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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토지쟁(犬兔之爭)은 개와 토끼의 다툼이라는 뜻으로, 두 사람이 다투는 사이에 제삼자가 이익을 봄을 이르는 한자성어이다.[1] 제(齊)나라의 순우곤(淳于髡)이 위(魏)나라를 치려는 제나라 왕을 말리며 든 비유에서 나왔다.

빠른 개가 날랜 토끼를 쫓다가 둘 다 지쳐 죽자 지나가던 농부가 힘들이지 않고 둘을 주워 갔다는 이야기에서 온 말이다. 서로 힘을 다해 겨루다 함께 쓰러지고 엉뚱한 쪽이 이득을 챙기는 상황을 가리킨다. 도요새와 조개의 다툼에서 나온 방휼지쟁(蚌鷸之爭), 어부지리(漁夫之利)와 뜻이 같은 계열의 말이며, 일상에서는 어부지리가 훨씬 널리 쓰인다.

‘犬兔之爭’이라는 네 글자 형태는 중국 고전이나 《조선왕조실록》 원문, 조선 문집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대만 교육부 《성어전》은 같은 고사에서 나온 말로 ‘견토구폐(犬兔俱斃)’와 ‘전부지획(田父之獲)’을 싣고 있다.[2][3]

《전국책(戰國策)》 〈제책(齊策) 3〉의 〈제욕벌위(齊欲伐魏)〉 장에 나온다.[4]

齊欲伐魏。淳于髡謂齊王曰:「韓子盧者,天下之疾犬也。東郭逡者,海內之狡兔也。韓子盧逐東郭逡,環山者三,騰山者五,兔極於前,犬廢於後,犬兔俱罷,各死其處。田父見之,無勞勌之苦,而擅其功。今齊、魏久相持,以頓其兵,弊其眾,臣恐強秦大楚承其後,有田父之功。」齊王懼,謝將休士也。

제나라가 위나라를 치려 하자 순우곤이 제나라 왕에게 말했다. “한자로(韓子盧)는 천하에서 가장 빠른 개이고, 동곽준(東郭逡)은 온 세상에서 가장 날랜 토끼입니다. 한자로가 동곽준을 쫓아 산을 세 바퀴 돌고 산을 다섯 번 넘나드니, 토끼는 앞에서 기진하고 개는 뒤에서 쓰러져 개와 토끼가 모두 지쳐 제자리에서 죽었습니다. 농부가 이를 보고 아무 수고도 없이 그 공을 혼자 차지했습니다. 지금 제나라와 위나라가 오래 맞서며 군사를 지치게 하고 백성을 피폐하게 하면, 강한 진(秦)나라와 큰 초(楚)나라가 그 뒤를 타고 농부의 공을 거둘까 두렵습니다.” 제나라 왕은 두려워하여 장수를 물리고 병사를 쉬게 했다.[4]

나무위키 등에는 이 말을 들은 왕이 전쟁을 포기하고 부국강병에 힘썼다고 소개되어 있으나, 원문의 결말은 “제나라 왕이 두려워 장수를 물리고 군사를 쉬게 했다(齊王懼,謝將休士也)”는 것뿐이다.[4]

《전국책》의 옛 주석은 이 이야기가 소대(蘇代)의 도요새와 조개 이야기, 진진(陳軫)의 호랑이 다툼 이야기와 “겉은 다르지만 뜻은 같다(異而同者也)”고 했다.[4] 소대의 이야기는 같은 책 〈연책(燕策) 2〉에 실린 방휼지쟁의 유래이다.

같은 고사는 중국 문헌에서 ‘견토구폐’, ‘전부지획’ 같은 말로 이어졌다.

  • 《신오대사(新五代史)》 권72 〈사이부록(四夷附錄)〉: “조덕균 부자가 강한 군사를 쥐고 큰 진(鎭)을 달라 하니, 거란을 물리치고 태원을 깨뜨린다면 나를 대신해도 좋다. 그러나 적을 가지고 놀며 임금을 협박한다면 개와 토끼가 함께 죽을까 두렵다(若翫寇要君,但恐犬兔俱斃)”[2]
  • 《삼국지연의》 제33회: “만약 미혹되어 돌아오지 않는다면, 한로와 동곽이 앞에서 스스로 지쳐 농부의 수확을 남겨 주는 꼴이 될 것이다(若迷而不返,則是韓盧、東郭自困於前,而遺田父之獲也)”[3]

조선에서는 임진왜란 때 김부륜(金富倫)이 경상도 관찰사 김수(金睟)에게 보낸 편지에서 왜군과 대치만 하는 상황을 두고 “만약 개와 토끼가 번갈아 지치기를 헤아리며 오래도록 도요새와 조개처럼 버티기만 한다면, 임금의 수레는 언제 돌아오고 종묘사직은 언제 다시 제사를 받겠는가(若計㕙獹之迭憊。久爲蚌鷸之相持。則鑾輿之回馭何時。宗社之復祀何日)”라며 견토와 방휼의 두 고사를 함께 들었다.[5]

한자 음 기본 의미 성어 안의 의미
犬 견 개 개(한자로)
兔 토 토끼 토끼(동곽준). ‘兎’로도 쓴다
之 지 ~의 앞말이 뒷말을 꾸미게 함
爭 쟁 다투다 다툼
  • 두 플랫폼이 수수료 인하 경쟁으로 출혈을 거듭하는 사이 해외 업체가 시장을 넓혔으니, 견토지쟁의 전형이다.
  • 두 팀이 장애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원인 분석을 미루는 동안 공격자는 같은 취약점으로 다시 들어왔다. 견토지쟁은 결국 모두의 손해로 끝난다.
  • 두 후보가 견토지쟁을 벌이는 동안 제3 후보가 조용히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 이 비유를 든 순우곤은 《사기》 〈골계열전(滑稽列傳)〉에 첫머리로 실린 인물로, 제나라의 데릴사위 출신이며 키가 일곱 자가 안 되었으나 말솜씨가 뛰어나 여러 나라에 사신으로 가서 한 번도 굴욕을 당하지 않았다고 한다. 밤새 술자리를 벌이던 제 위왕에게 “술이 극에 이르면 어지러워지고 즐거움이 극에 이르면 슬퍼진다(酒極則亂,樂極則悲)”고 간한 일도 여기에 실려 있다.[6]

유의어와 관련 표현

편집 원본 편집
  • 방휼지쟁(蚌鷸之爭), 휼방지쟁(鷸蚌之爭): 도요새와 조개의 다툼. 두 세력이 다투다가 제삼자에게 득을 주는 싸움.[7]
  • 어부지리(漁夫之利): 두 사람이 다투는 사이에 엉뚱한 사람이 애쓰지 않고 가로챈 이익.
  • 견토구폐(犬兔俱斃): 개와 토끼가 함께 죽음. 둘 다 다치거나 함께 망함.[2]
  • 전부지획(田父之獲): 농부의 수확. 힘들이지 않고 쉽게 얻은 이익.[3]
  •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진다”는 속담은 강자끼리의 다툼에 약한 제삼자가 피해를 본다는 뜻으로, 제삼자의 처지가 정반대이다.
  1.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견토지쟁”,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A%B2%AC%ED%86%A0%EC%A7%80%EC%9F%81, 확인날짜=2026-09-26.
  2. ↑ 2.0 2.1 2.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犬兔俱斃”,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19196, 확인날짜=2026-09-26.
  3. ↑ 3.0 3.1 3.2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田父之獲”,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20472, 확인날짜=2026-09-26.
  4. ↑ 4.0 4.1 4.2 4.3 《전국책(戰國策)》 〈제책(齊策) 3〉 “제욕벌위(齊欲伐魏)”.
  5. ↑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DB, 김부륜, 《설월당집(雪月堂集)》 〈답김방백자앙(答金方伯子昂)〉, https://db.itkc.or.kr/dir/item?itemId=MO#/dir/node?dataId=ITKC_MO_0188A_0030_010_0080, 확인날짜=2026-09-26.
  6. ↑ 대만 교육부 《성어전(成語典)》 2020, “樂極生悲”(참고 자료로 《사기》 권126 〈골계열전·순우곤〉 인용), https://dict.idioms.moe.edu.tw/idiomView.jsp?ID=924, 확인날짜=2026-09-26.
  7. ↑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방휼지쟁”, https://stdict.korean.go.kr/search/searchResult.do?searchKeyword=%EB%B0%A9%ED%9C%BC%EC%A7%80%EC%9F%81, 확인날짜=2026-09-26.