신이 함께 분노함. 중국어에서 쓰는 형태.[3]
  • 천노인원(天怒人怨): 하늘이 노하고 사람이 원망함.[7]
  • 극악무도(極惡無道): 더할 나위 없이 악하고 도리에 어긋나 있음.
  • 대역무도(大逆無道): 임금이나 나라에 큰 죄를 지어 사람의 도리를 크게 거스름.
  • 불구대천(不俱戴天): 하늘을 같이 이지 못한다는 뜻으로, 이 세상에서 같이 살 수 없을 만큼 큰 원한.
  1.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천인공노”,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2%9C%EC%9D%B8%EA%B3%B5%EB%85%B8, 확인날짜=2026-09-30.
  2. ↑ 이전(李筌), 《태백음경(太白陰經)》 권7 〈제명산대천문편(祭名山大川文篇)〉.
  3. ↑ 3.0 3.1 3.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人神共憤”,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289, 확인날짜=2026-09-30.
  4. ↑ 왕우칭(王禹偁), 《소축외집(小畜外集)》 권11.
  5. ↑ 서몽신(徐夢莘), 《삼조북맹회편(三朝北盟會編)》 권116.
  6. ↑ 《봉신연의(封神演義)》 제67회.
  7. ↑ 7.0 7.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天怒人怨”,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999, 확인날짜=2026-09-30.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天人共怒”·“神人共憤”·“神人共怒”·“人神共憤”,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30.
  9.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종실록》 16권, 태종 8년 10월 6일 경진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ca_10810006_004, 확인날짜=2026-09-30.
  10.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문집 원문 검색 “天人共怒”·“天人共憤”,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