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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사첨족(畫蛇添足)은 뱀을 다 그리고 나서 있지도 않은 발을 덧붙여 그려 넣는다는 뜻으로, 쓸데없는 군짓을 하여 도리어 일을 그르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줄여서 ‘사족(蛇足)’이라고 한다.[1]

이미 충분한 것에 필요 없는 것을 더하다가 오히려 가진 것까지 잃거나 전체를 망치는 경우에 쓴다. 한국어에서는 네 글자 ‘화사첨족’보다 두 글자 ‘사족’이 훨씬 많이 쓰이며, “사족을 달다”, “사족을 붙이자면” 같은 표현으로 굳어 있다. 말이나 글 끝에 굳이 하지 않아도 될 말을 덧붙일 때 스스로 낮추어 “사족이지만”이라고 하는 쓰임도 흔하다.

중국어에서는 ‘화사첨족(畫蛇添足)’이 표준적인 형태이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은 “뱀을 다 그린 뒤 쓸데없이 발을 더해 이미 얻은 술을 도리어 잃었다. 쓸데없는 일을 하여 도리어 일을 망침을 비유한다”로 풀이한다.[2] 일본어에서는 주로 ‘蛇足(だそく)’라고 한다.[3]

《전국책》의 진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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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책(戰國策)》 〈제책 2(齊策二)〉에 나온다.[4] 초(楚)나라 장수 소양(昭陽)이 위(魏)나라를 쳐서 적군을 뒤엎고 장수를 죽이고 여덟 성을 얻은 뒤 군사를 돌려 제(齊)나라를 치려 했다. 제나라 왕의 사신으로 온 진진(陳軫)은 소양에게 승리를 축하한 뒤, 초나라 법에서 적을 무찌른 공으로 받는 벼슬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소양이 상주국(上柱國)과 상집규(上執珪)라고 답하고, 그보다 귀한 것은 영윤(令尹)뿐이라고 하자, 진진은 초나라 왕이 영윤을 둘 둘 리 없다며 비유를 들었다.

楚有祠者,賜其舍人卮酒。舍人相謂曰:「數人飲之不足,一人飲之有餘。請畫地為蛇,先成者飲酒。」一人蛇先成,引酒且飲之,乃左手持卮,右手畫蛇,曰:「吾能為之足。」未成,一人之蛇成,奪其卮曰:「蛇固無足,子安能為之足。」遂飲其酒。為蛇足者,終亡其酒。

“초나라에 제사를 지낸 사람이 있어 그 사인(舍人)들에게 술 한 잔을 내렸다. 사인들이 서로 ‘여러 사람이 마시기에는 모자라고 한 사람이 마시기에는 남으니, 땅에 뱀을 그려서 먼저 그린 사람이 마시자’고 했다. 한 사람이 먼저 뱀을 그리고 술을 끌어당겨 마시려다가, 왼손에 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뱀을 그리며 ‘나는 발도 그릴 수 있다’고 했다. 발을 다 그리기 전에 다른 사람이 뱀을 다 그리고는 잔을 빼앗으며 ‘뱀은 본래 발이 없는데 그대가 어찌 발을 그린단 말인가’ 하고 그 술을 마셔 버렸다. 뱀의 발을 그린 사람은 끝내 술을 잃었다.”

진진은 이어서 “지금 그대는 초나라의 재상으로서 위나라를 쳐 여덟 성을 얻고도 군사를 쉬게 하지 않고 제나라를 치려 한다. 제나라가 그대를 몹시 두려워하니 그것으로 이름을 얻기에 충분하며, 벼슬은 이보다 더 높아질 수 없다. 싸워서 이기기만 하고 그칠 줄 모르는 사람은 몸이 죽고 벼슬은 남에게 돌아갈 것이니, 이는 뱀의 발을 그리는 것과 같다(戰無不勝而不知止者,身且死,爵且後歸,猶為蛇足也)”고 했다. 소양은 옳다고 여겨 군사를 거두어 돌아갔다.[4]

곧 이 비유는 원래 ‘이미 이긴 싸움에 더 욕심을 내다가 얻은 것까지 잃는다’는 경계였다. 오늘날의 ‘쓸데없는 덧붙임’이라는 뜻도 여기서 나왔지만, 원문에서는 멈출 줄 모르는 욕심을 겨냥한 말이었다는 점에 무게가 있다.

《사기》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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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야기는 《사기(史記)》 권40 〈초세가(楚世家)〉에도 초 회왕(懷王) 6년의 일로 실려 있다. 여기서는 진진이 진(秦)나라의 사신으로 제나라에 와 있다가 제나라 왕의 걱정을 듣고 나선 것으로 되어 있고, 소양도 이미 영윤인 것으로 나온다. 사인들의 말은 “여러 사람이 마시면 두루 돌아가지 못하니, 땅에 뱀을 그려 먼저 그린 사람이 혼자 마시자”로 되어 있고, 술을 빼앗은 사람의 말도 “뱀은 본래 발이 없는데 지금 발을 그렸으니 이것은 뱀이 아니다(蛇固無足,今爲之足,是非蛇也)”로 되어 있어 《전국책》과 글자가 조금 다르다.[5]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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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그리다’는 비유는 뒤에도 여러 형태로 쓰였다. 《삼국지(三國志)》 〈촉서(蜀書)·장익전(張翼傳)〉에서 장익이 강유(姜維)에게 이미 큰 공을 세웠으니 더 나아가지 말라고 간하자 강유는 성을 내며 “뱀에 발을 그리는 격(為蛇畫足)”이라고 했고,[6] 당나라 한유(韓愈)는 〈감춘(感春)〉에서 “뱀 그림에 발을 붙여도 쓸 곳이 없다(畫蛇著足無處用)”고 읊었다.[2] 《성어전》은 ‘畫蛇添足’의 용례로 《삼국연의(三國演義)》 제110회의 “장군의 공적이 이미 이루어져 위세가 크게 떨쳤으니 그칠 만합니다. 지금 더 나아가다 뜻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뱀을 그리고 발을 더하는 격입니다(正如畫蛇添足也)”를 든다.[2] 이 역시 강유에게 멈추라고 권한 말이어서, 원래 고사의 ‘그칠 줄 알라’는 뜻이 그대로 이어졌다.

한국 문헌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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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희량(鄭希良)은 자기가 지은 시를 탁영(濯纓) 김일손(金馹孫)에게 보이며 다듬어 달라고 청하면서 “뱀 그림에 발을 더한 서투름을 꺼리지 말고, 부디 솜씨 좋은 도끼로 흙손질을 깎아 주오(畫蛇添足休嫌拙。須把風斤斲堊墁)”라는 시를 지었다.[7] 자기 글을 ‘사족’이라 낮추는 쓰임이다.
  • 《조선왕조실록》 선조 33년(1600) 홍문관의 차자에는 병조 판서 홍여순(洪汝諄)의 세력이 커지는 것을 두고 “이는 뱀에 발이 달리고 범에 날개가 돋친 것과 같으니 어찌 크게 두렵지 않겠는가(是猶蛇足而虎翼,豈不大可懼哉)”라는 구절이 있다.[8] 여기서 ‘蛇足’은 쓸데없는 것이 아니라 위험한 것에 힘을 더해 준다는 뜻으로, ‘범에 날개’라는 말과 짝을 이루어 쓰였다.
  • 조선 후기 학자들의 경전 논쟁에서는 남의 주석이나 해설에 군더더기를 더하는 것을 비판할 때 이 말이 자주 쓰였다. 한원진(韓元震)은 자기 해설을 두고 “정자의 말은 본래 분명하고 주자의 풀이까지 있으니, 나의 이 풀이는 화사첨족이라 할 만하다(愚之此解。可謂畫蛇添足)”고 겸손하게 말하기도 했다.[9]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畫 화 그림, 그리다 그리다
蛇 사 뱀 뱀
添 첨 더하다 덧붙이다
足 족 발 뱀에게 없는 발

다른 언어의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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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어: ‘蛇足(だそく)’라고 한다. 《일본국어대사전》은 이 뜻의 첫 용례로 《관여집(丱余集)》(1409년경)의 “다시 뱀의 발을 더하는 것을 면치 못한다(未免更添蛇足)”를 든다. ‘じゃそく’로 읽기도 한다.[3]
  • 중국어: ‘畫蛇添足(huà shé tiān zú)’가 표준 형태이다. 《성어전》은 비슷한 말로 ‘다차일거(多此一舉)’, ‘농교성졸(弄巧成拙)’을, 반대말로 ‘흡여기분(恰如其分)’, ‘흡도호처(恰到好處)’를 든다.[2]
  • 잘 돌아가던 기능에 요청하지도 않은 옵션을 잔뜩 붙였다가 버그만 늘었으니 화사첨족이었다.
  • 결론이 이미 분명한 보고서 끝에 추측성 전망을 덧붙인 것은 화사첨족이 되고 말았다.
  • 사족을 달자면, 이 방법은 데이터가 적을 때만 효과가 있다.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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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족(蛇足): 화사첨족을 줄인 말.[1]
  • 위사화족(為蛇畫足), 화사착족(畫蛇著足): 같은 뜻으로 쓰인 옛 형태. 《성어전》 참고어.[2]
  • 다차일거(多此一舉): 하지 않아도 될 일을 굳이 함.
  • 농교성졸(弄巧成拙): 잘하려다 도리어 일을 그르침.
  •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침은 모자람과 같다.
  • 반대 의미: 화룡점정(畫龍點睛): 가장 요긴한 부분을 마치어 일을 끝냄. 청나라 소설 《아녀영웅전(兒女英雄傳)》 제30회에는 두 말을 나란히 써서, 산해진미를 크게 차린 것까지는 화룡점정이라 할 만하지만 까닭 없이 과일과 술상까지 더 차린 것은 화사첨족이라고 한 대목이 있다.[2]
  1. ↑ 1.0 1.1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화사첨족”,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9%94%EC%82%AC%EC%B2%A8%EC%A1%B1,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2.3 2.4 2.5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畫蛇添足”,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3,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 “蛇足”,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8%9B%87%E8%B6%B3, 확인날짜=2026-09-26.
  4. ↑ 4.0 4.1 《전국책(戰國策)》 〈제책 2(齊策二)〉.
  5. ↑ 사마천, 《사기》 권40 〈초세가(楚世家)〉.
  6. ↑ 진수, 《삼국지》 권45 〈촉서·장익전(張翼傳)〉.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정희량, 《허암유집(虛庵遺集)》 속집 권3 〈무오사화당적(戊午士禍黨籍)〉,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097A_0070_010_0030, 확인날짜=2026-09-26.
  8.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선조실록》 124권, 선조 33년 4월 18일 신묘 4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na_13304018_004, 확인날짜=2026-09-26.
  9.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한원진, 《남당집(南塘集)》 권13 〈답윤서응(答尹瑞膺)〉,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491A_0130_010_0150,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