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황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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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황찬란(輝煌燦爛)은 광채가 나서 눈부시게 번쩍임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행동이 온당하지 못하고 못된 꾀가 많아서 야단스럽기만 하고 믿을 수 없다는 뜻으로도 쓴다. 흔히 ‘휘황찬란하다’, ‘휘황찬란하게’ 꼴로 쓴다.[1]
조명, 장식, 보석, 차림새처럼 빛이 많이 나고 화려한 것을 묘사할 때 쓴다. “휘황찬란한 조명”, “휘황찬란하게 꾸민 진열장”처럼 쓴다. 겉만 번쩍이고 실속이 없다는 느낌을 담아 “말만 휘황찬란하다”처럼 비꼬는 데에도 쓴다. 표준국어대사전은 두 번째 뜻으로 ‘행동이 온당하지 못하고 못된 꾀가 많아서 야단스럽기만 하고 믿을 수 없다’를 올려 두었다.[1] 두 글자로 줄인 ‘휘황하다(輝煌하다)’도 두 뜻이 모두 같다.[2]
발음은 [휘황찰란]이다. ‘찬란’의 ‘ㄴ’이 뒤의 ‘ㄹ’을 만나 [ㄹ]로 바뀌기 때문이다.[1]
중국어에서도 ‘輝煌燦爛’과 순서를 바꾼 ‘燦爛輝煌’을 함께 쓴다. 코토뱅크에 실린 일본어 사전들에는 표제어가 없으며, 일본어에서는 비슷한 뜻으로 ‘絢爛豪華(けんらんごうか)’를 쓴다.[3]
특정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며, 빛나는 모양을 그린 두 말을 이어 붙인 묘사어이다.
네 글자는 명나라 때 소설에서 보인다. 《봉신연의(封神演義)》 제63회는 백마를 탄 장수의 차림을 “은잎 갑옷은 휘황찬란하다(銀葉甲,輝煌燦爛)”고 그렸다.[5] 명말 소설 《선진일사(禪真逸史)》 제40회에는 선사를 다비하는 장면에서 금빛이 하늘로 솟아 “만 갈래 노을빛으로 변하여 휘황찬란하게 공중을 돌았다(化成萬道霞光,輝煌燦爛,旋遶空中)”는 대목이 있다.[6] 두 예 모두 갑옷이나 신비한 빛처럼 눈부신 광채를 묘사하는 데 썼다. 순서를 바꾼 ‘燦爛輝煌’은 청나라 소설 《경화연(鏡花緣)》 제48회 “金光萬道,瑞氣千條,燦爛輝煌”처럼 쓰였다.[7]
조선 후기 문인 박내오(朴來吾, 1713~1785)는 〈장려미앙궁부(壯麗未央宮賦)〉에서 한나라 궁궐을 두고 “금빛 푸른빛이 비추어 휘황찬란하다(金碧照耀,輝煌燦爛)”고 썼다.[8] 《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이 네 글자가 없다. 실록 국역문에 보이는 ‘휘황찬란’은 번역자가 쓴 말이다.[9]
근대에는 사전과 잡지에 두루 보인다. 1911년 게일(J. S. Gale)의 《한영자전》은 ‘휘황찬란하다(輝煌燦爛)’를 “To be glorious”로 풀었다.[10] 1920년 조선총독부의 《조선어사전》은 ‘輝煌燦爛(휘황찬란)’에 ① 빛이 눈을 어지럽힘, ② 권모술수가 많아 믿기 어려운 사람을 이르는 말이라는 두 뜻을 달았다.[11] 오늘날 표준국어대사전의 두 뜻이 이때 이미 갖추어져 있었던 것이다. 1925년 《개벽》 제55호에 실린 박월탄(박종화)의 소설 〈여명〉은 시골 소년이 처음 본 서울을 “휘황찬란하게 장식해 논 상뎜의 유리창”, “휘황찬란한 불켠 거리”로 그렸다.[12]
사자성어 목록 가운데에는 휘황찬란의 출전을 공동번역 성서의 《마카베오기 하권》으로 소개하는 경우가 있다(나무위키 등). 공동번역 《마카베오기 하권》 3장의 헬리오도로스 이야기에 “휘황찬란하게 성장한 말”, “입고 있는 옷마저 휘황찬란하였다”는 번역문이 실제로 있다.[13] 그러나 공동번역은 1977년에 나온 번역이고, 이 말은 그보다 앞서 명대 소설과 1911·1920년의 사전에 이미 보이므로 출전으로 볼 수 없다.
중국 문헌의 輝煌燦爛은 빛과 화려함을 그리는 말로만 쓰였다. 한국어에서는 여기에 ‘못된 꾀가 많아 믿을 수 없다’는 뜻이 더해졌다. 이 뜻은 겉으로 번지르르하게 꾸민 말이나 행동을 빗댄 데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1933년 《동광》 제40호에 실린 변광호(卞光昊)의 소설 〈이상한 동무〉에는 거짓말로 남을 옥에 갇히게 한 인물이 “자기 말이 너무도 휘황찬란 하얏슴을 뉘우치면서” 통곡하는 대목이 있다.[14] 오늘날에는 이 두 번째 뜻이 드물게 쓰이고, 주로 ‘화려하게 빛난다’는 뜻으로 쓴다.
- 중국어: ‘輝煌燦爛’, ‘燦爛輝煌’을 그대로 쓴다. 건물의 장식이 화려한 모양은 ‘金碧輝煌(금벽휘황)’이라고 한다.[15]
- 일본어: ‘絢爛豪華(けんらんごうか)’, ‘きらびやか’를 쓴다.
- 전시회 부스는 휘황찬란한 조명으로 꾸몄지만, 정작 시연한 보안 제품은 기본 기능도 제대로 돌아가지 않았다.
- 제안서의 구성도는 휘황찬란했지만 실제 운영 인력과 비용 계획은 한 줄도 없었다.
- 성탄절을 앞두고 백화점 앞 거리가 휘황찬란한 불빛으로 가득 찼다.
- ↑ 1.0 1.1 1.2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휘황찬란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C%98%ED%99%A9%EC%B0%AC%EB%9E%80%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2.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휘황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C%98%ED%99%A9%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2.
- ↑ 《사자숙어를 아는 사전(四字熟語を知る辞典)》, “絢爛豪華”,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7%B5%A2%E7%88%9B%E8%B1%AA%E8%8F%AF, 확인날짜=2026-10-12.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찬란하다”,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0%AC%EB%9E%80%ED%95%98%EB%8B%A4, 확인날짜=2026-10-12.
- ↑ 《봉신연의(封神演義)》 제63회.
- ↑ 방여호(方汝浩), 《선진일사(禪真逸史)》 제40회.
- ↑ 이여진(李汝珍), 《경화연(鏡花緣)》 제48회.
- ↑ 박내오(朴來吾), 《이계집(尼溪集)》 권9, 〈장려미앙궁부(壯麗未央宮賦)〉.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고전원문 검색 “輝煌燦爛”, https://db.itkc.or.kr/, 확인날짜=2026-10-12.
-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검색 “輝煌燦爛”(원문 0건), “휘황찬란”(국역 3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10-12.
- ↑ J. S. Gale, 《韓英字典(A Korean-English Dictionary)》, 1911,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991556, 확인날짜=2026-10-12.
- ↑ 朝鮮総督府 編, 《朝鮮語辭典》, 1920,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털 컬렉션, https://dl.ndl.go.jp/pid/946112, 확인날짜=2026-10-12.
-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박월탄(朴月灘), “黎明”, 《개벽》 제55호, 1925년 1월 1일, https://db.history.go.kr/id/ma_013_0540_0220, 확인날짜=2026-10-12.
- ↑ 대한성서공회, 《공동번역 성서 개정판》, 마카베오기 하권 3장, http://www.holybible.or.kr/B_COGNEW/cgi/bibleftxt.php?VR=COGNEW&VL=73&CN=3&CV=99, 확인날짜=2026-10-12.
- ↑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 변광호(卞光昊), “이상한 동무(完)”, 《동광》 제40호, 1933년 1월 23일, https://db.history.go.kr/id/ma_014_0390_0310, 확인날짜=2026-10-12.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金碧輝煌”,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6709, 확인날짜=2026-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