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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공이산(愚公移山)은 우공이 산을 옮긴다는 뜻으로, 어떤 일이든 끊임없이 노력하면 반드시 이루어짐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 우공(愚公)이라는 노인이 집을 가로막은 산을 옮기려고 대대로 흙을 파서 나르겠다고 하자, 이에 감동한 천제가 산을 옮겨 주었다는 《열자(列子)》 〈탕문(湯問)〉의 이야기에서 나왔다.[1]

남들이 보기에 어리석을 만큼 큰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해 나가면 끝내 이룰 수 있다는 뜻으로 쓴다. ‘우공(愚公)’은 ‘어리석은 노인’이라는 뜻의 이름이고, 그를 비웃는 인물은 ‘지수(智叟, 지혜로운 늙은이)’이다. 약삭빠른 계산보다 우직한 끈기가 결국 큰일을 해낸다는 역설이 이야기의 뼈대이다.

중국어에서도 같은 한자로 널리 쓴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이 말에 ‘끊임없이 노력하여 끝내 목표를 이룸’이라는 뜻과 함께 ‘효율이 떨어짐’을 비유하는 뜻도 있다고 풀고, 예로 “요즘 터널을 파면서 아직도 망치로 두드린다니 우공이산과 다를 게 없다”는 문장을 든다.[2] 일본어에서는 ‘愚公山を移す(ぐこうやまをうつす)’라고 한다.[3]

《열자》 〈탕문〉에 나온다.[4]

太形、王屋二山,方七百里,高萬仞,本在冀州之南,河陽之北。北山愚公者,年且九十,面山而居,懲山北之塞,出入之迂也,聚室而謀曰:「吾與汝畢力平險,指通豫南,達于漢陰,可乎?」雜然相許。其妻獻疑曰:「以君之力,曾不能損魁父之丘,如太形、王屋何?且焉置土石?」雜曰:「投諸渤海之尾,隱土之北。」遂率子孫荷擔者三夫,叩石墾壤,箕畚運於渤海之尾。鄰人京城氏之孀妻有遺男,始齔,跳往助之。寒暑易節,始一反焉。河曲智叟笑而止之,曰:「甚矣,汝之不惠!以殘年餘力,曾不能毀山之一毛,其如土石何?」北山愚公長息曰:「汝心之固,固不可徹,曾不若孀妻弱子。雖我之死,有子存焉;子又生孫,孫又生子;子又有子,子又有孫;子子孫孫,無窮匱也,而山不加增,何苦而不平?」河曲智叟亡以應。操蛇之神聞之,懼其不已也,告之於帝。帝感其誠,命夸蛾氏二子負二山,一厝朔東,一厝雍南。自此,冀之南,漢之陰,無隴斷焉。

태형산(太形山)과 왕옥산(王屋山)은 둘레가 700리, 높이가 1만 길로, 본래 기주(冀州)의 남쪽, 하양(河陽)의 북쪽에 있었다. 북산(北山)의 우공은 나이가 아흔이 다 되었는데, 산을 마주 보고 살면서 산에 가로막혀 드나들 때 먼 길을 돌아야 하는 것을 괴로워했다. 그는 식구들을 모아 “너희와 함께 힘을 다해 험한 산을 평평하게 하여 예주(豫州) 남쪽으로 곧장 길을 내고 한수(漢水) 남쪽까지 닿게 하려는데 어떠냐”고 물었고, 모두 찬성했다. 아내가 “당신 힘으로는 괴보(魁父) 같은 작은 언덕 하나도 허물지 못할 텐데 태형과 왕옥을 어찌하며, 흙과 돌은 어디에 버리겠느냐”고 하자, 식구들은 “발해(渤海) 끝, 은토(隱土)의 북쪽에 버리면 된다”고 했다.

우공은 짐을 질 수 있는 자손 세 사람을 이끌고 돌을 깨고 흙을 파서 삼태기로 발해 끝까지 날랐다. 이웃 경성씨(京城氏)의 과부에게는 남편이 죽은 뒤 태어난 아들이 있었는데, 겨우 젖니를 갈 나이였지만 깡충깡충 뛰어가 일을 도왔다. 추위와 더위가 바뀌어야 겨우 한 번 오갈 수 있었다. 하곡(河曲)의 지수가 웃으며 “어리석기도 하다. 얼마 남지 않은 나이와 힘으로는 산의 풀 한 포기도 허물지 못할 텐데 흙과 돌을 어찌하겠느냐”고 말렸다. 우공은 길게 한숨을 쉬고 말했다. “그대의 마음이 꽉 막혀 트이지 않으니 저 과부의 어린 자식만도 못하구려. 내가 죽더라도 아들이 남고, 아들은 손자를 낳고, 손자는 또 아들을 낳아 자자손손 끝이 없겠지만 산은 더 불어나지 않으니, 어찌 평평해지지 않을까 걱정하겠소.” 지수는 대꾸하지 못했다.

뱀을 쥔 산신(操蛇之神)이 이 말을 듣고 우공이 그치지 않을까 두려워 천제에게 알렸다. 천제는 우공의 정성에 감동하여 과아씨(夸蛾氏)의 두 아들에게 두 산을 지고 가서 하나는 삭동(朔東)에, 하나는 옹남(雍南)에 두게 했다. 이때부터 기주의 남쪽과 한수의 남쪽에는 가로막는 언덕이 없어졌다.[4]

《성어전》은 ‘太形’의 ‘形’을 ‘行’으로 보아야 하며, 곧 산시·허난·허베이 세 성의 경계에 있는 태항산(太行山)이라고 풀이한다. 판본에 따라 원문을 아예 ‘太行’으로 적기도 한다.[2]

잘못 알려진 내용

편집 원본 편집
  • 나무위키 등에는 산신이 “(자신이) 끝날까 두려워” 천제에게 알렸다고 옮긴 번역이 보이지만, 원문 “懼其不已也”는 ‘우공이 그치지 않을까 두려워했다’는 뜻이다.[4] 《성어전》도 산신이 두 산이 정말 평평해질까 두려워 천제에게 알렸다고 설명한다.[2]
  • 나무위키 등에는 과부와 그 아들이 함께 우공을 도왔다고 소개되어 있으나, 원문에서 일을 도운 것은 과부의 어린 유복자(遺男)이다. 우공이 지수를 두고 “과부의 어린 자식만도 못하다(曾不若孀妻弱子)”고 한 것도 이 아이를 가리킨다.[4]
  • 당나라 구홍점(邱鴻漸)은 이 이야기를 소재로 〈우공이산부(愚公移山賦)〉를 지었다. 네 글자 ‘愚公移山’이 이른 시기에 제목으로 쓰인 예이다.[5]
  • 송나라 장뢰(張耒)는 시 〈산해(山海)〉에서 “우공이 산을 옮긴 것이 어찌 지혜롭지 않으며, 정위가 바다를 메운 것이 반드시 어리석은 것은 아니다(愚公移山寧不智,精衛填海未必癡)”라고 읊었다.[2]
  • 청나라 황종희(黃宗羲)는 명나라 말기 항청 투쟁을 이끈 장황언(張煌言)의 묘지명에서 “우공이산과 정위전해를 보통 사람은 허황한 이야기로 여기지만, 현인과 성인은 피 흘려 가야 할 길로 여긴다(愚公移山,精衛填海,常人藐為說鈴,賢聖指為血路也)”고 썼다.[2]

한국 문헌에서도 우공의 이야기는 불가능해 보이는 일에 매달리는 비유로 쓰였다. 정조 7년(1783) 한 대신은 사직 상소에서 “정위가 동해를 메우려는 마음은 간절하나, 우공이 북산을 옮기기에는 힘이 모자란다(精衛之塡東溟,寸心雖切;而愚公之移北山,綿力莫逮)”며 물러나기를 청했다.[6] 김윤식(金允植)은 1908년 〈애국사사추도문(愛國死士追悼文)〉에서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두고 “우공이 산을 옮기는 힘은 없었으나 정위가 바다를 메우려는 뜻은 간절했다(奈無愚公移山之能。猶切精衛塡海之志)”고 추모했다.[7]

일본어에서 《고사성어를 아는 사전》은 사토 고로쿠(佐藤紅緑)의 소설 《일직선(一直線)》(1930~31)의 “자네도 나도 결코 영리하지 않다, 우공이야. 우공은 우공답게 끈기 있게 공부하는 게 좋다”를 용례로 든다.[3]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愚 우 어리석다 어리석은(이름의 일부)
公 공 공평하다, 어른 노인을 높여 부르는 말
移 이 옮기다 옮기다
山 산 산, 뫼 산
  • 수십만 줄의 레거시 코드를 매주 한 모듈씩 옮겨 3년 만에 새 플랫폼으로 전환한 것은 우공이산의 결과였다.
  • 매일 한 건씩 취약점 보고서를 정리하던 습관이 쌓여 사내 보안 지식 창고가 되었으니, 우공이산이란 이런 것이다.
  • 마을 사람들은 20년 동안 우공이산의 마음으로 민둥산에 나무를 심었다.
  • 마오쩌둥(毛澤東)은 1945년 6월 11일 중국공산당 제7차 전국대표대회 폐막사에서 이 이야기를 들어, 중국 인민을 짓누르는 제국주의와 봉건주의라는 두 산을 파내자고 호소했다. 이 연설은 〈우공이산〉이라는 제목으로 〈인민을 위해 복무하자(為人民服務)〉, 〈베순을 기념하며(紀念白求恩)〉와 함께 ‘노삼편(老三篇)’으로 묶여 널리 읽혔다.[8]
  • 화가 쉬베이훙(徐悲鴻)은 중일전쟁 중이던 1940년 인도에 머물며 이 이야기를 그렸다. 그해 7월 히말라야 기슭의 다르질링에서 가로 4m가 넘는 채색화 《우공이산》을, 9월에는 인도 국제대학(비스바바라티)에서 유화 《우공이산》을 완성했다. 두 작품은 베이징의 쉬베이훙 기념관에 있다.[9]
  • 네덜란드의 다큐멘터리 감독 요리스 이벤스(Joris Ivens)와 마르셀린 로리당(Marceline Loridan)은 1972~1974년 문화대혁명 말기 중국을 찍은 12편짜리 연작 다큐멘터리에 《우공은 어떻게 산을 옮겼나(Comment Yukong déplaça les montagnes)》(1976)라는 제목을 붙였다.[10]
  • 노무현 전 대통령은 퇴임 뒤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노공이산(盧公移山)’이라는 필명을 썼다. 원래 ‘우공이산’을 쓰려 했으나 다른 사람이 이미 쓰고 있어 성을 붙였다고 알려져 있다.[11][12]
  • 인도 비하르주의 다슈라트 만지(Dashrath Manjhi)는 아내가 산을 넘다 다쳐 제때 병원에 가지 못하고 숨진 뒤, 22년 동안 망치와 정만으로 바위산을 깎아 길을 냈다. 국내 언론은 그를 ‘인도판 우공이산’이라 불렀고, 그의 이야기는 2015년 영화 《만지: 더 마운틴 맨(Manjhi – The Mountain Man)》으로 만들어졌다.[13]
  • 중국 영화 《유랑지구 2(流浪地球2)》(2023)에서 지구에 엔진을 달아 태양계 밖으로 옮기려는 계획의 처음 이름이 ‘이산 계획(移山計劃)’이다. 여러 세대에 걸쳐 수천 년 동안 지구를 옮긴다는 설정이 우공이산에서 따온 것으로 풀이된다.[14][15]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정위전해(精衛塡海): 정위라는 새가 나뭇가지와 돌을 물어다 바다를 메우려 한다는 뜻으로, 무모해 보이는 일에 끝까지 매달림. 우공이산과 짝을 지어 자주 쓰였다.[2]
  • 마부작침(磨斧作針):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끈기 있게 노력하면 이룰 수 있음. 《성어전》은 ‘철저마침(鐵杵磨針)’을 가까운 말로 든다.[2]
  • 수적천석(水滴穿石): 물방울이 돌을 뚫음.
  • 칠전팔기(七顚八起), 백절불굴(百折不屈): 여러 번 실패해도 굽히지 않고 다시 일어섬.
  • 반대 의미: 반도이폐(半途而廢): 일을 하다가 중간에 그만둠.[2]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우공이산”,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C%9A%B0%EA%B3%B5%EC%9D%B4%EC%82%B0,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2.3 2.4 2.5 2.6 2.7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愚公移山”,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67,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디지털 대사천(デジタル大辞泉)》·《정선판 일본국어대사전(精選版 日本国語大辞典)》·《고사성어를 아는 사전(故事成語を知る辞典)》·《일본대백과전서(日本大百科全書)》, “愚公山を移す”, 코토뱅크, https://kotobank.jp/word/%E6%84%9A%E5%85%AC%E5%B1%B1%E3%82%92%E7%A7%BB%E3%81%99, 확인날짜=2026-09-26.
  4. ↑ 4.0 4.1 4.2 4.3 《열자(列子)》 〈탕문(湯問)〉.
  5. ↑ 구홍점(邱鴻漸), 〈우공이산부(愚公移山賦)〉, 《전당문(全唐文)》 권621.
  6. ↑ 국사편찬위원회 조선왕조실록, 《정조실록》 15권, 정조 7년 2월 19일 경진 10번째 기사, https://sillok.history.go.kr/id/wva_10702019_010, 확인날짜=2026-09-26.
  7.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윤식, 《운양집(雲養集)》 〈애국사사추도문(愛國死士追悼文)〉 무신,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650A_0180_010_0010, 확인날짜=2026-09-26.
  8. ↑ “毛泽东致七大闭幕词——《愚公移山》(1945年6月11日)”, 共产党员网, http://news.12371.cn/2017/09/22/ARTI1506040499406905.shtml, 확인날짜=2026-09-26.
  9. ↑ “徐悲鸿画作《愚公移山》的保护历程”, 北京市文物局, https://wwj.beijing.gov.cn/bjww/362760/362770/620812/index.html, 확인날짜=2026-09-27.
  10. ↑ “How Yukong Moved the Mountains”, The Museum of Modern Art, https://www.moma.org/calendar/film/931, 확인날짜=2026-09-27.
  11. ↑ “盧 전 대통령 필명 ‘노공이산’ 해석 엇갈려”, 경향신문, 2008-03-28, https://www.khan.co.kr/article/200803281533072, 확인날짜=2026-09-26.
  12. ↑ 참고: “[매일춘추] 노공이산”, 매일신문, https://www.imaeil.com/page/view/2024052213290515002, 확인날짜=2026-09-26.
  13. ↑ “22년간 산을 깎은 남편…인도판 ‘우공이산’”, YTN, 2015-09-06, https://www.ytn.co.kr/_ln/0104_201509060034222727, 확인날짜=2026-09-26.
  14. ↑ 참고: “《流浪地球2》中的移山计划和数字生命计划到底是什么?”, 搜狐, https://www.sohu.com/a/656448562_121677892, 확인날짜=2026-09-26.
  15. ↑ 참고: “《流浪地球2》的文本含混及其未来现实主义”, 中国作家网, http://www.chinawriter.com.cn/n1/2023/0202/c404080-32616439.html, 확인날짜=2026-0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