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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改過遷善)은 지난날의 잘못이나 허물을 고쳐 올바르고 착하게 되는 것을 뜻하는 한자성어이다. ‘개과자신(改過自新)’과 비슷한 말이다.[1]

‘개과(改過)’는 허물을 고치는 것, ‘천선(遷善)’은 착한 쪽으로 옮겨 가는 것이다. 잘못을 뉘우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행실을 바꾸어 새사람이 된다는 뜻을 담는다. 죄를 지은 사람이 교화되는 경우나, 방탕하던 사람이 마음을 잡는 경우를 두고 흔히 쓴다.

중국어에서도 ‘改過遷善(가이궈첸산)’이라고 하며,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과실을 고치고 진심으로 선을 향함”으로 풀이한다.[2]

《주역》 익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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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뿌리는 《주역(周易)》 익괘(益卦)의 〈상전(象傳)〉이다. 《성어전》도 이 구절을 語本으로 든다.[2][3]

風雷,益;君子以見善則遷,有過則改。

“바람과 우레가 익(益)이니, 군자는 이를 본받아 선을 보면 그리로 옮겨 가고, 허물이 있으면 고친다.”

익괘는 위의 바람(☴)과 아래의 우레(☳)로 이루어진다. 바람과 우레가 서로 세력을 더해 주듯, 사람도 선을 따르고 허물을 고침으로써 자신을 보태어 나간다는 뜻이다.

네 글자 형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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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을 네 글자로 줄인 가장 이른 예는 위(魏)나라 왕필(王弼)의 《주역》 주석이다. 왕필은 익괘 〈상전〉에 “선으로 옮기고 허물을 고치는 것보다 더 큰 보탬은 없다(遷善改過,益莫大焉)”는 주를 달았다.[4] 북송의 주돈이(周敦頤)도 《통서(通書)》 〈건손익동(乾損益動)〉에서 “분노를 징계하고 욕심을 막으며, 선으로 옮기고 허물을 고친다(懲忿窒慾,遷善改過)”를 군자의 수양으로 들었다.[5]

지금과 같은 순서의 네 글자 ‘改過遷善’은 당나라 현종 때 오군(吳郡) 태수 조거정(趙居貞)이 천보(天寶) 10년(751)에 춘신군(春申君) 사당을 고쳐 짓고 쓴 〈신수춘신군묘기(新修春申君廟記)〉에 보인다. 그는 자신의 다스림을 두고 “손(損)괘로써 분노를 징계하고 욕심을 막았으며, 익(益)괘로써 허물을 고치고 선으로 옮겨 갔다(損以懲忿窒欲,益以改過遷善)”고 했다.[6] ‘懲忿窒欲’이 손괘 〈상전〉의 말이므로, 여기의 ‘改過遷善’도 익괘의 구절을 네 글자로 요약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천선개과(遷善改過)’의 순서도 계속 함께 쓰였다. 남송의 주희(朱熹)는 〈백록동서원게시(白鹿洞書院揭示)〉에서 몸을 닦는 요체로 “말은 충실하고 미덥게, 행동은 돈독하고 공경스럽게, 분노를 징계하고 욕심을 막으며, 선으로 옮기고 허물을 고친다(言忠信,行篤敬,懲忿窒慾,遷善改過)”를 들었다.[7] 《성어전》은 ‘改過遷善’의 용례로 명나라 풍몽룡(馮夢龍)의 《경세통언(警世通言)》 권24 〈옥당춘낙난봉부(玉堂春落難逢夫)〉를 들고, ‘改過向善’, ‘改過從善’, ‘改行遷善’으로도 쓴다고 적었다.[2]

주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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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과천선을 설명할 때 흔히 함께 소개되는 이야기가 서진(西晉)의 주처(周處) 고사이다. 《진서(晉書)》 〈주처전〉에 따르면, 주처는 젊어서 힘이 세고 행실이 거칠어 고을 사람들의 근심거리였다. 고을 노인들이 남산의 흰 이마 맹수, 장교(長橋) 아래의 교룡, 그리고 주처 자신을 ‘세 가지 해로움(三害)’으로 꼽자, 주처는 산에 들어가 맹수를 쏘아 죽이고 물에 뛰어들어 사흘 밤낮을 싸운 끝에 교룡을 죽였다. 돌아와 보니 사람들이 그가 죽은 줄 알고 서로 축하하고 있었고, 그제야 자신이 얼마나 미움받았는지 알게 되었다. 주처는 오(吳) 땅의 육기(陸機)·육운(陸雲) 형제를 찾아가 “스스로 고치고 싶으나 나이가 이미 늦어 미치지 못할까 두렵다”고 털어놓았다. 육운은 이렇게 답했다.[8]

古人貴朝聞夕改,君前途尚可,且患志之不立,何憂名之不彰!

“옛사람은 아침에 듣고 저녁에 고치는 것을 귀하게 여겼습니다. 그대의 앞길은 아직 괜찮습니다. 뜻이 서지 않음을 걱정할 일이지, 이름이 드러나지 않을 것을 어찌 걱정하겠습니까!”

주처는 이후 뜻을 가다듬어 학문에 힘썼고, 벼슬에 나아가 강직한 관리로 이름을 남겼으며, 저족(氐族) 제만년(齊萬年)의 반란을 막다가 싸움터에서 죽었다.[8] 남조 송의 《세설신어(世說新語)》 〈자신(自新)〉 편에도 같은 이야기가 있는데, 여기서는 주처가 호랑이와 교룡을 죽인 뒤 육운을 찾아가며, 육운의 말이 “옛사람은 아침에 도를 들으면 저녁에 죽어도 좋다는 것을 귀하게 여겼다(古人貴朝聞夕死)”로 되어 있다.[9]

다만 《진서》와 《세설신어》 어디에도 ‘改過遷善’이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주처 이야기는 이 말의 뜻을 잘 보여 주는 사례일 뿐 출전은 아니며, 이 고사와 직접 이어지는 말은 육운이 말한 ‘조문석개(朝聞夕改)’이다.

한국과 일본의 용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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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원문에는 ‘改過遷善’이 32건, ‘遷善改過’가 38건 있다.[10] 가장 이른 것은 태조 4년(1395) 4월 24일, 비바람의 재변을 맞아 정도전(鄭道傳)이 지은 교서에서 재상들에게 “시정의 잘잘못과 백성의 기쁨과 근심을 숨김없이 말하여 천선개과(遷善改過)함으로써 하늘의 변고를 없애게 하라”고 한 대목이다.[11] ‘改過遷善’의 형태로는 세종 7년(1425) 5월 3일, 귀양지를 벗어난 종친들을 두고 사헌부가 “어찌 뜻과 마음을 괴롭혀 개과천선하려는 마음이 있겠느냐”고 한 상소가 이르다.[12]

일본의 《일본국어대사전》은 ‘改過’의 첫 용례로 《메이로쿠 잡지(明六雑誌)》 38호(1875)의 “懲忿窒欲遷善改過”를 든다.[13] 일본어 사전에는 ‘改過遷善’이 표제어로 실려 있지 않으며, 일상어에서는 ‘過ちを悔い改める(잘못을 뉘우쳐 고치다)’처럼 풀어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改 개 고치다 고치다
過 과 지나다, 허물 허물, 잘못
遷 천 옮기다 옮겨 가다
善 선 착하다 착함, 선
  • 한때 악성 코드를 만들던 해커가 개과천선해 지금은 보안 컨설턴트로 일하고 있다.
  • 교도소에서 검정고시에 합격한 그는 개과천선의 길을 걷고 있다.
  • 2014년 MBC에서 방영한 드라마 《개과천선》은 사고로 기억을 잃은 대형 로펌의 변호사(김명민 분)가 과거의 자신을 돌아보며 달라져 가는 이야기를 다루었다.[14]

유의어와 관련 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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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과자신(改過自新):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짐. 《성어전》은 《사기》 〈효문본기〉에서 순우의(淳于意)의 딸 제영(緹縈)이 아버지의 형벌을 대신하겠다며 올린 글의 “비록 허물을 고쳐 스스로 새로워지고자 해도 그 길이 없다(雖復欲改過自新,其道無由也)”를 典源으로 든다.[15]
  • 회과천선(悔過遷善): 잘못을 뉘우치고 착한 일을 하게 됨.[16]
  • 개사귀정(改邪歸正): 그릇된 것을 고쳐 바른 데로 돌아옴. 중국어에서 흔히 쓴다.
  • 조문석개(朝聞夕改): 아침에 잘못을 들으면 저녁에 고침. 《진서》 〈주처전〉에서 육운이 한 말이다.
  • 반대 의미: 《성어전》은 개과자신의 반대말로 호악불전(怙惡不悛)(악한 짓을 믿고 고치지 않음), 집미불오(執迷不悟)(잘못된 생각을 고집하며 깨닫지 못함)를 든다.[15]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개과천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0%9C%EA%B3%BC%EC%B2%9C%EC%84%A0, 확인날짜=2026-09-27.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改過遷善”,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3538, 확인날짜=2026-09-27.
  3. ↑ 《주역(周易)》 익괘(益卦) 〈상전(象傳)〉.
  4. ↑ 왕필(王弼) 주, 공영달(孔穎達) 소, 《주역정의(周易正義)》 익괘.
  5. ↑ 주돈이(周敦頤), 《통서(通書)》 〈건손익동(乾損益動)〉.
  6. ↑ 조거정(趙居貞), 〈신수춘신군묘기(新修春申君廟記)〉, 《전당문(全唐文)》 권296.
  7.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遷善改過”,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3608, 확인날짜=2026-09-27.
  8. ↑ 8.0 8.1 《진서(晉書)》 권58 〈주처전(周處傳)〉.
  9. ↑ 유의경(劉義慶), 《세설신어(世說新語)》 〈자신(自新)〉.
  10.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원문 검색 “改過遷善”(32건), “遷善改過”(38건), https://sillok.history.go.kr/, 확인날짜=2026-09-27.
  11.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태조실록》 7권, 태조 4년 4월 24일 정해 1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aa_10404024_001, 확인날짜=2026-09-27.
  12.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세종실록》 28권, 세종 7년 5월 3일 임신 3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da_10705003_003, 확인날짜=2026-09-27.
  13.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改過”,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94%B9%E9%81%8E, 확인날짜=2026-09-27.
  14. ↑ MBC, 〈개과천선〉 프로그램 누리집, https://www.imbc.com/broad/tv/drama/ggcs/vod/index.html, 확인날짜=2026-09-27.
  15. ↑ 15.0 15.1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改過自新”,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10, 확인날짜=2026-09-27.
  16.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회과천선”,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D%9A%8C%EA%B3%BC%EC%B2%9C%EC%84%A0, 확인날짜=2026-0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