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이동
메뉴 여닫기
환경 설정 메뉴 여닫기
개인 메뉴 여닫기
로그인하지 않음
지금 편집한다면 당신의 IP 주소가 공개될 수 있습니다.

혈혈단신(孑孑單身)은 의지할 곳 없이 외로운 홀몸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가족이나 친척, 기댈 사람 하나 없이 혼자 몸으로 살아가는 처지를 말한다. “혈혈단신으로 상경하다”처럼 아무 기반 없이 홀로 낯선 곳에 뛰어드는 모습을 그릴 때도 많이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같은 말로 혈연단신(孑然單身)을, 비슷한 말로 고독단신(孤獨單身)을 든다.[1][2]

주로 한국에서 쓰는 말이다. 중국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혈연일신(孑然一身)을 쓰며,[3] 일본어에서는 ‘孑然(けつぜん)’이 ‘외톨이로 고립된 모양’의 뜻으로 사전에 오른다.[4]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孑 혈 외롭다, 남다 외롭다
孑 혈 외롭다, 남다 외롭다
單 단 홑, 하나 홀로
身 신 몸 몸

‘혈혈(孑孑)’은 의지할 데 없이 외로운 모양을 뜻하는 ‘혈혈하다’의 어근이다.[5] 《성어전》은 孑을 子로 잘못 쓰지 않도록 주의를 준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중국 고전에서는 이 네 글자의 용례가 확인되지 않는다. 조선 문인들이 즐겨 쓴 표현으로, 중국의 孑然一身, 孑孑一身과 짝을 이루는 한국식 형태이다.

중국의 孑然一身

편집 원본 편집

《성어전》은 孑然一身의 말뿌리를 《삼국지》 오서 〈육모전(陸瑁傳)〉의 “만약 정말로 외따로 기댈 곳이 없다면(若實孑然無所憑賴)”에서 찾는다. 공손연(公孫淵)을 직접 치려는 손권(孫權)에게 육모가 올린 상소의 한 구절이다.[3] 네 글자 孑然一身은 《태평광기》 권222가 인용한 《정명록(定命錄)》의 “유자(柳子)는 형제자매도 없고 농토와 재산도 없어, 외로운 홑몸으로 떠돌며 고생이 많았다(孑然一身,羈旅辛苦甚多)”를 비롯해 송대 이후 소설에 자주 나온다.[3] 남송 홍매(洪邁)의 《이견지(夷堅志)》에는 “나처럼 외로운 한 몸(如我孑孑一身)”이라는 표현도 있다.[6]

한국의 孑孑單身

편집 원본 편집

고려 말 이색(李穡)은 “외로운 한 몸이 몸조리를 그르쳤다(孑孑一身乖攝養)”고 읊었다.[7] 정엽(鄭曄)은 광해군 때 벼슬에 나오지 않는다는 추궁을 받자 1622년에 올린 상소에서 “신은 두 대에 걸친 외아들이고 친척도 적어 외로운 홑몸으로 어머니와 목숨을 의지하고 있다(臣以兩世獨子。親屬亦少。孑孑單形。與母爲命)”고 호소했다.[8] 네 글자 孑孑單身은 17세기 문집에 나타난다. 이건(李健, 1614년생)은 장편 시에서 “외로운 홑몸의 괴로움(孑孑單身苦)”을 읊었고,[9] 박태보(朴泰輔)는 벗과 헤어지며 “외로운 홑몸이 바닷가에 매인 몸이 되니, 천 사람 낯선 얼굴 가운데 아는 이는 한 사람(孑孑單身海上羈。千人新面一人知)”이라고 썼다.[10]

《승정원일기》에는 숙종 26년(1700)부터 순조 대까지 21건이 있다. 대부분 늙은 부모의 병을 간호할 형제가 없음을 들어 벼슬을 사양하는 상소로, 숙종 26년 남정중(南正重)은 “신은 외로운 홑몸으로 혼자 구완하느라 병석을 잠시도 떠날 수 없다(臣以孑孑單身,獨自救護,不能暫離病側)”고 했다.[11] 한편 《조선왕조실록》에는 원문 용례가 없고, 국역문에만 ‘혈혈단신’이 7건 보인다.[12]

1920년대 신문에서는 한자와 한글 표기가 함께 쓰였다. 1921년 《동아일보》는 부산의 떠돌이 노동자들을 다루며 “일정한 居所도 업이 혈혈단신으로 노동을 해가며”라고 썼다.[13]

  • 장구벌레를 뜻하는 ‘혈궐(孑孒)’은 孑 옆에 모양이 비슷한 孒(궐)을 쓴 다른 말이다.[14] 孑孑을 孑孒로 쓰지 않도록 주의한다.
  • 《시경》 용풍(鄘風) 〈간모(干旄)〉의 “孑孑干旄”에서 孑孑은 깃대 머리가 우뚝 솟아 두드러진 모양(孑孑然而特出)을 그린 말로, 외로움과는 뜻이 다르다.[15]
  • 그는 혈혈단신으로 상경해 작은 개발사를 차렸다.
  • 전쟁 통에 가족을 모두 잃고 혈혈단신이 된 소년은 이웃의 손에 자랐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혈연단신(孑然單身): 같은 말.
  • 혈혈무의(孑孑無依): 홀몸으로 의지할 데 없이 외로움.
  • 고독단신(孤獨單身):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
  • 고립무원(孤立無援): 고립되어 구원을 받을 데가 없음.
  • 형단영척(形單影隻): 몸도 하나 그림자도 하나라는 뜻으로, 몹시 외로움. 《성어전》이 孑然一身의 근의어로 든다.[3]
  • 반대 의미: 오세동당(五世同堂): 다섯 대가 한집에 삶. 《성어전》이 반의어로 든다.[3]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혈단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D%98%88%EB%8B%A8%EC%8B%A0, 확인날짜=2026-10-01.
  2.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연단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C%97%B0%EB%8B%A8%EC%8B%A0, 확인날짜=2026-10-01.
  3. ↑ 3.0 3.1 3.2 3.3 3.4 3.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孑然一身”,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214, 확인날짜=2026-10-01.
  4.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孑然”,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5%AD%91%E7%84%B6, 확인날짜=2026-10-01.
  5.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혈”,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D%98%88, 확인날짜=2026-10-01.
  6. ↑ 홍매(洪邁), 《이견지(夷堅志)》 지보(志補) 권13.
  7. ↑ 이색(李穡), 《목은고(牧隱藁)》 〈천음(天陰)〉;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8. ↑ 정엽(鄭曄), 《수몽집(守夢集)》 〈진정대죄소(陳情待罪疏)〉;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9. ↑ 이건(李健), 《규창유고(葵窓遺稿)》 권7 〈차정보술회육십운(次正甫述懷六十韻)〉;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10. ↑ 박태보(朴泰輔), 《정재집(定齋集)》 권1 〈임반별송명(林畔別宋溟)〉;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01.
  11. ↑ 국사편찬위원회 《승정원일기》, 숙종 26년 2월 11일 을해, https://sjw.history.go.kr/id/SJW-D26020110-01100, 확인날짜=2026-10-01.
  12.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검색(원문 ‘孑孑單身’ 0건, 국역 ‘혈혈단신’ 7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13.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동아일보》 1921년 5월 27일 3면, npda_1921_05_27_v0003_0510, https://db.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01.
  14.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혈궐”,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8%88%EA%B6%90, 확인날짜=2026-10-01.
  15. ↑ 《시경(詩經)》 용풍(鄘風) 〈간모(干旄)〉; 양인(梁寅), 《시연의(詩演義)》 권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