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전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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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전팔기(七顚八起)는 일곱 번 넘어지고 여덟 번 일어난다는 뜻으로, 여러 번 실패해도 굽히지 않고 꾸준히 노력함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칠전팔기는 거듭된 실패 끝에 결국 뜻을 이룬 사람을 칭찬하거나, 실패한 사람에게 다시 도전하라고 격려할 때 쓴다. 시험에 여러 번 떨어진 뒤 합격한 수험생, 여러 차례 낙선한 뒤 당선된 정치인, 준우승만 거듭하다 우승한 선수 등을 두고 “칠전팔기 끝에”라고 흔히 표현한다.
일본어에서도 ‘七転八起(しちてんはっき)’라는 같은 뜻의 사자숙어를 쓰며, 일상에서는 ‘七転び八起き(ななころびやおき)’라는 속담 형태가 더 널리 쓰인다.[2] 한편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에는 표제어로 올라 있지 않고, 중국어에서는 같은 뜻으로 ‘백절불요(百折不撓)’, ‘백절불회(百折不回)’ 같은 말을 주로 쓴다.
특정한 고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인터넷에는 《후한서(後漢書)》 〈마원열전(馬援列傳)〉에 나오는 말이라는 설명이 돌지만, 한문 전적 전문 검색에서 ‘七顚八起’, ‘七顛八起’, ‘七轉八起’는 한 건도 나오지 않는다. 《조선왕조실록》 원문과 한국고전종합DB의 문집 원문에서도 용례가 확인되지 않는다.
《일본국어대사전》은 ‘七転八起’의 첫 용례로 쓰보우치 쇼요(坪内逍遙)의 소설 《당세서생기질(当世書生気質)》(1885~1886)의 “칠전팔기, 한 번 영화롭고 한 번 욕되며, 관을 흰 천으로 덮기에 이르러(七転八起、一栄一辱、棺に白布を盖ふにいたって)”를 든다.[2] 네 글자 성어로서는 근대 이후에 널리 쓰인 말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오뚝이 모양의 달마(達磨) 인형이 이 말과 함께 퍼졌다. 《세계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무로마치 시대에는 ‘오키아가리코보시(起上り小法師)’라는 오뚝이 장난감이 유행했고, 에도 시대 중기부터 달마 인형이 오뚝이 장난감을 대표하게 되었다. 넘어져도 곧 일어난다는 점에서 ‘칠전팔기’라는 비유와 함께 행운을 부르는 물건으로 전국에 퍼졌다고 한다.[3]
뜻이 통하는 구절로 구약성경 〈잠언〉 24장 16절의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나려니와”가 자주 함께 인용된다. 이 구절에서 칠전팔기가 나왔다는 설명도 있으나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일곱 번 넘어졌다면 일곱 번 일어나는 것이 셈에 맞는데 왜 ‘여덟 번’이냐는 물음이 이 말에 늘 따라다닌다. 일본 《고토와자를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은 ‘七転び八起き’를 풀이하며, 셈으로는 일곱 번 일어나면 되지만 일곱보다 많은 여덟을 가져옴으로써 몇 번이라도 다시 일어서겠다는 강한 뜻을 앞세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속담 속의 수는 중립적인 숫자가 아니라, ‘칠’은 많다는 뜻에 불길한 느낌까지 담고, ‘팔’은 끝이 넓게 퍼지는 좋은 수로 여겨진다는 점도 짚는다.[4] 한편 ‘起’를 ‘다시 도전함’으로 보면, 처음 도전하고 일곱 번 실패한 뒤 여덟 번째 도전에 나서는 셈이 되어 수가 맞는다는 풀이도 흔히 소개된다.
| 한자 | 음 | 기본 의미 | 성어 안의 의미 |
|---|---|---|---|
| 七 | 칠 | 일곱 | 일곱 번, 여러 번 |
| 顚 | 전 | 엎어지다, 꼭대기 | 넘어지다 |
| 八 | 팔 | 여덟 | 여덟 번 |
| 起 | 기 | 일어나다 | 다시 일어나다 |
일본에서는 ‘顚’ 대신 ‘轉(転, 구르다)’을 써서 ‘七転八起’로 적는 것이 보통이다.[2]
글자 한 자만 다른 ‘칠전팔도(七顚八倒)’는 한중일에서 뜻이 서로 다르다.
- 한국어: 표준국어대사전은 ‘일곱 번 구르고 여덟 번 거꾸러진다’는 뜻으로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거나 매우 심하게 고생함을 이르는 말로 풀이한다.[5]
- 중국어: 《성어전》은 ‘七顛八倒’를 ‘뒤죽박죽 어지러움’, 또는 ‘정신이 없이 얼떨떨함’으로 풀이하고, 《주자어류(朱子語類)》의 “상나라 말기에는 칠전팔도하여 위아래가 무너졌다(只當商之季,七顛八倒,上下崩頹)”를 예로 든다.[6]
- 일본어: ‘七転八倒(しちてんばっとう)’는 아픔을 못 이겨 뒹굴며 몸부림치는 것을 뜻한다. 《일본국어대사전》은 《태평기(太平記)》 권27을 첫 용례로 든다.[7]
칠전팔기가 ‘다시 일어섬’에 무게가 있다면 칠전팔도는 ‘넘어지고 거꾸러짐’에 무게가 있다.
- 여섯 번의 투자 유치 실패 끝에 서비스를 출시했으니, 그야말로 칠전팔기의 창업기이다.
- 그는 칠전팔기 끝에 정보보안기사 실기 시험에 합격했다.
- 칠전팔기의 정신도 좋지만, 실패할 때마다 원인을 분석하지 않으면 같은 자리에서 넘어질 뿐이다.
- 1977년 11월 27일 파나마에서 열린 세계권투협회(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타이틀전에서 홍수환이 2회에 네 번 다운되고도 3회에 헥토르 카라스키야를 KO로 이겼다. 이 경기는 칠전팔기처럼 숫자로 재기를 나타낸 ‘4전 5기’라는 말로 지금까지 불린다.[8]
- 일본 속담 사전의 용례에는 극작가 오카모토 기도(岡本綺堂)의 희곡 《헤이케가니(平家蟹)》(1912)에 나오는 “사람은 칠전팔기라 하여, 나쁜 일 뒤에는 또 좋은 일이 오는 법”이 실려 있다. 일본어의 ‘七転び八起き’에는 거듭 일어선다는 뜻 외에 ‘인생에는 부침이 많다’는 뜻도 있다.[9]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칠전팔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9%A0%EC%A0%84%ED%8C%94%EA%B8%B0, 확인날짜=2026-09-26.
- ↑ 2.0 2.1 2.2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 “七転八起”,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3%E8%BB%A2%E5%85%AB%E8%B5%B7, 확인날짜=2026-09-26.
- ↑ 《개정신판 세계대백과사전(改訂新版 世界大百科事典)》·《브리태니커 국제대백과사전 소항목사전》, “達磨”,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9%81%94%E7%A3%A8, 확인날짜=2026-09-26.
- ↑ 《고토와자를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七転び八起き”,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3%E8%BB%A2%E3%81%B3%E5%85%AB%E8%B5%B7%E3%81%8D, 확인날짜=2026-09-26.
-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칠전팔도”,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B9%A0%EC%A0%84%ED%8C%94%EB%8F%84, 확인날짜=2026-09-26.
-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七顛八倒”,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7212, 확인날짜=2026-09-26.
- ↑ 《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 “七転八倒”,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3%E8%BB%A2%E5%85%AB%E5%80%92, 확인날짜=2026-09-26.
- ↑ “‘29년 전 링에서 싸웠지만 이제는 친구’… ‘4전5기’ 홍수환”, 한국일보, 2016-09-09, 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201609092185645785, 확인날짜=2026-09-26.
- ↑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고토와자를 아는 사전(ことわざを知る辞典)》, “七転び八起き”,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4%B8%83%E8%BB%A2%E3%81%B3%E5%85%AB%E8%B5%B7%E3%81%8D,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