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무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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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무친(四顧無親)은 사방을 둘러보아도 의지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음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1]
‘사방(四)을 둘러보아도(顧) 친한 이(親)가 없다(無)’는 말로, 가족·친척이나 아는 사람 하나 없이 홀로 남은 외로운 처지를 가리킨다. 부모를 여의고 혼자 남은 사람, 낯선 타향이나 외국에 홀로 떨어진 사람을 두고 “사고무친한 처지”, “사고무친의 몸”처럼 쓴다. 비슷한 말로 우리말샘에 ‘사고무탁(四顧無託, 의탁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음)’이 올라 있다.[2]
같은 뜻으로 현대 중국어에서는 ‘거목무친(擧目無親, 눈을 들어도 친척이 없음)’을 흔히 쓴다. 《성어전》은 이 말이 당나라 설조(薛調)의 전기 소설 〈무쌍전(無雙傳)〉의 “세상은 넓은데 눈을 들어도 친척이 없어 몸 둘 곳을 모르겠다(四海至廣,舉目無親戚,未知託身之所)”에서 나왔을 것으로 본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둘러보아도 가까운 이가 없다는 묘사가 그대로 굳은 말이다.
북송의 이신(李新)이 남에게 천거를 부탁하며 쓴 편지에 “서성이며 사방을 둘러보아도 친한 이가 없다(徜徉四顧無親)”는 구절이 있다.[4] 명나라 말의 소설집 《삼각박안경기(三刻拍案驚奇)》 제7회에서는 세금을 갚으려면 아내를 남의 첩으로 보내라는 말을 들은 왕방흥(王邦興)이 “본처가 투기하여 다투고 때리기라도 하면 타향에서 사고무친한 아내가 그 괴로움을 어찌 견디겠느냐”며 망설이는 대목이 있고,[5] 청나라 소설 《격렴화영(隔簾花影)》에도 여러 번 나온다. 나무위키 등에는 사고무친이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쓰이지 않고 한국에서만 쓰이는 말이라는 설명이 있으나, 이처럼 송·명·청의 중국 문헌에도 보인다. 다만 현대 중국어에서는 거목무친이 더 일반적이다.[3]
조선 문집에서는 16세기 이후 편지·제문·행장에 자주 쓰였다. 귀양지나 타향에서 외로움을 호소하거나, 가족을 잃은 슬픔을 말할 때이다.
- 1488년 제주에서 표류해 명나라 절강 해안에 닿은 최부(崔溥)는 소흥부(紹興府)에서 관원들의 심문을 받았다. 그가 지어 바친 감사의 시에 이 지방 산천이 자세히 나오자 관원이 “이 지방 사람이 알려 준 것이 틀림없다”고 의심했는데, 최부는 “사방을 둘러보아도 아는 이가 없고 말도 통하지 않는데 누구와 이야기하겠습니까. 일찍이 중국 지도를 보아 두었다가 여기 와서 떠올린 것일 뿐입니다(四顧無親,語音不通,誰與話言,我嘗閱中國地圖,到此臆記耳)”라고 답했다.[6]
- 정온(鄭蘊)은 제주 대정에 유배되어 있을 때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외딴섬에 홀로 붙어 있어 사고무친하니, 너를 보고 싶은 마음이 어찌 끝이 있겠느냐(孤寄海島,四顧無親,思欲見汝,曷有其極)”라고 썼다.[7]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四顧無親’이 나오지 않는다.
- 사고무친한 그는 병원 보호자 칸을 채울 사람이 없어 한참을 망설였다.
- 유학 첫해 사고무친의 타향에서 그를 버티게 한 것은 온라인 개발자 모임의 동료들이었다.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사고무친”,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82%AC%EA%B3%A0%EB%AC%B4%EC%B9%9C, 확인날짜=2026-09-30.
- ↑ 국립국어원 우리말샘, “사고무탁”, https://open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query=%EC%82%AC%EA%B3%A0%EB%AC%B4%ED%83%81, 확인날짜=2026-09-30.
- ↑ 3.0 3.1 3.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舉目無親”,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8371, 확인날짜=2026-09-30.
- ↑ 이신(李新), 《과오집(跨鼇集)》 권20(사고전서본).
- ↑ 《삼각박안경기(三刻拍案驚奇)》 제7회.
- ↑ 최부, 《표해록(漂海錄)》 권1.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금남집(錦南集)》 권3,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84A_0040_010_0020, 확인날짜=2026-09-30.
-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온, 《동계집(桐溪集)》 속집 권1 〈기창시(寄昌詩)〉,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295A_0070_070_0100, 확인날짜=2026-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